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조커1 소감을 남기면서 감탄이 섞인 쌍욕으로 조커를 극찬하는 영상을 봤거든.
거기서 인상깊었던 말이, 이 감독은 관객 스스로 속았단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수준으로 관객을 속였다는거야.
아서 플렉은 정신병자고. 머레이는 개샠끼지만 그래도 총맞아 죽을정도는 아니었음.
하지만 영화는 아서가 머레이에게 죄를 씌우고 머가리를 날러버리는게 옳은 일이라고 관객을 설득시켜버린거임.
만약에 아서가 머레이가 아니라 자기 머리를 쏘고 끝냈으면 존나게 불쾌했을거라면서.
그 영상을 본 뒤에 조커2를 보니 뭐가 문젠지 보이더라.
이 감독은 관객에게 정신병자 아서 플렉의 자기도피가 옳은 일이라고, 그리고 그게 좋은 영화를 만드는거라고 설득을 해야했음.
전작은 설득을 넘어서 우리가 세뇌될 정도로 아서의 살인에 몰입할수 있었는데 조커2는 아서에게 몰입하기 너무 어려워.
노래듣는 맛이 전혀 안나는 뮤지컬이라던지, 게리와 할리의 존재감은 영화의 이런 설득력 없는 설득에 힘을 더 실어준거 같음.
이렇게 부족한 전달력을 담은 아서의 망상극장은 전작에서도 제일 별로라고 생각했던 파트인데 이번작은 그걸 너무 많이 넣은 것도 감점요소가 크지 않은가 싶다.
아서의 정신병에 가려진 고담의 광기를 봤으면 멋졌을텐데 영화는 자꾸 "우리 아서는 그냥 사랑을 원해요. 걍 날 사랑해주세요" 라고 호소하기만 하다가 결말이 나버리니가 실망이 날수밖에 없다고 봄.
이런 아서 플렉 뒤로 조커가 탄생하는 과정도 별로 설득이 안되고.
뮤지컬 별로다, 아서의 찐따 망상이 아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괴롭다 같은 직구보다 더 넓은 시선으로 본 비판같네
내가 생각하기에 유효했던 비판이 이 둘인데(아무리 전체상이 그럴싸하더라도 그를 지루하게 전달하면 실격) 그래서 별로인 뮤지컬과 아서의 찐따망상이 왜 재미없었는가라는데에 대한 답이 되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