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사형은 다시 시행되고 아주 많이 시행되게 된다.
사형집행은 약물을 주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마취제가 주사된 다음 뒤이어 독약이 주사된다.
죽은 사람은 잠을 자듯이 아주 평온하게 눈을 감는다.
사형은 형이 선고되고 거의 곧바로 이루어진다. 형을 선고받고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죄인에게는 면회권이 주어져서 누구와도 함께 마지막 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오전 8시가 되면 원하는 식사 메뉴를 말하고 일류 주방장이 그 식사메뉴를 준비해준다. 교도소 식판 위에 스테이크나 캐비어 송로버섯이 올라간다.
식사시간은 넉넉하게 3시간을 준다. 이 이른 점심식사가 끝나면 깨끗이 씻는다. 목욕시간은 2시간이다.
목욕이 끝나면 팔에 주사기들과 연결된 바늘을 꽂고 침대에 눕는다.
사형집행은 항상 오후 3시에 이루어진다.
사형집행인은 오전 10시쯤 사형수와 함께 마지막 식사로 조리된 요리를 먹고 오후 3시에 사형을 집행한 다음 오후 4시 30분에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매일 1일 2식만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래서 그런지 건강하다. 어쩌면 사형수가 같이 식사를 하다가 난동을 부릴까봐 건장한 사람을 사형집행인으로 뽑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형집행인은 인기직업이다. 하루에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다섯 시간 반만 일하면서도 월급은 일반 공무원과 똑같이 받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관리직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 61세까지 사형집행인으로 살아야한다.
그리고 그들이 의과 대학 동창회를 간다면 사람들을 살리고 있는 자신의 동기들에게 무시당할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의사라고 손가락질 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자신이 죽인 죄인이 알고 보니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들은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어느 날은 죄책감으로 우울했던 사형집행인이 점심식사를 먹지 못하는 것을 본 요리사가 그를 주방으로 불러 독한 100년은 된 포도주를 대접했다. 요리사는 사형집행인을 안아줬다.
그 사형집행인은 다음날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무료 진료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