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태산커피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검색해 보면 은평구 쪽에서 제법 유명한 카페다...
몇몇 지역에 체인이 있다...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원두를 구매한 계기는 그저... 마침 원두가 똑 떨어졌는데
이곳은 요기요를 통해서 배송 가능하다고 해서 100그람짜리 두 봉다리 구매한 거뿐입니다.
아무튼.
블렌딩 원두를 살펴 보면 인건비 탓에 가격 좀 있는 파나마 원두와
예가체프 중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아리차 원두로군요. 둘 다 내츄럴 가공...
파나마 돈케이는 좀 생소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카투라 품종의 원두다... 정도 이상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 아리차는 요즘 꽤 유명하죠. 중소로스터리부터 시작해서
꽤 많은 곳에서 아리차 생두를 가공합니다.
아리차는 예가체프 지역에 있는 마을 이름이자 협동조합 중 하나라 보시면 됩니다.
내츄럴과 워시드 생두 모두를 취급하는 곳이지요.
추출도구는 하리오 v6 드리퍼, 코만단테 그라인더 되겠습니다.
원두는 34그램 계량. 두 잔 분량입니다.
보통 블렌딩 원두는 35그람 정도를 쓰는데 위와 같이 블렌딩 원두에 대한
정보가 비교적 자세한 경우에는 사용하는 원두량을 좀 줄입니다.
이른바 네임드 로스터리의 경우에는 더 줄이구요.
이는 원두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소리고, 그건 원두에서 추출해낼 성분이 더 많다...
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
분명 내츄럴 원두라고 했는데 누가 봐도 확연한 워시드 가공 원두가 눈에 띄네요.
그러고 보니 파나마 돈케이는 카투라 품종으로 추정되는데...
카투라라고 할만한 자잘한 원두 또한 눈에 띄지를 않아 보입니다.
아... 머리 속이 복잡해 지네요.
뭐, 암튼 간에,
일단 제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분쇄도 정도(코만단테 22클릭)로 분쇄해 봅니다.
진한 과일향이 올라오는 걸 보아 내츄럴 원두의 특성이 고스란히 느껴지긴 합니다.
하지만 육안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체프가루들을 보고 있자니... 이건 워시드도 포함이야....
라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어쩌겠어요. 알 수 있는 정보가 그 정도니 일단 알려진 정보와 제 관능적인 판단을 조합해서 추출설계를 해야지요.
일단 65ml 의 물로 30초 뜸을 들입니다.
내츄럴 가공 원두를 사용할 때는 뜸에 사용하는 물을 좀 더 가수하곤 합니다.
진득하고 강한 바디감을 의도하기 보다는 캐릭터에 좀 더 포커스를 두기 위해섭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두에 대한 정보가 모호해서 그 모호한 만큼만 물을 더했습니다. ㅋ
물은 92도의 온도로 120-130-55 3회에 나누어 추출했습니다.
물줄기의 강도는 제법 강하게, 이를 통해 커피베드의 인위적인 교반을 발생시켯습니다.
그리고 물이 드리퍼 위에 가득 차게 만들어 투과식 추출과 침출식 추출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유도했습니다.
내추럴 원두에서는 전통적인 핸드드립 방식보다는 이와 같은 브루잉 방식을 통해
농도를 연하게 만드는 게 일반적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총 추출시간은 2분 30초.
추출한 커피에 210ml의 물을 가수.
워시드 원두일 경우에는 200ml 정도의 가수를 가져가지만
내츄럴 원두에서는 물의 양을 조금 더 씁니다.
이 또한 쥬시하고 선명한 향미를 유도하기 위함이지요.
이렇게 두 잔의 커피를 얻어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완성!
이제 마셔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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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정보의 불분명성 탓에 조금 색안경을 낀 바 없지 않았는데,
매우 훌륭하네요. 과일과일하고 상큼상큼합니다.
맛은 확실히 내츄럴 커피 맞아요. 근사합니다!!!
그래서 이 커피 맛은,
"짙고 붉고 달큰한 과일 한 입을 크게 베어 물다."
- 끝 -
잘봤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