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길어지면 제가 힘드니 짧게 짧게 가겠습니다.
하고픈 말을 미리 말해보자면 그림쟁이와 글쟁이가 하는 일은 다르면서도 같습니다.
우선 글쟁이는 글을 쓴다고 하는 것이고 그림쟁이는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그림쟁이 중에는 일러스트 같이 한장면만 그리는 분도 있고 만화같이 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는데..
요는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고 하는 것이므로
만약 캐릭터만 그리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지향 그림쟁이라고 해도 '인체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만화를 그리시는 만화가지향 그림쟁이라고 해도 '스토리를 그리는 것'이므로
같다고 하는 전제하에 말하겠습니다.
아, 저는 일러스트 지향의 그림쟁이 이며, 이야기를 자아내는 글쟁이입니다.
또한 둘다 취미입니다.
창작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사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결국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한다라는 것은 프로이건 취미이건 과정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두 분야별 개개인의 평균적인 활동과정을 적겠습니다.
일단 그림쟁이는 대게 만화나 애니등 문화를 접하며, 우연히 따라그려보게 되고 여기에 재미가 있다고 느끼고
몇년이건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림쟁이가 되어갑니다.
사실 그림쟁이가 그림쟁이로 되는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우연히 따라그려보게 되고 재미있다라고 느끼고, 이게 반복된 것 뿐입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내 그림을 더 보여주고 싶다. 라고 하는 욕구가 실력향상욕심을 내게 만들고
또한 루리웹이나 dc같은 거대 커뮤니티로 들어가게 만들고(아, 전 루리웹밖에 안와요, 루리웹 짱짱맨)
거기서 남들의 그림을 구경하거나 참고함으로서
배우고 연습하고, 이러한 발전과정을 밟습니다.
대게 학습하는 루트는 인터넷에서 그림을 보고 따라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강좌를 보고 배우고.
진로를 이쪽 계통으로 정했다면 대학이나 학원으로 정통미술에 가까운 지식을 습득하죠.
전 취미인지라 정확히 뭘 배우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기본기는 탄탄해져서 나오시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
그러면서 개성과 실력 등을 쌓아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반해 글쟁이들은 매우 확연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애니나, 만화, 혹은 소설을 접합니다.
그러고서 감상 후 드는 생각이 주로 2가지입니다.
"아, 재미있다, 나도 이렇게 써보고 싶다."
혹은
"아 놔. 이렇게 만들면 더 좋을텐데, 내가 쓰고말지."
대체적으로 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새 보이는 장르가 작가의 주관적인 취향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ts라던가, 동성애라던가, 혹은 퓨전이라던가, 환생이라던가, 이세계물이라던가요)
그리고선 주로 무언가를 보고 참고하며 쓴다기보다 자신의 취향이 무지 들어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흔히 그림쟁이들이 과거의 못 그린 그림을 흑역사라고 하듯.
글쟁이도 이때에 보통 흑역사 창출이 시작됩니다.
다만 그림쟁이의 경우 그 나이의 또래에 시각에서 봤을때 별 감흥이 없을 정도로 고만고만한 그림이지만
글쟁이의 경우, 자신이 봐도 오글거리고 남이봐도 못 봐줄 만큼의 흑역사가 창조됩니다.
흔히 글쟁이의 영역은 중2병의 영역이라고 하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림이라는 매체에 비해,
글이라는 매체는 좀 읽어봐야 알 수 있는 집중력을 요하는 매체이므로...
한눈에 봐도 오글거리는 글은.... 한마디로 두눈 뜨고 볼수 없는 것인겁니다.
여하튼 글쟁이는 이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중시됩니다.
자신의 글을 객관화해서 볼 수 없다면 그냥 패망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지요.
글쟁이는 자신의 글을 객관화해서 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실력향상이 이루어 집니다.
그림쟁이와 마찬가지로 다른사람의 글을 보며 이런 이점이 있구나,
혹은 이런 구성이 매력적이구나, 이런 표현력이 있구나 같은 글쟁이 세계 나름대로 정석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글쓰는 능력, '필력'이라고 하죠.
음,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림쟁이들은 자신의 그림을 객관화 못하는 사례가 많이 보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요.
일단 그림쟁이 자체가 자신이 그림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그린다.
라는 사실자체가 객관화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적어놨지만 글쟁이는 시작이 조금 다릅니다.
처음 매체를 접할 때 부터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다
그 매체를 평가합니다. 좋다, 나쁘다로요.
글쟁이의 첫 객관화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바꿔보겠다. 라는 주관화가 나오죠.
그에 비해 그림쟁이의 시작은 대게 '좋다'라는 점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취향에 대해 솔직하다라는 장점은 있지만 객관화하기 힘들다는 점이 있습니다.
대게 그림쟁이의 객관화는 뒤늦게 찾아오죠.
보통 그림의 실력이 늘지 않아 고심하다보면, 결국 그림에서의 '정석'이 필요함을 깨닳게 됩니다.
인체비례라던가 그런거요.
아니면 만화연재함에 있어서 느끼게 됩니다.
이 경우엔 대중성의 고려가 필요해짐을 느끼는 경우겠지요.
물론 대중성이라는게 어느 평균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을 말하는 것입니다만
대중성은 어느때라도 항시 있기 마련이지요.
여하튼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저는 그림쟁이로서의 취미를 먼저 시작했으니까요.
글쟁이를 시작하면서 느낀게 그림쟁이로서 더 와닿았습니다.
그러면서 '아, 내가 너무 그림을 주관적으로 그렸구나.'라는 점도 느꼈더랬죠.
아.. 길어지니 힘드네요.. ㅎㅎ
결론적으로는 그림쟁이들에게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시는게 좋습니다. 정도겠네요.
일단 이정도로 마치고, 저는 시나리오 집필과 그림한장 그리고 다시 잡담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그냥 표현방식이 틀리지, 발전방식이나, 고찰등은 대부분 비슷
네, 저는 다만 그 시작이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사실 스토리텔링이나 시나리오 쓰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데. 이게 잡생각이 많아져서 여기부터 시작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