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여신 셀레네
Re: 잠 안 오는데 아무 썰이나 풀자 14 20/06/02 (화) 21:23:25 #337843569
니가 좋아할 만한, 정부나 권력이 숨기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라고는 해도 외계인이나 영적인 것은 나오지 않는다. 현대과학의 범주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거대한 음모, 비리, 많은 비참한 희생자가 관련된 것도 아니다.
솔직히 약간 수수한 이야기인 편인데, 들어 준다면 기쁘겠다.
시판되는 약이 완전히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않은 채 나돌고 있다는 것 알고 있냐? 그 약이 과학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듣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효과가 있다는 것 자체는 확실하므로 치료에 쓰이게 되었다…… 그런 약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일단, 업계의 명예를 위해 말해 두지만, 비록 최초의 출발점이 불확실한 추측이든, 우연한 발견이든, 거기에서부터 약이 되기까지는 꾸준하고 진지한 연구, 거기에 치험(이것도 비・심령형 괴담에서 좋은 모티브가 되는 거다)이니 뭐니 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시험과 검사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확실한 효능을 밝혀내고, 위험한 부작용이 너무 많지 않음이 확인된 뒤에야 약이라는 것은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끝까지 그 과학적인 구조는 밝혀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을 고통, 심지어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돕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최근 뉴스에서 어떤 독감약이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지만 아직 자세히 연구되지 않아 널리 사람들에게 사용할지 말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냐? 그것을 알고 있다면 지금까지 말한 것도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위약(플라세보)효과」라고 해서, 예컨대 실제로는 약을 아닌 것을 마시고 「이것은 자기 증상에 효험 있는 약이다」라고 생각하게 됨으로써 어느 정도 증세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는 효과도 확인되었다.
일반에 판매되는 약은 어느 것이든 앞서 말한 충분한 공정에 의해 확실히 효과가 증명되어 있고, 또한 플라세보효과에 의한 추가효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안심하고 이용해도 된다.
그런데 그런 약 중 하나인,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그 향정신약, 즉 마음에 미치는 약을 잠정적으로 셀레네セレーネ(달月)라고 명명하자. ……나는 잘 따돌릴 수 있는 가짜 이름을 짓는 재주가 없어서, 앞으로 말할 설명까지 모두 들으면 아는 사람은 어느 약인지 알아채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대로 개인적으로 업계의 명예를 존중해서 그 진짜 이름은 굳이 밝히지 않고 싶다.
어쨌든 이 셀레네는 특히 널리 쓰이는 향정신약 중 하나다.이 약의 정식 명칭, 혹은 그것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의 이름으로 구글링해 보면
「작용기작 중 하나로, 뇌내의 (생략) 억제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라던가,
「항조작용 (생략) 대해서도 (생략) 기여할 가능성이 고려되고 있다」
같은 기술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겨지고 있다” ……이 셀레네도 역시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않았으나 확실한 효력과 어느 정도의 안전성이 확인되었기에 사람들에게 처방되게 된 약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은폐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사실 셀레네의 과학적 효과작용은 표층사회에 알려져 있는 것보다 훨씬 자세히 규명되어 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약이, 그 효과의 원리가 알려졌는데도 왜 그 유익한 정보를 은폐하게 되었는가?
거기에 세상에 밝힐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셀레네에 대해 자세한 과학적 설명이 밝혀지자, 마침내 현재로서 셀레네를 생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원료인 생물의 존재를 찾아낼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블라텔라 게르마니카 (Blattella germanica)
……통칭 독일바퀴.
항정신약 셀레네의 공장에는 빠짐없이 바퀴벌레 대량양식장이 부설되었다.
만약 이 약이 감기나 복통, 기타 육체의 병에 사용되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은폐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신체의 고통에 강하게 시달리는 환자라면,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바퀴벌레 달인 약이 제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예컨대 통증 등으로 인해 다소간 정신적으로 몰린다 해도 「비교적」 그 심리적 저항이 낮고, 떨떠름하더라도 그것을 마시기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셀레네는 마음의 약이다.
몸 속에서 정신에 가장 데미지를 입어 섬세(센시티브)한 상태가 된 인간이, 당신은 앞으로 바퀴벌레의 하얀 체엑을 굳힌 정제를 계속 복용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첫째로 많은 사람들이 복용을 거부하게 될 것은 상상이 어렵지 않다. 그 외에도 증상이나 체질에 맞지 않는 다른 약을 억지로 복용하게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조작용」 즉 조울증의 「조」를 억제하는 약인 셀레네 대신 「울」을 건드리는 다른 향정신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되는 것)
플라시보효과는 커녕 복용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의 인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플라세보의 역효과를 「노No세보효과」라고도 한다)
향정신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즉 (경중에 상관없이)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도 퍼질 수 있다.
향정신약이나 그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음식, 그 밖에 온천 같은 마음을 치유하는 행동들은 「마음의 영양」으로 비유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마음의 병은 마음의 소재지인 뇌의 병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바퀴벌레로 만든 약으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의 뇌는 바퀴벌레에서 섭취한 영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식의 생각이 퍼질 수 있지 않겠냐.
그런 생각이 만연하면, 셀레네의 복용을 거부하는 풍조는 더욱 높아지는 거다.스트레스 사회라고도 하는 현대사회에서, 향정신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넘쳐날 우려가 있다.
역의 홈에서, 건널목 근처에서, 사람과 차로 시끄러운 대로에서. 혹은 도망갈 곳도 없는 전차나 버스 안에서, 인기척 없는 밤의 귀가길에서.
그래서 세계적인 은폐가 행해졌다. 각국 정부에 의해서, 거기에 참여한 연구기관, 제약회사, 등등……
더 자세히 말하자면, 현행 셀레네가 주로 바퀴벌레로 만들어지는 사실 및 그 사실에 도달할 수 있는 상세한 과학적 정보를, 즉 독일바퀴가 향정신약의 소재로서 유용하다는 사실도 포함해 현재는 널리 은폐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 심지어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돕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애초에 왜 사실을 은폐하면서까지 바퀴벌레를 쓸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냐 하면 그것에 관해서는 단편적인 정보밖에 얻을 수 없지만, 그 정보들로부터 추측해 보면 앞서 말한 「스트레스 사회」 때문에 바퀴벌레의 대량생산 없이는 셀레네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바퀴벌레에 의한 제조법의 발견은 오히려 나루터에 배 같은 일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보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달(Luna)의 이면에는 광기(Lunatic)를 가져올 진실이 숨겨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상대에서 달의 아름다움을 보도하고 있다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독일바퀴가 향정신약의 원료가 되는 성질은 포유류에 기생하는 벌레가 이용하기도 한다.
그놈들의 수법은 이렇다. 우선 음식 등을 경유하여 벌레가 기생에 성공하면, 그 단계에서 숙주의 육체는 두통 같은 위험한 이물질의 침입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받은 숙주는 빠른 시간 안에 취침하려고 몸을 쉰다. 그리고 숙주가 잠자는 동안 그 벌레는 바퀴벌레를 유인하는 페로몬을 발생시키고, 숙주의 입 속으로 바퀴벌레를 불러서 포식한다. (숙주가 입을 닫은 채 자고 있다면, 바퀴벌레 중에서도 소형인 독일바퀴가 콧구멍을 통해 숙주의 구강으로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숙주를 통해 바퀴벌레를 섭취한 벌레는, 체내에서 화학변화로 만들어낸 농후한 향정신약 성분을 분비하여, 앞서 말한 숙주의 체내에 기생하는 데 대한 (또한 바퀴벌레가 숙주의 입으로 옮겨져서 섭취되는 일련의 프로세스도 포함해서) 위화감을 감추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그 벌레는 체내에 저장된 바퀴벌레 성분을 다음 세대로 계승하고, 이것들이 새로운 숙주에 기생 할 때의 카모플라지로 다시 이용되는 것이다.
그런 기생충들에게 셀레네 상용자들은 어쩌면 손쉬운 표적으로 생각되지 않을까.……이런, 기분이 나빠졌을까? 그건 실례했다.
그래도 괜찮다. 그런 경우를 위해 남겨둔 약이 있을 것이다.저번에 니가 그걸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맨 처음에 얘기한 대로, 일반적인 약은 확실한 효과가 증명되고 나서 사람들에게 팔리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도 그 약을 먹는다면 너의 문제는 만사순조(Everything is fine)에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어이, 지금 바로 뒤돌아 봐라. 그 용기 안에 약이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