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구조의 다른 속도계나 전자제품들도 이것과 마찬가지로 참고해서 수리할수 있습니다.)
2016년에 구입해서 4년 가까이 쓰고 있던 저의 브라이튼 라이더 310은 몇년동안 사용하면서 점차 사용시간이 짧아진다는 느낌이 들더니,
급기야 얼마전부터는 겨우 30분도 못가서 배터리 부족 신호가 나오면서 꺼져버리곤 했었습니다..
단순히 추운날씨 때문인가 싶었지만 비교적 기온이 높은날에도 1시간을 못넘기는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증기간은 이미 지났고, 수입사 정책은 검색해보니 1년 이내엔 문제발생시 무상교체지만,
1년 지나면 유상수리나 이런것은 전혀 제공되지 않더군요
http://corearoadbike.com/board/board.php?t_id=Menu03Top1&no=853317
결국 알아서 수리하던지, 아니면 버리고 새걸 사든지하라는것..
처음엔 기왕 이렇게 된거 한번 새로운 속도계를 알아볼까 하고 봤더니 역시 10만원 넘지않는 저렴한 가격대에 브라이튼 라이더 310 만한 녀석은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이 가격대에 GPS뿐만 아니라 기압/온도 센서내장, ANT+/블루투스 동시 지원, 타 제조사용 센서 호환 및 콤보/듀얼 센서 지원, 스트라바 연동 등등 기능 다 가진 녀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버리게 될 물건이라면 고쳐보려는 시도라도 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역시 해외에서도 같은 문제로 자가 수리를 시도한 사람이 있어서 그분의 영상을 보고 저도 시도해보았습니다.
거진 동영상에 모든 과정이 다 있으니 그대로 보고 따라하셔도 되지만,
사실 준비물에서 별도의 케톤 테이프는 없어도 되고,
(어차피 배터리 고정하는 용도말곤 쓸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 마저도 원래 붙어있는 케톤테이프로 다시 감아주거나, 다른테이프를 쓰거나 굳이 테이프를 쓰지 않아도 배터리 고정엔 사실 무방합니다. 케이스 내부 공간은 배터리가 흔들릴만한 유격은 거의 남지 않거든요)
납땜 작업을 하지 않고 배선작업도 사실 가능은 합니다.
(전선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후 살짝 피복을 벗겨 선끼리 묶어준후 절연테이프로 감아주는 방식으로 연결할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전기가 통하기만 하면 되는거니까.. 전력량과 전압이 높은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는 이렇게 야매로 수리해선 안되지만 이건 고작 3.7v에 0.5A도 안되는 초저전력 기기라 별 문제는 없을듯)
단, 저도 처음엔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브라이튼 라이더 310의 납땜된 부위들이 약하더라구요..
라이더를 분해하다가 배터리 연결부위와 스피커 연결부위 전선의 땜납이 떨어져 결국 제가 다시 납땜을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파는 이런 사이즈의 배터리들은 보통 커넥터가 붙어있는채로 판매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R/C장난감이나 드론에 주로 쓰이는 종류다보니...)커넥터를 제거하고 작업을 해야되는데 이럴땐 케이블/와이어 스트리퍼가 있으면 좋습니다. 없어도 못하는건 아니지만 있는쪽이 훨씬 편리합니다..
(미세한 전선의 피복을 벗기려고 집에서 쓰는 가위나 손톱깎이를 쓰는것보다는 훨씬 편리하고 유용합니다.)
그렇게 해서 납땜용 USB 인두기 5천원(안에 실납이 이미 포함), 솔더링페이스트 2천원,
503035 규격 리튬폴리머 배터리 5천원(택배비 포함)
대략 1만원 조금 넘는 비용이 들었고 자가 수리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았습니다.
나사 4개를 풀어주면 앞/뒤케이스를 분리할수 있고 그 이후 뒷면 케이스에 회로기판을 고정하는 2개의 나사를 풀고 기판도 뒷케이스에서 분리합니다.
분해할땐 반드시 조심스럽게..(특히 USB 연결하는 단자를 조심하세요. 본문의 영상속에서도 USB단자쪽이 내구도가 약하다고 언급합니다.)
배터리를 기판에서 떼어낼때도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떼어내셔야 합니다;
배터리는 마치 접착제 같은걸로 기판에 꽤 단단히 붙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도구없이 손으로 천천히 살살 들어올리면서 떼어냈습니다.
새 배터리와 비교를 해보면 알수있듯이 원래 있던 배터리가 저렇게 변형되고 부풀었습니다...;
이로써 배터리가 문제의 원인임은 잠정 확정.
(사실 브라이튼 라이더뿐만이 아니라 리튬폴리머/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 모든 전자기기들이 주의해야될 부분 :
과충전/완전방전, 강한충격, 너무춥거나 너무 더운날씨에 노출, 오랜기간 사용 등은 이런 문제들을 야기할수 있습니다..)
그렇게 전선 연결후 시험삼아 전원을 켜보니 잘 작동하고 충전도 이상없이 되는걸 확인후 재조립. 그럼 끝.
어쨌든 작업 자체는 사실 복잡할게 없어요. 매우 단순합니다.
방법이야 어떻든 그냥 원래 달려있던 배터리와 그 전선을 기판에서 떼어버리고,
새 배터리의 전선을 기판에 연결해주고 다시 재조립해주면 되는것이죠
(단, 회로기판과 전선 크기 자체가 매우 작은 만큼 상당히 세밀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눈이 안좋은분이나 수전증 가지신분들은 하시기가 어려울듯)
이렇게 해서 현재 1달 넘게 이상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10만원 넘는 속도계를 단돈 1만원 가량으로 되살린셈입니다.
어제도 새해 마지막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라이딩을 하면서도 전혀 이상없이 작동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4년 구입했던 문 쉴드 후미등 역시 같은 방법으로 다시 수명연장을 하는등,
(이 녀석의 경우는 납땜 작업없이 위에서 언급한 단순히 피복 벗긴 전선들만 연결해주고 절연테이프로 감아준것만으로도 수리할수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11번가에서 판매하는 802535 배터리 상품평에 댓글로 문 쉴드 호환 여부를 적어주신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마 이분도 자갤러 이신듯..)
이로써 이것들은 새해인 2020년에도 저의 자전거와 함께 눈과 비와 바람을 맞으며,
영하의 기온과 무더위와 흙먼지와 미세먼지를 맞으면서,
앞으로도 혹사(?)당하게 될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단순히 배터리 교체만으로 수리될수 있는 녀석들은 놔주지 마시고 저 처럼 되살려서 혹사시켜주시기 바랍니다. ㅋ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