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은 무지 추웠는데 날이 풀려서 세쨋날 밤에는 꽤 포근한 날씨였죠.
와인 마시며 음악 들으며 별구경하면서 겨울캠핑의 꽃 캠프퐈이어를 하고 있었어요.
‘사사삭’
어디선가 사사삭 소리가 들렸어요.
숲속이라 해가 지면 완전 깜깜하기 때문에 손전등과 캠프파이어 불빛이 다 인 이곳에 … 무얼까?
‘사사삭’
꽤 날쌘 움직임인데 무게감은 적어서, 다람쥐나 아마딜로 정도? 밤이니까 다람쥐보단 아마딜로?이런 추측만 했죠..
소리나는 쪽으며 랜턴을 비추면 소리가 안나고 랜턴을 끄면 다시 ‘사사삭~’
아마딜로 정도면 움직임이 보일텐데…실체가 안보이니까 조금 무서웠어요.
‘사사삭...사사삭......사사삭’
소리가 점점 가까워 왔어요. 박자를 잘 듣고 있다가 움직이는 순간에 랜턴을 확~
에게~~ 작은 도마뱀이었어요..
갑작스런 랜턴 불빛 공격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할때 처럼 그자리에 정지한 녀석
그럼 안보이냐? ㅋㅋㅋㅋㅋㅋ웃겨서 죽는 줄 ㅋㅋㅋㅋㅋㅋ
겨울인데 갑자기 날이 확 풀려서 자다 놀러나왔나 봐요. 휴==3 무서운 동물이 아니라 다행
또 계속 캠프파이어 하며 음악듣고 놀다가 자정쯤 야식으로 티본 스테이크나 구워먹을까 하고
테이블로 고개를 돌린 순간 ‘헠~’ 놀라 심장 떨어지는 줄..
아까 그녀석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겁니다.
손만 내밀면 닿을만한 거리인데..내가 무섭지도 않나봐요.
너 나랑 같이 음악♪ 들을래?
숯불에 직화로 구운 티본 스테이크 맛있게 냠냠 하는 동안 내내
그녀석은 테이블 위에서 잘 놀았어요.
그리고는 맥주 끼우는 구멍에 들어가더니 …
잠시후 이 녀석이 눈을 감고 잠을 자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 또 웃겨 죽는 줄
한밤중에 별구경하다가 자정 넘은 시간에 혼자 스테이크 구워먹고 있는 나도 웃기고
옆에서 놀다가 잠드는 그 녀석도 웃기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와인에 취해서 이러는 건가? 저녀석이 별빛에 취해서 저러는 건가ㅋㅋㅋ
자러 들어갈때쯤에 보니까 또 사라지고 없더군요.
다음날..캠핑 4일째이자 집에 돌아가는 날
아침 느릿느릿 해먹고 사이트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텐트 정리하려고
fly 걷는 순간 또 ‘헠~’
또 놀라 심장 떨어지는 줄. 어제 그녀석이 텐트에 붙어서 자고 있는 거예요. ㅋㅋㅋㅋ
‘너 언제부터 거기서 잔거냐?’
낮에 보니 완전 초록색. 매트한 (질척한 느낌이 아닌) 청개구리 같기도 하고 귀엽네요
어 깼어?
눈 내리까니까 시크한 매력터짐.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녀석이 또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남은 짐 다 정리하고 머나먼 길을 운전하여 집에 돌아왔어요.
그렇게 끝난 줄 알았죠.
두둥♪ (효과음)
이틀 후 오전에 볼 일을 보러 나왔다가 10시반쯤 차에 탔는데..
‘헠~’
정말 심장이 쿵 (나도 고양이 보고 귀여워서 심쿵하고 싶었는데…이건 말그대로 심장이 놀라 찌릿~심쿵)
보조석에서 긴장타며 같이 놀라고 앉아있는 그 녀석.
‘너 뭐야? 너가 왜 여깄어? ㅠㅠ’
사실 숲속에서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초록색이 아닌 갈색이어서
첨엔 또 다른 녀석인건가? 싶기도 했지만 금방 그녀석이 그녀석인걸 알 수 있었죠.
나중에 사진 비교해보고 확신했구요.
이틀간 차안에 갖혀서 (차를 계속 차고에 두었어요 ㅠㅠ) 어떻게 지냈을까..
표정을 보니
어둡고 목마르고 무서웠겠구나 싶어서.
급하게 물과 먹을 거리를 샀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급하게 슈퍼에서 구할 수 있는
도마뱀 먹을 거리가 생각나지 않아서, 스시롤 사서 그 안에 있는 맛살 찢어서 놓고, 오이랑 아보카도 조금 놓고,
바나나 사서 조금 으깨어 놓고, 블랙베리 사서 한개 놓아 주었어요. 물도 몇방울 흘려 놓구요.
웃긴건…서로 놀래키고 또 서로 놀라면서도, 둘다 굳이 도망은 안가요. ㅋㅋ
꽤 오래 같이 있다가
전 볼일 보러 갔다가 어두워진 후에야 차로 가보니 음식은 그대로 그녀석은 사라지고 없었어요
이건 그 다음날 준비한 음식
페라로 로쉐 케이스가 쓸만해 보이길래 견과류 ( 캐슈넛과 피칸) 으깨서 놓고
전날에 사주었지만 손?발?입?도 안된 음식도 다시 넣었어요.
물론 이것도 하나도 안먹었어요.
움직임이 없는 먹이는 잘 안먹는 다는 정보를 읽은 후라
그것 땜에 그런가 하고 그 담날에는 음악도 틀어놓고 움직이는 톳끼 장난감도 가져다 놓았지요.
효과 제로-.-
다음날 그녀석은 나뭇잎이 하나 떨어져 있던 뒷자리에 있었어요
자연이 그리워서 그런가 싶어서
와이퍼 옆에 끼어있던 녀석의 고향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을 꺼내다가 같이 놓아주었어요.
그때부터 심쿵병이 계속 되었던 것 같아요.
역시 예쁜 고양이를 보고 느낀 심쿵이랑은 많이 다릅니다.
공포영화에서 뭔일이 생기기 직전 젤 무섭고 긴장된 순간에 심장이 젤로 쫄깃할때 바로 그 상태 그대로 계속 되는 것 같은 느낌요.
그리고 그녀석이 계속 생각이 나고요.
차 어디엔가 살고있는 그녀석
계속 머리에 맴맴.그녀석.
이젠 이름을 지어야 할 정도가 되었죠.Patrick이라 지었어요.
초록색이었던 그녀석
낮에만 볼수 있는 갈색의 그녀석
밤이 되면 차구석구석 샅샅이 뒤져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그녀석
그녀석...패트릭.
차에 탈 때마다 어디서 갑자기 휙~ 나타날까 걱정..
안보이면 안보여서 걱정
날이 추으면 얼어 죽을까 걱정
아무것도 안먹으니 굶어죽을까봐 걱정
그렇다고 산 벌레를 사서 줄 용기는 없고..
공부도 안되고..계속 생각나고..
이거 사랑인가요? ( ㅠㅠ)
아~ 패트릭
그리고 폭풍검색에 들어갑니다.패트릭에 관한 것 아무거나 .
패트릭은 미궄에 흔한 도마뱀이래요. 작고 날씬한 스타일이죠. 패트릭은 도마뱀이지만 피부색이 초록색에서 갈색까지 변할 수 있는데 카멜레온처럼 주변 환경에 맞춰 색을 바꾸는 보호색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나 기분에 따라 색이 바뀐다고 해요. 성체 숫컷의 크기는8인치 정도 암컷은 크기가 좀 작다고 하는데, 8인치 보다는 많이 작아 보이는 패트릭이 암컷이 아니라 어린 남자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굴이 앳되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름도 남자이름 패트릭이고요. 패트릭은 밤에 자고 낮에 움직이는 주행성이고, basking (햇볕 쬐는 거)좋아한데요. 아하 그래서 낮에만 나타나는 구나! 일광욕하러… 먹이는 움직이는 벌레(엉엉 이건 좀 무서운데..) 물은 고인물 말고 이슬 받아먹고 살고.
그리고 재밌는 사실
"They display curiosity"
그날밤 잠에서 깬 패트릭은 캠프파이어 하는 나를 보고 호기심에 다가온 거였어요 '사사삭~'
그 다음날 부터 주차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했어요. 그리고 11시 쯤 꼭 차에 들러서 패트릭을 찾는 버릇이 생겼죠.
어김없이 낮에는 보조석 이나 뒷자리에 앉아서 햇볕 쬐고 있어요.
내가 차에 타도 별로 놀라지도 않아요. 그런데 여전히 갈색. 기분이 좋지 않은가 걱정이 들었어요.
주말(금토일)은 차를 차고에 두기 때문에 어두워서 무서워 할까봐
패트릭이 햇볕 쬐는 시간에 맞춰서 공원으로 나갔어요. 출발할 때는 안보이는데 공원에 도착해서 보면 어김없이 나와서 놀고 있어요.
여전히 갈색..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급하게 마련한 나뭇잎과 푹신한? 잠자리
혹시 몰라 준비한 이슬 제조?용 물분무기.
내맘을 몰라주는 나쁜남자
패트릭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어요 ㅠㅠ
그리고 다음날 다시 패트릭 햇볕 쬐어주러 공원에 갔어요.
이날은 전날밤 무척 추웠거든요.
그래선지 공원에 도착했는데도 패트릭이 보이지 않아 걱정했어요.
패트릭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준비해간 좀 특별한 선물을 펼쳤지요.
바로 사막에서 사는 동물들의 삶을 보여주는 팝업북인데요.
됐다 이거야~
패트릭네 고향이랑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차 안에서
조금이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요 ↑ 면을 펼쳐서
패트릭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보조석과 그 뒷자리의 중간 그러니까
뒷자리 발판부분에 놓아 주었어요.
패트릭은 여전히 꼭꼭 숨어 나오지 않았지만
음악 들으며, 경치 구경하며 기다렸어요.
그리고는 그날 정말 기적같은 장면을 맞이 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나오는 세장의 사진은
패트릭 사진들 중에 제가 젤 좋아하는 사진이예요.
그 세장중에서도 베스트는 이사진입니다.
팝업북 선인장 나무에 올라 자는 패트릭
정말 편해 보였어요
앜 너무 귀여워 이번엔 좋은 심쿵♡
그리고 깨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노는 패트릭
보이세요? 패트릭이 점점 초록이 되어가고 있어요! 눈을 저렇게 내리깔면 귀욤귀욤 꺆~
그리고 팝업북을 펼쳐준지 만3일만에
밤에는 꽁꽁 숨어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 없던 갈색의 패트릭이
이런 모습으로 자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거의 매일 반려동물 갤러리에 들려서 심쿵사진들 보며 대리만족하는 앨리스라고 합니다.
묘연에 의해 냥줍하기 전에는 반려동물갤러리에 글 올릴 일 없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 호기심 많은 녀석 덕분에
맂쥽을 하게 되었네요.
내 인생에 냥이도 멍뭉이도 아닌 파충류라니....-.-
요새는 친구들이 막 놀립니다
She got a new boy friend, Patrick!
차에 사는 패트릭
호기심 때문에 지 삶도 바뀌고 내 인생도 바꿔버린 패트릭.
초록색깔 그녀석 다음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Patrick, The Curious!
빠뜨릭~~ 빠뜨리~~~ㄱ 아아아아아앍~~~~~!
미쿡쪽 사시나봐요 집근처 팻스마트나 팻코 에서 귀뚜라미 사서 몇 마리 차에 풀어주...(...)
이건 기분나쁘라고 말하는거 아니니 오해마시길 바라면서 저의 경험담을 한마디 하자면... 집앞에 텃밭에 작은 도마뱀이 있어서 키우려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니,, 도마뱀이 식중독의 원인인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인도에서는 도마뱀이 빠져죽은 음식을 먹다가 식중독으로 입원한 일도 있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96&aid=0000251161 절대 기분나쁘시라고 말한거아니니.. 오해마시고,, 주의점을 알아보시고 안전하게 키우시길 바랍니다
사랑
http://www.youtube.com/watch?v=V0b7YKKo7e8
미쿡쪽 사시나봐요 집근처 팻스마트나 팻코 에서 귀뚜라미 사서 몇 마리 차에 풀어주...(...)
알고보니 곱등이!
꺄아아아악
와.... 동화같아요!! 근데 패트릭은 대체 무얼 먹는 걸까요??
사랑
Mill// 샤샤 아버지는 역시 낭만보이 ^^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호기심 많은 패트릭의 모험>
이건 오른쪽으로 가야합니다!!!
빠뜨릭~~ 빠뜨리~~~ㄱ 아아아아아앍~~~~~!
http://www.youtube.com/watch?v=V0b7YKKo7e8
차안에서 키우다니(?) 남들과 다른 에피소드 은근 중독된다!
밥을 먹어야 좋을 거 같아서 조금은 걱정이지만 일단 좀 적응한 거 같으니 패트릭이 잘 지내면 좋겠어요. 팝업 북이라니 아이디어 좋으시네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요~
정말 하늘이 정해준 만남이라고 봐야겠네요 패트릭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겠습니다
와 근데 차 탈때마다 혹시 밟거나 깔아뭉개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실거 같아요...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연재해주세요 (진지).
저도 연재부탁드립니다.
그린애놀이네요. 발색좋군요
겁나 훈훈하네요... 글쓴님 마음이 느껴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보면서 미소가 ㅋㅋㅋ 도마뱀이야기를 뭐이리 귀엽고 재밌게 쓰셨대요 ㅋㅋㅋ
아무래도 야생에서 살던놈이니까 먹이주기 라기 보단 직접 잡아먹으라는 의미로 차안에 귀뚜라미를...
알고보니 곱등이...-.-
여....여자분?? 식성보고 남자분인줄...;;;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잘하시네요!!
그냥 주워서 집안에서 키우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 도마뱀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기분나쁘라고 말하는거 아니니 오해마시길 바라면서 저의 경험담을 한마디 하자면... 집앞에 텃밭에 작은 도마뱀이 있어서 키우려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니,, 도마뱀이 식중독의 원인인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인도에서는 도마뱀이 빠져죽은 음식을 먹다가 식중독으로 입원한 일도 있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96&aid=0000251161 절대 기분나쁘시라고 말한거아니니.. 오해마시고,, 주의점을 알아보시고 안전하게 키우시길 바랍니다
글 너무 재밌게 잘쓰시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플립북에서 자는 도마뱀이라니... ㅠㅠ
팝업북에서 도마뱀 못 찾겠어요... ㅡㅡ;;; 으아 내눈
저도 한참 찾았는데 오른쪽 선인장 뒷면에 있습니다
거...거기 있었군요
글을 감미롭게 잘 쓰시네요 :)
근처 펫샵에서 밀웜이라도 사서 주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주행성이라면 이것저것 필요한것도 많구요
앨리스 매력있다? Alice, The curious!!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하니.. 차안에 있다 곳 죽겠군요.. 놔주지 않는이상은
아쿠 귀여워
막짤의 플라스틱 박스를 보니 차 안에 사육장을 마련하신 것 같네요. 제대로된 먹이와 환경에서 지내는 다음편을 기대해봅니다.
오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역시 그곳에서 흔한 동물이라도 인연이 닿으면 특별해지는법이죠!
멋쟁이누님
그린애놀이라는 도마뱀이에요. 미국에선 흔하고.....하도 흔하다 보니 다른 육식 도마뱀의 먹이로 주기도....암튼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녹색 피부색 뿐만 아니라 눈주변에 파란 아이섀도 같은것과 턱밑에 붉은 벼슬같은것도 매력적이죠
그래도 뭘좀 먹어야 할텐데.ㅠㅠㅠ
작은 곤충 먹고 살텐데요. 파리라던가... 도마뱀 사육에 밀웜 먹이는 거 봤어요! 아주 작은 밀웜!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할 시간이....그때까지 많은 추억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