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9년 만입니다.
9년 동안 휴가도 없이 일만 했습니다.
돈도 좀 모았죠.
근데 아뿔싸.
돈을 다 날리고 말았어요.
욕심이란 것은 참 무섭더라구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올인 투자를 했다가 그야말로 말아먹었습니다.
어리석었던 과거.
패닉의 현재.
컴컴한 미래.
9년 간의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재정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혼자만의 여행.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도요타 렌터카에서 차를 빌렸습니다.
9년전과 다르게 너무나 불친절한 직원들에게 당황했네요.
요즘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하더니 그것 때문일까요?
하지만 쿠마모토를 내려가는 도중 들린 휴게소 내 직원들은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장어 등뼈 튀긴 걸 팝니다.
9년전에 정말 별미였는데 여전히 팔고 있더라구요.
반가워서 왕창 샀습니다.
맛은 그때 그맛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먹은 팥이 가득들은 다이야끼 집은 문을 닫았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액티브한 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옛날 강한자들만이 탈 수 있다는 1인용 리프트가 아직 가동중이라길래 와봤습니다.
자유이용권은 국내에서 55,000원에 예약해서 갔습니다.
예약 QR코드를 보여주자 옛날 에버랜드가 했던 것 처럼 종이 팔찌를 채워주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재미있던게 그냥 팔찌만 확인하는게 아니라 팔찌에 찍혀있는 바코드를 놀이기구 이용전에 꼭 스캔하시더라구요.
일본 국내에서 가장 긴 롤러코스터 [가오] 라는데요.
굉장히 옛날 모델이라 기동시 굉장히 딱딱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마치 옛날 우든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스릴 있어 좋았습니다.
그다음 이곳에 온 이유였던 1인용 리프트를 타봤습니다.
생각보단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이게 갑자기 멈추면...이란 생각을 하니 오싹해지더군요.
꽤나 재미있던 경험이었습니다.
놀이기구를 몇개 더 탔습니다.
스핀마우스란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우리나라 롯데월드 혜성특급같은 것이더군요.
근데 이건 더 무자비하게 돌립니다.
어지러워서 더 이상 놀이기구를 못타겠더라구요.
재미있어 보였는데 장기운휴중이라는 놀이기구를 보는 것을 끝으로 쿠마모토 그린랜드 탐방은 끝이 났습니다.
놀이공원을 나와 근처 KFC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합니다.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비스켓 때문이었습니다.
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KFC에서도 비스켓을 저 모양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같은 맛일까 궁금해서 일부러 와봤죠.
결론은 다른 제품이었습니다. 모양만 비슷했지 제품이 달라요.
우리나라 옛날 비스켓은 밀도가 높아 마치 스콘처럼 버터 밀가루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건 그냥 부드러운 버터 패스츄리 같아요.
치킨은 우리나라 오리지널과 같았고 코울슬로는 약간 물기가 없어서 우리나라 것이 훨씬 맛있었습니다.
쿠마모토에서 오다온천까지 달립니다.
중간에 아소산 밀키웨이란 드라이브 코스를 달렸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아소시의 전경은 9년 전에 한번 봤어도 여전히 대단한 느낌이었습니다.
풍경에 취하다 보니 료칸에 좀 늦었습니다.
바로 저녁부터 준비해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온천을 해봅니다.
밤에는 저 불빛에 모인 각종 벌레들이 온천에 빠져 샤브샤브가 되어있더군요.
덕분에 다음날에는 벌레우린 탕에서 온천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온 텐가산소란 곳은 공용탕은 없고 전세탕만 3개 운영하는 곳입니다.
산 중턱에 있는지라 이렇게 모노레일을 설치해놨는데...생각보다 흔들립니다.
모노레일 안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는데 움직이면 뒤뚱거려서...생각보다 무서웟네요.
공용탕은 이런 느낌입니다.
료칸안은 2층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이 큰 곳에 에어컨 1대 딸랑 가동되어서...덥고 습해서 혼났네요.
그래도 방 안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며 온천을 합니다.
많은 후회.
많은 좋지 않은 생각들.
꽤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야마나미 하이웨이로 올라타 아소쿠주 국립공원에 갑니다.
이곳에는 다테와라 습지가 있습니다.
사람도 없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었습니다.
내 머리 속의 나쁜 생각을 많이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9년전에 왔던 야마나미 하이웨이 사진 스폿은 비+공사장 크리티컬로 인해 망해버렸네요.
이제 아소산 화구를 보러 갈 차례입니다.
9년 전 먹었던 초당옥수수 숯불구이는 즉석에서 구워주지 않고 미리 구워놓은 것을 주시는 바람에 그때 그 맛이 나질 않더군요.
날씨가 좋아져서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아뿔사.
아소산 구사센리에 도착하니 이꼴입니다.
내려갈까 말까 하다 기다렸더니......
거짓말 처럼 구름이 걷혔습니다!
덕분에 말도 보고.....
아소산 화구도 보았습니다.
9년전엔 케이블카가 있었는데 19년도 철거를 했더라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차로 바로 올라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비가 온 다음이라 너무 맑아서 9년 전엔 보지 못한 화구 안쪽까지 다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쿠로카와 온천 내 하나도마리란 료칸입니다.
식사 불포함 1인 가능에 객실 내 온천 포함 14만원이란 싼 가격에 예약했습니다.
싸다고 료칸이 작거나 더럽지도 않고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제습기에 이 작은 방에 에어컨이 두대나 달려있어 너무 쾌적했네요.
단 온천수의 질은 첫날이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근처 오구니란 마을 마트에 가서 초밥과 맥주 아이스크림을 냠냠하고.
온천을 하다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체크아웃후
휘발유를 가득 채워 반납했습니다.
반납 후에도 기분이 별로였네요.
셔틀버스는 언제오냐고 물어봤는데 SOON. 이라고 만 이야기하는 무성의함.
기다리는데도 오질 않은 셔틀버스.
모든게 별로라 그냥 걸어서 공항까지 왔습니다.
도요타렌터카에서 공항까지 300M밖에 안되더라구요. 걸어갈만 합니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오점은 도요타 렌터카였네요.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하카타역 한큐백화점에서 사온 초밥을 먹는걸 끝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짧았지만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된 여행이었습니다.
실수는 했지만...이것을 발판삼아 더욱 더 발전해보려 합니다.
두서없는 여행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신 여러분께 항상 행복한 일만이 계속되시길 바랍니다.
사진 잘 보았습니다. 1인료칸 경험하고 싶어 문의드립니다. 다녀오신 료칸 - 후쿠오카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는방법 /예약방법/기타 료칸정보 알고계시다면 부탁드려요~~ 오사카.쿄토를 무려 7번이나 깄다왔지만 -료칸한번 못가봐서 꼭 한번경험 해보구싶어요...
대중교통으로 가실려면 아무래도 유후인 쪽으로 가보시는게 좋으실듯 합니다. 제가 간 곳은 버스 밖에 없는데 유후인보단 편수가 적어서 불편하실거에요 https://m.blog.naver.com/raccoon_yumyum/223489856271 저는 렌터카로 다녀서 정확한 정보까진 드리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예약은 보통 자란넷 로컬로 예약을 하는데 이번에 라쿠텐트레블 처음 써봤는데 가격도 자란넷 로컬보다 싸더라구요. 보통 료칸은 식사를 포함하기에 1인당 가격입니다. 보통 1인 숙박객은 잘 받아주지 않아서 선택지가 많진 않아요. 1인 숙박 가능한 료칸을 일단 찾은 후 해당 후기를 구글이나 네이버 네일동에서 검색해보시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