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역사적으로 보면, 미분과 적분은 독립적으로 발견되었고,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을 발명했다는 얘기는 미분과 적분을 발견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 미분과 적분 사이의 연결고리인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처음으로 확립했다는 의미임.
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미분을 거꾸로하면 적분이고 적분을 거꾸로하면 미분이다" 라는 미적분을 접한 사람이라면 다들 들어는 봤을 법한 내용임.
조금 더 엄밀한 표현을 쓰자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는
1. 연속 함수의 정적분으로 정의되는 함수는 미분가능하고, 그 미분은 원래 함수와 같음. (적분하고 미분하면 원래대로)
2. 구간에서 미분이 정의되고 그 미분이 적분 가능하다면, 그 미분의 정적분은 원래 함수의 차이로 나타남 (미분하고 적분하면 원래대로)
라고 할 수 있음. 여기서 미분의 경우에는 임의의 점이 있으면 거기서 미분이 정의된다 안 된다를 논할 수 있는데, 사실 적분의 경우에는 "이 점에서 적분 가능하다"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구간에 대해서 정의되는 개념이고, 그러다 보니 한 점의 변화는 묻히기 마련임.
다시 말해서, 적분은 점 몇 개 정도에서는 끊기든지 값이 없든지 구멍이 뚫리든지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음. 그러면 이제 미분이나 적분이 몇 몇 점에서 정의가 안 되면 어떻게 되냐?를 자연스럽게 논의할 수 있고, 당연히 이에 대해서도 이미 연구가 되어 있음.
우선, 적분하고 미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르베그 미분 정리"라는 것이 있어서, 연속함수가 아니라도 적분 가능한 함수라면 정적분으로 정의되는 함수는 "거의 모든 점"에서 미분 가능하고, 그 곳에서 미분하면 원래 함수가 됨. 여기서 "거의 모든"이라는 것은 수학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되는 개념으로, 성립하지 않는 점의 측도, 다시 말해 성립하지 않는 점이 형성하는 길이가 0이라는 것을 의미함. 직관적으로는 "구간을 포함하지 않는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임. 즉, 대충 말하자면 "미분 불가능한 점의 구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음.
그러나 미분하고 적분하는 것은 얘기가 달라지는데, 나중에 적분하는 과정에서 미분할 때 문제가 터진 점 몇개는 무시하면서 적분을 하기 때문에 그 문제가 터졌다는 사실이 묻혀버리고, 그 문제가 터지는 점들이 연속성이 끊겨지는 점이라면 별의 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복원이 제대로 안 됨.
가장 간단한 예시로는 헤비사이드 함수를 들 수 있음.
이 함수는 보다시피 음수면 0, 0이면 0.5, 양수면 1이라는 값을 가지는 함수이고, 0을 제외한 점에서는 미분 가능하고 미분이 0임. 따라서 이 함수의 미분은 0 외에서 정의되며 값이 0인 함수이고, 당연히 적분 가능하면 적분은 아무리 해도 0이 됨.
따라서 이 함수를 미분하고 적분하면 그냥 0이라는 상수함수가 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음.
이 문제는 0에서 미분 불가능하고, 0에서 값의 점프가 발생하는데 이 점프가 얼마나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정보가 사라져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음.
그럼 이 점프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것이 이공계열이면 어디선가, 특히 푸리에 해석과 관련해서, 들어본 적 있을지도 모른 디랙 델타 "함수"라고 할 수 있음. 이는 양자역학의 상대론적 방정식인 디랙 방정식으로 유명한 그 디랙이 도입한 개념으로, 수학적으로 엄밀하게는 함수가 아니지만 함수처럼 취급하며, 연속확률분포의 pdf와 이산확률분포의 pmf를 연결하는 방법이기도 함.
디랙 델타 함수는 대략적으로 0에서 무한대, 나머지에는 0값을 가지는 것으로 취급하며, 적분했을 때 적분 구간에 0이 포함되면 값이 1이고 아니면 0이 되는 무언가를 가리킴. 간략하게 이 성질을
로 묘사하기도 함. 0에서 무한대니까 두 배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상수를 빼거나 더하면 어떻게 되는지 수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결국 이 함수는 다른 함수와 곱해지고 적분되는 형태로만 작동하며, 그렇게 되면 위에서 발생하는 논리적 문제가 상관 없어진다
라는 부분이 주목받았고, 공학적으로는 함수처럼 취급하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음. 물론 수학적으로 함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학적으로 다룰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수학적으로는 이를 분포라는 개념으로 취급함.
그럼 이 디랙 델타를 이용하면 미분한 것을 적분했을 때 항상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슬프게도 이에 대해서도 반례가 존재함.
바로 칸토어 함수라고 불리는 물건으로, 이 함수는 애초에 연속이라 직접적인 점프가 없고, 미분이 모든 점에서 정의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분이 정의되지 않는 점의 측도가 0이라 미분은 적분이 가능하고, 모든 미분 가능한 점에서는 미분이 0인 함수임. 따라서 이 함수 또한 미분하고 적분하면 다시 상수함수 0이 됨. 이 함수는 보다시피 누적 확률 분포로도 작동할 수 있는 함수이며, pdf와 pmf를 모두 가지지 않는 확률 분포의 예시기도 함.
즉, 미분해서 적분했을 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 '분포'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위에 잠깐 언급했듯 이 분포라는 개념은 실제로 확률쪽에서 나오는 pdf나 pmf와 관련되어 있는 일반화 함수에 해당하는 개념임.
정의 자체는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고, 위에 "다른 함수와 곱해지고 적분되는 형태"라는 것에 주목해서, 이 과정을 추상화 하여서
함수를 받으면 (그 함수를 곱해서 적분한 결과에 해당하는) 값을 출력하는 선형 함수
로 취급하게 됨. 확률 분포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 확률 분포의 기대값 함수를 확률 분포를 대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셈. 이 때 수학적 편의상 받는 함수는 유한 구간에서 정의되고 무한번 미분 가능한 함수에 한정함. 이 관점에서 디랙 델타 함수는 단순히
라는 함수처럼 작동하게 됨. 여기서 f가 유한구간에서 정의되는 무한번 미분 가능한 함수라는 것을 상기하면 부분 적분을 통해서
가 되는 것을 통해서 분포의 미분 자체를
으로 정의할 수 있음. 구체적으로 디랙 델타 함수의 미분은 -f'(0) 라는 값을 뱉어내는 것으로 보는 것.
이렇게 분포의 미분을 생각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미분의 적분을 고려했을 때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할 수 있음. 물론 이를 위해서는 "분포의 적분"이 도대체 뭐냐라고 할 수 있는데, 애초에 원래 분포가 곱해서 적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분포의 적분은 그 구간에서는 1이고 아닌 곳에서는 0으로 정의되는 함수를 넣었을 때 값이라고..... 정의하고 싶지만 문제는 이 함수가 무한번 미분 가능한 함수가 아니라는 점에 있음.
따라서 분포의 적분을 여기서는 대략적으로, f_h를 (-∞,a-h), (b+h,∞)에서는 0, (a,b)에서는 1, 그리고 그 외는 잘 연결해서 무한번 미분 가능하고, 연결하는 접점부분을 제외하고는 직선에 가깝게 이은 것으로 정의한 뒤, 이 h를 0으로 보내는 극한으로 정의해볼 수 있을 것임. 이 때 만약 분포 D가 함수로부터 유도되는 분포라고 가정하면
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고, 여기서 h를 0으로 보내면 위에서 언급했던 "르베그 미분 정리"에 의해서 원래 함수 D로 복원된다는 결론을 얻게 됨. D가 함수로 유도되는 분포가 아닌 경우도 이와 비슷하게 복원되는 것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임.
즉, 함수는 미분했다가 적분해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지만, 분포는 미분했다가 "적분"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할 수 있음.
물론 미분했다가 적분했을 때 돌아오는 함수가 무엇인지 자체 또한 사실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이고, 이 조건은 "절대 연속"이라는 조건으로 불림. 정확히는 절대 연속 자체는 다른 방식으로 정의되지만, 이것이 미분을 적분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와 동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고, 이것이 동치라는 사실을 "르베그 적분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라고도 부름.
이 절대 연속이라는 조건은 측도론쪽에서도 라돈 니코딤 정리라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조건이고 이는 확률론에서 pdf의 존재성 특히
연속 분포와 연관된 조건부 확률의 pdf의 엄밀한 정의
를 하는데 꼭 필요한 개념이기도 함. 그렇기에 금융 수학 등 확률 과정이 필요한 데에도 중요한 정리라고 할 수 있음. 아마 다른 과 학생으로서 확률 통계 과목을 들으면 연속 분포에 대한 조건부 확률을 하다 뭔가 분모 분자가 둘 다 0이 나와버리는데 이를 어찌저찌 두리뭉실하게 처리하고 넘어간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건 다른 게 아니라 그걸 엄밀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너무 많은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생략하고 직관적으로만 받아들이게 하는 것임.
1. 적분한 것을 미분하면 원래대로라고 해도 된다.
2. 미분한 것을 적분하면 원래대로라고 하면 안 된다.
3. 만약 유명한 사람이면 수학적으로 좀 대충해도 틀렸다고 안 하고 수학자들이 알아서 엄밀한 기틀을 짜준다.
4. 사실 1, 2 학년 때 듣는 기초 수학 과목에도 무서운 내용이 숨어있을 때가 있다.
수포자라 미분 적분부터 막힌다..
고딩때 부정적분했을 때 적분상수 C를 썼던 거 같은데 그거 자체가 원본 함수와 동일하지는 않다는 뜻으로 이해했었음
그거랑은 다른 의미임. 어떤 적분 상수를 가져와도 원래 것이 안 되는 예시라서
적분 상수는 정확히는 항상 원래 함수와 동일하게 "보정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임. 그리고 이건 그 보정 작업이 일괄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한 얘기인데, 어떻게 보면 "구간 별로 다른 적분 상수를 써야 할 수도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임
나만 검은 게 글자고 흰 게 배경인 거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