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최고의 오프닝이라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닌 전설의 레전드, Ezio's Family)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게임이었던 전작의 의외의 대성공 이후, 발 빠르게 차기작을 준비한 유비 소프트가 내놓은 어쌔신 크리드 2.
전작의 최대 단점 중 하나였던 스토리텔링을 완벽하게 해소한 작품인데 현재까지도 스토리 문제로 불거진 최신작이나 다른 게임들을 생각하면
원안격 되는 소설을 잘 따라가면서 그에 맞는 미션 구성을 배치한 건 대단하다고 봐줄 만한 물건이다.
(존나 노는 동네형인 에치오)
─ 이야기의 테마는 복수(Revenge).
그 이야기도 어떤가 하니 일단은 심플하게 복수를 테마로 한 내용인데,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현대편을 일단 냅두고
과거편의 새 주인공이자 현대편 주인공인 데스몬드의 조상, 에치오 아우디토레(정발 번역은, 에지오 아디토레)가 템플러들의 모함에 빠져 처형당한 가족들의 복수를 위해
어쌔신이 되어 차례차례 그 복수를 하면서 점차 자신 스스로 어쌔신이 되어간다는 내용.
(영화보고 몰입한 애들이 보통 이렇지만 얘는 아직까진 기억 셔틀)
전작의 나쁜 10놈들 죽여야 해! 하는 스토리보단 당연 나은 건 물론이요, 주인공의 탄생부터 젊은 시기에서 중년 가까운 나이가 되어갈 때까지 플레이한단 것, 가족애를 보여주면서 기본 미션들을 소개하고 플레이어 내에서 캐릭터가 어느 정도 완성될 즈음이면 큰 사건이 터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도입부는 상당히 극의 시작 몰입감이 좋다.
그리고 호흡 좋게 전개되는 얘기는 빠르게 메인 스토리를 풀어나가기에 알맞은 구성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게, 전작의 내내 다른 도시에 가면 소매치기, 엿듣기, 자경단 늘리기 등을 큰 의미없이 꾸준 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
스토리 흐름에 맞춰 그걸 차례차례 잘 배치한 것은 전작의 따분함을 상당히 해소한 모습.
또 전작의 기본 뼈대가 되는 시스템은 잘 갖고 오되, 금방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끔 소소한 변경점을 갖고 있어서 크게 재미없진 않고
전투는 아무래도 카운터 죽창 한방이야! 하던 건 여전한 시절이지만 전투 템포가 빠르고 움직임이 가벼워서 타격감은 적을지언정, 다양한 방식으로 적을 죽창 멕이는 재미는 아주 좋다.
전작에 비해선 PC판 기준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래픽이 좋아진 것은 아닌데 그래픽이 다운되는 걸 감수하면서 월드 크기를 키우고, 맵 간의 로딩구간을 없앴다.
그렇다고 HD시대의 게임인데 그래픽을 놔뒀냐하면 당연 NO다.
대신 투자한 광원이나 각종 효과 처리들로 뽀샤시하게 커버하고 뭣보다 각 도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단색적인 표현을 한 전작과 달리
다채롭게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미려함을 보여주니 게임 하나로 15세기 유명 지역 관광 정도는 할만하다 수준.
─ “아우디토레 가문은 죽지 않았다. 내가 여기 살아있으니까. 나! 에치오! 에치오 아우디토레가!”
주인공 에치오 역시, 존나 삐까번쩍해져서 어쌔신이란 새끼가 저래 입어도 되나? 하고 묻는 애들도 많지만 아무렴 어떠냐 간지 쩔면 그만이지.
우리 집안은 대대로 아싸씨노! 그러니 너도 아싸씨노가 되야 함!! 이건 숙명!!
……하는 도입부라도, 충분히 초반에 그럴 이유와 설명을 갖고 있는게 어쌔신 크리드 2인데
이런 도입부가 끝나기 무섭게 하는 짓은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도중 뭐 마리오 삼촌을 만나기도 하고, 템 강화를 위해 안 안아주면 울 거 같은 게이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랑 평생 친구먹기도 하고…….
두 번째로 나온 작품에 걸맞지 않게 존나 많아진 컨텐츠나 여러 모로 시도적인 면모도 보이는 시스템이 꽤 있었음에도 나쁘지 않았단 면에서도
이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기여를 한단 점은 요즘 나오는 최신작들의 새 시스템들 행보를 생각해보면 이 당시 게임 디자인 적 밸런스는 아직도 놀라운 수준.
(ㅇㅇ 이 당시 유비는 나쁘지 않았음)
돈 개념, 지명도 시스템, 몬테리지오니 확장, 각종 무기 추가와 새로운 킬 모션, 그 외 맥주병 선조놈이랑 달리 제대로 헤엄칠 수 있는 에치오라거나…….
또 지금 작들에 와선 오히려 줄어버린 각종 퍼즐, 음모론, 탐험적 요소들은 이전작이에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기도 해서 이 점 또한 사람에 따라선 플러스 요인일지도.
요즘 기준으론 중저사양 PC면 충분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얼마전과는 달리 PC판도 괜찮게 한글패치가 되었기 때문에 PC로 즐겨보는 걸 권장하는 편.
시리즈가 이어진다거나 하니 뭐부터 입문해야 할 지 잘 모른다거나 걍 할 거 없이 게임 하나 붙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하는 게임.
지금와서 그래픽을 따진다거나 시스템이 조금 구닥다리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명작인 만큼, 재미면에선 충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에치오 오빠 좀 짱인듯. 간지 좀 제대로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