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역사보다는 대중적인 인물상, 특히 시바 료타로 역사관에 기반한 썰글입니다.
페이트 시리즈의 매력에 대해 물어보면 사람마다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번트들의 보구를 가장 먼저 꼽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건 전승이나 실제 역사 속에서 인물이 살아온 삶을 승화시킨 유형의 보구들입니다.
페그오 오리지널 서번트 중에서는 데옹이랑 히지카타가 대표적인 케이스겠네요.
방향성은 전혀 다르지만 둘 다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그대로 함축해놓은 듯한 보구죠.
그리고 저 둘 못지않게 마음에 드는 보구가 바로 료마의 보구입니다.
하늘 나는 용과 같이(天翔ける竜が如く)
랭크 EX 종류 대군보구
용종 일보 직전의 무언가. 통상시에는 인간의 모습이지만 진명해방으로 거대한 용으로 변모하는 보구.
인간 형태에서도 상당한 신비와 괴력을 가졌고, 서번트에 필적하는 전투력을 보유했다.
해방형태에서는 신대의 신비를 두른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지만, 진명해방은 한번 소환에 한번 밖에 할 수 없고, 발동 후에는 세계에 대한 불완전함 탓으로 그 존재를 유지하지 못하고 소멸한다.
엄밀히는 용종이 아니라 용종 일보 직전의 이무기 정도에 가까운 것. 어떤 산에 봉인되어 있었던 처지를 구해줬을 떄 료마에게 한눈에 반했다.
제도성배기담 본편은 아쉬움이 많은 만화지만, 아니 만화 이전 밑그림 단계의 모음일 뿐이지만
저 설정만큼은 여태까지 등장한 모든 서번트들을 통틀어서 최고로 매력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사카모토 료마는 사상가로서도 혁명가로서도 실패한 인물일 겁니다.
생전 료마가 계획하고 추진했던 일들은 그가 암살당한 뒤 결과적으로 모두 물거품으로 끝났습니다.
막부파와 도막파의 내전을 막기 위해 대정봉환을 주도했지만 얄궂게도 그의 암살이 기폭제로 작용한 끝에 무진전쟁이 터지고 말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정권을 설계한 선중팔책은 절반밖에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군국화와 제국주의 흐름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게다가 장사를 통해 전세계와 자유롭게 교류하기 위해 만든 해원대는 훗날 비인륜적인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전범기업으로 변모해버렸죠.
이런 실패한 인물을 현대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는 건
막부말의 수많은 인간군상들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드라마틱한 인생의 굴곡을 보냈다는 점
시대를 앞서갔던 료마의 사상이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친숙하게 받아들여진 점
그리고 하렘물 주인공이라는 점
등등 많은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세상이 받아들여주지 않아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달려간 끝에 스러진 그 삶의 모습이
무엇보다도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숙연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입장은 반대지만 결과적으로 똑같이 실패한 막부말 인물인 히지카타 토시조가 인기있는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일 거고요)
어제 공개된 페그오 보구 대사에서
제도성배기담 원작에 나왔던 대사만이 아니라
"내가 이룰 일은 나만이 알고 있으니"라는 구절을 추가한 것도 아마 저런 맥락을 의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받아들여줄 장소가 있든 없든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의 생명을 불태워서 단 한 번 땅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보구
사카모토 료마라는 위인의 일생을 비유하기에는 더없이 적절한 보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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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료가 보구이자 마누라죠
최근 들어 일본에서는 교과서에서 사카모토 료마를 없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대대적으로 교과서에 기재되었던 인물들이 다수 삭제 거론이 오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생전의 업적에 비해 대중매체 (서적/드라마/영화 등)에서 과도하게 추켜 세운 점이 지적이 되었다나요... 저도 그냥 주워 들은 이야기 인지라 어디까지가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쓰고보니 본문과 그닥 관련이 없는 사족이 되어 버렸네요 ㅠ.ㅠ 인게임 배틀 모션 / 보구 모션은 마음에 들어서 육성은 시킬 예정이지만 대인 보구 격전구인 라이더 진영에서 얼마나 활약을 할 수 있을지...
근데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것도 있고 토사 지역에서도 반대할께 뻔해서 료마를 빼는건 힘들껍니다.
예전에 본 료마가간다 만화 재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