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 전통적이면서 독창적인 계승, 사일런트 힐: 타운폴

| 제목 | 사일런트 힐: 타운폴 | 출시일 | 2026년 9월 24일 |
| 개발사 | 스크린번 / 코나미 | 장르 | 호러 어드벤처 |
| 기종 | PS5/PC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Sawual(이명규) |
※ 스포일러는 별도의 접기 세션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사일런트 힐’ 이라는 시리즈는 호러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정립한 게임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리즈는 한동안 부침을 겪고 명맥이 끊기는 비극을 맞이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건 시대의 흐름 탓도 있지만 ‘사일런트 힐의 정체성’ 에 대한 해석이 불완전했던 때문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 시리즈는, ‘사일런트 힐’ 이라는 장소 자체를 고유명사에서 대명사로 바꾸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이제 고유한 지역을 벗어나, 어떠한 현상이 벌어지는 장소를 일컫는 용어로서 ‘사일런트 힐’ 이 가지는 특징들은 꽤나 상징적이다. 고립되어 있고 을씨년스러우며, 안개가 자욱하고 이면세계와 현실세계를 오가는 죄악의 심상. 이제 게임 내에서 중요한 건 두가지다. ‘왜 이곳이 사일런트 힐인가’ 와 ‘주인공은 이곳과 어떠한 죄악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다. 즉, ‘사일런트 힐’ 이라는 지역에서 중요한 건 그게 미국에 있을 법한 그럴싸한 마을이라는게 아니라, ‘죄악이 드러나는 장소’ 라는 그 상징성이 중요했다.

다만 이러한 구조와 주제의식의 결합은 ‘사일런트 힐 2’ 에 이르러 정립된 구조였으나, 사실 2편에서는 사일런트 힐이라는 장소가 주인공 제임스의 죄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기 보다는 그 죄악이 드러나는 장소로서 쓰였기 때문에 ‘사일런트 힐 2’ 에서 또 한발 나아간 방식이었다. 이들이 정립한 이러한 구조는 ‘사일런트 힐 2’ 리메이크의 성공 이후 ‘사일런트 힐: 짧은 메시지’ 와 ‘사일런트 힐 f’ 를 거치며 비로소 완성되었다. 이로서 마침내 이 호러 시리즈에서, ‘사일런트 힐’은 어디나 될 수 있게 되었고, 중요한 건 그 장소가 가지는 실질적인 현실성이 아니라 주인공, 죄악의 인간과 연결된 핍진성과 개연성이다.

■ 분위기 - 색채와 구도, 호러 연출의 교과서
공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여러가지 요소가 나올 수 있으나, 게임의 전체를 아우른다면 그 무엇보다 ‘분위기’ 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특정한 뉘앙스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를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톤으로,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유지하는 일, 그리고 마침내 그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궁극적인 감각적 체험을 하게 하는 일 등, 분위기는 공포 게임에서 시작이자 마무리이고, 모든 플레이와 감상이 피어나는 토대와도 같다.


‘타운폴’ 의 무대가 되는 세인트 아멜리아의 풍경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하다. 말그대로 스코틀랜드 어딘가에 있을 법한 어촌 같으면서도, ‘사일런트 힐’ 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온갖 기괴하고 섬뜩한 장면들이 굉장히 세련된 미학으로 정제되어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게임을 한 번 완료하고 돌아보면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사이먼 오델의 죄악을 표현했다는걸 깨닫게 된다.


여기 대체 무슨 일인가?
또한 컷씬 뿐만 아니라 게임 곳곳에서 플레이어의 동선을 고려한 오브젝트 배치와 연출도 수준급이다. 호러 어드벤처인 만큼 플레이어의 동선이 제약받는 구간이 많은데, 여기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을 여럿 배치함으로서 그러한 플레이가 자칫 줄 수 있는 지루함을 없애고 게임 진행 내내 늘상 흥미로운 장면이 연속되도록 한다.
또 이 게임은 심지어 점프 스케어도 너무나 잘 활용한다. 점프 스케어가 비토를 받는 부분도 그 자체보다는 그 수단과 활용 자체가 너무 저렴하거나 의도가 뻔하거나 가벼운, 즉 일종의 소위 ‘짜치는’ 연출로서 작용할 때 점프 스케어가 가지는 단점과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나쁜 예시들은 수도 없이 많은데, 이러한 나쁜 예시들의 공통점은 1. 점프 스케어 연출이 등장하는 맥락의 부족 2. 점프 스케어 자체의 활용이 지루한 플레이 도중 긴장감의 유지 등 게임의 다른 부족함을 채우고자 급조된 경우, 3. 점프 스케어에 활용되는 장면이나 요소 등이 적절한 변칙이나 변용없이 반복될 때, 등의 문제점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충격적인 연출의 연속이다.
이처럼 게임 전반의 연출이 세련됨 그 자체다. 어느 컷씬 하나 집중하지 않을 수 없으며 아무 의미없는 대화, 지루한 카메라 워크가 아닌 추론과 상상을 풍부하게 유발하는 연출로 컷씬들이 채워져 있다. 거기에 게임이 표현하는 색채와 오브젝트의 활용 역시 꽤 일관되어, 플레이어는 어느정도 연출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마주하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게임의 아트 스타일과 3D 구현, 색감의 활용, 카메라 워크와 컷씬과 실제 게임 플레이의 분배 등 이 게임은 시각적 연출에 있어서는 말그대로 교과서다. 심지어 호러 게임에서 시각 만큼이나 중요한 음향의 활용도 굉장히 뛰어나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감성적인 활용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와 직접 연결되는 요소로서의 사운드도 매우 잘 배치되어 있다. 기실 이 게임에서 최고의 부분이며, 매 장면마다 감탄을 하거나 탄식을 하거나 경악을 하게 하는, 여러가지 감정에 가득차게 만드는 방법이다.
■ CRTV 를 곁들여 만든 영리한 게임 플레이, 초회차와 다회차의 적절한 온도차
사이먼 오델의 주요 장비로 등장하는 CRTV는, 현실에서 휴대용 TV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 플레이 면에서도 기발한 발명품이다. 호러 어드벤처에서 중요한 플레이라고 한다면 탐색과 전투라고 뽑을 수 있는데, 이 CRTV 는 그 양면에서 모두 아주 유용한 도구이자, 감성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잘 활용된다.


대부분의 적을 처치할 수 있지만, 그게 능사는 아니다
이외에도 당연하게도 싸움을 위해 준비된 도구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근접 무기는 초회차에서는 각목이나 쇠파이프 정도이고 뉴게임 플러스부터 무적의 도끼를 쓸 수 있고, 여기에 벽돌이나 병 같은 보조 수단과 리볼버 권총, 신호탄 총, 산탄총이 주어진다. 전투의 구현이야 대단치는 않고, 회피 없이 패링만 있으며 ‘사일런트 힐 2 리메이크’ 나 ‘사일런트 힐 f’ 에 비해서야 기초적인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일런트 힐 답게 이 게임이 초회차부터 무쌍을 벌이는 게임은 아니다. 물론 뉴게임 플러스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전투와 회피, 생존을 모두 잘 배분해야 하는 게임이다. CRTV는 적들의 위치를 보여주는 사기적인 장치이지만, 위치를 보려면 버튼을 눌러 꺼내들어야 하고, 한 번에 하나의 적의 위치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제약이 걸려있다.

물론 2회차 특전을 얻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편으로는, 게임의 구간마다 이러한 플레이 경향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재미다. 이 게임에는 복수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존재하고, 당연하게도 지분 자체는 사이먼의 분량이 압도적이지만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 다른 느낌의 플레이가 각각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게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여 게임 플레이와 게임의 주제가 매우 잘 맞물리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 스포일러 관련 서술(눌러서 펼침)
※ 스포일러가 펼쳐진 상태입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사이먼, 조이, 리처드의 파트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리처드의 플레이는 다른 그 어느 캐릭터들보다 전투 중심이다. 산탄총을 가지고 꽤나 쏠쏠한 양의 탄약을 보급받으며 적을 마구 처리하며 나아가는데, 다른 캐릭터들과 꽤나 이질적인 플레이다. 그러나 이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리처드의 심상이며, 그리고 그들이 ‘과부’ 라는 이름의 괴물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이 스테이지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고 소름이 돋게 된다. 그리고 이 과부들은 오직 리처드의 스테이지에서만 등장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리처드, 조이의 파트는 그들의 죄악(의 진실)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편 전투 외의 매우 중요한 요소인 탐험과 퍼즐은 매우 모범적이다. 마을이라는 구조 아래 가지게 되는 여러 경로를 몇가지 제약 요소를 통해 다르게 설정하고, 적을 배치해 이동 자체가 긴장감 넘치는 구간이 되며, 여기에 각각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로 최종적인 해답을 찾아내는 복합적인 퍼즐의 재미를 잘 살렸다. 즉, 탐험과 퍼즐 풀이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단순히 한 공간에서 골몰해서 바로 끝나는 것보다는 발로 뛰는 퍼즐의 비중이 꽤 된다.
그리고 몇몇 퍼즐의 경우에는 그 구조 자체가 오직 이러한 미스터리 호러에서만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굉장히 신선하고 탁월했다. 시대적 배경에서 오는 카세트 퓨처리즘 내지는 90년대 레트로의 분위기가 그저 분위기로만 소비되는게 아니라 이러한 퍼즐의 장치에서도 매우 잘 쓰인다. CRT 모니터를 쓰는 컴퓨터를 한창 조작해야 하거나, 플로피 디스켓을 활용한 퍼즐, 혈액팩을 활용한 퍼즐 등등 인상적인 것이 많다.



이 문제의 퍼즐 빼고는 다 괜찮았다. 이게 좀 크게 문제였지만
■ 세인트 아멜리아,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치는 길
전체의 이야기를 그리며 장소와 캐릭터를 조명하는 방식과, 이를 구축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이 게임은 칭찬의 여지가 더 많다. 세명의 주요 캐릭터, 사이먼, 조이, 리처드는 제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세인트 아멜리아에 얽힌 사건을 각각의 시각에서 보여주면서 플레이어가 진실에 다가가는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 스포일러 관련 서술(눌러서 펼침)
※ 스포일러가 펼쳐진 상태입니다.
사이먼, 조이, 리처드는 각각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이며, 저마다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다. 분량 자체는 사이먼이 지배적이며, 조이는 2개 스테이지, 리처드는 1개의 스테이지만을 플레이할 뿐이지만 이야기에서 이들의 스테이지는 매우매우 중요하다.


리처드가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는게 드러나는 스테이지
이는, 비록 이 게임은 선형적인 게임이지만 플레이어가 어떤식으로 플레이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한다. 또한 이는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근거이자 힌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개발진이 언급했듯, ‘사일런트 힐’ 의 핵심은 죄의식이다. 그리고 그 죄의식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죄를 저질렀는지와 그로 인한 결과를 마주해야 한다. 이 게임은 그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매우 탁월하게, 미지와 공포와 호기심을 섞어가며 탁월한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종국에는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 엔딩 - 다소 나이브한 멀티 엔딩의 분기
당연하게도, 이 게임은 멀티 엔딩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뉴게임 플러스 및 다회차를 지원하는 요소들이 많으며, 2회차부터는 플레이 여지에 따라 스킵할 수 있는 구간이 많아서 4시간 내 클리어도 가능해진다. 다회차 플레이를 게임의 스토리로서 녹여낸 면도 있다.


※ 스포일러 관련 서술(눌러서 펼침)
※ 스포일러가 펼쳐진 상태입니다.

다만 엔딩 부분에서는 불만이 있다. 엔딩의 내용 자체는 해석에 따라 여지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공존하므로 평가의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멀티 엔딩을 구성하는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두 방식 다 오남용의 여지가 매우 크고, 위험하다. 전자의 경우에는 말그대로 편의적 도구가 되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모든 이야기를 무위로 돌려버리고 선택지에만 매몰되게 만들 수도 있다. 후자는 어찌보면 매우 논리적인 방식이자 플레이 과정이 결과로 귀결되는 플레이 철학의 관철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수단과 결과의 연결, 인과의 정도가 개발자가 제시하는 것과 동일하지 않다면, 당연하게도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수단(게임 플레이 과정)과 결과(엔딩)가 그렇게까지 연결이 되는 부분에서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스포일러 관련 서술(눌러서 펼침)
※ 스포일러가 펼쳐진 상태입니다.
5개의 엔딩 중 개그성이 짙은 시크릿 엔딩을 제외하고, 다른 3개의 엔딩은 결과적으로 사이먼이 자신의 죄를 어떻게 받아들였고 리처드를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그 선택 과정은 게임 내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지는 분기점이나 스테이지, 그리고 요소들이 아니라 획득한 수집품의 개수와 처치한 적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이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의 변곡점이 존재함에도, 그걸 게임 진행으로서 써먹지는 않는다
그래도 백번 양보해서 불살이 강요되는 건 넘어가더라도, 수집품을 최대한 모아야 하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이먼이 수집하는 수집품들이란, 세인트 아멜리아 주민들이 남긴 생활의 흔적들이다. 물론 몇가지 단서는 사이먼이 얽힌 핵심 사건에 대한 것이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수집 가능한 85개의 단서 중에서 그렇게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 체감상 20개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수집품/처치수 가 엔딩 장면의 진행에서 전혀 쓰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이 게임에는 서사적으로 매우 진득하고 클라이막스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그저 컷씬으로 정해진대로 지나가고, 엔딩을 결정하는 요소가 단순히 수집품과 처치수라는 것은 잘만든 게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수많은 이야기적 힌트를 찾으며 돌파구를 찾던 내가 바보 같이 느껴지는 구성.
엔딩 자체의 구성이나, 이야기가 귀결되는 방식, 초회차에서 뉴게임 플러스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구조는 모두 좋았다. 그러나 이 멀티 엔딩의 분기 하나로 전체 이야기의 필연성을 깎아먹는듯한 선택은 두고두고 아쉽다. 게임의 다른 부분이 모두 마스터피스라고 할 만큼 뛰어나기에, 얼핏보면 그냥 평범하고 무난한 선택처럼 보이는 이 구조가 고민이 적은 게으른 선택지처럼 보이는 것이다.
■ 사일런트 힐의 훌륭한 계승자이자, 전체적으로 뛰어난 수작
종합하자면,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상당한 성취를 이룬 게임이다. 게임의 아트웍과 연출을 포함한 시각효과와,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음향은 게임의 전달력을 최고 수준으로 이끌어냈고, 높은 수준의 감정적 격양과 긴장감, 이야기의 몰입을 선사한다. 여기에 논리적이고 적정 수준의 복잡함, 몇몇 구조에서의 신선함을 가진 퍼즐 또한 이 게임의 강점이다. CRTV를 내세운 새로운 메커니즘은 게임에서 아주 훌륭히 작동하며, 자칫 무난할 수 있는 플레이를 신선함으로 채운다.

반면 엔딩의 내용보다도 멀티 엔딩을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너무 쉬운, 또는 나이브한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사일런트 힐: 타운폴’ 이라는 이야기가 가지는 매우 큰 강점을 적절하게 살리지 못한 방식을 택했다. 다회차 구조로의 유도가 뛰어나고, 게임 전체가 비밀을 밝히고 논리적 깨달음을 통해 게임 진행을 진전시키는 훌륭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멀티 엔딩의 분기를 만드는 방식이 다른 장점을 다소 퇴색시키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엔딩 자체의 내용은 게임의 훌륭한 끝맺음을 이루어냈기에 옥의 티 정도로 치부할 수 있다.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팬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 이 타입의 게임의 입문자라면, 호러 어드벤처 특유의 다회차 플레이 감성에 대한 이해, 전투가 중심이 아닌 게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지식, 아니면 그저 “사일런트 힐은 죄의식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 한줄의 로그라인만 알고 있어도 가치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긍정적
- 색채와 연출, 음향 모두에서 세련된 결과물
- 한둘을 제외하고 적정한 난이도의 퍼즐과 진행, 전투
- 높은 수준의 심리 묘사와 스토리적 변주, 반전이 섞인 진행
- 멀티 엔딩을 게임 플레이로 내제화한 시도들
▶부정적
- 게임 경험을 저해하는 그 일부, 한둘의 퍼즐
- 멀티 엔딩을 구현하는 방식에서의 나이브함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