1. "너의 이름은."이 원거리 연애 이야기라면, "날씨의 아이"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소꿉친구 이야기.
너의 이름은.에서 두 주인공이 먼 거리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역경을 이겨냈다면,
날씨의 아이에서 두 주인공은 말 그대로 생사고락,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괴로울 때도 힘들 때도 함께 이겨냈다는 차이점이 있음.
2. "상황이 좋아져서 괜찮아"가 아니라 "네가 함께 있어서 괜찮아"
호다카-히나 커플의 주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결말에서 두 사람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음. 오히려 악화 되었다면 악화 되었지.
도쿄는 수몰 되었고 부모님은 없고(혹은 있으나 마나고) 결혼식이나 신혼여행은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걱정부터 해야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괜찮아"라고 노래할 수 있었던 건 서로에게 서로가 있었기 때문.
3. 大丈夫의 뜻은 "다행이다"
君の「大丈夫」になりたい 「大丈夫」になりたい
키미노「다이죠오부」니나리타이 「다이죠오부」니나리타이
너의 "괜찮음"이 되고 싶어, "괜찮음"이 되고 싶어
君を大丈夫にしたいんじゃない 君にとっての 「大丈夫」になりたい
키미오 다이죠오부니시타인쟈나이 키미니 톳테노 「다이죠오부」니나리타이
너를 괜찮게 하고 싶은 게 아닌 너에게 있어서 "괜찮음"이 되고 싶어
나무위키 번역.
괜찮은 번역이지만, 일본어의 그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었을까, 될 수 있을까 걱정이 좀 됨.
"너를 괜찮게 하고 싶은 게 아닌"이라는 말은 의역하자면 "너의 상황을 괜찮게 만드는 사람이 아닌"이라고 할 수 있고,
"너에게 있어서 괜찮음이 되고 싶어"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어떤 상황 속에서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할 수 있음.
이러한 주제 의식을 잘 살린 한국 노래가 이적의 "다행이다"라고 생각함.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 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걸
결국 감독이 괜찮아라는 노래를 보고 "여기에 다 들어 있었다!"라고 했던 건 호다카가 히나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즉, "우리 상황이 남들이 보기에 좋지 않고,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지만, 너와 함께라면 괜찮아. 너에게 있어서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라는 말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
괜찮다는 말은 괜하지 않다라는 말에서 나왔고, 근심이나 걱정이 없다는 뜻에 가까움.
大丈夫는 대장부라는 말이고, 건강하게 성장한 성인 남성이라는 뜻인 장부에 大가 붙었으니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사람을 의미함.
한국어로는 인자강?
그래서 일본어에선 가벼운 의미로 大丈夫라는 말을 쓰지 않음.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완벽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때에만 쓰는 용어.
물론 일본인도 일본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쓰는 게 아니라서, 大丈夫를 단순한 'ok'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그런 사람에게 "本当に大丈夫?(정말로 괜찮아?)"라고 다시 한 번 묻는 것.
첨봣을땐 고구마 엔딩이라 짜침
미해결된 문제가 오히려 작품을 완성시키는, 신카이 마코토의 최근 3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