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을 투자하여 만든 부산 기장군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 삼중수소에 대한 왜곡된 주장으로 버려질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청정 상수원 확보와 해수 담수화 기술 축적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을 목적으로 2009년에 착공하여 2015년에 준공된 이 시설은 2006년 '국토교통부 10대 과제'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에 선정돼 정부 공모를 거쳐 추진된 사업입니다. 하루에 4만 5천톤의 담수를 생산하여 기장군 일대의 5만여 가구에 수돗물로 공급하려던 시설입니다.
하지만 11 km 떨어진 고리원전에서 발생한 삼중수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탈핵단체들의 선동적인 주장과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결국 수돗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논란 끝에 2019년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은 “시민의 심리적 불안을 해결하지 않고는 담수화를 식수로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관련기관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음용수를 공업용수로 쓰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공업용수로 쓰기에는 생산단가가 높아 이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전세계 바닷물에는 미량의 삼중수소 (0.1-0.2 Bq/L)가 들어 있습니다. 우주 방사선에 의해 대기층에서 생성된 삼중수소, 과거 핵실험으로 생성된 삼중수소가 바닷물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해수 담수화 시설 취수지역의 삼중수소 농도도 별반 다르지 않고, 해수 담수화로 만든 물도 수질검사에서 전혀 문제없이 합격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리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가 들어 있어 주민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탈핵단체들의 왜곡되고 선동적인 주장으로 2000억원들여 만든 음용수 생산시설이 못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리원전은 경수로라 삼중수소 발생도 낮고, 취수 지역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부산지역의 상수도원인 낙동강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약 1 Bq/L 입니다. 모든 민물이 대략 이 정도입니다. 삼중수소 농도로만 따지면 해수 담수화 시설로 만든 물보다 약 10배 더 높습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건강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아주 미량입니다. WHO의 삼중수소 음용수 기준치는 10,000 Bq/L 입니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의 폐기 위기는 방사능에 대한 왜곡된 주장과 무지가 만들어낸 큰 손실입니다. 지금이라도 사실관계를 차분히 따져보고 바로 잡겠다면 얼마든지 바로 잡을 수 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탈원전 정책도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그 피해의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클 뿐입니다.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곡되고 거짓된 주장을 거침없이 하고, 이것이 용인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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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단위)
Bq = 베크렐 = 1초당 방사성 붕괴 1회 (방사선 방출)
(방사선량 단위)
mSv= 밀리시버트=1/1000 Sv
Sv= 시버트= 몸무게 1 kg당 받은 방사선 에너지에 생물학적 효과를 반영한 값 = J/kg
* 방사선 가중치 (방사선 종류에 따른 생물학적 효과)
X-선 = 1, 감마선 = 1, 베타선 (전자) = 1, 양성자=2, 알파입자 = 20
동일한 에너지를 받았을 때 알파입자가 X-선 또는 감마선에 비해 생물학적 효과가 20배 높다는 뜻입니다.
(의료 방사선량)
Chest X-ray 1회 = 0.1 mSv
X-ray CT 1회 = 10 m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