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빌런들은 참 다양한 유형이 있다.
웃기고 안쓰러운 놈도 있고
존나 멋있는 놈도 있고
작품을 ㅈ같이 못 만들어서 역으로 주인공 취급받는 놈도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몰입되고 기억에 잘 남는 건 개빡치는 빌런 유형.
말 그대로 일말의 정도 안 가고 나오는 장면마다 저 놈년들 면상을 갈아버리고 싶은 욕망이 솟구치는 놈들.
이런 빌런은 어떻게 관객을 빡치게 만드는 걸까?
뭐 그거야 연기 자체가 열받는 걸로 씹어먹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것보단, 그릇에 비해 지나치게 누리는 게 많은 빌런이 진짜 개빡침 치트키인 듯 함.
저 윗놈만 해도 멍청하고 잔인하기만 한 인간이 혈통빨로 분탕질해서 빡치는 경우고...
부산행의 이 사람도 극도로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데 운 좋고 선동 잘 해서 살아남은 경우.
이 두꺼비도 극도로 비열하고 멍청한데 정치질만 잘해서 잘 먹고 잘 사는 인간이고...
시장판의 이 개초딩들도 유치하고 비열한데 능력빨로 잘 나가는 놈들이라 빡치는 거고...
뭐 볼드모트처럼 엄청나게 똑똑하고 강한 인간이라면 영국 지배 직전까지 가도,
음, 저 정도로 대단한 놈이면 진짜 막기 힘들겠다, 는 생각이 들지 왜 저딴 ㅅㄲ가? 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
찌질한 면모를 보여도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을 증폭시키고.
반대로 찌질한 빌런이 찌질하게 대접받는 것도 딱히 빡치진 않지. 오히려 잘 쓰면 웃기다.
하지만 딸리는 능력과 작 중 대우가 너무 터무니없이 차이 나면 오히려 자격도 없이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며 개빡치는 것.
위 작품도 철화단의 인성이나 행태에 비해 각본과 연출의 올려치기가 과도해서 (그릇에 비해 각본상 대우가 너무 좋아서) 열받는 경우.
....잠깐만, 근데 이놈들은 빌런이 아니라 주인공이잖아...
아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