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 밖에서 마시는 것도 좋잖나?"
후유츠키 "아, 네."
"자네는 유능하긴 한데, 사람 사귀는 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단 말이여."
"죄송합니다."
"그런데 후유츠키, 생물 공학에 대해 흥미로운 레포트를 쓴 학생이 있던데, 이카리란 학생을 아나?"
후유츠키 "이카리? 아뇨?"
"내가 자네 말을 좀 했더니, 꼭 만나 보고 싶다고 그러더군. 곧 자네에게 갈 걸세. 잘 좀 부탁혀."
"이카리라고 하셨죠. 알겠습니다."
후유츠키 "이거, 읽어 봤네. 몇 가지 의문점이 있긴 한데…굉장히 흥미로운 레포트였어."
유이 "감사합니다."
"이카리 유이라고 했지?"
"네."
"앞으로 어쩔 생각인가, 취직? 아니면 연구소에서 활동?"
"아직 생각해 보진 않았습니다. 거기다 제3의 선택도 있지 않습니까?"
"응?"
"가정을 꾸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답니다. 물론 좋은 사람이 있을 때 이야기겠지만요."
"……."
후유츠키 코조, 교토 대학 형이상 생물학 전공 교수이다. 사람 사귀는 걸 즐기는 타입은 아니나, 2001년, 동료 교수 소개로 이카리 유이라는 학생을 만난 이후 좀 변했다. 그를 만나려 한 것은 유이 쪽이 먼저였는데, 아마 그의 연구가 E-계획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일 테다. 그 사실을 몰랐던 후유츠키는, 그녀의 명석함, 상냥함, 그리고 당당함 등에 매력을 느껴, 전공도 비슷할 겸 사적으로 교류하며 유이와 친분을 쌓아 나가기 시작했다.
겐도우 "어떤 인물에게서, 당신의 소문을 들었거든요. 한 번 만나 보고 싶었습니다."
후유츠키 "술에 취한 채 싸웠다고, 의외로 어리석은 녀석이구만."
"남에게 호감을 사는 건 잘 못합니다만, 미움 받는 건 익숙해 있죠."
"……."
그러던 어느 날, 후유츠키에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한 통 왔다. 로쿠분기 겐도우라는 사람을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 잘 알고 있었다. 같은 학교 학생인데다, 나쁜 의미로 유명한 녀석이었다. 알고 봤더니 술에 취해 누군가와 싸우고는 신분 증명이 되지 않자 자신을 보증인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아는 누구에게 당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단다. 그 땐 그냥 넘겼으나, 지나고 생각해 보니 유이가 가르쳐 줬을 테다. 얼마 후 유이와 산을 오르던 중, 그녀의 애인이 로쿠분기라는 것을 알고 그는 크게 놀랐다. 들리는 바로는 유이의 배경이 보통이 아니라, 능력도 재력도 없던 겐도우가 흑심을 품고 그녀에게 접근했단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유이는 후유츠키를 보며 다들 모를 뿐, 겐도우도 알고 보면 참 귀여운 사람이라고 했다.
유이 "어머 후유츠키 선생님, 그 사람 알고 보면 아주 귀여운 남자랍니다."
후유츠키 "모르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구만."
다시 얼마 뒤, 세컨드 임팩트가 발발한다. 후유츠키는 교수 자리를 잃고 자격증 없이 의사 활동을 하며 생계를 잇고 있었다. 그러다 UN(이라는 이름의 제레)의 요구에 의해, 남극 조사단에 참여하게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를 추천한 사람이 겐도우였다. 탐사 당시 겐도우는 이미 제레 멤버의 자제인 이카리 유이와 결혼을 마친 상태였다.
겐도우 "지금은 이름을 바꿨습니다."
후유츠키 "엽서? 명함이 아니고?"
저희 결혼했어요. 이카리 겐도우, 유이.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시죠?
"……!"
놀라는 것도 잠시, 도저히 운석 충돌이라 판단할 수 없는 남극의 상태와, 겐도우에 대한 불신 등으로 후유츠키는 겐도우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곧 제레라는 조직, 그들의 음모, 또 세컨드 임팩트가 결코 사고가 아니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어, 겐도우에게 모은 자료를 꺼내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자 겐도우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게히른 본부로 데리고 갔고, 에반게리온이라는,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본 그는 완전히 압도되어 게히른에 힘을 보태게 된다. 물론 사실은, 후유츠키는 겐도우를 경멸하고 있었고, 따라서 호기심만을 근거로 그의 태도 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이후 15년이란 시간 동안, 후유츠키는 겐도우의 한 손이 되어 그의 충실한 부하 역할을 맡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겐도우 옆에 남게 만든 것일까? 혹시, 이 모든 게 이카리 유이의 힘은 아니었을까?
에반게리온에서 가장 흐릿한 설정 중 하나가 바로 유이의 진짜 동기이다. 본 리뷰에서는 유이가 초호기에 흡수된 것이 사고가 아니라 본인의 의지였음을 이미 설명했으나, 그 이유를 명확히 짚지는 않았다. 유이는 어째서 스스로 초호기 안에 들어간 것일까? 또 그 위험한 접촉 실험 장소에 굳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왔던 이유는 뭘까? 그녀가 바라는 서드 임팩트는 어떤 것이었나? 초호기와 함께 영원히 우주에 남는 것도, 그녀의 목적이었을까? 지금 이 많은 질문에 대해, 작품의 단서를 통해 제대로 고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유이 타입의 보완 계획은 이미 리뷰 4편에서 오리지널 타입이란 제목으로 언급한 바 있으나, 굳이 유이 타입이라고 칭하지 않았던 것은 그녀의 진정한 동기 및 의도가 따로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시작하자.
우선 유이가 초호기에 흡수된 것이 사고가 아니란 사실은, 거의 명백한 진실이나, 여전히 해당 부분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 따로 짚어 본다.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게 바로 21화에 나왔던, 후유츠키와 유이의 대화 장면이다. 2003년, 신지가 3살 때, 그러니까 접촉 실험 얼마 전 일이다. 장소는 하코네 북쪽 지역에 있는 아시 호수(하코네 호수)로, 23화에서 레이가 알미사엘과 함께 자폭을 선택했던 곳이었다. 우선 유이의 말을 들어 본다.
후유츠키 "이 나라에서 가을이 사라진 건 참 아쉬운 일이지.
제레가 가지고 있는 사해 문서….
그 시나리오 대로라면, 10여 년 후엔 반드시 서드 임팩트가 발발한다…."
유이 "최후의 비극을 막기 위한 조직. 그게 바로 제레와 게히른이죠."
"나는 자네의 생각에 찬동할 뿐, 제레가 아니야."
자, 여기서 잠깐. 우선, 제레의 사해 문서에 따르면, 서드 임팩트는 반드시 발생한다. 앞선 리뷰에서 설명한 대로, 구체적으로는 사도가 아담과 결합하여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칭한다. 그 비극을 막기 위해, 게히른은 제레의 힘을 뒤에 업고 에반게리온을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미 이 시점에서, 우리는 유이의 계획이 제레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이는 제레 멤버의 딸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레의 멤버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유이는 제레의 의도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여기서 말하는 제레의 의도라는 게, 그저 에반게리온을 사용하여 사도를 막는 것인지, 아니면 제레 타입 A, 즉 사도를 무찌른 후 릴리스를 이용하여 속죄 의식을 치르는 걸 말하는 것인지 알 필요가 있다. 만약 전자라고 한다면, 유이나 후유츠키나 인류를 지키는 계획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답은 후자 쪽일 것이다. 유이가 속한 제레가 일단, 릴리스 속죄 의식을 계획하는 중, 생각 차이가 있던 유이가 그 계획에 반하는 다른 타입의 인류 보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두 계획이 갈리고 있다는 걸 후유츠키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유이 "후유츠키 선생님, 그 봉인의 세계를 푸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후유츠키 "자료는 전부 이카리에게 넘긴 상태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말이네."
여기서 유이가 말하는 ‘봉인의 세계’란, 표면적으로는, 세컨드 임팩트를 제레가 의도적으로 일으켰다는 사실을 말한다. 후유츠키의 대사 또한, 그가 독자적인 조사를 통해 비밀을 캔 후, 그 자료를 이카리에게 넘겼던 사실을 말한다. 그러나 유이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비밀이 또 하나 있다. 유이의 대사가, 후유츠키의 ‘내가 지지하는 건 제레가 아니라 너야.’에 대한 반응임을 알아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 후유츠키는 유이가 사실 제레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그것을 말로 꺼낸 후유츠키에게, 그녀는 지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가자.
"……."
후유츠키 "…전과 같은 짓은 이제 하지 않아."
"거기다, 어떻든 경고도 받고 있는 중이고.
그들에게 나 한 사람 쯤 세상에서 지우는 일 정도야 전혀 문제도 아닌 모양이니 말이네."
유이 "살아남은 사람들도 그렇죠.
간단해요. 사람을 없애는 것은."
후유츠키 "그렇다 해도, 굳이 자네가 실험 대상이 될 필요는 없었다고."
유이 "모든 것은 흐름 대로예요. 저는 그것을 위해 제레에 있는 거니까요.
…신지를 위해서."
우선 후유츠키가 말한 ‘전과 같은 짓’이란, 제레의 비밀에 대해 캐고 다니는 행동일 테며, 곧 그의 대사는 본인 역시 그 행위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있다는 소리인 동시에, 유이와 겐도우가 속한 제레 및 게히른에게 완전히 뜻을 굽히고 가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여기서 잠깐, 이 대사 바로 전에 잠깐의 침묵이 있는데, 화면이 비추는 후유츠키의 시선이 꽤 미묘했다. 중앙에 잡힌 것은 신지도, 유이의 얼굴도 아니고 그녀의 가슴 주변이다. 에반게리온의 연출 기법을 생각해 보면, 이 부분은 후유츠키가 유이를 이성으로 보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되는 장면이겠다. 다음, 유이의 마지막 대사, 익숙하지 않나?
카오루 "알고 있어요. 그것을 위해 내가 지금 여기 있잖아."
"모든 것은 리린의 흐름 대로."
24화에서, 타브리스가 이 말을 그대로 했다. 유이는 지금 ‘목숨을 걸고’ 실험에 임하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은 사실 신지를 위한 것이란다. 그런데 같은 대사를 쳤던 타브리스 또한 ‘목숨을 걸고’ 신지를 구하기 위해 ‘제레를 배신’했다. 따라서 우리는 유이의 의도가, 후의 카오루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의지 관철을 위해 제레를 배신하는 것’임을 알 수 있겠다. 그리고 제레라는 거대 조직 속에서 배신을 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사실, 유이의 접촉 실험에는 커다란 의문점이 하나 있다. 어째서 그렇게 빨리 실험을 진행했어야 하나? 당시, 초호기는 여전히 릴리스의 육체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사도가 오는 것도 14년은 더 흘러야 한다. 유이는 명색이 제레 유력 멤버의 자제였고, 게히른의 수장인 겐도우의 아내였고, 아들은 이제 겨우 3살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목숨을 걸고 벌써, 유이는 실험을 속행하려는 걸까? 그렇다.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이니까.
"……."
유이는 지금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지금 제레는, 유이가 뜻을 달리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것 같다. 그게 아니어도 최소한, 그녀 스스로 곧 들킬 거라고 예상한 것 같다. 제레의 능력 정도면 충분한 일이다. 후유츠키가 그 비밀을 살짝 언급했을 때 유이가 당장 경고를 준 것도 같은 의미였으리라. 이렇게 놓고 보면 유이가 그렇게 코어 실험을 서둘렀던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녀에겐 시간이 없었던 거다. 이는 후에 네르프의 진실을 알게 된 카지가, 사랑하는 미사토에게 위험을 안겨 줄 것을 걱정해 스스로 호랑이 굴에 가 목숨을 버렸던 것과 다르지 않다. 유이 역시 본인의 의지를 지키기에 앞서, 사랑하는 가족, 겐도우와 신지의 목숨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해야 했던 셈이다. 후유츠키가 밝힌 대로, 제레에게 사람 한 명 없애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그렇기 때문에 유이는 공식적으로 실험 대상이 되어 희생양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이다. 그 말은 곧, 유이의 접촉 실험은 제레를 포함하여 외부에는 철저히 ‘사고’라고 알려야 했다는 소리이다. 그녀 스스로의 의지로 초호기 안에 ‘숨었다’는 사실을 들키면, 당장 제레 쪽에서 겐도우를 위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비밀은, 유이와 후유츠키, 두 사람만 알고 있었다. 심지어 겐도우도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유이의 이런 비밀을 아무도 모르게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쩌면 후유츠키를 14년이라는 긴 시간 겐도우 옆에 머물러 있게 만든 이유가 되었을 수 있다.
후유츠키 "사람은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진 것에 그 존재 의의가 있다."
후유츠키 "…그것이, 스스로 에바에 남은 그녀의 바람이니 말일세."
말한 대로, 겐도우는 유이의 진짜 의도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육체 샐비지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든 그녀를 초호기에서 다시 꺼내고 싶어 했다. 물론 유이는 명백히 본인의 의지로 에바에 남아 있었고, 그의 부름에 응답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육체 일부는 꺼내 주었다. 어떻게 보면 겐도우가 레이라는 개체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최대한의 배려였던 셈이다. 과연 유이는 겐도우의 향후 행동 방향까지 계산했던 모양이다. 잔인한 일이어도, 겐도우가 이렇게 유이의 마음을 모른 채 그녀를 절실히 원한다는 사실 자체가, 제레에게서 남편과 아들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23화에서 후유츠키는 레이를 더러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내 절망의 산물인 동시에 겐도우 자네의 희망이기도 하다.” 겐도우의 입장에서 레이라는 존재는, 유이가 다시 그와 만나고 싶어 했다는 믿음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후유츠키는 유이가 절대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귀환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육체 부분만 겐도우에게 넘겼던 의미 역시 잘 알았을 것이다. 유이에게 레이란, 영원히 인간의 형태를 버리겠다는 의지 표현과도 같으므로.
후유츠키 "난 죄 투성이가 되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세계가 되길 바라네."
유이의 죽음 이후, 후유츠키는 오랜 시간 겐도우의 한 손인 동시에 유이의 유지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그 또한 유이를 사랑하니까. 다시 유이와 만나야 하니까. 그가 바라는 세상은 곧, 유이가 원하던 세상이다.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떳떳하게 계속 살겠다는 것. 죄라는 게 그 이름을 얼마나 많이 더럽히든, 사람은 살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지옥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는 존재라고. 누누이 말한 대로, 에반게리온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되는 부분이다.
겐도우 "이 아이는 세컨드 임팩트 이후를 살게 되는 건가? 이 아이는, 그 지옥을…."
유이 "어머, 삶의 의지만 있다면, 어떤 곳이든 천국이 될 수 있다구요.
살아 있기만 하면, 행복의 찬스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약속의 날, 그녀의 모습.
코어 실험 당일이다. TV판에선 화면에 비추지 않았으나, 리뷰 10편에서 언급한 완전판 23화에선 숨은 장면이 등장한다. ‘다이브 슈트’를 입고 있는 유이의 모습. 코어 접촉 실험을 위해 특수 제작한 옷이라고 한다. 등에는 날개 비슷한 것을 달고 있는데 그 용도는 알 수 없다.
후유츠키 "유이, 오늘은 자네 실험이잖아!"
유이 "그래서예요. 제 아이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 주고 싶거든요."
나오코가 말한 대로, 저게 유이의 마지막 말이었다. 우선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녀는 지금 코어 접촉 실험이, 곧 인류의 밝은 미래와 같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는 그녀의 계획이 제레의 릴리스 속죄 계획, 나쁜 말로는 인류 멸망 계획과 그 궤를 전혀 달리 한다는 암시가 된다. 그런데 유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인류의 희망이라 여겼던 걸까? 그녀가 신지에게 보인 것은, 스스로 에반게리온이 되는 과정이었다. 즉, 에반게리온이라는 방주에 타서, 그 안에 담긴 의지와 함께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는 것. 그게 그녀가 말하는 인류의 밝은 내일이었다. 인류의 조상인 릴리스의 육체로 새롭고 완전한 삶을 얻는 것. 에바 초호기라는 명칭은 따라서, 새로운 인류의 모습 그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어째서 그녀는 ‘영원한 삶’에 집착하는가? 유이는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았던 여성이다. 살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 조직의 위협을 받았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사람이 함부로 나의 의지를 침범할 수 없는,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후유츠키에게 말한, ‘인류 멸망이 간단한 세상’이 아니라, ‘누구도 나를 함부로 죽일 수 없는 세상’을 원했던 것 같다.
기획 단계의 겐도우
여기서 잠깐 겐도우 얘기를 하고 가자. 그는 어떤 보완을 원했나? 그는 도통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사랑할 의지도 없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미움 받는 것에 익숙한 남자라, 그런 자신에게 마음을 연 유이라는 여성은, 그에게 있어 단 하나의 천국이었다. 그래서 힘이 들면 언제나 그녀에게로 도망을 쳤던 것이다. 사실 겐도우의 본래 성인 로쿠분기는 ‘육분의(바다에서 배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관측 도구)’라는 뜻으로, 이카리 유이, 즉 ‘단 하나의 닻’에 장착한 이후로 영원히 머무르려 하는 그의 마음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다른 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남편의 그런 폐쇄적인 성격을 걱정한 유이는 아마 미래에 다시 그와 만나 직접 마음의 보완을 이루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따라서 유이의 희생은 결국, 겐도우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3년 만에 만난 아들을 보는 아빠의 시선
그러나 겐도우는 아내의 깊은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아들에 대한 처사이다. 그는 정말 신지를 미워하는 걸까? 나는 최소한, 겐도우 역시 처음엔 보통의 아버지와 같이 신지를 사랑했을 거라 믿는다. 당장 신지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준 사람이 바로 겐도우 아니었던가. 그러나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인 유이가, 자신을 두고 후에 아들이 타게 될 초호기 안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그는 두렵기 시작했다. 그 두려움은 곧 신지에 대한 애꿎은 미움의 발로가 된다. 사랑하는 아내가 나를 버린 채 신지를 택하는 것은, 아무리 아들이라도 양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그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그녀가 자신을 버릴 수 없는 위치에 서고자, 그녀가 이브가 되겠다면 억지로 아담이 되어서라도 그녀 옆에 서고 싶었던 게다. 그 원대한 꿈을 핑계로, 신지 또한 자신과 같이 마음 구석에 보완의 욕구를 남겨 두길 바랐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은 물론 아내의 사랑도 진심으로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식에 대한 애정 표현도 그 수준에서 머물렀던 것이다.
다시 코어 실험 현장으로 가자. 유이는 도대체 왜, 신지를 코어 실험 현장에 데리고 온 것일까? 인류의 밝은 미래를 보인다는 넉살 좋은 핑계가 있어도, 그 광경은 신지에게 다만 큰 트라우마를 주었을 뿐이며, 그의 어두운 성격 형성에 큰 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성 강한 유이가 그 위험을 몰랐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신지에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이려 했던 것은 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짜 이유가 있었다는 소리다.
아마 유이는 신지가, 엄마는 초호기 안에 담겨 있단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 다른 말로, 하나 뿐인 아들에게, 너는 엄마 없는 아이가 아니며, 나는 언제나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넌지시, 전하려 했던 것 같다. 유이 본인의 의지가 초호기 안에 남아 있을 거란 사실을, 신지에게 직접 말할 순 없었다. 가장 중요하게는 제레가 알면 안 되었다. 그러니 유이는 신지 스스로, 언젠가 이 안에 담긴 엄마를 찾아 주길 간절히 원했던 게 아닐까 싶다. 결국 이 날의 실험은, 유이에게 있어 아들 신지와의 말 없는 약속이기도 했다. 실제로 유이는 신지가 제3도쿄에 온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엄마의 ‘따스함’을 가르쳐 주려고 했다.
신지 "엄마…?!"
유이가 파일럿이나 더미 없이 초호기를 움직인 경우가 두 번 있었다(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한 번은 엔드 오브 에바에서 베이클라이트를 뚫고 신지와 함께 의식 장소로 향했을 때. 그 땐 신지가 엄마의 존재를 명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초호기가 움직인 즉시 그게 엄마의 의지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 번의 경우인 1화의 사건 때는 상황이 좀 달랐다. 유이는 혼자 힘으로 초호기를 움직여 신지를 구했으나, 그 때의 신지는 그 거대한 로봇 안에 엄마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을 테다.
그런데 레이를 품에 안고 망설이던 신지가 잠깐 초호기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자세히 살피면 에바의 눈에 조용히 불이 켜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엄마가 따뜻한 목소리로 ‘원하는 대로 하렴.’이라 다독이는 느낌이다. 신지가 마음을 돌려 초호기에 타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그 ‘눈빛’이, 신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당시의 신지도 이미 ‘심층적’으로는, 엄마를 지각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이 "이제 괜찮니?"
신지가 초호기 안에 유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게 된 계기는 16화에서 나왔다. 그가 죽음에 이르기 직전, 신지는 꿈을 꾸는 듯이 초호기 속 엄마와 만날 수 있게 된다. 어린 신지의 모습, 그리고 그 앞에 선 어머니 유이. 신지가 두 손에 사탕 비슷한 것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뭐라고 말하는 장면을 주목하라. 흑백 처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있는 구슬이 붉은 이유는 의도적인 강조 연출이겠다. 나는 저 동그란 구슬이, 초호기의 코어, 즉 유이의 존재를 상징하는 것이라 봤다. 마치 신지는 지금, 엄마와 노는 어린 신지의 모습이 되어 “봐요 엄마, 내가 드디어 엄마를 찾았어!”라 기쁘게 외치는 것 같지 않은가. 그리고 유이의 대답.
"그래…다행이구나…."
BGM Opening of Dream (Piano, Leave it to Version)
신지를 위해, 그녀는 초호기에 남았다. 커다란 재앙이 지구를 휩쓸었고, 지구의 멸망은 또 다시 가까워 오고 있다. 남은 사람들은 살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 죽을 위기에 놓여 있었다. 에반게리온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현실의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다. 제레의 경우 사이비 종교라고 부르면 딱 좋을, 속죄 의식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유이는 반대로, 살기 위해 움직였다. 유이는 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본인이 옳다고 믿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천국이 될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유이의 궁극적인 목적, 진정한 유이 타입의 보완이다.
신지 "하지만 엄마는…엄마는 어떡하실 거예요?"
그리고 유이는, 인류라는 존재를 부끄럽게 여기는 제레에 반하여, 인류가 살았다는 ‘자랑스러운 증거’를 남기기 위해, 우주에 영원히 남을 것을 결심했다. 제레의 속죄가 감히 지울 수 없는 영원한 ‘흉터’를 새기고 싶어서, 외로움을 각오하고 그녀는 코어 실험에 임했던 게다. 마지막에 신지는 인류의 보완을 거부하고, 에반게리온 안이 아닌, 세상 바깥에서 살 것을 원했다. 확실히 신지는 유이를 꼭 닮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시에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제법 강단이 있었다. 유이는 그런 아들이 진작 성장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의 뜻을 존중하기로 한다. 사실 솔직한 욕심으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아니 최소한 신지하고만은, 함께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어머니도, 아들의 성숙과 독립을 말릴 수 없는 법이다.
후유츠키 "인간이 신을 모방해 에바를 만든다. 우리의 진정한 목적이 그것인가?"
유이 "네, 사람은 이 별에서만 살 수 있지요. 하지만, 에바는 무한히 살 수 있습니다.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의 마음과 함께."
"설령 50억 년이 지나도, 이 지구도 달도, 태양마저 사라져도 남을 거예요.
…단 혼자라도, 살아갈 수 있어요."
"…굉장히 쓸쓸해도, 살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유이는 아들과 작별의 시간을 갖는다. 살고자 하는 의지. 직접 그 상징이 되겠다던, 오래 전 스스로와 했던 숭고한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다. 신지를 정말 사랑하지만, 굉장히 보고 싶을 테지만, 아들은 어느 사이 저렇게 커서는 엄마 품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그러니까, 이제 괜찮은 거다. 정말로.
유이 "이제…괜찮은 거지?"
"안녕히 계세요, 엄마."
[에반게리온] 33. 보완에 이르는 길/에서 계속.
또 모레, 토요일 늦은 밤에 33편 들고 오겠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
"난 죄 투성이가 되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세계가 되길 바라네." 이해하기 힘든 에반게리온이라는 내용에서... 저 한마디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솔직한 마음.. 그리고 에반게리온 이란 작품에 바라는....대사였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말이죠. 아무쪼록 저 대사는 저 개인적에게는 명대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엄교수님.... 다음편을 기대하겠습니다.
요즘 일본 서브컬쳐물에 관한 의견에 대해선 동감입니다만, 제레의 사고방식을 단지 유아기적인 꼴통적인 사고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좀 그렇군요. 제레의 사고방식도 놀랍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합리성이 존재합니다. 인간이 성숙해도 자신이 죄를 짓고 살고 있지 않은가하는 어느 정도 한 번씩은 생각해볼만한 것을 너무 깊게 들어간 게 제레의 패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죄라는 것은 생각했던만큼 더러운 것이 아닙니다.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심도 있게 다루죠. 죄는 모든 살아있는 것의 어두운 면이 아니라 특성 중 하나라고. 그렇다면 이 것을 모두 없애고 깨끗한 상태로 시작하느냐 혹은 이것들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느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가 바라는 완전한 세계가 아니라면 파괴해버리겠다!"는 유아기적인 사고방식이 개인차원으로 구현되면 꼴통이 태어나고, 사회나 국가차원으로 구현되면 파시즘과 대량학살이 태어나지요. 제레의 중2병적인 주장에 대비되는, 후유츠키 교수의 '죄투성이가 되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세계'를 바란다는 말이 참 묵직합니다. 근데 정작 요즘 인기를 끄는 일본 서브컬쳐물들은 제레 노인들의 사고방식을 더 따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려던 말도 '죄' 또한 인간의 조건들 중 하나고, 그걸 억지로 정죄하려고 들다가는 비극이 펼쳐진다는 겁니다. 죄가 있으니 다 죽어야 한다는 제레같은 사고방식은 딱 더도말고 덜도말고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랑 똑같죠 억지로 죄를 없애고 깨끗한 상태로 시작하느냐, 아니면 짊어지고 나아가느냐는 차이가 없는게 아니라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또 모레, 토요일 늦은 밤에 33편 들고 오겠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
선추천 후감상
다시 보완편이라니....이것은 루프인가!!!!
글 구성 갖고 노는 재미가 있죠. ㅋㅋㅋ
논문은 교수님께^^
"난 죄 투성이가 되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세계가 되길 바라네." 이해하기 힘든 에반게리온이라는 내용에서... 저 한마디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솔직한 마음.. 그리고 에반게리온 이란 작품에 바라는....대사였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말이죠. 아무쪼록 저 대사는 저 개인적에게는 명대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엄교수님.... 다음편을 기대하겠습니다.
저 역시 저 대사는 에반게리온의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후유츠키와 겐도우가 원했던 것도 다른 것이었군요
최근에 가이낙스의 다른작품인 톱을 노려라2를 봣는데 이대사에서 톱2에서도 지구를 날려 인류를 존속하려는 의지가 똑같아 보이더군요
엄디저트님의 글을 계기로 에반게리온 tv,극장판들을 모조리 정주행하고있습니다.
항상 봐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와 근데 앤드오브에바까지 봤는데 진심 보는내내 내가 정신병자가 되는 기분입니다.
생각해보니 이카리 유이는 거의 해리포터의 덤블도어급의 흑막이네 ㄷㄷ
그 기분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ㅋㅋ 힐링, 힐링!
선추천!
으아아 닥치고 추천 ㅋ
ㅋㅋㅋ 아직 3달도 채 안 됐어요! ㅋㅋㅋ
"내가 바라는 완전한 세계가 아니라면 파괴해버리겠다!"는 유아기적인 사고방식이 개인차원으로 구현되면 꼴통이 태어나고, 사회나 국가차원으로 구현되면 파시즘과 대량학살이 태어나지요. 제레의 중2병적인 주장에 대비되는, 후유츠키 교수의 '죄투성이가 되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세계'를 바란다는 말이 참 묵직합니다. 근데 정작 요즘 인기를 끄는 일본 서브컬쳐물들은 제레 노인들의 사고방식을 더 따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사람이란 게 힘이 들면 괜히 다른 방식으로 사고를 돌려 버리는 경향이 있죠. 특히 여유가 많은 삶을 사는 사람일 경우 오히려 더 괴상한 길을 제시하는 느낌이...어떤 상황이 되어도 내가 가진 가치관은 흔들리지 말자, 아주 실현하기 어려운 저의 인생 목표이기도 합니다. ㅎㅎ
요즘 일본 서브컬쳐물에 관한 의견에 대해선 동감입니다만, 제레의 사고방식을 단지 유아기적인 꼴통적인 사고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좀 그렇군요. 제레의 사고방식도 놀랍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합리성이 존재합니다. 인간이 성숙해도 자신이 죄를 짓고 살고 있지 않은가하는 어느 정도 한 번씩은 생각해볼만한 것을 너무 깊게 들어간 게 제레의 패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죄라는 것은 생각했던만큼 더러운 것이 아닙니다.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심도 있게 다루죠. 죄는 모든 살아있는 것의 어두운 면이 아니라 특성 중 하나라고. 그렇다면 이 것을 모두 없애고 깨끗한 상태로 시작하느냐 혹은 이것들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느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제레나 유이 모두 깨끗하고도 아름다운 미래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제레는 수단이 잘못되었지만... 피를 마시는 새에서도 보면 결국 황제도 엘시도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결말을 보여주죠. 정말이지 겐도우에게 유이는 너무 과분한 여자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공감합니다. 좋은 댓글 정말 감사해요.
그러니까 제가 하려던 말도 '죄' 또한 인간의 조건들 중 하나고, 그걸 억지로 정죄하려고 들다가는 비극이 펼쳐진다는 겁니다. 죄가 있으니 다 죽어야 한다는 제레같은 사고방식은 딱 더도말고 덜도말고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랑 똑같죠 억지로 죄를 없애고 깨끗한 상태로 시작하느냐, 아니면 짊어지고 나아가느냐는 차이가 없는게 아니라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88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제레가 한건 말 그대로 인류의 역사를 리셋시키겟다는 리셋증후군에 다름 아니죠. 우익들의 역사왜곡과 마찬가지 입니다. 유이처럼 좋은거 싫은거 다 기억하겠다가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죠.
신극장판은 파까지 봣는데 티비판은 건드릴 엄두가 도저히 안나네요ㅠㅠ 항상 잘보고잇습니다 시간나면 티비판도 한번 봐야될거같아요
그렇군요. 자기 전에 한 편 한 편 봐 보세요. 보면서 악몽도 좀 꾸고 욕도 좀 하고 그러면서 정을 붙이시면...(?)
개인적으로 역대 엄디저트님 글중에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극장판의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Q에서 보여준 유이에 관한 여러가지 설정이나 연출들이 구판의 유이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서 그렇게 보여주는건지 니들이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노골적으로 표현해주마!! 라고 해서 그렇게 보여주는건지 항상 궁금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약간은 전자로 마음이 움직이는데 과연 신극장판의 진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내가 또다시 안노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건지 아닌지 한번 더 확인해보려면 빨리 4월이 오라고!!!!!!!!!
안도도 나이가 먹어서 조금 친절해 진거 일수도....
감사합니다. 이 글은 사실 굉장히 오래 전에 시작해서 꾸준히 다듬었던 부분입니다. 유이의 진실에 대해 고찰한 글은 거의 없어 저의 사견을 가장 많이 포함한 부분이기도 하니 주의하세요. ^^
저도 항상 궁금했는데 오히려 저는 후자쪽으로 더 맘이 기우네요.
(사실 저도.)
근데 가만보면 신극장판에 수많은 장면들이 구판에 비해 엄청나게 친절하게 묘사되어있어서 아무래도 저도 후자쪽이 아닐까 싶은...
보완에 이르는 길이면 보완과정에 대해서 말하시려나? 힘내세요 엄디저트님!!
보완에 '이르는 길'! 감사합니다. ^^
유이가 어찌보면 흑막이였다는 점은 신 극장판 Q에서 추가된 설정인줄 알았는데 구판에서도 흑막 이였다는 점을 엄교수님 글을 통해서 알았네요. 엄 교수님 글을 읽으니 Q에서 안도가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 이해가 되군요. Q에서 이카리 유이 아줌마에 대한 새로운 떡밥이 나타나서 물어보고 싶으나 엄 교수님이 아직 Q를 보시지 않았기 때문에 질문을 드릴수가 없군요. 신극장판이나 구판이나 떡밥 해결의 열쇠는 레이와 유이 이 두사람이라는 점은 확실한거 같습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뭐, 꼭 '흑'막이라고 표현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아무튼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실 에반게리온의 핵심을 다루는 요소에서 가장 중요한게 이카리 유이의 존재지요 ㅎ 그런데 워낙 선역도 악역도 아닌듯 은연중 숨어있는 존재로 표현이 되서 그 중요성을 놓치기 쉬운 TV판이었습니다...이번 신극장판에서는 아무래도 서로의 보완계획에 대한 맞물림과 엊갈림을 최대한 배제한 대신 유이와 겐도의 계획쪽에 무게를 두고있는듯한데 그걸 예측하는게 또 새로운 재미겠지요 ㅎㅎ
신극장판의 하나 눈여겨 볼거는 겐도가 이번에는 유이의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가도 중요하겠네요
맞아요, 중요한 감상 포인트죠. ㅋㅋㅋ 저는 겐도우 자체도 조금은 다른 것 같아서!
사실상 겐도가 유이의 계획을 알고있느냐보다, 유이의 계획 자체가 구판과 같은 맥락인가를 의심해봐야할듯하네요..
선 댓글 추천 후 감상
엄디저트님의 뇌를 같이 보완하고 싶습니다!
팡 터지겠네요.
드디어 엄선생님에게 얀데레 히로인이 생겻군요 ㅊㅊ
아 이게 바로 그...와우. 와우.
선추천 후댓글 후후감상
정말 이글을 보고 나니 이카리 겐도우의 페르소나가 전부 깨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에반게리온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혼란스러운 스토리로 다가오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카리 겐도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란 태도죠. 근데 정확하게는 모든 것을 알고 또한 그것을 사랑하려고 했던 것은 그의 아내 유이이고 이카리 겐도우는 단지 그런 그녀를 전부 이해하지 못하고 하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녀의 온기만을 원하는 어리광쟁이라니... 혼란스러울만도 하겠습니다. 또다시 질문이요~ 그렇다면 유이의 진정한 목적은 모든 인류가 하나의 생명체, 에바(혹은 신)이 되어 이 우주를 영원히 살아간다는 것입니까?
유이의 개인적인 욕망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 인류중에서도 자신의 아들인 신지가 초호기 안에서 영생을 사는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목적은 가족 사랑의 특별한 형태라 보는 게 맞겠고, 이미 앞선 인류 보완 계획 파트에서 유이의 오리지널 타입 보완을 '인류 단일화'라 설명했죠. 릴리스 베이스 에반게리온은 초호기 하나이고, 그걸 새로운 인류라고 표현하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모든 인류의 영혼을 한 곳에 모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태초에는, '릴리스 베이스인 인간 다 없애고 새로 시작해!'라는 제레의 계획에 반하기 위해 '릴리스 베이스인 채로 살겠어!'라는 목표이며, 그것을 위해 제레가 함부로 죽일 수 없는 에반게리온 초호기를 그 방주로 삼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
그래서 모든 인류를 없애자라고 생각했던 제레의 계획에 신지라는 인류가 끼어들어 버린 모순이 생긴거군요. 솔직히 이런 다른 계획들을 단순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 에반게리온 작품 내에 존재했다면 얼마나 좋았었을까요? 아 그러면 엄디저트님의 글을 못 읽었으려나...
친절하게 작품내의 설명을 해주는거나 다름없는 캐릭터가 존재했다면 그것도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감상하는 우리들이 다양한 생각과 해석을 해볼수있는 찬스를 작품이 스스로 일방통행으로 만들어버리는 셈이니 좋은 선택은 아니었겠죠 ㅎ 그렇기에 감독 역시 작품의 내용 해석에 대해 특별히 코멘트하지않는것이겠고....
에바코믹스13권 마지막에는 신지의 회상으로 유이가 눈을 보여주고 싶다고했는데 갑자기 그대사가 이렇게 애절하게 보일줄은...
사다모토의 감성이란...b
한때 아스카밖에 눈에 안들어오던 시절에는 엔드 오브 에바의 저 장면을 보고 "빨리 며느리를 구하러 가라고!! 이 못난 아들놈아~~"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유이는 레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겠지만 아스카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도 없었을까요??
글쎄요, 사실 엔드 오브 에바에서 베이클라이트를 뚫는 시점을 바탕으로 다룰 수 있는 관련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원래 이 본문에 있었으나 좀 주제가 안 맞는 것 같아 뺐는데, 다른 편에서 넣을까 생각을 좀...'어째서 굳이 아스카가 죽은 이후 움직였나'에 대한 문제입니다. 오히려 말씀하신 맥락과 반대의 의미가 되겠네요.
인류가 기존의 육체를 버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설정은 1950년대에 나온 SF소설 유년기의 끝에서도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 소설에서는 인류가 다음단계로 진화하기 전에 서로 싸우다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버로드라는 존재들이 지구에 찾아온다는 설정이었는데, 에반게리온은 반대로 인류들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고 인류보완계획을 만들었죠. 그래서 아마 네르프의 전신인 게히른도 "인공진화 연구소"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것을 추구하는 목적은 유이도, 겐도도, 제레도 다 달랐던 모양이지만요. 하지만 인류가 육체를 버리고 다른 존재가 되는 유년기의 끝과는 달리 에반게리온은 신지의 선택으로 보완계획을 뒤엎어버리는 걸 봐서는 안노는 저런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모양입니다. 실제로 성명문에서도 타인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에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구요. 신극장판에선 과연 어떻게 표현할 지 기대되네요. 스포일러 글을 보니 Q에서 유이에 대한 이야기가 좀 나오는거 같은데..빨리 개봉해주세요 현기증난단 말이에요ㅠㅠ
오늘도 좋은 감상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따지자면 안노와 비슷한 시각이겠네요.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야죠. 저도 Q 좀 빨리 극장에서 보고 싶습니다. ㅠ.ㅠ 어휴. ㅠ.ㅠ
안노씨가 삥 둘러서 말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만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하는 세계에서 살아야 한다인가요?
더 정확히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바로 그런 세계라는 점이며, 따라서 다들 힘든 일이 있어도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 보자, 뭐 이런 게 아니겠습니까? ㅎㅎ
아들을 위해 에반게리온의 일부가 되다니... 엄마의 사랑은 정말 위대하군요!! 그나저나 유이가 말한 겐도의 귀여움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ㅋㅋㅋㅋ
뭐 계에에에에-속(한 13년?) 보고 있으니 귀여운 것도 같고 말입니다. 모르겠네요.
뭐 의처증이 다분한 모양이니 유이에게만큼은 귀여운짓을 꽤 했겠죠 ㅎㅎ
폭주하는 초호기를 보면서 유이의 아들사랑이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엄교수님 글을 읽으면서 따뜻한 유이를 느낄수있어서 좋았습니다ㅎㅎ 언제나 글 감사하게 읽고있습니다
무섭죠 진짜 ㅋㅋㅋ 갈빗대를 막 뜯고 코어를 막 우적 우적 뜯고 씹고(...)
ㅊㅊ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은 왠지 중2병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싫어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엄디저트님의 리뷰를 몇번 읽으니 어떤 작품이든 멋진 구석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존중할 만한 나름의 가치가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엄디저트님의 리뷰도요~
굉장히 감사한 댓글입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 그리고 그 리뷰, 조금이라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중2병스럽다기보단 실제로 중2병을 다루고있는 이야기니까요 ㅎㅎ
진짜 맞네요.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재밌게 봤습니다^^ 그동안 에반게리온의 각자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이야기는 유이&후유츠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에반게리온의 핵심을 다루는것과 다름없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네요. 과연, 후유츠키가 왜 겐도 옆에서 조력하고있었나 싶었는데 단순히 이념문제만이 아닌 유이때문이었군요. 정확히는 겐도의 편이라기보단 유이의 편이 맞겠네요. 신극장판에서 역시 그 역할은 바뀌지않다 못해 더 가혹해진것같고... 처음엔 유이가 단순히 자신의 이념을 이루기위해 모든걸 계산하고 계획적으로 죽은 굉장히 신화같은 인물로 생각됬었는데 역시 그 과정엔 인간적인 배경과 정치적인 어둠도 존재하고있었네요.. 에반게리온의 인물들이 생각하는 보완계획은 하나같이 다른 인류의 의사를 묻지않기에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매우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행실같지만 저쪽 세계관의 배경을 생각해본다면 이해 못할것도 없다고 봅니다. 사실상 세상의 종말을 한번 겪었고, 심지어 사해문서나 아담, 릴리스같은 그 세계에서 실존하는 신의 증거를 발견했으니.... 못할게 뭐가있을까요.. 이건 현실로 따지면 조물주가 실제로 계셨고 세상이 확실히 멸망한다는 예언서와 도구를 발견한 셈인데, 현실에서 과거에 종교가 비슷한 메시지를 인용해서 어떤 일을 벌였던지 생각해본다면 종교가 위의 사항들이 실존했을때 현실판 제레가 되지말라는 법도 없다고 봅니다. 제레가 하는 일이 정당하다는것은 아니지만 납득은 갈만한 행보들이라는 것. 결국 에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우리 입장에서 생각할게 아니라 극중의 인물들이 처해져있는 배경을 인식하고 이해해야 그들의 인격이나 행실, 생각들이 좀 더 공감이 가지않을까 싶네요.(감상 포인트중 하나라는 소리) 결국 인간은 신지가 선택했듯 사람답게, 서로에게 상처주고 힘들어도 이해하며 살아가는것에 중점을 둬야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것이 한계에 다다랐을때, 고슴도치의 가시를 잘라 고슴도치 본연의 모습을 잃더라도 "강제로" 서로 이해할수있는 길이 있다면 전 그 길에 손을 들어주고싶네요...이건 뭐... 저 역시 많이 닫혀있으니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는거겠지만... 어쨋든 오늘도 재밌었고 따로 다루진않았지만 후유츠키에 대한 이야기 역시 충분히 나온것같아서 좋습니다^^ 유이의 가슴을 바라보던 그 모습은 역시 예상했던 부분이 맞는가보네요... 흑..짝사랑..참 힘든건데 ㅠㅠ
케젠님 혹시 저 때문에 댓글 스트레스 받으시면 안 됩니다. 매번 이렇게 길고 좋은 댓글 주시면 저야 너무나 감사드릴 일이긴 하나 괜히 제가 숙제 아닌 숙제를 드리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되네요. ㅠ.ㅠ 아무튼 그 정도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유이 이야기는 반드시 짚을 부분이었고, 사실 후유츠키는 생각했던 것에 비해선 좀 더 비중을 뒀습니다. 어차피 저만 아는 사실이 있는 건 아니니 서사를 다룬다는 느낌으로. 저번에 케젠님께서 후유츠키 얘기도 하지 않을까, 하신 댓글도 생각이 났고. ㅎㅎ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반게리온의 주제라고 불러도 좋을 내용이 담긴 글이라 개인적으로는 정말 열심히 쓴 파트였어요. 티는 안 나네요. 허허. ㅋㅋ 에반게리온을 감상하고 또 이렇게 해석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에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모든 캐릭터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가며 정이 간다’는 점. 물론 겐도우가 조금 걸리긴 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ㅋㅋ 귀엽대잖아요 유이가. 저는 사실 고슴도치는 고슴도치인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케젠님 말씀도 물론 납득이 갑니다. 어느 하나가 답인 게 아니라 정말 개인의 취향 차이고, 그래서 에반게리온도 유이와 신지 중 누가 옳은지 명시해 놓지 않았죠. 둘 다 답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류를 손에 놓고 사이비를 논한 제레는 납득은 할 수 있되 연출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해해 준 것 같진 않네요. 저 역시 그렇고.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 사랑이 라온이도 잘 자라! ㅎㅎ
글 하나 따로 쓰셔도 되겠네요~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에서 가장 힘든 것이 상처입기를 각오하고 자신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마냥 자신을 열어보였다간 서로 상처만 입겠죠. 그래서 A.T필드란게 필요한게 아닐지요.
스트레스 받진않습니다 ㅎㅎ 의무적인것도 아니구요 ^^ 저 스스로가 말하는데 엄디저트님처럼 정리를 못하는바람에 항상 뭔 글을 적어도 길어져버릴뿐 ㅠㅠ 정리가 안되니 그냥 머릿속에 생각하고있던걸 있는 그대로 다 털어버리자며 줄줄 적어버리거든요 ㅋㅋ 빌어먹을 루리웹 덧글칸이 좁아 터진통에 적고나서 등록 눌러보면 엄청난 텍스트에 저 역시 한숨만 나오고 ㅋㅋ 그저 글을 보고 느낀 그대로를 적은것이니 부담가지지않으셔도 됩니다^^; 주제에 오지랎은 넓어서 남에 덧글들도 하나하나 읽고 그냥 못지나치거든요;; 흔히 말하는 키보드 워리어죠 ㅋㅋ
이런 성격덕분에 반동갤(반려동물게시판)에서도 의견대립을 자주하게되는 편이고... 어찌보면 신지놈 처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엔 강박적일 정도로 밀고나가는 편이라; 요즘엔 (제 입장에서)계륵이 되어보고자 최대한 경청하고 감상자의 입장을 고수하려 노력중입니다 ㅠㅠ 그나마 엄디저트님 글이 제가 돌아다니는곳중 가장 길게 하고픈말 다 하는....
그렇다면 케젠님은 키워드 의적이신 겁니다. ㅋㅋㅋ 워리어도 급이 있죠. ㅋㅋㅋ 항상 좋은 생각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ㅠ.ㅠ 케젠님 최고!
첨엔 엄마를 잃은 줄 알고 "멘붕" 상태였다가, 나중에 엄마가 에바안에 있다는 걸 깨닫고는 에바를 타지만 후에 겪는 트라우마 덕에 또 못 타게 되고.... 에바 내용보면 신지의 멘붕->치유->멘붕->치유... 를 계속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_=; (아니... 이제 신지는 그만 좀 놓아주면 안 되는건가?) 아무튼 리뷰 잘 봤습니다. 다음 리뷰 기대할게요 ㅇㅅㅇ/
그래도 끝은 치유인 것 같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모레 또 봅시다!
유이의 의도에 대해서만 다룬 에반게리온 관련 리뷰는 정말 엄디저트님의 글이 처음인 것 같네요. 워낙 베일에 싸인 캐릭터다 보니 아무래도 유이에 대해 논할 때는 근거보다 추론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모호한 점이 결과적으로는 그녀의 클론인 레이의 신비성을 더 강화시켜주는 것 같구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영겁의 세월을 혼자 살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유이에 대해서는 이해는 하되 공감은 역시 못할 것 같습니다. 보면 얌전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전혀 그런 성품이 아니었죠. 모성본능이 '본능'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를 절절하게 알려주는 초호기 폭주 때의 악마 같은 모습도 그렇고, 보면 은근 짐승녀 타입이 아닐까... ...마리인가.. 다만 유이가 겐도를 어떻게 생각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 전 유이가 분명 겐도를 사랑했긴 했겠지만, 절대로 신지만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드 임팩트 때도 보면 후유츠키에게 나타나는 유이의 모습보다 겐도에게 나타나는 유이가 스킨십도 없고 웃으면서도 단호한 어조 등등 훨씬 냉정해 보였죠. 사실 겐도가 나오코-리츠코 모녀한테 한 짓이나 레이한테 집착하는 거나 그런 주제에 결국 2대 레이 자폭하게 내버려 둔 거나 뭣보다 아들인 신지에게 하는 짓들을 보면 제가 유이라도 아니 저 남편새끼가.... 소리가 나올 것 같긴 합니다만... 아니면 사랑하긴 사랑했으되 전적으로 신뢰할 상대는 아니었다 판단했거나요. 정말 '믿었다면' 모든 사실을 후유츠키가 아닌 겐도에게도 다 말해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 건 결국 유이는 겐도의 한계 또한 명확하게 알고 있었단 소리겠지요. 유이에게 푹 빠진 겐도가 유이의 진심을 꿰뚫지 못했다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겐도 옹호를 조금 하자면, 대개 심리적으로 볼 때 아내는 남편보다 자식이 우선시된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반찬거리만 해도 남편 좋아하는 것보다 애들 좋아하는 게 우선인 게 엄마 마음...;;; 실제로 아이가 생긴 후 남편이 아내한테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가정이 뭐든 아이 위주로만 돌아간다는 점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겐도가 신지에게 유이를 빼앗겼다 여기는 심정도 아예 지레짐작이나 근거가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절대, 절대로 이해는 못해주겠지만요.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신지의 가장 큰 불행은 나이를 헛먹은 아버지를 뒀다는 점이 아닌가 싶어요. 매번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다음 글이 또 모레 만이라니, 요새 글 텀이 짧아지셨는데 이런 고퀄리티 글을 모레만에 올리실 수 있다는 건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유이가 레이와 닮은 구석도 많고, 그 말은 둘 다, 모호한 채로 두는 게 연출 의도에는 더 맞는 감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유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모성일 테고, 그러니 다른 사항들은 어쩌면 사족이죠. 하지만 애초에 제 리뷰 의도가 그런 게 아니고, 제 글을 보시는 분들이 바라는 부분도 다른 데 있는 만큼, 이런 진행 방식, 어쩔 수 없네요. ㅎㅎ 사실 유이에 대해선 제 경우, 이해하거나 공감할 범위가 아닌 게, 정말 한 사람의 마음을 담은 육체가 영원히 산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절대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지 않은데, 또 생각해 보면, 어차피 혼자 우주에 있다면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죠.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면 참 미묘하단 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영겁이란 시간은 어떻게 보면 ‘순간’과도 같지 않을까요. 어떻든, 용감한 여인입니다.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여 우주 차원에서 유지한다는 건 일단 얕은 시각에서 보면 참 멋진 것 같긴 해요. ㅋㅋ 유이가 겐도우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사실 저도 참 의문이 가는 부분입니다. 사실 많은 부모가 내리 사랑이라고 그러죠. 아무래도 자식에게 좀 더 마음이 갈 텐데 겐도우는 좀 특이 타입이었고. 두 사람의 진짜 관계가 가장 궁금한데 작품은 의도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관련 묘사를 피하고 있죠. 두 사람 대화보다, 오히려 겐도-후유츠키, 유이-후유츠키 장면이 더 많았으니 말 다 했습니다. ㅎㅎ 제 글 올리는 방식이 그 날 쓰고 그 날 올리는 게 아니라서 아마 좀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자료 정리, 넣을 내용 구성, 본문 쓰기, 다듬기, 당일에 그림 배치 및 완성, 이런 단계로 하루에 한 번에 다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글을 함께 구성하는 덕분에 사실 올리는 텀은 저 개인에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그럼에도 이번 주에 3개를 올리는 것은 다음 텀에 대한 말 없는 암시...일 수도? ㅋㅋ 오늘도 좋은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
흠... 전 유이가 인류보완을 원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지금의 인류의 미래를 원하지 않았나 생각해서 이 부분은 엄디저트 님과 생각이 다르지만... 이에 대해선 굳이 길게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그냥 생각이 다르다 정도로 여겨주세요. 다만, 그래서 코믹스판에서 유이가 신지와 그 세대의 아이들을 위해 가는 거라 말하는 것이 숭고하게 들리더군요. 그나저나 코믹스판에서의 후유츠키는 분명 유이의 진의에 대해 겐도에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애니판의 경우 엔드 오브 에바 초반의 저 대사 때문에 겐도도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엄디저트 님 말씀대로라면 결국 겐도 본인에 한해서는 코믹스판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셈이로군요. 차이가 있다면 이에 대한 후유츠키의 본심 정도... 그리고 유이가 당시 제레에 의해 상당히 쫓기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건 그렇고 겐도가 남극에서 후유츠키에게 유이가 만든 카드를 줬을 당시... 인간적으로 보면 분명 이 때의 겐도가 가장 바람직했을 때였는데 해괴하게도 이 얼굴이 더 얄밉게 보이더군요. 누가 한 대 쳐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저도 당시의 겐도는 정말 얄밉고 한대 쳐주고싶었습니다. 특히나 그 카드를 준게 후유츠키였기에 더더욱.
말투 하며 ㅋㅋㅋ 어휴, 후유츠키에겐 정말 가슴 아픈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ㅠㅠ 그리고 스펜터님이 지적하신 대로 유이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할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건 물론 아닌데, 그냥 제 판단에선 독단적으로 이런 결론이 나왔네요. 어느 한 쪽이 틀린 생각인 건 아닐 거라 믿습니다. ㅎㅎ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두번 보고 댓글 두번 남기게 만드는 리뷰네요. 다시 보니 예전에 쓰셨던 글들과 비교해서 엄디저트님의 주관이 좀더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 글인 듯해서 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유이가 생각했던 살고자하는 의지가 만든 천국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유이가 후유츠키에게 제출했던 레포트 내용이 진심으로 궁금해집니다. 사실 세상에 명쾌한 답이란 건 없겠지만... 그걸 궁금해 할 수 있게끔 생겨먹었으니까요 저희들은ㅎㅎ
음..개인적인 생각엔 유이가 생각하는 그 천국은 우리말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요?ㅎㅎ
헉 세상에 제가 깜빡하고 빼놓고 안써놓은 속담을 님이 써놓으셨네요... 혹시 초능력자?ㅎㅎㅎ
주관으로 뭉친 글이 아닐 수 없는 주제죠 ㅠ.ㅠ 항상 올리기 전에 아, 이 글에 사람들이 공감을 해 주실까, 하는 기대(내지 걱정) 수준에 따라 심장이 반응을 살짝 하거든요, 오늘은 좀 긴장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글 올리기 30초 전 그 느낌, 정말 아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ㅋㅋㅋ 아무튼 감사합니다. ^^ 유이의 천국에 대해선 저도 케젠님 말씀에 동의!
"어머, 삶의 의지만 있다면, 어떤 곳이든 천국이 될 수 있다구요. 살아 있기만 하면, 행복의 찬스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EOE마지막에도 나오는 이 대사를 너무 좋아하네요. 군을 제대를 하고 한동안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기에, 차마 해서는 안되는 생각까지 했던 저한테 저 대사가 그렇게 희망찬 대사로 들렸었네요. 지금보면 '살다보면 좋은날도 오겠지~'라는 매우 단순한 대사인데 말이죠.
에반게리온을 보고 우울하다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가만히 보고 나면 정말 많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흔히, 그런애니들을 '치유물'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당시 저에게는 에반게리온 특히, 극장판 EOE는 '치유물'이었네요. 그 후에 뒤늦게 에바빠가 되버렸죠;;
사실 정말로 우울할 때 EOE 보면 의외로 좋은 것 같아요. komm susser tod와 함께 모두 LCL이 될때는 정말 뭔가 기묘하게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 거기다 희망이라는 게 사실은 겉모습일 뿐이고 영원할 수 없으니 마음이란 언젠가 반드시 배신당하는 거지만, 그래도 그 순간의 기쁨은 진짜였으니까, 그래서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는 신지의 말은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에 대한 긍정이니까요.
에반게리온의 핵심 캐릭터중 하나인데도 워낙 나오는 비중이 적어서 큰 관심도 없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유이인데 이렇게 정리해놓으니까 좀 짠하네요.. 엄마의 사랑은 ㅠㅠ 대충대충 초호기에 유이가 들어있으니까 어쩌구 저쩌구 식으로 대충 때려맞추면서 봤었는데.. 그 초호기에 들어간 유이의 역할이나 의미가 확실해졌다고 할까요? 아무튼 매번 이것저것 알아가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짠하게 쓴 글, 짠하게 읽어 주셔서(ㅋㅋ) 감사합니다! 모레 또 봅시다.
등짝!! 아 이게 아니지 추천! 추천을 주자!! 선감상 덧글감상 후추천 고생 많으십니다! 나머지 글들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 좋은 꿈 꾸세요!
맙소사, 에바광팬 15년지기인 주제에(?) 1화에서 신지가 고개를 돌리는 사이 초호기 눈빛이 켜지는 것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ㅋㅋㅋ 안노, 당신이란 인간은 도대체...;;; 디테일 하나하나에 이렇게 섬세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사실에 이 철없는 30대초반은 에바에 대한 애정이 날로 상승세를 타고 있네요. 엄디저트님, 새삼스럽지만 감사합니다. ^^ 다음편도 힘내시길~!!!!
그 부분 주목해 주셨군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저 장면에 대한 발견이, 제가 이 연재 리뷰를 루리웹에 올리겠다고 결심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네요. 글 구성을 하기 가장 앞서 적었던 내용이 바로 1화에서 초호기 눈이 켜지는 연출이었거든요. ㅎㅎ 그런 점에서 특별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봅시다! ^^ 에바 팬 화이팅! ㅎㅎ
좀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방금 eoe 또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보완이 끝난후 해변가에서 신지는 대체왜 아스카의 목을 조른걸까요?...
그건 앞으로 남은 리뷰에서 따로 언급해주실겁니다 ㅎ
엄디저트님 오늘 글 정말 감동먹었습니다ㅠ. 유이라는 여성의 의지와 숭고한 신념,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구요. 보면 볼수록 보통 그릇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유이씨는. 인류가 살아왔던 과정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우주에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라... 초호기 안에서 그녀가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초호기 속에 남게 된다면 억겁의 시간을 홀로 우주를 떠돌며 살아가게 된다는건데 그 외로움을 견딜 각오를 한 사람의 인간이 했다는 것 자체가 공자, 부처 같은 성인의 반열에 올라간 인간 만이 할 수 있는거 아닙니까.... 제 안에서는 유이씨는 이미 성인이에요 ㅋㅋ 그건 그렇고 유이씨는 어느 의미로는 정말 잔인하군요. 자신의 육체의 일부를 겐도우에게 줬다는 것은 '더 이상 당신에게는 이 것밖에 줄수가 없군요 미안해요.'라는 무언의 메세지잖아요. 겐도는 그걸 알리가 없었고 레이를 유이 대신으로 보고 마음 한 구석에서 다시 유이를 만날 수 있다는 헛된 위로를 혼자 했다는 것인데..... 불쌍하긴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 쌤통이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아내의 사랑을 믿지 못해서 아내와 같은 위치에 올라가 억지로 그녀를 가지겠다라는 위험한 생각은 아마 겐도가 아무도 좋아해본적 없고 자기 자신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를 믿지 못해서 벌어진 사단이 아닌가 싶어요. 인정하기는 싫지만 겐도와 신지는 정말 많이 닮아있네요. 아내의 사랑을 믿지못하는 겐도라는 구절을 보고 아스카가 보완도중에 신지에게 했던 말이 떠오르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겐도가 진정한 의미로 유이를 사랑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중 유이를 갈구하는 겐도의 모습은 마음에 쏙든 장난감을 뺏기자 때를 쓰는 아이의 모습과도 겹쳐보였거든요. 유이의 깊은 뜻을 이해 못하고 집착하는 겐도의 모습은 유이를 좋아하고 소유하고 유이를 유일한 안식처로보고 기대고 싶은 낮은 경지의 사랑이기는 하나 유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놓아줄 수 있는 그런 성숙하고 높은 경지의 사랑은 아닌 것 같아요. 여러모로 완전 폐품 아저씨네요 겐도는... 사랑에 있어서도 폐품이냐... 엄디저트님 오늘 글 정말 감동먹었습니다. 유이라는 여성의 의지와 숭고한 신념,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보면 볼수록 보통 그릇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유이씨는. 인류가 살아왔던 과정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우주에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라... 초호기 안에서 그녀가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초호기 속에 남게 된다면 억겁의 시간을 홀로 우주를 떠돌며 살아가게 된다는건데 그 외로움을 견딜 각오를 한 사람의 인간이 했다는 것 자체가 공자, 부처 같은 성인의 반열에 올라간 인간 만이 할 수 있는거 아닙니까....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보완에 대해서 다뤄주실 것 같은데, 이제 엄디저트님의 글도 끝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게 느껴저서 아쉽네요ㅠㅠ.... 요즘에는 엄디저트님의 글과 여러 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새벽을 보내는게 하나의 큰낙이었거든요. 아쉽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 받아들여야겠죠... 쓰다보니 댓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네요;;; 으아;; 거의 3000자 가까이 ㅋㅋㅋ
제 글의 의도를 거의 정확히 짚어 주셨군요. 꼼꼼하게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같은 이유에서 유이가 좋고 대단하게 보이네요. 유이의 소박한 꿈, 가정을 이루어 주부가 되겠다던 그 희망이, 유이의 마지막 선택과 대비를 이루어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원대한 그녀의 뜻을 잘 조명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그녀가 바란 대로 진정한 인류의 어머니가 된 셈이겠네요. 그리고 동시에 말씀하신 대로 잔인한 여성이기도 하죠. 명석한 두뇌로 어쩌면 겐도우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수를 예측했던 것 같습니다. 각오는 했겠지만, 초호기 안에서 겐도우의 행위를 느끼며 유이가 실망도 참 많이 했을 것 같죠. 그래도 하나 있는 남편인데! 동시에 겐도우와 유이의 관계를 신지와 아스카와 연계하여 해석하신 부분도 정말 훌륭하십니다. 제 글이 미처 따로 다루지 못한 부분까지 아주 멋지게 잡아 주셨어요. ^_^)b 감사합니다. 겐도우의 유이에 대한 사랑을 장난감 뺏기지 않으려는 어린 아이의 마음에 비유한 건 정말로 감탄했습니다.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사랑이기도 하지만 전혀 성숙하지 않은 모습이죠. 결국 겐도우는 최종, 신지가 자신을 넘어 더 큰 어른이 되는 것을 허락하게 됩니다. 여러 의미로 참 안타까운 사랑이네요. 중간에 중복 부분이 있는데 왠지 그것도 댓글 열심히 써 주신 마음을 그대로 전하고 있어 잘 와 닿았습니다. 덕분에요. ㅎㅎㅎ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은 만큼, 더 많이 공 들인 글로 찾아 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