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런 대난리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도쿄의
어느 한적한 공터,
가쁜 숨을 내쉬면서
아까 전의 광경을 믿지 못하는 듯
고개를 내 젓는 럼,
쿠로다 관리관 옆에 박아넣은
조직원과
그런 그들의 모습을
종잡을 수 없는 듯한 모습으로 쳐다보는
진과 워커만이
그 공터에서 숨쉬는 유일한 생명체인 것처럼
적막감이
그들이 있는
공터에 감돌고 있었다.
그렇게
네 사람이 침묵을 지키면서
말없이 주저앉아서
서로를 마주보기만 하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무엇인가 결심을 한 듯한 얼굴로
럼과 진은 갑자기 일어났고,
그 기세에 눌린
워커와
그 조직원은
덩달아서 일어서며
두 사람에게,
"....지..지금 뭘 하려고 하는 겁니까?"
그런 워커의 질문에
그 둘은
말없이 품에서 권총을 꺼내더니
탄창을 확인하고
장전을 한 뒤
소음기를 끼우기 시작했고,
그 동작에
그들이 뭘 하려는지 예상한 워커는
권총을 잡고 있는
진의 왼손을 낚아채며,
"지..지금 제정신입니까?
형....형님?
지금 그 쿠도 신이치의 집에 가려고 하는 거지요?
그렇지요?"
그 질문에
진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워커의 손에 잡힌 왼손을
거칠게 빼더니
총을 다시 품안에 집어 넣고
살기등등한 럼의 뒤를 따라
말없이 공터를 벗어나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모습을
워커는
말없이 주저앉은 채로
쳐다보다가
다급하게
그 둘이 타고 있는 차의 운전석에 타더니
그 쿠로다 관리관 옆에 박아놓았던 조직원이
바로 옆 조수석에 타자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식의 얼굴로
두 사람을 돌아보면서
이야기를 하려는 듯이
입을 열려고 하다가
곧
입을 다문 뒤에
고개를 흔들면서
곧바로
차의 시동을 건 뒤
어디론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그들의 움직임은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에 의해서
실시간적으로 하늘에서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이동하는 곳을 확인하고 난 코난은
다른 노트북 화면으로
그들이 주문했던 물건을 보더니,
킥킥거리는 웃음을 짓고 나서,
"결국에는
그 네 얼간이들이
아예 자포자기라도 하신 것 같은데요?
지금 가고 있는 헬기장에
럼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를 해 둔 헬기가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지금
그 헬기가 있는 곳에
플라스틱 폭탄 150 kg 도 있다는 것도 같이 확인이 되었네요.
이 보스 아니
럼이라는 양반
아무래도
그 헬기에 폭탄을 가득 실은 뒤에
모리 탐정 사무소 아니면
제 집에
IS 테러리스트들처럼 자살공격이라도 할 것 같은데,
미리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네요."
라고 이야기하며
그를 말없이 쳐다보는
그의 사촌형,
코고로
그리고
베르무트를 바라보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곧
그들 옆에 놓여 있는
길쭉한 두랄루민 케이스를 각각 손에 들더니
곧바로 문을 열고 나가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코난은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서
손에 쥐고 있다가
비웃음을 입가에 머금은 채로
다시 안경을 쓰더니
그들이 나간 문 쪽으로 걸어가더니
곧바로
문 밖으로 나간 뒤
모리 탐정 사무소 옥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분 뒤,
살기가 넘치는 듯한 모습으로 헬기를 조종하고 있던 진과
그 옆에서
럼과
자신들의 낙하산이
제대로 매어졌는지 확인하던
워커와 그 조직원은
곧
자신들의 목표지점인
쿠도 신이치의 집을 망원경으로 확인한 뒤에
마치 알라신을 위해서 죽겠다고 자원하는 IS 테러리스트처럼
광기에 찬 웃음을 짓다가,
무심코
모리 탐정 사무소 쪽으로
망원경을 돌리다가,
망원경으로
모리 탐정 사무소 옥상에 서 있는
에도가와 코난을 발견하자,
럼과 얼굴을 마주보더니
진의 어께를 두들기면서
저쪽을 보라는 식의 손짓을 하자
곧
그쪽을 바라보던 진은
옥상에 서 있는 코난의 모습을 보자,
순식간에
광기어린 얼굴로
헬기의 방향을 틀더니
마치 2차 세계대전 때의 미군 급강하 폭격기처럼
순식간에 고도를 낮추더니
무서운 속도로
헬기를
모리 탐정 사무소 쪽으로 돌진시키기 시작했다.
헬기를
급강하 폭격기처럼 하강시키면서
진과 워커,
그리고
럼의 머리 속에 동시에 떠오른 생각은,
이왕 이렇게 된 것
저 소년이 사랑하는 것 하나라도 없애겠다는 것이
자신들의 원래 목적이었는데
저 에도가와 코난 아니
진짜 쿠도 신이치가
자신을 죽여달라는 듯이 태연하게 서 있다면
기꺼이 죽여서
자신들의 복수의 제물로 삼겠다는 이라는 생각과,
이런 식으로라도
자신들의 조직을 붕괴시킨
저 악마 아니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마귀에게
우리들이 바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는
즐거움과 광기가 혼합된
기묘한 얼굴로 바뀌면서
거의 환희에 휩싸인 표정으로
코난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생각은
정확히 15초 뒤에
경악으로 바뀌었으니.......
헬기의 충돌 표적으로
모리 탐정 사무소 옥상에 서 있는
코난으로 정한 뒤
광기어린 눈빛으로 헬기를 급강하시키는
진과 럼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마음 한 편에 찜찜한 기분이 남아있던
워커는
무의식적으로
망원경으로
코난 주위를 살펴보다가,
두 눈이
망원경의 렌즈를 깰 정도로 튀어나오면서,
다급하게,
"함...함정입니다!
형님!
당장 헬기를 상승........!"
그러나
워커는
그런 자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들이 타고 있던 헬기의 방풍창과
엔진
그리고
테일로터에
동시에 가해진 총격에 의한 충격으로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갑자기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진 헬기를 필사적으로 조종하고 있던
진의 눈에
방금 전
워커가 무엇을 보고
자신에게 경고를 했는지 알아보고는
이제는
완전히 귀신에게 따귀라도 맞은 사람처럼
럼을 쳐다보았으니...........
그도 그럴 것이,
에도가와 코난 아니
진짜 쿠도 신이치가 서 있던 옥상에는
M82A1 바렛 대물 저격 소총을 들고 있는
모리 코고로와,
PSG-1 저격 소총을 들고 있는
쿠도 신이치(?)
그리고
드라구노프 SVD 저격소총을 들고 있는
베르무트가
헬기를 향해서
완벽한 저격자세로
그들을 조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사람도 아닌
세 사람이나 되는 저격수가
에도가와 코난을 호위하고 있었다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진은
헬기를 통제하려는 듯이
이리저리 조종간을 당기면서
머리 속은
완전히 믹서를 돌리는 것처럼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었으니...........
'이...이 악마보다도 잔인한 마귀 아니
괴물 자식!
설마 자신을 미끼로
나를 완벽하게 낚을 줄이야!
게...게다가
저 세 사람이
저 악마 아니
마귀....괴물을 수호하는...저격수
아..아니
수호천사일줄이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나는 저 괴물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춘 어릿광대였군......'
그런 자괴감으로
얼굴이 완전히 구겨진 진은
이제는 완전히 통제를 벗어난 헬기가
쿠도 신이치의 집 옆에 있는 공터에 추락하는 것을
멍청한 눈으로 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바로 옆에 타고 있었던
워커의 비명소리와
그 뒤에 바로 찾아온
엄청난 충격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다음에는 무슨 일이?
진의 최후가 나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