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가 부슬부슬 올때마다 즐겨보는 유포니엄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바로 시즌1의 7화 "울보 섹소폰"편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특히 전체적으로 어둡습니다. 날씨도, 사람도.
기초 합주 연습 중인 모습인데 교실안도 어둡습니다. 밖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습니다.
하루카 부장 얼굴도 어둡고,
우리 귀여운 아오이쨩 얼굴도 어둡습니다. 밖에는 이제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옵니다. 시기상 선라이즈 페스티발 이후 오디션 이전이기때문에 5월말쯤으로 짐작되며 아직 장마철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스카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 있습니다.
쿠미코도 어둡고,
천사 나츠키도 어둡습니다.
날씨도 취주악부도 이렇게 어두운데 꽁냥거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왼쪽은 슈이치, 오른쪽은 쿠미코. 내 이랄줄 알았다.
꽁냥거릴 사람이 없는 우리 귀여운 아오이쨩은 그저 빗속을 걸을뿐입니다.
번아웃으로 몸져 누워버린 하루카 부장.
어두운 표정의 마치 엔젤같은 카오리가 교문을 나섭니다.
창문에 빗물 맺히는 표현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역시 쿄애니.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친구 병문안가는 엔젤 카오리. 어릴땐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친구를 생각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좋아하는 장면, 겨울음식인 고구마를 선물해가는 카오리.
이시국에 왠 고구마? 하는 하루카에게 카오리는 내가 고구마 싸들고 찾아올 일 없게 빨리 건강을 되찾으라고 말합니다. 크흑... 지금은 너무나 먼 얘기같은 친구의 우정.
비가 그치기 시작하는 밤. 그러나 왠지 어두운 표정의 하루카.
그런 하루카에게 어색한 웃음으로 작별을 고하는 우리 귀여운 아오이쨩.
그리고 다음날 날씨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맑게 갭니다.
처음 볼 당시에는 몰랐는데 블루레이 스텝 코멘터리에서 촬영감독이 이 화는 일부러 더 어둡게 표현했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적인 과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굉장히 진지하게 느껴집니다. 미소녀들이 잔뜩 나오지만 왠지 애니메이션같지 않고 현실감 있다는게 제가 울려라 유포니엄에 푹 빠져버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화는 원작과 살짝 다르게 각색해서 중후반의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오리지널입니다.
원작에서는 번아웃하려는 하루카를 아스카가 어르고 달래서 재빨리 복귀시키는데 애니에서는 그냥 카운터펀치를 먹여 버립니다.
원작의 묘사는 약삭빠른 아스카를 잘 표현했으나, 하드펀치를 날린 애니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7화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어떤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총집편이 아닌 극장판 유포니엄(맹세의 피날레같은)을 꺼려하는 이유는 분량면에서 이런 디테일들이 사정없이 날아가버릴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쿠미코 3학년은 TVA이기를 기원하며 비가 추적추적 올때 울려라 유포니엄 시즌1의 에피소드 7화를 추천드립니다.
수익문제로 TVA를 안할순있어 그렇다면 60분 OVA를 4편쯤 만들어서 해결하면 되는거 아닐까.... 맹피 너무 생략이 심함
극장판 나오려면 최소 3부작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맹세의 피날레도 오디션결과 까지만 클라이막스로 끊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구요. 물론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지만요.
아오이는 그래도 원작 3부 시점에서 좋게 풀리는 에피소드 배정되서 ㅜㅜ
울 귀여운 아오이쨩은 인생 뭐라도 잘되게 풀려야 합당한 캐릭터죠.^^;
아오이는 성우도 히카사였는데 너무 일찍 퇴장했지... 쿠미코 2학년 파트는 리즈토리와 맹세로 두편 나왔지만 리즈는 쿠미코 중심이 아니고 맹세론 너무 부족해...
솔직히 유포니엄 성우중에 전부터 알고있던 분이 한명도 없어서 아오이 성우분이 잘나가시는 분인지는 몰랐네요.ㅎㅎ 아오이쨩은 첨부터 기묘하게 귀여워서 끌렸는데 학업에 열중한다니 응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의외로 팬들의 높은 평가에 비해 수익은 많지 않았고 사고도 있었다보니 쿠미코 3학년 영상화만으로도 감사해야할 분위기 입니다.ㅜㅜ
쿠미코의 3학년 이야기는 TVA로! 제발 3기...!
제발 TVA 3기.. 1기때 열심히 연습했던 2학년들이 미나미중 4인방과 저음파트 커플선배 2명빼고 순식간에 비중도 없이 졸업해서 너무 슬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