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애니를 나누는 단계는 이제 이렇습니다.
인생명작
명작
상급수작
중급수작
하급수작
평작
졸작
망작
이번 <탐정은 이미 죽었다>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하급수작입니다.
단점들이 너무나도 명백한데. 찬찬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주의)
우선은 제가 느낀 장점...
첫째는 여주가 예쁩니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었는데,
저는 그냥 예쁜 거 그려놓고 그 예쁜 걸 죽이는 걸로 감동유발시키는 그런 단순한 플롯을 극혐합니다. 그 의도가 너무나 괴씸하다고 느껴지니 말이죠.
단순히 예쁘것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캐릭터성도 챙겨줘야되는데 솔직히 시스타의 캐릭터성 구축에 시간이 부족했던 건 맞습니다.
다만 첫 화서 승부를 봐야했는지 어떻게든 해보려고 1화를 50분 편성으로 해서 크게 욕심 안부리고 최소한의 캐릭터성 구축을 한 건 나름 신의 한 수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1화 마지막에는 그 탐정이 죽었다는 엄청난 떡밥을 던지며 막을 내리는데 마치 나없거의 1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이거 최애명작 각인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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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거 잘한 걸 예시를 보여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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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습니다.
추가로 시에스타의 그 차분하면서도 상냥하고 박력있는 연기도 정말 좋았던 거 같습니다.
장점은 여기까지고 이제부터 단점을 서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장르의 모호함
뼈대는 추리물이지만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갑자기 메카가 등장하질 않나, 잘 써먹지도 못하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나오질 않나...
심지어 감동물 노선을 탈 거 같으면서 애매하게 탑니다.
추리가 쩔었냐고 물어보시면 나쁜진 않지만 메인으로 내세울만큼 뛰어나지도 않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2. 구조적인 문제
1화부터 시에스타는 사망 처리됐습니다. 주인공은 이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하죠.
저는 1화부터 시에스타가 죽었다길레 "낚시일거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무려 심장 이식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게 낚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원자 단위로 분해해버렸습니다.
2화부터는 첫 만남 이후 4 년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주인공의 대사를 보니 3년 동안 엄청난 일들이 있었던 거 같긴 합니다. 근데 그 엄청났던 일들 중에 죽기 직전 영국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갑자기 중간에 5화부터 9화까지 풀어나가는 전개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시에스타를 1화부터 사망처리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거든요. 1화부터 사망처리하는 게 문제라기보단 "5화부터 다시 등장시켜 이야기 진행 시킬거면서 굳이?"입니다.
게다가 기껏 주인공님께서 마음고생 좀 하고 있길레 나도 감정이입 했는데 그리워지기도 전에 아무런 임팩트 없이 등장하는 건 좀 아니자나요?
1화 부터 죽이는 게 애초에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요트에서 적과의 전투 중 나기사한테서 시에스타의 인격이 튀어나와 주인공이랑 1년만의 재회를 할 때 과거의 이야기를 풀면 훨씬 더 자연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나기사가 시에스타의 심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게금 중간 중간 "어? 시에스타는 분명 그 섬에서 죽었을텐데 어떻게 나기사가 그녀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거지?" 같은 떡밥도 던져서 좀 더 흥미롭게 할 수도 있고요.
따지고 보면, 유이 사건 해결하는 거 하고 과거 이야기로 넘어가는 거 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화수로 쳤을 떄 한 6화나 7화에서 과거에 이야기를 풀게 될텐데, 3화만에 시에스타가 갑자기 재등장하는 것보단야 100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3. 뭐지 이 클라나드에서 본 거 같은 불쾌감은?(이 항목엔 클라나드의 매우매우 치명적인 스포가 있음. 클라나드 안 봤음 무조건 스킵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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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나드 애프터 스토리에서 토모야가 타임루프 후 시청자들 시점으로 5년만에 죽었던 나기사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어정쩡한 반응을 보인 것을 기억하실겁니다.
우리의 주인공님도 정말 사랑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시에스타 죽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은 거 같은데 1년만에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하고 다시 만난 거 치고는 반응이 가볍습니다.
아니 눈물도 좀 보이고, 아니 좀 더 이렇게 슬퍼할 수는 없는거니? 나는 슬픈데 네가 안 슬프니까 인지부조화가 오자나!
4. 조잡하고 엉성하고 멍청한 전투 묘사.
1화에서 지렸던 전투묘사는 그냥 pv용이었습니다.
이후에는 그렇게 전투 묘사가 많지 않긴 하지만 꼭 전투묘사가 아니더라도 행동이 조금만 격해져도 동장이 좀 어색해집니다.
게다가 작화에서 힘이 딸리니까 대화로 땜방하는 듯한 행보도 많이 보입니다. 열심히 싸우고 있는 중에 적 간부를 앞에 두고 꼭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니까 흐름이 깨진다는 말입니다.
아니 상대가 최고급 간부인데 너네들 그렇게들 여유롭게 싸워도 되는 부분이니?
메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엥? 갑자기 왠 메카?"도 있지만 "메카 작화 구리다"가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좋습니다. 뭐 그럴 수 있죠. 일단 넘어갑시다.
근데 메카로 간부 잘 두들겨 팼으면 이제 총으로 쏴야할거 아닙니까? 근데 왜 쏘질 않는거니?!!
도대체가 세계 멸망을 꽤하는 규묘의 범죄 집단하고 싸우는 거 같지가 않습니다.
5. 전혀 무섭지 않은 간부들
무려 새계 정복을 목표로 하고있는 거대 번죄 집단 간부하고 싸우는데 간부들이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주인공네들이 간부들 앞에서 느긋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저게 간부인가 싶을 정도로 묘사가 허접합니다.
6. 나기사의 과거
나기사는 분명 어린 시절 심장병으로 인해 밖에 나가지도 못하던 불행한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나기사가 사실은 알리시아였다는 사실이 후반부에 밝혀지는데
아니? 알리시아는 분명 과거에 대해 기억못하고 있었자나요?
근데 어떻게 나기사는 본인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거죠?
원작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애니판에서는 아직 완결이 안 났기 때문에 추후에 어떻게 설명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결론: 나쁘진 않지만 좋지도 않다. 굳이 말하자면 나쁜 쪽에 더 가까운...
감독의 중요함을 역설한 애니...
뭐야 왠 오리가미가 여기있지
대화에 조크가 너무 많던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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