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aos류 = 개노잼 공식이
고정관념으로 꽉 잡혀있었습니다.
왜 이런 고정관념이 잡혔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일단 2,3순위 정돈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때문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치고 박는 전투에서
아이템이 10개만 넘어가면 숨이 턱 막힙니다.
조합이 있으면 눈 앞이 캄캄합니다.
롤 튜토리얼하고 접은 게 대표적 예.
그럼에도 이 게임을 설치한 이유는
게임을 공부하는 입장으로서
대부분의 게임을 핥아보는 것이 취미인 동시에
하나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대는 팔털만큼도 자라나 있지 않았습니다.
aos였으니까요.
근데 이 게임은 뭔가 달랐습니다.
확립돼버린 aos 공식에서 벗어나
그 옛날 스타크래프트에서 신전뿌수기를 하던 느낌을 줬습니다.
마치 30년전에 먹어본 바로 그 누룽지탕을 재현해낸 비룡처럼
이 게임은 그런 맛을 선사했습니다.
담백했습니다.
근데 한 가지 오류적인 말을 꺼내자면
'히오스'
한 판 하고 바로 삭제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이 게임 맛들이면 일 나겠구나.'
오랜 게임 생활 동안 터득한 삘이 번개같이 다가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
다시 다운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때문에 글로나마 이 마음 풀어,
마지막 떠나는 길 미련 없이 뒤도 안 돌아보겠습니다.
더불어 히오스가 더욱 발전하길 기리면서
이 가슴 아픈 짝사랑을 태워버리겠습니다.
게임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진화라는 녀석이
게임을 제작하는 것만큼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이 히오스는
진화라기 보단 퇴화했습니다.
기존의 것에서 여러 요소들을 거세해버린 것입니다.
허나 이는 분명 필요한 퇴화였습니다.
몸통에 팔다리만 주렁주렁 달아
로봇처럼 돼버린 여러 게임들을 뒤엎고
단순하지만 경이로운 인간적 게임미를 뽐내는 게임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안녕 봄의 마지막에 핀 꽃이여.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저도 검사 하다가 막장 패치로 접고 하스스톤하고 히오스만 하는데..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블리자드구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e스포츠에서 롤은 당연 부동의 1위고 그 다음가는 게임들을 나열해보면 스타2 하스스톤 히오스... 물론 도타2도 있고 다른 게임들도 있지만 그래도 블리자드 게임이 세 개나 큼지막한 대화가 열리고 있는걸 보면...
너무 재밌어서 저도 삭제했어요 개꿀잼 ㄷㄷㄷㄷㄷㄷ
저도 그래서 삭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