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으른(...)에리얼입니다.
번역은 꽤 진행되어있습니다만; 제가 사진을 안붙이고 2주 가량이 그냥 지나갔군요.
반성합니다. 흑흑
홈페이지에서는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크리스가 공략중입니다.
사진은 없지만 번역만이라면 금주 중에 크리스 루트가 끝날 것 같군요.
사진 붙은(?) 버전도 열심히 쫓아가겠습니다.
----
- 마유리를 바래다 주고, 편의점에 들렀다가 돌아오자 통이가 소파 위에서 한심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 소파 위에 GS가 열린 상태인 그대로 뒹굴고 있었다. 아무래도 플레이 도중에 잠든 모양이었다. 퍽이나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간혹 싱글거리며 기분 나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통이는 머리에 헤드폰 — 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
-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물품인 건지, 꽤나 어수선한 디자인을 한 헤드폰이다. 보통 PC로 야겜을 플레이 할 때는 마유리가 있든 말든 상관없이 헤드폰도 안 끼고 플레이하는 주제에, 보통 게임을 하면서는 헤드폰을 하는군. 이상한 녀석 같으니. 뭐 좋아, 통이는 그냥 내버려 두자. 한 숨 잔 이후에 알아서 깨거든 돌아가든지, 아니면 계속 자든지 하겠지. 겨울도 아니고 하니 이대로 잔다고 해도 감기에 걸릴 염려도 없고 말야.
- 사가지고 온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기 위해 일어나서, 투명 비닐을 뜯으며 싱크대로 향했다. 그랬을 때—
???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밤의 정적을 날카롭게 찢으며 짐승 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린타로 : 뭐지… 지금 소린?
- 창 밖에서 들려온 건가 생각해서 창문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자 또다시—
??? : 뭐뭐뭐, 뭐야아아, 이거어어어어어어!!
린타로 : ……
- 이번엔 확실히 인간의 언어였다. 게다가 아무리 봐도 소리는 이 방 안쪽 — 개발실에서 들려왔다. 개발실 안에 있는 건 크리스일 텐데— 설마 개발 도중이던 가젯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오작동을 했다던가 한 건가?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개발에 실패해서 방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던가. 그건 곤란해! 그런 일이 벌어지면 미스터 브라운이 무슨 소릴 하겠냐! 거기까지 생각한 뒤에 잠시 생각을 바로잡았다. 아직 그렇게 결정난 건 아니다. 어쨌든 지금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 최악의 사태를 머릿 속에서 쫓아내며, 조심조심 커튼 한 귀퉁이를 열고 개발실을 훔쳐보았다. 그러자—
-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광경이었다. 거기엔 가운 같은 악취미스런 옷을 입은 통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크리스나 페이리스, 그리고 마유리 등이 둘러싸고 있었다. 거기다 크리스나 다른 사람들도 각자 코스튬 플레이 같은 묘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크리스 : 과연 하시다씨는 슈퍼 해커야, 대단해.
이타루 : 아니, 그 정도까진 아닌데…
페이리스 : 저기, 페이리스를 통이냥의 소중한 사람으로 해 줬으면 한다냐옹.
마유리 : 안 돼— 통이는 말야, 마유시— 꺼거든요. 그치, 통이?
이타루 : 우홋! 괜찮겠어? 난 2차원 여친도 태연하게 먹어치우는 남자인데 말여.
마유리 : 물론 괜찮아—
페이리스 : 보통 땐 부끄러워서 할 수 없는 것도 태연하게 해치우는 통이냥! 그것이 짜릿해, 동경하게 된다냥!
크리스 : 싫엉~ 통이님~♪
-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광경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광경은 현실이 아니었다.
- 모든 것은 모니터 속 영상이었다. 개발실 중앙에 놓인 PC 모니터 속에서, 통이가 나를 제외한 랩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광경이었다.
크리스 : ……
- 그리고 크리스는 그런 모니터 앞에 진을 치고, 뚫어져라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분 탓인지, 어깨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 착각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좀 전부터 여기 있던 건 크리스 한 사람 뿐이었을 거다. 혹시나 어제부터 크리스가 만들고 있던 새로운 가젯이라는 건, 이 모니터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상과 관계 있는 걸지도 모른다. 개인 제작 게임 같은 걸까. 그렇다 쳐도 그야말로 지옥도 같은 영상이다. 악취미스러운 것에도 정도가 있지. 애당초 어째서 통이인 거지? 설마 크리스는 통이를…?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크리스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 내 모습을 발견하자 소스라치듯 놀랐다.
크리스 : 오, 오카베!! 당신,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린타로 : 방금 전부터지.
크리스 : 그렇다는 건, 혹시나 방금 거… 봤어?
린타로 : 그래. 이 눈으로 똑똑히, 말이지.
- 내 대답을 듣자, 갑자기 크리스는 안절부절 못하며 곤혹스러워하는 상태가 되었다.
크리스 : 아, 아니야! 그건 저기, 으음…
린타로 : 괜찮네, 조수여.
크리스 : 뭐? 괜찮다니… 무슨 소리야?
린타로 : 나는 다른 사람의 취향에 대해 이래저래 할 생각은 없거든.
크리스 : 뭐?
린타로 : 그게 네 취향에 따라 만든 게임이라고 해도, 그걸 뭐라고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지.
크리스 : 저기…
린타로 : 그렇지만 설마 그걸 미래 가젯 12호기로 할 셈이라면, 그것만은 참아 줬으면 해.
크리스 : 자, 잠깐만 기다려, 기다리라구! 당신 도대체 무슨 소리야!
린타로 : 그러니까 네가 네 취향에 따라 그런 게임을 만드는 건 자유지만, 그걸 파는 건 뭐시기하다는 이야기지. 애당초, 저런 게 나돌아다녀 봐라. 아무리 봐도, 부끄러워서 어디 가지도 못하게 될 거다.
크리스 :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했잖아! 저건 별달리 내가 만든 게임은…
- 크리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커튼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개발실에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타루 : 음— 뭐냐구— 다른 사람이 기분 좋게 자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슨 소란임?
크리스 : 하시다…
이타루 : 아, 마키세씨. 가젯 개발 끝났음? 그럼 잠깐…
크리스 : 시끄러, 이 BYONTAI!!
이타루 : 뭐, ㅤㅁㅝㅇ미!?
크리스 : 됐어! 오늘은 돌아갈래! 안녕!
- 엄청난 기세로 쏘아붙이고선 막을 틈도 안 주고서 크리스는 그대로 나가 버렸다. 그 모습을, 나하고 통이는 둘이서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린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타루 : 저기, 오카린.
린타로 : 뭐지, 통이.
이타루 : 나, 마키세씨한테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했어?
린타로 : 아니…
- 방금 전에 크리스가 보고 있던 모니터 속 영상에 대해서 말할까 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 조수의 상태를 보는 한, 섣불리 이야기하는 건 득책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군자는 위험한 길로는 가지 않는 법. 이런 일은 잊어버리는 게 제일이다. 그보다 문제는 통이 쪽이다. 갑자기 이유도 없이 저런 소릴 들었으니 상처 받는 것도 당연하겠지.
이타루 :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나 상처 받았음둥.
린타로 : 뭐, 그렇게 낙담하지 말라구. 분명 개발이 잘 풀리지 않아서 신경이 곤두선 걸 거야.
이타루 : 그렇긴 하지만 말야… 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개운치가 않어—!
- 서서히 말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그다지 좋지 않은 흐름이군.
이타루 :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
린타로 : 기다려, 통이! 좀 진정해라!
이타루 : 이렇게 된 이상, 노노씨한테 뽀뽀를 하면서 위로를 받겠음둥! 노~노~씨!
- …통이여, 역시 넌 BYONTAI였어.
- 오후 늦게 랩으로 향하자, 개발실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다.
- 통이가 있는 줄로만 생각했는데, 살짝 훔쳐보자 거기 있는 건 크리스티나였다. 최근엔 이 개발실도 완전히 조수의 아지트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개발을 열심히 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래서야 여기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리지 않나. 이렇게 된 이상 한 번 제대로 말해 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생각하고 말을 걸려고 하던 참에,
크리스 : 뭐야? 무슨 일 있어?
- 저쪽이 선수를 쳤다.
린타로 : 조수여, 네게 할 말이 하나 있다.
크리스 : 지금 좀 바쁜데, 중요한 이야기야? 그럼 들어 줄 테니까 짧게 얘기해.
- 아무래도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역시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대로 가면 입장이 역전된다. 여기선 확실하게 말해 둬야 하겠군.
린타로 : 알겠나, 크리스티나여. 넌 어디까지나 조수이며, 이 랩의 책임자는 나다.
크리스 : ……
린타로 : ……
크리스 : 그게 뭐?
린타로 : 어?
크리스 : 그러니까, 그게 뭐가 어쨌냐고 묻고 있잖아.
- 점점 더 기분 나쁜 듯한 말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겁먹을 내가 아니다.
크리스 : 설마 할 이야긴 그것뿐이야?
린타로 : 그것뿐이라니, 무슨 소리냐, 이건 중요한 이야기고, 그걸 잊어버리는 건 곤란하다—
크리스 : 그.것.뿐.이.야?
린타로 : 예.
…
린타로 : 뭐, 걱정하지 마라. 이것도 작전의 일환이니까, 문제 없다. 일견 후퇴하는 걸로 가장한 후에, 실제로는 이쪽 뜻대로 조종한다. 그래, CIA의 매뉴얼에도 있는 그거다. 그래, 괜찮아. 모든 것은 예정대로라고 위에다가 보고해 줘. 엘 프사이…
크리스 : 시끄럿!
린타로 : 으, 엘… 프사이… 콩그루.
- 모기 소리처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일단 밖으로 나가 있자.
-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오자, 그다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하고 만나게 되었다.
텐노지 : 여어, 오카베잖아.
린타로 : 미스터 브라운…
텐노지 : 마침 잘 됐군. 너한테 해 둬야 하는 이야기가 있거든.
린타로 : 말해 두겠는데, 어젠 시끄러운 실험은 안 했습니다!
- 하고 싶어도, 개발실은 크리스에게 점거당한 상황이라 할 수가 없다.
텐노지 : 그게 아냐. 뭐, 부탁이랄까 뭐랄까,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 아주 약간 뺨을 붉히며, 점장이 말했다. 보통 때 언동이 그렇고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태도에 멍해지고 말았다. 설마 이런 데서 근육질 중년의 츤데레 쇼가 시작될 줄이야,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전신에 소름이 돋을 것 같았다. 랄까, 이미 돋았다. 기다려, 그런 것보다 말야, 부탁… 확실히 그렇게 말했었지. 점장이 이 몸에게 부탁이라?
린타로 : 후후후… 후후후후후…
텐노지 : 뭐, 뭐야, 갑자기 웃고 말야.
린타로 : 후후후… 미스터 브라운, 훗… 그 부탁이란 걸, 들어 줄 수도 있긴 하지만, 조건이 있다.
텐노지 : 조거언?
린타로 : 우선 집값을 낮출 것. 그리고 위에서 시끄럽게 해도 아무 소리 하지 말 것. 그리고 앞으로 날 오카베가 아니라 호오인 쿄마라고—
텐노지 : 지금 당장 나가 줘도 상관없는데.
린타로 : 그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놈이,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다니.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언젠가 가젯을 팔아서 윤택한 자금을 얻는 날까지는 멋대로 떠들게 내버려 두자.
텐노지 : 뭐 부탁이랄 것까진 없지만, 내일부터 좀 가게를 비울 거거든. 그 동안에 주의를 좀 해 달라는 거야, 그것뿐이지.
린타로 : 비운다고요?
- 시선을 떨어뜨리자 점장의 발치에 숨듯이 작은 동물이 달라붙어 있었다.
린타로 : 혹시나 얘를 어디에다 맡기고 오는 겁니까?
텐노지 : 바보 자식이! 내가 귀여운 딸을 어디다 맡기거나 하겠냐!
- 상당히 진심으로 화를 냈다. 농담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군.
텐노지 : 내일부터 나에를 데리고 여행을 갈 거야. 가끔은 가족 여행도 해야지. 안 그러냐— 나에.
나에 : 응, 여행 정말로 기대돼!
- 마음 속 깊이 기쁜 듯이 웃었다. 역시 딸한테는 사랑받는 모양이었다.
텐노지 : 뭐, 그렇고 하니까 말야, 얼마간 부탁하지.
나에 : 오카린 아저씨, 잘 부탁드릴게요.
- 뭐, 모처럼 여름방학이고 하니까 부녀 둘이서 여행을 간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건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텐노지 : 그럼 잘 부탁할게.
- 브라운 부녀는 그대로 둘이 함께 중앙로 쪽을 향해 걸어갔다. 아마 여행에 필요한 거라도 사러 가는 거겠지. 그러고 보니 어디 가는지는 안 물어봤군. 여름이니까 바다라도 가는 걸까. 하지만 부탁을 받은 건 그렇다 쳐도, 이런 브라운관밖에 없는 가게에 수상한 인간이 침입할 거라곤 생각하기 어려우니 적당히 신경만 쓰면 문제는 없겠지. 음… 잠깐 기다려. 점장이 없다는 건, 내일부터 D 메일 실험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 아냐? 이렇게 된 이상 슬슬 크리스의 개발을 중단시키고 D 메일 실험을 시작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군. 검토할 가치가 있다.
홈피에서 잘보고 있습니다~ 크리스 루트가 지금 진도에서 벌써 끝나기는 뭔가 아쉽던데;
잘 봅니다. 그나저나 스샷 돌아다니는 것 보니 어느 루트에서 크리스 포니테일 하던데 그게 크리스 루트인가요?
잘 봤습니다 ㅎㅎ
끼요옭 // 외전이라 볼륨이 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 아쉽지만 다른 루트를 즐겨봅시다~ 아크엔젤 // PC판이나 기타 동인 CG가 아닐까요...? 비익연리에서는 포니테일 이벤트는 없는 듯 합니다. ^^ Mario 64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