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 위딘은 바이오 하자드 디렉터로 유명한 미카미 신지가 야심차게 내놓은 솔더뷰 TPS 입니다. 데모버전과 트레일러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 4 이후의 솔더뷰 TPS가 자승자박으로 게이머들에게 불신을 사버린 탓에 이블 위딘의 기대도는 높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발매되자마자 혹평을 받으면서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블 위딘은 혹평 받을 가치가 있는걸까요?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인 세바스찬, 조셉, 키드먼은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람들과 대면 하던 도중 생존자인 마르셀로 헤메네스 박사를 만나게 되고 사건의 이면에는 루빅과 레슬리란 환자의 이름이 언급 됩니다.
그러다가 세계가 변해버리게 되었고 세바스찬은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세계를 탐험하면서 비밀을 밝혀야 됩니다.
이블 위딘의 장르를 보면 호러라고 되어 있지만 어떻게 보면 바이오 하자드 4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 자체는 진지 합니다. 세바스찬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고 으스스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간의 드라마는 생각 외로 없습니다.
여러가지 문서도 있고 이야기에 포함 되어 있긴 하지만 세바스찬과 연결 되어 있는 점은 없습니다. 때문에 추론조차 할 수 없는 모호함만 가득 합니다. 예상 했던 것과는 빗나가서 당황스럽지만 놀랍다기 보단 성의 없어서 화가 납니다.
id Tech 엔진이 사용 되었는데 까놓고 말하자면 엔진의 단점이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캐릭터 모델링은 수준급이지만 배경 택스쳐는 자글거리고 심지어 팝인 현상까지 일어나서 카메라를 한바퀴 돌리면 처음에는 밋밋했던 배경이 점점 디테일해지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됩니다. 그림자처리는 어수룩해서 실제 그림자가 아니라 저해상도 그림자로 보입니다.
물론 밝기를 조절하면 이런 모습은 덜 보이지만 좁은 시야각과 위 아래로 눌린 레터박스로 정보를 제한 시켜서 공포감을 주려는 의도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보여줬던 정신병원 레벨 이후 도시가 붕괴되는 모습과 황혼이 보이는 시장, 해바라기로 뒤덮힌 밭 같은 배경도 있어서 레벨마다 퀄리티가 따로따로 놀기 때문에 차이를 구경하는게 더 재밋고 공포 게임이기 보단 무서운 배경이 좀 많이 들어간 게임으로 인지되면 일반 TPS보다 적은 정보량에 대해 불만을 안 가질 수가 없습니다.
음향 효과는 기초적인 부분은 잘 배치 되어 있습니다. 깜짝 놀라기 보단 으스스해서 저 멀리 들려오는 괴물들의 소리나 움직이는 트랩의 소름 끼치는 효과음 5.1 체널을 가지고 있다면 느낄 수 있는 공간감 같이 흠잡을 곳은 없습니다.
이미 데모에서 말한 적이 있지만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바이오 하자드 4나 데드 스페이스 같은 칸 정리는 없습니다. 때문에 남은 전략은 한정된 자원으로 신중하게 업그래이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크게는 신체, 탄약 소지 제한, 총기, 특수화살로 분류할 수 있고 케쥬얼로 진행해도 어려운 구간이 있기 때문에 적은 탄약으로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레벨 초반에는 잠입으로 진행하는 구간도 있고 숨을 수 있는 공간도 있지만 진행하면 할수록 이런 부분은 중간 중간에만 들어납니다.
서바이벌 호러 같은 모습을 하지만 실제로는 바이오 하자드 4 입니다. 보스 난이도도 초중반에는 어려운 보스들을 거치고 마지막 보스를 상대하면 너무 쉬운 진행으로 풀리는 탓에 김이 샙니다.
대신 다양한 상황부여와 파트너 같은 좋은 TPS의 레벨 디자인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맞는 다양한 전략이 가능한 에고니 볼트나 성냥으로 적을 완전히 끝장 내는 것 같이 한정된 자원으로 다양한 적을 잡는 재미와 한대만 맞아도 억소리 나는 케쥬얼한 난이도를 돌파하는 구성은 있습니다.
가끔씩 퍼즐도 등장 하긴 합니다. 전형적인 열쇠 찾기부터 화제를 모았던 비위를 시험하게 하는 정신나간 퍼즐까지 다양한데 즉사 퍼즐도 끼어 있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즉사하면 가까운 곳에서 다시 시작해서 도전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스트레스는 없지만 플롯과 연관되어 있는 독특한 퍼즐은 있지만 절묘한 퍼즐은 없습니다.
예술가는 자기복제란 딜레마가 있고 어떤 예술가도 이 굴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예술가도 있고 그 때마다 주목을 받게 되는 경우 천재라고 할 수 있고 자기복제를 한다는 것이 문제점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카미 신지의 자기복제는 너무 노골적 이라서 오히려 바이오 하자드를 좋아하는 팬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슬레쉬물 같은 장르라도 좋은 작품은 톤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블 위딘의 공포는 무서운 장면 탑 10을 가지고 어떤 연관도 없이 조립한 콜라주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블 위딘의 게임 플레이는 확실히 빨려들일 만한 마력은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밋는 점이 확실한 게임이라도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면 좋은 게임은 아닙니다.
그래도 유령의집 스타일의 바이오 하자드 4를 원한다면 꽤 오래 잡을 수 있고 단점이 눈에 띄고 가닥을 잡을 점만 확실히 잘 잡아두면 차기작에서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만들게 합니다.
베데스다로 소속사를 옮긴 후, 무료로 제공되던 id tech5 엔진으로 해선지 팝인 현상이 좀 아쉽긴 하더군요. 그래도 PS4로는 광원효과가 아주 일품이었고, 플삼버젼도 광원효과 제외하면 꽤 괜찮은 그래픽에 속했으며 PC판 60프레임으로 하는 영상 보니 정말 부드럽더군요. 다음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엔딩이었으니 다음에는 모쪼록 오리지날이나 다른 엔진으로 제작했으면 합니다.
플삼판으로 했지만 이 글 쓴 시점이 그래픽 패치 이전에 한거라서 좀 차이가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올렸는데 덧글 감사합니다.
요새 이블 위딘에 빠져서 챕터 클리어하는 재미로 지내거든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