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작사들의 능력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들어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를 봅시다. 1편은 많은 판매량을 올렸지만 욕도 굉장히 많이 먹었습니다.
옛 중동의 도시를 충실하고 성실하게 재현한 입 떡 벌어지는 규모의 오픈월드 맵, 깊이있고 탄탄한 스토리, 뛰어난
캐릭터 성에도 불구하고 막상 중요한 미션들이 단순반복 형태를 많이 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편에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작진은 유저들의 반응을 피드백해 두었다가 1편의 장점들은 그대로 살려놓고
단점만 뜯어 고쳤습니다. 그리고 시리즈는 계속 성공가도를 달렸죠.
만약 아니었다면 이 시리즈는 2편에서 망하면서 이번 세대 콘솔 최고의 성공한 프랜차이즈라는 명예도 다 잃었을 것입니다.
이제 전작 북두무쌍을 보죠.
정말 욕 많이 먹은 게임입니다. 무쌍답지 않게 프레임은 30이고, 전설편에서는 적들이 찔끔찔끔 나왔으며 오토바이 라이딩
같은 액션 진행부분은 물리엔진 자체가 어설프기 짝이 없기도 했습니다. 선택 가능한 캐릭터 수도 적었고요.
하지만 이 게임 직접 즐겨보신 북두의권 원작 팬 / 무쌍 시리즈 팬 분들은 이 작품이 건질만한 장점도 꽤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셨을겁니다. 캐릭터들의 모델링과 오의사용 모션 등은 그래픽, 연출 양쪽 모두 공 많이 들인 티가 역력했으며 켄시로의
북두백열권, 신의 남두옥도권 등 원작에서 비중이 큰 주요 오의들 컷씬의 원작 재현도는 역대 만화/애니메이션 베이스 게임들을
장르/기종 불문하고 모두 합쳐보아도 단연코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무쌍난무에 해당하는 오의들을 몇가지 따로 정해서 쓸 수 있게
한 것도 혁신적이었고 R1캔슬, 세모 캔슬차지, 점프 캔슬 등을 경락도의 비공효과와 잘 조합해서 캐릭터를 자기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진 북두무쌍은 뭔가요.
떨어지는 프레임을 올리기 위해 아예 그래픽 퀼러티를 떨궈버렸습니다. 북두의권 작가의 독특하고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그 그림체를
과연 3D 그래픽으로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전작은 적어도 모델링 만큼은 완벽에 가까웠고 특히 여캐들은 원작보다
오히려 플러스 알파의 미모를 자랑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작에서 각이 진 어깨를 바들바들 떠는 아이리를 보고 너무하다 싶더군요.
그리고 공격 속도가 느리고 범위가 좁은 것 같다는 불만에는 공격 속도는 빨라졌지만 타격감은 전작만 못하게, 공격 범위는 넓어지다
못해 아예 발차기가 맵 한쪽을 쓸고 지나가버릴 정도로 강해서 오의가 필요없는 수준으로 고쳤습니다. 덤으로 공격 속도가 빨라졌으니
게임 흐름을 끊으면 안된다는 논리하에 전작에서 원작 팬들을 열광시킨 가장 큰 장점이었던 오의 컷씬 연출을 통째로 잘라냈습니다.
오의들은 다 좋아져서 한칸짜리 오의도 세고 세칸짜리 오의도 셉니다. 아니 기본기 자체가 충분히 살인적이라 굳이 오의가 꼭
필요하다는 느낌도 못 받습니다. 그냥 게임 밸런싱 자체가 엉망입니다. 예를 들어서 전작의 북두백열권은 범위는 좁은 편이나
진 전승오의 게이지를 많이 올려주는 효과가 있고 연출이 호쾌하며 투기를 한칸밖에 소비하지 않아 꼭 쓰면서 다녔습니다.
이번 작에서는 성능은 좋아졌으나 기본기가 너무 세고 진전승오의도 없어져버려서 오히려 더 쓸 일이 없습니다. 도발도 같이
쓸모 없어졌죠. 물론 도발로 적 모아서 진 전승오의로 한방에 쓸어내는 재미도 없습니다.
모든 오의를 다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놨지만 전작에서 한판에 4개 세팅해서 갖고 나가는 것도 충분했었습니다. 전작에서는 경험치로
경락도를 하나하나 풀어나갈때마다 캐릭터들이 변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서 포인트 노가다 뛰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작은 피가
녹색일때 적을 죽여야, 투기게이지가 있을때 적을 죽여야 업그레이드... 이런 식으로 업글조건에 제한을 두어서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제한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능력치를 올려주는 경락도는 랜덤으로 능력치가 정해져서 더 재미없는 노가다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설편에서 적병이 너무 조금 나온다는 불만에 적병은 많이 나오게 고쳤지만 대신 그래도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환투편은 똥으로 만들었습니다.
대체 이게 뭔가요.
사실 전작 북두무쌍이 욕을 많이 먹었어도 오히려 어새신크리드1 같은 케이스에 더 가까웠습니다.
단점에 묻혀서 장점이 눈에 잘 띄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덜 거론되었을 뿐이었죠. 즉 전작은 완전히 갈아엎을 만한
필요가 있는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전작 그대로 두고
- 어차피 1편에서 베이스는 완성했으니 스토리 진행분량과 플레이 가능 캐릭터 숫자 등 볼륨 좀 늘리고
- 많이 느린 편이었던 캐릭터들, 공격범위 많이 좁았던 캐릭터들 몇명만 공격속도 조금 올리고 공격범위 약간 넓히고
- 나오는 적들 숫자 좀 늘려주고
- 오의 컷씬은 옵션에서 ON / OFF로
이 정도만 했어도 대박이 났을 게임입니다. 아마 어쩌면 일본 제작사들도 이걸 알고 있었을겁니다. 알고 있어도
능력이 안 되어서 못 하는거죠. 프레임은 올려야겠는데 프로그래밍 기술력이 달리니 그래픽 퀼러티를 떨궈서 해결해야 하고,
캐릭터들이 스피디해지다 보니 게임 흐름도 스피디하게 고쳐야 할 것 같은데 그러다보니 오의 연출이 사라지고, 점프 액션
없애니 점프 캔슬도 없애야하고 결국 캔슬 시스템을 고치고 X만 연타하게 되는 회피 시스템이 들어가고...
고칠 곳은 고치고 놔둘 곳은 놔둬야 하는데 조금씩 고치면서 무너지는 전체 밸런스를 잡을 능력이 안 되니 결국 게임 자체가
전작의 장점을 하나도 못 찾는 방향으로 가 버리는 겁니다.
제가 PS3에 새로 갈아넣은 데스게이트 500기가 하드가 한번 뻑나면서 전체 데이터가 날아가는 바람에 북두무쌍 전작을
두 번을 했습니다. 그만큼 팬 입장에서는 진지하게 파볼만한 요소도 있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게임하고 싶을때에도 잡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었죠.
이번 작은 벌써 손이 잘 안 갑니다. 굳이 캐릭터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정말 아쉬움만 남습니다.
오의컷씬 삭제와 전오의 장착가능은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입니다 오히려 이거 더 좋아하시는 분도 많아요 그리고 오의가 필요없다는건 난이도 보통 일때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수라모드 가시면 오의 없이는 못버팁니다 게다가 오의가 없어도 강력한 캐릭은 얼마 없어요 켄시로나 토시 같은 강력한 캐릭 아닌 다른 캐릭들은 오의가 필수적입니다 물론 위에도 적었듯이 수라 난이도 가면 모든 캐릭에게 오의는 필수적이구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역시 전작이 캐릭터도 적고 부족한 감은 있었지만 훨씬 몰입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짝수 넘버링에 강한 코에이 겜인데 이번엔 살짝 아쉽네요... 그럼에도 뭐 워낙 북두무쌍 광팬인지라 그냥 재밌게 하는 ㅠㅠ
잘 읽고 갑니다. 전작을 플레티넘 딴 입장에서 아쉽네요
정말 가장 공감가는 글이네요 처음 사서 오의 대사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의욕이 확 떨어지더군요. 카르마 모아서 경락도 까려고 전 캐릭터로 사우저 환투편 막판을 수십번 반복해도 질리지 않았던게 전작인데 이번건 카르마도 별 의미가 없기도 하고 전설편부터 벌써 전투가 질리기 시작하니.. 전작을 플래티넘 땄고 이번 작품도 플래티넘 목표로 하고 있긴 합니다만 정말 딸수 있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네요...
오랜만에 전작 꺼내서 환투편 하니까 이게 더 재미있어...어떡하죠...(...)
오의컷씬 삭제와 전오의 장착가능은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입니다 오히려 이거 더 좋아하시는 분도 많아요 그리고 오의가 필요없다는건 난이도 보통 일때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수라모드 가시면 오의 없이는 못버팁니다 게다가 오의가 없어도 강력한 캐릭은 얼마 없어요 켄시로나 토시 같은 강력한 캐릭 아닌 다른 캐릭들은 오의가 필수적입니다 물론 위에도 적었듯이 수라 난이도 가면 모든 캐릭에게 오의는 필수적이구요
전오의 장착은 왜 좋냐하면 전작에서 4개 밖에 장착 못하는 관계로 쓸모없는 오의는 쓰지도 않고 버려지게 되었지만 이번작에서 모든 오의 장착이 되다보니 전작에서 버려졌던 오의도 쓰게 되었단 거죠
오의의 쓰임이 줄었다는것과 환투편 심히 공감합니다.
전작은 올S 찍으려고 다시 하고 최강적 깨려고 다시 하는 재미가 있었죠. 몰입도도 전작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점프 캔슬이 없어진게 은근히 불편하네요. 오의는 다 사용할 순 있지만 하다 보면 쓰는 오의만 쓰게 되더군요. 그래도 하다보니 이번 작은 이번 작대로 재미는 있네요. 로딩만 아니면...
글 쓰신걸 보니 분노가 느껴지네요... 안사길 잘한것 같습니다 진심...
공감 200% 전작이 훨나요! 진짜 개실망임!
소감 잘봤습니다 전작도구매해 봐야겠근요 ㅎ
ㅋㅋ 아직 구매안하길 다행이다... ㅜㅜ
그럼에도 북두라 합니다^^
제 의견과 너무 일치하네요. 공감합니다. +_+)b 얼른 대충 엔딩 보고 전작으로 돌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