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미술, 음악, 무용등, 다 창작, 즉 창의력을 요하는 장르이지요.
그림쟁이 10년, 글쟁이 3년차인 제가 조금 도움을 드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일단, 그림과 스토리, 두개는 다릅니다,
서로의 분야가 요구하는 뇌도 다르고(좌뇌, 우뇌) 그림과 텍스트(글)이라는 표현방식도 꽤 큽니다.
그러나 두분야는 충분히 합쳐집니다. 만화가 대표적인 예죠.
그러므로 두분야에서 얻은 영감은 때로는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영화를 만화화 할수도 있고 소설을 만화화 할수도 있죠.
글도 마찬가지 영화를 소설로 만들수도 있고 만화를 소설화 할수도 있죠.
스토리는 독자의 머리 꼭대기에 있어야 한다.
그림도 마찬가집니다
남들보다 그림의 지식이 뛰어나고
남들보다 테크닉이 뛰어나야하며,
자신의 그림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어야 하죠.
반대로 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보다 스토리를 이끄는 것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야하며
묘사를 하는 테크닉도 있어야하고.
무엇보다 글은 그림보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쟁이에겐 상대적으로 더 객관적인 눈이 필요하죠.
두 분야는 다릅니다. 다만 요구하는 능력은 서로 비슷합니다.
자신이 그림을 가지고 놀때야 충분히 개성있고 창의력 있어보이는 것처럼.
글은 기본이 가지고 놀줄 알아야 하며 거기서 디테일하고 창의력을 잘 넣어야 잘쓰는 겁니다.
만화에 있어서 일단 첫번째 능력은 내가 가진 스토리를 그림으로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느냐 입니다.
즉, 내 그림체가 지금 가진 스토리에 알맞는 그림인가 부터죠.
그 다음이 스토리를 좀더 잘 쓰느냐입니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그림이 안받쳐주면 효과가 떨어지지요.
반대로 그림이 아무리좋아도 스토리가 꽝이라면 그냥 잘 그린 어린이 만화입니다.
세상 모든것이 이렇습니다. 하나만 잘하면 좀 하는 것이고 2개를 잘해야 비로소 대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가지에 몰두하여 누구도 넘볼수 없으면 명작이지요. 기왕이면 2개다 누구도 넘볼수 없게 잘합시다.
여튼 결론, 일단 그림에 집중하자, 그다음 스토리(글쟁이 단어로 필력)을 키우자. 입니다.
두가지가 익숙해져야. 좋은 만화가 나옵니다.
참고로 그림은 체력을 소모하지만 글은 쓰면쓸수록 정신이 지칩니다.
저는 글과 그림을 쓰고 그릴때면 정신과 육체는 서로 영향을 준다는 말을 계속해서 깨닳게 되더군요.
정말 잘쓰고, 잘 그리실려면 심신단련을 게을리 하시면 안됩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정신이 소모되는 현상을 심력이 소모된다 라고 표현합니다.
이 심력이 소모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림은 상대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바로 보입니다.
다만 글을 일단 분석해야하죠. 당연히 그림보다 상대적으로 머리쓰는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림은 좀더 감각에 치중하고 (감잡았다고 하죠.)
글은 글을 읽고 분석하고 상대적으로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감상이라기보다 분석에 가깝습니다.
그림은 그림체에서 개성을 얻지만
글은 범람하는 다양한 개성들 사이에서 유니크한 개성을 얻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클리셰(뻔한 진행, 누구나 예상하는 진행 혹은 표현, 묘사)을 깨는데 치중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게다가 스토리라는 거대한 흐름을 잘 조절하는 것도 신경쓰게 되죠.
만화에서 밋밋한 그림체를 깨려는 노력과 비슷합니다만.
아시다시피 글이라는 장르에선 텍스트라는 똑같은 '그림체'밖에 없습니다.
같은 그림체에서 모두가 경쟁한다고 생각해보십쇼.. 생각보다 피말리는 장르입니다.
그래서 글쟁이는 묘사력과 신선한 소재, 새로운 스토리, 신선한 캐릭터 설정. 여튼., 설정놀음에 빠지기 쉽지요.
어쨌든, 그러다보면 개인의 능력에 따라 글이 틀려지는데.
웃긴게 글쟁이도 어느 시점에서 그림에서 요구하는 형태연상력, 상상력이 굉장히 필요해집니다.
마치 그림에서 인체와 형태를 잘 묘사하기 위해 훈련이 필요한것처럼요.
이런 그림에서 요구하는 시점이 해결되면 그게 그 사람의 문체(글의 그림체)가 됩니다.
결국, 두 장르는 어느 시점에서 반대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그림도 캐릭터를 잘 묘사하기 위해 디테일하게 파고들어가기 시작하고,
인체를 잘 묘사하기 위해 인체 해부학을 파고, 캐릭터의 설정을 사소한 것 까지 짜기 시작하고
그 캐릭터의 인간관계를 설정하고, 또 세계관을 설정하고.
이렇듯, 둘은 매우 다르면서, 매우 비슷해집니다.
이쯤되면 그저, 그림이냐, 텍스트냐 차이지요.
만화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이야기.
라는 말을 예전 유명한 작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뭐 지금도 활동하시지만요.
여튼, 글쟁이에게도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되고.
그림쟁이에게도 글을 써본다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됩니다.
다들 한번쯤, 자신이 그림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글을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될겁니다.
글과 그림은 일단 관찰한 것을 묘사하고, 거기에서 얻은 것으로 다양히 조합해보고,
자신이 관찰하지 못한 점을 상상해서 새로히 만들어 내는 것으로 창의력을 얻고, 창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그림쟁이라 해서 글을 멀리하지 말고 글쟁이라 해서 그림을 멀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림쟁이시라면 글을 씀으로서 아이디어를 얻으시고
글쟁이시라면 그림을 그려봄으로서 이런 방법도 쓸 수 있겠구나 하고 아이디어 얻어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심력이 매우 소모되므로, 조심히 조금씩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이라고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게있어서 너무나도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제가 그림과 글을 해보며 차이점과 공통점을 적었을 뿐입니다 ㅜ 도움이 됬다니 기쁘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