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주의!
다들 재미없다길래 어느정도인가 싶어서 저녁에 보러갔음
우선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봤음
감독은 전작의 아성을 뛰어넘기보다 아예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기로 작정한 것으로 보임
보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정도로 잔혹한 뮤지컬 영화가 있었던가?'
'이정도로 충격적인 법정 드라마 있었던가?'
클리셰를 파괴하는 장면의 연속 때문에
본 작품을 굉장히 흡입력있게 봤었음
본 영화는 전작 내용을 잇고 있지만
전개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시작함
본 작품의 도입부는 마치 TV 만화영화에 나오는 장난치는 듯한 두개의 조커를 보여줌
그건 아서의 상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음
전작부터 본 작품까지 모두, 아서의 상상은 리얼한 현실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시작 장면에서 나오는 것은 만화영화였기 때문에
누군가가 주입하는 것으로 봤음
그래서 애들이 보는 만화 영화처럼 웃긴 장면으로 표현 됨
초반부는 무기력하고 재판을 코 앞에 둔 아서 플렉의 모습.
간수에게 면도를 받다가 칼날에 베여 입술에 피가 나는데 재밌게도 피가 아래로 흐르고 있음
(전편의 피날레에서 조커는 자신의 피를 이용해서 웃는 광대 분장을 했지만 지금의 수감생활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줌)
변호사는 아서에게 정신병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조커라는 다른 자아가 있는 것처럼 증언하는게 최선임을 알려줌
재판에 이겨 사형을 면하고 정신병원에 있길 위해서.
그러나 아서 플렉은 할리 퀸젤을 만나면서 점차 달라짐
할리 퀸젤은 마치 조커와 감회되어 그를 따르는 신도와 같음
조커처럼 미쳐있고 조커를 동경하는 듯한 말들만 내뱉음
이후 방송에서 아서 플렉의 검사인 하비 덴트가 조커가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조커는 이미 할리 퀸젤을 만났기 때문에
사형을 받든 말든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음
그는 상상 속에서 할리 퀸젤을 만난 기쁨을 노래함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변호사는 나쁘지 않게 변호를 하는 것 처럼 보임
하지만 할리 퀸젤과 가까워지며 소동을 피우는 아서는 결국 독방에 갖히게 되고
독방에서 할리 퀸젤과 관계를 가지게 됨
이 장면은 완전한 상상일 것임
앞뒤가 전혀 맞지 않기 때문..
상식적으로 독방에 갖힌 사람과 관계를 가지게 두지도 않을 것이며
해당 장면을 기점으로 할리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장면이 아예 없음
변호사는 더이상 할리 퀸젤(리)과 아서가 가까워지길 원치 않았고
할리 퀸젤이 거짓말을 했다고 아서에게 알려줌
'그녀는 잘사는 집안이었고
같은 동네를 살지도 않았음
심지어 정신과 의사였음
그저 아서를 조커로써 이용하기 위해 아서와 가까워지려는 것'
이를 듣게 된 아서는 할리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면회를 하게 됨
아서는 할리에게 '내게 거짓말 했냐'고 하자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하는 할리.
아서는 할리에게 실망하는 눈치였고
할리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만 같음
그런데 어째서인지 할리는 한번의 관계로 임신을 했다고 말함
관계가 상상이었다면.. 어째서 할리는 임신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건 앞선 대화처럼 또다른 거짓말이기 때문
당황하는 아서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할리
할리의 노래를 듣고 그저 기쁜 아서
그리고 립스틱으로 면회실 유리창 넘어 아서에게 웃는 광대 화장을 해주는 할리
여기서 명확해지는 것은 할리는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를 원하는 것으로 보임
재판 중 변호사와 다투는 할리의 장면으로 넘어가서
할리 퀸은 반복적으로 "높은 산을 쌓을 것"이라고 말함
이 말은 아서는 더이상 평범한 하나의 사람으로써가 아닌
이 시대에 혼돈과 파괴의 상징이 될 것임을 암시함
영화의 대목인 소피의 증언 장면으로 넘어가서
아서 어머니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아서는 더이상 두개의 자아가 아닌 하나의 조커임을 받아들임
재밌는 점은 이 장면에서 변호사가 원했던 아서의 한 몸에 두개의 자아가 있는 것처럼 보이며
아서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조커로써 각성하는 모습이 보임
조커의 상상속에서는 재판 중임에도 그를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
조커는 무적의 존재처럼 보여지며 일말의 카타르시스와 함께 자신도 죽길 꺼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
상상속에서는 모두 조커의 행동에 웃고 박수를 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조커를 막을 수 없음
현실로 돌아와 조커가 된 아서는 변호사를 즉시 해임하게되고
동료 수감자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게 됨
이후 난쟁이 동료 개리가 증언을 하게 되는데
예상 외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변호를 하게 되고
개리는 유일하게 착하게 자신을 대해줬던 직장 동료 아서가 이런 살인자로 변한 모습이 무섭다고 말함
개리의 말을 들은 조커는 감정적으로 변하게 되며 더이상의 변론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 장면에서 아서는 작은 눈물을 보일 정도로 감정적임
필자의 생각으로는 조커가 된 아서가 스스로에게 뭔가 잘 못 되었음을 인지하는 순간이었지 않나 싶음
개리를 착한 인물로 인식했고 그를 해하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개리는 트라우마에 갖혀 살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재판장에서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는 조커였으나
현실은 교도관의 폭행에 무기력하게 당하는 삐쩍 골은 남자이며
조커를 따르는 죄수는 교도관에게 죽음을 면치 못함
즉, 체계잡힌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파괴와 혼돈의 상징이 될 조커는
이러한 고통과 죽음을 필연적으로 불러 일으킬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그를 탓하게 될 것임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게 됨
이를 겪은 아서의 짧은 상상 속에서 첫 살인을 저질렀던 지하철 화장실 장면으로 돌아와
조커의 광대 분장을 지우게 됨
이는 아서가 살인을 후회하는 것이며
더이상의 조커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의미함
마침 그 다음 법정에서
아서는 조커는 더이상 없으며, 아서 플렉만이 존재하는 것을 세상에 공표하자
할리는 실망한 듯 자리를 떠나고
광대 화장을 일부 지운 아서는 전화기로 사랑의 노래를 속삭이지만 할리는 반응하지 않음
그리고 다시 재판으로 돌아와 조커의 분장이 거의 지워진 아서가 자신의 유죄를 받아들일 무렵
자신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조커 지지자들이 법원 폭발을 일으킴
이미 자신의 잘못을 되돌릴 수 없고
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음
법정을 떠나 도망친 아서는 할리를 만나지만
노래만 하는 할리
"노래만 하지말고 말로 해!"
그리고 다시 조커로 돌아가지 않는 아서에게 이별을 고하는 할리
다시 수감 생활을 이어가는 아서 플렉.
수감자를 죽인 간수는 여전히 직장에 잘 다니고 있음.
그리고 아서는 이전의 조커처럼 반항하지 않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음.
그리고 이동중 동료 수감자에게 칼을 맞게 되는데
"너 같은 놈은 죽어야 돼!"
전작의 자신의 대사를 마지막으로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아서
더이상 조커가 되지 못하는 아서를 죽이길 원했던 것 같음
그리고 아서의 입술에 피가 흐르는데 도입부와 반대로 그 모습이 마치 조커의 웃는 분장처럼 보임
- 감상 포인트
제목의 '폴리 아 되(공유정신병)'
헷갈릴 수 있겠지만 할리 퀸젤이 공유정신병을 가진 것이 아님
할리 퀸젤은 유능한 정신과 의사였으며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통해 알 수 있듯 조커의 상징을 이용해 망가진 현 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들고자 했던 인물임.
아서 플렉이 할리 퀸젤에게 동화되어,
할리가 노래를 부를때마다 정신병이 심해지며 점차 조커로 변하게 됨
이처럼 노래를 부르는 아서는 항상 조커 모습을 비추고 있음
결국 마지막에는 할리가 노래를 불러도 더이상 노래하지 않는 아서를 보았을 때
조커를 원치않는 아서 플렉의 온전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이미 세상은 아서가 조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영향은 법원 폭발 장면에서 확실하게 나타남(하얀 분진이 아서 얼굴에 묻어서 일부러 지웠던 조커 분장이 다시 덧씌어짐)
이는 더이상 아서가 조커로써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함
특히 원작 팬이라면 예상할 만한 장면인데
하비 덴트가 폭발 때문에 얼굴에 화상을 입은 장면은
결국 고담시 내의 대부분의 인물들이 조커에게 영향받아 악인이 될 것을 암시한다고 생각함
* 실제로 본 영화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곳이 아서가 더이상 조커이길 원치 않는 장면부터인거 같음
대부분의 관객들은 아서가 조커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싶었을 것 같은데
감독이 그렇게 그리지 않은 것 같음
이 영화는 조커의 상상에서 화려한 뮤지컬적인 장면이 연출되지만
아서가 겪는 현실은 굉장히 칙칙하고 잔인하게 묘사 되는게 굉장히 흥미로움
관객들은 두 장면 모두 보게 되는데
만약 아서의 상상이 영화에 안담겼다면
시궁창의 현실만 보여줬을 것임
- 결론
"내 삶이 죽음보다 가취있기를"
돌이켜보면,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의 가짜 죽음으로 완벽한 선의의 상징이 되었지만
본작의 아서 플렉은 조커로써 진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불완전한 악인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
좋은 해석이네 할리가 원하는게 유토피아라고 생각한건 왜인진 모르겠지만 ㅅㅅ조차 상상이였을 가능성이 크긴 하네
동의함.. 사람들이 보고싶어했던 것을 보여주지 않았단 이유로 지나치게 폄하되고 있다고 생각함.. 나는 느끼는게 많은 영화였는데
좋은 감상평이네요.
아 그런가.. 감옥의 할리, 임신했다고 말하는 할리는 망상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긴 임신했다면서 담배를 그렇게 뻑뻑 피워대서 '저 시대에는 그랬나보다'하고 되게 불편한 마음을 가졌었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