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엔딩을 보았습니다
세이렌섬 탐험과 전투 시스템이 모두 마음에 들었고 사람들을 모아서 마을 건설하고 제작이나 농사등 컨텐츠를 늘리는 것도 즐거웠어요
특히 스토리가 너무 좋았고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세밀하게 묘사되어 좋았습니다.
다나는 더할나위없이 고결한 캐릭터였어요. 아돌은 유저의 분신으로 감정적인 면이 제한적으로 표현되는 반면 다나는 유저가 관찰하는 감정선과 행동양식이 그대로 다가오는 터라 아돌이 다나에게 경외감을 느끼는 것처럼 저도 느끼게 되었어요
정말로 경이롭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것이 다 좋았지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바로 '이 세계는 대지신 마이아의 꿈'이라는 설정이었어요.
다나는 "이 세계가 누군가가 꾸는 꿈이라도, 그 꿈이 계속되는 한 이 의사는 우리의 것." 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처럼 세차게 살아가는 생명들이 그저 신의 꿈이라니 너무 덧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종래에는 라크리모사라는 의지를 지닌 존재의 결정에 좌지우지되는 멸망이라니...같은 주제를 지닌 알타고의 오대룡이 형식적으로나마 대적의 의식을 준비해주고 심지어 인간의 결정에 따라 모든 것은 인계해주는 왕도적 결말에 비해 이건 좀 어떤가...싶기도 하고, 사실 생과 사가 그렇긴 하지만 그런 것을 어떤 존재가 내가 너를 언제 죽이기로 했어. 라는게 나의 결말이라면 납득하기 어렵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네요. 아돌의 빛나는 생애가 여신의 즐거운 관람영상이라...
차라리 부서지는 세계를 다나가 상념과 이력, 자신의 존재를 걸어 보전하고, 마이아가 그 세계를 새롭게 자신이 깨어있는 '마이아의 현실'에 재창조해서 마이아의 꿈을 떠난 진정한 현실세계로 만든 후 자신은 다른 꿈을 꾸러 간다던가...
그 세계에서는 다나가 좀 더 추상적인 개념의 존재가 되어 라크리모사 같은 건 못하지만 역시 아돌과 마지막으로 만나고 늘 지켜본다던가...그런 좀 더 인간찬가 적인 엔딩을 바랐는데 그 부분이 좀 아쉽네요. 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부디 10 에서는 신들과 연관되어서 좀더 인간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