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메타포) 엔딩 본 감상. 스포 매우 약간 있음.

[Crabshit]

1. 플5로 함. 총 플탐 66시간 남짓. 주인공 아키타입 이수율 100%. 올 아키타입 마스터. 당연히 추종자도 올 마스터.

2. 4개월 남짓이긴 하지만 시간제한에 그리 어려움이 없이 진행할 수 있었음.

3. 게임 시스템에 대해서... 일단 진여신3부터 설계된 프레스 턴 전투는 사실상 페5에서 완성된 거나 다름없음. 프레스 턴 + 달력 진행 = 페르소나, 프레스 턴 + 악마 대화 = 진여신이라고 봐도 되는 수준. 아틀라스의 다른 게임... 특히 세계수의 미궁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쨌든 게임의 프레스 턴 시스템이 진여신/페르소나 계열의 전통이다보니 그쪽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음.

4. 그런데 이 게임은 페르소나 시리즈의 전통적인 "총공격"이 없기 때문에, 생각 이상으로 SP 절약에 시달리게 되는 형태로 완성되었음. 적 전원의 약점을 찌른다 해도 총공격으로 한번에 죽일 수가 없음. (대신 필드 액션으로 피통을 좀 까고 시작할 수 있긴 하다지만... 총공격보다는 훨씬 덜 절약됨.) 대신 쪼렙 적(내 레벨 -3 이하)은 커맨드 배틀로 들어갈 필요도 없이 그냥 필드에서 심볼에 공격하는 걸로 처리 가능.

5. 요 심볼 인카운터 / 커맨드 배틀 사이의 균형감각이 이 게임의 나름 독특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음.

6. 위에도 말했지만, 이 게임은 (페르소나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그러했듯) SP통과의 싸움임. 초중반부에 던전을 하루만에 클리어하고 싶으면 철저한 SP 절약 정신을 갖추어야함. SP를 펑펑쓰면 적의 약점을 편히 찌를 수 있기 때문에 전투가 쾌적해지지만, SP가 앵꼬나면 매 전투마다 피말리는 싸움을 해야 함.

7. 근데 내가 SP를 펑펑 써서 던전 필드의 가장 강력한 몹보다 3레벨 더 높은 레벨로 노가다를 할 수 있다? 그럼 하는게 이득임. SP가 앵꼬가 나도 쪼렙적은 필드 액션으로 죽일 수 있고,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인 적은 필드에서 처리한 경험치도 적잖게 주는 편임.

8. 즉, 메타포의 던전들 전투 흐름은 이렇다.
가능한 최단거리로 달려서 보스(혹은 퀘 목적)를 처치. 입구로 돌아간다. -> 입구에서 다시 들어가서 던전 내의 모든 보물상자와 아이템을 줍줍하면서 몹을 처리하여 노가다를 한다 -> 절약 노가다를 하다가 레벨이 충분히 높아지면 이젠 SP를 팍팍 서서 던전 평균 필드 레벨보다 3레벨 높은 레벨까지 올린다. -> 던전에서 경험치를 별로 못먹을 때까지 뱅뱅 돌면서 필드액션으로 몹을 잡아서 템과 경험치를 번다.

9. 던전에서 보스를 잡았다고 바로 돌아가는게 아니고, 내 SP통이 앵꼬날 때까지 던전을 뺑뺑이 도는게 좋음. 어차피 SP는 거점 돌아가면 풀회복되는 자원이고, 노가다는 하긴 해야함.

10. 이 SP통과의 싸움은 후반까지 꽤 긴장감있게 진행됨. 필드의 구조상, 항상 서너마리씩은 그 필드 평균보다 7레벨 정도 높은 고렙몹이 있어서, 마냥 쓸어담을수가 없는 구조임.

11. 노멀 기준 난이도는 페르소나5랑 비슷한 수준. 단, 몇몇 챌린지 몹(특히 탑의 3대룡)은 진여신급 난이도임. 라스트보스보다 3대룡이 어려움. 프레스 카운터를 8개로 만드는 용을 보면 그냥 어이가 상실됨.

12. 유사 페르소나 게임으로서 인간척도(여기서는 왕의 적성?) 쌓기는 어렵지 않은 편. 단, 어떤 추종자에게 어떤 적성이 필요한지는 모르기 때문에 골고루 잘 쌓는게 좋다.

13. 공략을 안봐도 풀 커뮤 아니 풀 추종자 달성이나 아키타입 이수 100%는 어렵지 않은 편. 근데 노가다는 좀 해야함.

14. 게임으로서는 완성도가 꽤 있다고 생각함.

15. 스토리적으로는... 클리셰가 매우 많고, 사실 대충 다 예상가는 스토리라 기껏 만든 반전이 충격이라기보다는 "역시" 정도인걸 빼면 그냥저냥한 편이라고 생각함.

16. 케모미미 포함 다양한 퍼리 다종족... 솔직히 명일방주 생각이 좀 났음.

17. 스토리적으로 "환상소설" 내의 세계를 이상화하는건 솔직히 별로, 아니 전혀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긴 함. 왜냐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상적이지가 않으니까... 어차피 환상소설 내의 세계인거라고만 생각하고 주장하지만, 대놓고 환상소설 내 세계로 은유를 하고 있는데 "별개로 봐라"라고 계속 주장하는 것도 좀 쓴웃음이 나오는 일임. 아니 게임 제목부터가 은유(=메타포) 잖어...

18. 사실 JRPG에서 이런 류의 이상주의적 환상담이 나오는건 흔한 일이기 때문에 걍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긴 하지만, 게임 세계에 몰입될 만하면 한번씩 튀어나와서 "환상소설 속의 세계 최고!" 이러고 넘어가는건 좀

19. 엔딩 파트에서도 "사실 환상소설 속 세계도 이상향이 아니다. 이전부터 이상향은 아니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라는데 아니 대체 언제 그런 어렴풋한 생각이 게임 속 대화로 나온 적이 없잖어...

20. 그 외 게임이 반전이라고 준비한 것들(주인공의 정체, 인간?의 정체, 구문명과 신문명, 마법의 정체 등등)은 모두 클리셰이므로 안심하고 봐도 된다. 놀라울만큼 통수를 치지 않는 스토리임.

21. 전투 시스템과 스토리 부분을 함께 어우러 봐도, 진짜 놀라울만큼 예상대로 돌아가는 게임임.

22. 연애요소가 0인 부분이 기존 페르소나 팬들에게는 꽤 호불호가 갈릴 지점일 수도 있긴 함. 여캐 중 하나는 마음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연애요소는 아예 0... 연애요소를 싫어하던 사람도 없는 건 아니니 이건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봄.

23. 캐릭터 디자인은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매우 큰 자유를 준 결과물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24. 이상 정리 끝. 2회차가 필요없을 정도로 싹싹 흝어먹었고 트로피는 황금충 트로피가 짜증나서 그건 안딸듯.

[팬텀페인]

반전이 클리셰인건 조금 아쉽네
신선한 무엇인가를 기대했는데

[Crabshit]

JRPG 좀 해봤고 이런 류 게임 좀 해봤다면 예상이 안갈수가 없는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