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얘기도 아니고 아주 미스테리한 얘기도 아니지만,
이런 일들도 있었구나 하고 지금은 누구한테 얘기할 거리도 안되서 눈팅족이 몇자 적어봅니다.
전 서울태생으로 위로 누님이 두분 계십니다.
그리고 제목에 언급했던 이야기의 주인공은 저의 작은 이모이며,
시대는 30년이 넘은 80년대,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 3~5학년 정도와 차후 중학생때 격은 일들입니다.
서론이 길었군요.
왕십리에 사는 작은 이모네 식구는 저희집과 비슷하게 딸들이 많았습니다.
큰아들 한명, 밑으로 딸들 3명, 그 밑으로 입양한 남자 한명.
자녀들은 많았지만 살림은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고 그당시 왕십리에 굉장히 오래된 상가 아파트 같은 곳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모네 애들이 우리 남매들와 나이가 비슷해서
방학때면 우리 남매들은 이모네집으로 놀러가서 10일 넘게 머물었으며 그다지 큰 집이 아니라 굉장히 북적북적 했습니다.
또 서론이 길어졌군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제가 국민학교 3학년즈음 였을겁니다.
여름방학이 되어 항상 그래왔듯이 작은누나와 전 이모네집으로 놀러를 갔고,
수영장도 다니고, 집안에서 공기놀이며, 딱지놀이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집안의 분위기가 좀 바겼다는걸 그당시 어린 제가 봐도 뭔가를 느낍니다.
저희집과 마찬가지로 무교였던 이모네 집안 곳곳에 마리아상과 성경책이 놓여져 있었고,
아침마다 어떤 물을 집안 곳곳에 뿌려대는 겁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성수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전까지 통통하셨던 이모는 좀 많이 야위었으며, 굉장히 피곤해 하셨습니다.
그래도 성격이 워낙 쾌활한 분이셔서 저희 남매를 굉장히 이뻐해 주시고 말도 잘 걸어주셨고요.
암튼 저희 남매는 이모네 집안이 단순히 천주교를 믿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나서 겨울방학에도 놀러를 가려고 하자 부모닙이 못가게 말립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다른 친척분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니 이모에게 그전부터 신내림이 왔으며,
거부하고자 성당을 다니고 집안 곳곳에 마리아상을 두고 성수를 뿌리는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마저도 소용이 없고 갈수록 신내림이 심해져 매일밤 잠을 제대로 못자고
정신을 읽거나 자고 일어나면 누군가한테 맞은 것처럼 온몸에 멍이 들고
집안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고 합니다.
보일러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부 사업도 갑자기 안좋은 일들만 생겨
가게가 망하기 일보 직전이고 심지어는 이모네 둘째딸도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꾼다고 합니다.
어렸던 저는 어른들의 이런 얘기들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으나,
결국 그해에 큰일이 벌어집니다.
이모네 가족들이 다 외출을 하고 이모와 큰딸만 집안에 있다가
강도가 들어, 이모가 그만 등쪽으로 몇군데 칼에 찔리고
큰딸은 칼에 찔리지는 않았지만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저희 부모님들은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고
이모는 출혈이 너무 심하고 찔린 상처도 깊어 생사를 오가는데, 병원에서는
어느정도 준비를 하라고 시킵니다.
(그당시 어리고 생각이 없던 저는 이 사건이 뉴스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절대 안보던 뉴스를 꼬박 꼬박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일 지나 이모가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점차 회복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집은 안도를 합니다.
시간이 꽤 지나(아마도 국민학교 5학년때로 기억합니다) 다시 여름방학이 찾아오고 저와 작은 누나는 다시 이모네 집으로 놀러를 갑니다.
오랫만에 찾아간 이모네는 그전과 변함이 없었으며
이모는 다시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식구들은 반갑게 저희를 맞아 주었으며,
집안 거실에서는 무슨 큰 잔치를 준비하는지 아줌마 여럿이 맛있게 전을 부치고 있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마리아상은 온간데 없이 보이질 않았고, 에어컨도 없는 집에 이상하게 안방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심심풀이로 쓰다보니 글을 굉장히 길어지네요..좀 쉬었다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결국 신내림을 받은 이모와 그걸 지켜보는 얘기로
아마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흥미진지하지 않을까 합니다.
잘읽고 추천드립니다. :)
궁금합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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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뭔가 담백한 글 좋네요~~
잘읽고 추천드립니다. :)
궁금합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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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뭔가 담백한 글 좋네요~~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