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림의 하루는 평화롭다.
매일같이 거리를 나가면 들리는 사람들이 떠드는 정겨운 소리,
딱딱한 어조의 경비들의 시시껄렁한 잡담 사이로 지붕까지 찌를듯한 상인들의 상품 자랑.
내가 떨어뜨린 귀금속에 목숨을 걸고 칼을 뽑아 서로 싸우는 이웃들의 정겨움,
그리고 저 도둑놈 잡아라고 외치라는 함성과 함께 바람을 가르는 화살 소리와 그를 잇는 단말마.
이것이 정말로 아름다운 리프튼의 일상인 것이다.
참으로 사람 냄새 나는 도시가 아닌가.
공기에서 아르고니안 비늘 사흘 삭힌 악취가 나는 것만 빼면
폭풍 몰아치고 거센 파도 일면 윈터홀드 당하는 미래밖에 안보이는 리프튼은
맛 더러운 벌꿀주와 도시에서 동정 안 따인 총각 세는게 더 빠를 섹녀, 어째선지 암살을 안 당하고 살아있는지 의문인 메이븐,
그리고 도둑길드의 도시로 악명이 높다.
그리고 제국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도시다보니 종족 다양성이 존중되는가보다.
다크엘프랑 아르고니안이 멀쩡히 도시 내를 걸어다니다니 참으로 말세다 말세.
그들을 위한 장소는 탐리엘이 아닌 다른 곳인데.
다행히도 카짓은 안 돌아다닌다지만 한번 카짓이 도시 내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 것은 또 다른 때를 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뭐 결말은 다 알고 있겠지만.
"살면서 한번도 정직하게 벌어본 돈이 없지? 안 그런가?"
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시는데 그런 망언을 하시오.
나는 평생 소븐가르드에 계실 위대한 선조들 보기 한 점 부끄럼 없는 인생을 살아왔소이다.
나는 절대로 도둑질같은 범법행위를 하지 않았소이다.
죽은 자의 물건은 훔친다고 볼수가 없기 때문이오.
소울케언에서는 어차피 소유가 의미 없기 때문에 내가 대신 처리해주는 것 뿐.
저 브린욜프라는 사나이는 주머니에 골드 좀 채워줄만한 일거리를 주겠다며
한 상인의 금고에서 반지를 훔쳐 다른 상인의 주머니에 넣으라고 했다.
자신이 고작 체력이 1밖에 회복 안되는 약물을 무슨 만병에 듣는 약인마냥 사기치는 동안에 말이다.
공의와 정의를 수호하는 자이자 법을 사랑하는 트루 노르드인 나는 이딴 일을 당연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셉팀을 버는 일은 무조건 옳은 것이다. 탈로스도 타이버 셉팀이라 불리지 않는가.
셉팀은 언제나 옳은 것이다.
게다가 아르고니안과 던머를 동시에 엿먹이는 방법이 아닌가!
도마뱀은 반지를 잃게 되며 다크엘프는 자신이 진정으로 속한 감옥으로 끌려간다.
이방인을 미워하시는 탈로스께서도 내 선행에 눈물을 흘리실 것이다.
오 해그레이븐에게 빼앗긴 내 동정 맙소사!
이 퀘스트의 놀라운 비밀을 알고 있는가?
브린욜프는 아마도 윈터홀드의 머저리들보다도 위대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자인가 보다.
이 퀘스트를 하는 도중에는 소매치기를 성공할 확률이 무려 30%나 증가한다!
카짓이 이 사실을 알면 너도나도 도둑길드에 가입하려고 할텐데.
하지만 도둑길드도 똥오줌은 가리는 최소한의 개념은 존재하는 조직이라 카짓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든 카짓은 도둑으로 태어나지만 도둑길드한테도 외면받는 것이다.
하기야 매일같이 길드 창고가 털리는 일은 도둑들의 무리라도 사양하고픈 일일 것이다.
아무튼 브린욜프의 유용한 도움으로 인해 이제 내가 소매넣기를 실패할 확률은 아주 줄어들었다.
내 손가락이 카짓 무두질 작업할 때만큼이나 매끄럽게 잘 돌아가는 기분이다.
침실에 홀로 앉아 몰래 한손 무기 기술을 연마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그대로 리프튼을 빠져나오면 내게 이 무시무시한 카짓의 손재주가 임한 상태가 유지된다.
브린욜프는 영원히 시장에서 영약이나 홍보하고 있으라지.
네 놈이 시장에서 혀나 놀릴 동안 나는 이제 스카이림의 제일가는 대도가 되리라.
카짓의 물건을 몽땅 훔쳐서 굶어죽게 만드리라.
경비들의 무기를 전부 훔쳐 내전을 종식시키리라.
부자들의 전재산을 털어 가난한 도바킨에게 나눠주리라.
탈로스님, 오늘도 의로운 도둑이 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그 다음엔? 뭐 뻔한 이야기가 아닌가.
대도를 노래하는 오랜 이야기들은 늘 대도의 의로운 선행으로 마무리지어졌지.
내 결말도 그것과 그리 다를것 같지는 않다네.
전라의 도시 화이트런에 온 것을 환영하네 친구들
이 곳에선 모두가 태어난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지.
여기 하임스커도 온 몸의 하얀 노르드 피부를 자랑하며 설교를 하고 있군.
탈로스의 말씀을 전파하는 참된 자세일세.
심지어 속옷도 하얗다니 그는 정말 트루 노르드다.
그 밑에 난 맘모스 코가 시커멓치 않기를 바랄뿐.
그래, 나도 그대들이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리라 믿고 있소이다.
그대들의 늠름한 창이 우리의 앞길을 수호하기를.
그대들의 정의의 눈빛이 늘 자지 않고 그림자의 길로 향해 보지 않기를
보라! 사람들도 너무나 기뻐 나에게 달려들고 있다!
드디어 그들도 도바킨의 은혜를 깨닫게 된 것일까?
아 잠깐 무기 훔치는건 깜빡했네 시발.
도둑은 왜 나쁜 것일까?
모든 카짓은 도둑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도둑이 카짓은 아니다.
즉 착한 도둑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스카이림의 영원한 친구이자 질서의 수호자인 도바킨처럼.
그레이폭스도 그를 보면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리라.
그가 스카이림을 위해 열심히 의로운 도둑질을 하니
반짝이는 금화로 가득한 주머니의 짤랑거리는 음악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감미로운 멜로디를 연주하게 되었다.
이 것은 분명 나인 디바인의 은총이자 선물이리라.
언젠가는 그들의 주머니도 털 수 있게 될까? 그 것은 모르는 일이다.
오늘도 스카이림의 하루는 평화롭다.
도둑길드 버프는 모르고 있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