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당연히 기병입니다.
ㅇㅇ 아래 기병글 올라왔길래 반응도 안좋은 악의 제국 이야기는 던지고 부연 글을 좀 써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크게 오해를 하는 부분인데 화기의 발전 이전에 기병은 보병 밀집 방진을 돌파하지 못하였습니다.
네 뭔가 말이 이상하죠?
보통 생각하기로는 그 이전에는 기병이 노루 같은 보병들을 몰아냈다면 화기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물로 달려오는 기병들 오리 사냥하듯 털어내야 할텐데 말이죠.
'장창병이 견고하게 서 있다면 한 기병 대대는 장창병을 잡아두고 다른 기병대대는 장창병에게 보호받지 못하는 머스킷병의 측면으로 직행한다. 총병의 측면이 뒤집어지면 장창병은 후방과 측면을 신경써야 해서 기병을 방어할 수 없다. 선형진에서 장창병은 기병을 상대하는데 쓸모가 없다.'
루이 14세 휘하에 복무한 퓌세귀르의 평가입니다, 당시 장창병은 보병 부대의 중심에 뭉쳐있기 때문에 측면의 총병들을 보호하지 못하였습니다, 17세기 프랑스 기병의 대 보병 교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적 보병 10보 앞에서 일제 사격 후 총병들을 장창병 사이로 몰아넣고 방진의 모서리를 사격한다.'
이러한 까닭에 오스만 제국을 상대해야 했던 오스트리아를 비릇한 당대의 국가들은 장창병을 해산하고 전방에 거마창 같은 장애물을 배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갔습니다.
당장 여러 병종들을 조합하여 전쟁을 벌이는 것이 16세기 초엽 이후와 이전 전투의 차이점인 만큼 우리의 상상과는 사뭇 양상이 다른 문제입니다.
자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죠.
중세 보병의 기본 전술은 밀집 방진입니다, 50cm 단위로 바싹 밀집하는 마케도니아 팔랑크스 같은 거 말고 1열과 2열 사이가 180cm 정도 양 옆이 90cm 정도 되는 규모의 밀집 방진이요, 물론 국가나 시대에 따라 다르긴 했습니다만 방패와 창이든 양손 창이든 보병이 이렇게 모인 집단은 충분한 기병 저지력을 가졌습니다.
그 기병 글에서 사람이 킥보드와 충돌했을때를 가정한 글들이 좀 있었는데요, 그거랑은 문제가 다릅니다.
일단 사거리와 저지력부터 휴대폰 보면서 걷는 시민과는 다르거든요.
게다가 인터넷의 밈 중 하나로 돌격 맘으로 유명한 윙드 후사르 창이 보병 보다 길다는 말이 있는데요.
보병의 장창이 짧아진 것은 17세기 이후의 일입니다, 네 기병의 창이 길어진게 아니라 보병의 창이 짧아진 것이요, 이 시기에 장창은 기동성을 위해 4m 초반에서 후반까지 로 짧아집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물론 이탈리아 용병 대장인 피에르 몬테의 저서에서 볼 수 있듯이 경험이 부족한 병사들 그러니까 많은 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합니다, 실제로 기병 돌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타격이 아니라 심리적 충격이거든요.
심리적 충격이라는 것은 이제 적의 진형을 흔들고 부대의 핵심 요소인 기수와 장교들을 노출시키며 공포와 혼란을 통해 응집력을 떨어뜨리는 것인데요.
이러한 심리적인 충격력을 극대화 하는 기병의 전술이 진형입니다.
왜 이렇게 진형을 갖추어 전진하는 기병의 속도가 느린가 하면 결국 19세기 중엽 영국군 로빈슨 대위와의 문답에서 나오듯 가장 느린 말에 박자를 맞추어야 하는 문제도 있고 현실은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뒤에서 이탈하는 이를 감시해야 했고 선두는 중간 중간 진형을 점검해야 했던 현실적인 문제들도 겹칩니다.
기병의 전열이 시작도 전에 무너진다는 말이 잘 이해 안되실 수 있는데요.
대열이 횡으로 늘어날 수록 기병의 충격력은 증가되지만 용기와 능력이 부족한 자가 전방에 서는 비중도 높아지며 교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진형이 붕괴되는 결과를 맞이하거나 12세기 브레뮬전투에 대한 오더릭 바이탈리스의 기록처럼 적 진형 앞에 도착했지만 일부는 빠르게 지쳐서 패주하고 일부는 단절되어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대열의 종심을 깊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기병들을 스트레스에서 보호하고 전열의 기병들을 후열이 지원하여 사기를 키우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12-13세기 기사문학의 표현을 빌려 말씀드리자면 장갑이나 과일을 그 위에 던져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바싹 뭉쳐 달려야죠.
그래서 속도가 느릴수 밖에 없습니다.
보병들에 대한 돌격 이후의 표현도 아랫 글에서 오류가 좀 있는데 돌격 후 돌아가서 랜스를 다시 가져와 두 번 세번 반복해서 돌격하지는 않습니다.
이 것은 인터넷의 많은 밈 중에 하나로 이러한 전술이 실존한다는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가장 두렵고 공포스러우며 괴로운 기병 돌격 이후에는 16세기 피에르 몬테의 글에 나오듯 보통 검이나 워해머 등 단병기를 들고 양 집단 중 하나의 응집력이 분쇄될때까지 서로 충돌을 이어나갔습니다.
인간은 대등하거나 더 강한 경쟁자와의 근접 전투 상황에서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그 자리를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데요, 이러한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집단의 응집력이며 그러한 응집력은 진형에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병과 보병 양 측은 모두 진형을 갖추고 버티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기병 돌격을 저지하는 가장 좋은 방책은 기병에 의한 요격이었습니다, 보병의 밀집 방진은 어디까지나 기병의 돌격을 저지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뿐입니다.
화기의 발달 이전 이후 상관없이 기병은 보병 방진의 취약한 측 후방을 노렸고 그러한 기동성에 대응 하는 가장 좋은 방책은 기동성이었습니다.
이를 경시한다면 16세기 말 튀른하우트 전투에서 800명의 네덜란드 기병이 4,500 명의 테르시오를 포함한 스페인 군 최정예 병력을 붕괴시킨 것 처럼 철저하게 무너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Total War할 때 나는 항상 상대보다 기병에서 우세를 점하려고 했지. 그리고 할 수 있으면 우리 기병으로 상대의 기병부터 분쇄하고 전투를 내가 원하는대로 이끌어 가려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