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많이 바빴습니다.
뭐 그 와중에도 커피는 정말 열심히 만들어 먹었지만 여기에 글 끄적일 짬은 거의 없었네요.
간만에 시간이 나 커피 하나 소개해 봅니다.
...얩니다. ㅎ
콜롬비아 커피입니다.
커피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아는 그 수프리모의 본 고장 콜롬비아죠.
재미있는 건, 그 조금 아는 사람들마다 콜롬비아의 커피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다 다르다는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콜롬비아의 커피 산지는 너~~~무도 넓고 광범위하며, 지역적인 특성 또한 극단적으로 제각각이니까요.
따라서 콜롬비아 수프리모, 하면 떠오르는 맛이라는 건 하나로 딱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세계 커피의 모든 개성들을 다 느낄 수 있는 곳이 콜롬비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러면 원두에 대한 정보를 보시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위의 모모스에서는
제품판매가 마감된 형편이라 다른 사이트에 있는 동일품종의 노트를 참조해왔습니다.
일단 대중적으로 유명한 수프리모라는 이름표가 떨어져 있지요?
그렇다고 기존의 콜롬비아 커피와는 동떨어진 커피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프리모란 그저 생두의 사이즈로만
품질을 평가한 후, 그중 최상등품에 붙는 이름에 지나지 않거든요.
요즘 스페셜티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피산지의 개성, 품종, 커피농가의 독창적인 노하우 등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이름표라는 겁니다.
사실, 요즘 스페셜티의 기준이라면....
위의 정보 정도는 충분히 추적이 가능해야만 진짜 스페셜티다...라고 인정받는 형편이지요.
어차피 본 사진 보고 또 보고 할 필요가 없으니 추출을 위한 준비물 사진 한 방에 보여드리고
바로 추출설계값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라인더는 바라짜 버추소, 드리퍼는 하리오스위치(스위치오프), 필터는 킨토필터, 저울은 타임모어, 브루잉주전자는 브뤼스타 되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장비와 위의 커피정보와 눈으로 직접 확인한 원두의 상태를 토대로 추출을 설계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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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얘는 모모스 원두입니다.
..난해하단 소립니다.
게다가 발효커피지요.
...더 난해하단 소립니다.
심지어 시나몬... 발효과정 중 특정 향을 입힌 가향커피입니다.
...더더더더욱 난해하단 소리입니다.
이런 애를 제대로 마시려면 로스터리에서 제공하는 특정 레시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만.
그냥 생각하기 귀찮아서 닥치고 진하게 우려내기로 마음 먹습니다.
...최근 들어 꽤 바쁘고 힘들었으니까요.
그러니 원두는 촘촘하게 18그램을 분쇄.
40ml의 물로 뜸을 들이고 30초 후 140의 물은 하단의 추출속도에 맞춰 핸드드립 방식으로 천천히 추출,
이후 1:30초 전후로 100의 물을 강한 와류를 일으킬 정도로 세게 부어서 2분30초에 추출 완료할 계획입니다.
물론 생각을 안 하고 내리니 2분20초 컷 났네요. ㅋ
상관없습니다.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은 좀 삑사리나도 내가 참으면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거니까요.
이왕 삑사리낸 김에 마일드하게 마시고 싶어 20ml의 물을 가수.
아무튼 완성되었습니다!!!
그럼 한 모금 마셔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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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시나몬향이 강렬하네요...
그리고 매우 부드럽습니다.
역시 모모스커피는 질감이 훌륭하지요.
하지만,
역시 강한 시나몬향 덕택에 매일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가까운 지인이 방문했을 때 한 잔 대접하기 좋은 매우 재미있는 커피...라는 게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
...맞아요. 별로...라는 소리죠. ㅎㅎㅎㅎㅎ
이런 발효커피, 특히 가향커피들은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답니다.
그래도 가끔 마시면 정말로 재미있어요.
어찌되었든 제가 생각하는 이 커피의 맛은,
"계피계피계피수정과수정과계피시나몬"
- 끝 -
집에서 야매로 드립해서 마시는데 이렇게 전문적으로 배워서 드립 해보고 싶네여
전문적으로 배우긴 뭘 배웠겠습니까요... ㅎㅎㅎ 그냥 요리랑 똑같습니다. 실례로, 김치찌개 요리도 자꾸 하다보면 나름의 센스가 생기듯 커피도 매일 마시다보니 드립 과정에서 이것저것 제 취향을 반영할 정도는 된 거뿐입니다.
가향은 확실히 한잔정도가 좋은거 같아요 그라인더에도 냄새 배고요 ㅋㅋ
동감입니다. 그라인더에 배인 냄새 빼는데는 다른 원두로 내린 커피 한 잔이 최고더군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