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에 고기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보니 회식 자리에서 고기 구워먹으러 간다고 하면 신나서 따라갑니다.
송년회 삼아 방문한 회식 장소는 도쿄 등심.
잠실 롯데몰에 위치한 고깃집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고깃집이라고 하기엔 나름 코스를 구성하고 파인다이닝 느낌 나게 제공하는 게 특징.
아뮤즈부쉬로 나온 세 가지 한입 음식.
옥수수가 들어간 차가운 수프, 육회, 주꾸미의 한 상입니다.
육회와 주꾸미는 그렇다치고, 옥수수 수프가 딱 KFC 콘샐러드 국물을 고급스럽게 만든 맛입니다 ㅋㅋ
홍시와 유자로 만든 폰즈 소스를 곁들인 연어.
소스가 새콤한 맛이 있어서 기름진 연어와 함께 먹는데도 애피타이저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느낌입니다.
다음에 연어 횟감으로 사면 이런 식으로 한 번 먹어봐야 겠네요.
크림 새우 고로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새우맛이 안쪽에 가득한 고로케입니다.
맛은 있는데 파인다이닝이라고 하기엔 아래쪽 받침이 전복 껍질이라는 것 말곤 그닥 특색이 있지는 않습니다.
좀 잘하는 동네 튀김집에서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
갈빗살 떡갈비.
홀그레인과 트러플이 들어간 마요네즈 베이스 소스를 사용하고, 그 위에 파채를 듬뿍 올렸습니다.
맛은 있습니다. 맛은 있는데... 소스와 고기맛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느낌은 아닙니다.
고기도 맛있고, 소스도 맛있고, 둘이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닌데, 같이 먹으면 그냥 '맛있는 고기와 맛있는 소스를 함께 먹는다'는 느낌.
'바텐더'라는 만화에서 서로 다른 술을 섞으면서 "더하기로는 부족해. 곱셈 정도는 되어야 의미가 있지"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걸 먹으면서 딱 그 대사가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육회는 꽤 독특하면서도 괜찮은 한 접시였네요.
소스를 젤리처럼 응고시켜서 육회와 함께 냈는데, 참기름에 달걀 노른자 비비는 육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쇽쇽 비벼서 앞접시에 1인분씩 덜어 먹으면 됩니다.
오래간만에 육회를 먹어서 그런가 맛있네요.
반찬들.
연근 피클, 고추장아찌, 로즈마리 소금, 명이나물, 김치, 오이장아찌, 와사비 등.
고기와 함께 먹으면 팔레트 클렌져 역할을 하면서 궁합도 잘 맞는 소소한 곁들이 음식입니다.
근데 고기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닥 큰 역할은 못 하는 듯.
부위별로 서너점씩 먹어보면 끝인지라 고기만 먹고, 소금 찍어 먹고, 간장 소스 한 번 찍어서 먹다보면 어느 새 끝이거든요.
이런 류의 반찬은 고기를 쌓아두고 먹으면서 '아, 고기가 슬슬 질리는데?' 싶을 때 먹어줘야 제맛이지요.
파채 무침. 레몬이 올라간 게 좀 특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운 고기에 파채 곁들여 먹는 걸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 패스.
오늘의 주인공 등장.
등심, 새우살, 살치살, 안심의 네 가지 부위입니다.
등심과 안심이야 다들 많이 보던 얼굴들이고, 살치살과 새우살이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 부위라고 할 수 있네요.
살치살은 등심 중에서도 운동량이 적은 윗부분에 붙은 살이고, 새우살은 꽃등심에서 가운데 부분을 감싸듯 휘어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임실 치즈와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을 함께 구워서 먹습니다.
'다 한우인데 왜 가게 이름은 도쿄 등심이람? 와규를 쓰는 것도 아닌데?'라는 궁금증을 잠시 가졌었는데,
알고보니 여기 주력이 스키야키라서 그런 거였네요.
하긴, 와규를 썼다면 도쿄 등심이 아니라 고베 등심이나 마츠자카 등심이라고 했겠지요.
살치살 한 점을 구운 치즈 위에 얹어서 먹어봅니다.
오래간만에 먹는 제대로 된 고기라 그런지 맛있네요 ㅎㅎ
우지(소기름)으로 불판에 기름칠을 한 다음 구워낸거라 기름기가 번쩍이는데, 소고기 특유의 고기맛이 강하게 나서인지 첫 입 먹는 순간 '아, 내가 고기 먹는구나'라고 자각하게 만듭니다.
고기 구워먹으면서 미역국과 밥도 함께 먹어줍니다.
고기만 집중하기에는 좀 소량(1인당 150g)인지라 밥과 국을 함께 먹어줘야 배가 찹니다.
특이하게도 올리브와 함께 굽는 등심.
사람마다 취향 차이가 있겠지만, 전 평소에는 안심을 좋아합니다. 두꺼운 고깃덩어리를 썰어먹는 맛이 있어줘야 고기 먹는 느낌이 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기름맛으로 먹는 고오급 소고기 구이라면 마블링 빽빽한 등심이 제맛이죠.
미디움 웰던 정도로 잘 구워달라고 해서 기름을 완전히 녹여 먹습니다.
안심은 미디움레어 정도로 구워서 먹으면 딱 좋습니다.
종업원이 다 잘라주는데, 고기를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서 여섯 면을 돌려가며 굽기 때문에 굉장히 금방 구워집니다.
소기름에 볶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맛있지요.
새우살은 먹느라 바빠서 사진 찍는 걸 잊어버렸네요...-_-;;;
마지막은 꿀로 코팅한 피칸을 얹은 말차 테린느로 마무리.
포크와 비교해봐도 알겠지만 크기 면에서나 퀄리티 면에서나 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다못해 진짜 말차와 과일 모듬 정도는 줘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전체적으로 '고기는 맛있다!'와 '그런데 파인다이닝이라고 하기엔 메뉴 구성이 약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한우 구이와 일본식 스키야키를 메인으로 하면서 곁들이 음식을 좀 신경써서 내는 수준.
코스 전체의 흐름과 완성도를 기대한다기 보다는, 메인에 집중해서 먹으면 꽤 만족할만한 경험이 될 듯 합니다.
고기 부위는 비슷하더라도 삼원가든을 비롯한 한국식으로 구워먹는 고기맛과 또 다른 풍미가 있거든요.
상호는 도쿄등심인데 고기는 한우... 혼란하다 혼란해...
읽다보니 주력 메뉴인 스키야키가 궁금해 지네요 아쉬운 부분들 까지 디테일 해서 잘 봤습니다. 보다보니 육회가 먹고싶군요 ㅠ
이야... 같은층 옆쪽 쌀국수 집에서 일하는대 여기를 ㄹㄹㅇ에서 보다니...
명이는 와사비 옆에 반칸 차지하고 있습니당.
음갤러의 옆 직장을 방문한 음갤러라니
읽다보니 주력 메뉴인 스키야키가 궁금해 지네요 아쉬운 부분들 까지 디테일 해서 잘 봤습니다. 보다보니 육회가 먹고싶군요 ㅠ
저는 상견례때 부모님 모시고 갔는데, 어르신들은 스키야키보다는 구워주는 고기가 나으실 거란 추천에 그냥 구이 했습니다 ㅎ 부담스러운 자리가 아니라면 스키야키도 좋을 것 같아요!
가격은 높지만 만족도가 아주 좋은 집 입니다 ^^
가격이 높아서 가기 무서운 집 ㅜㅜ
지금 롯월몰 엄청 이쁘져? ㅋㅋ 롯데타운 구경하고 오셨나여
ㅇㅇ
여긴 스키야끼가 맛있어요 종업원분이 앞에서 만들어 주는거 보는것도 신기함
이야... 같은층 옆쪽 쌀국수 집에서 일하는대 여기를 ㄹㄹㅇ에서 보다니...
엽s
음갤러의 옆 직장을 방문한 음갤러라니
가격은??
1인당 10-15정도
상호는 도쿄등심인데 고기는 한우... 혼란하다 혼란해...
남의 돈으로도 먹어봤고 제 돈으로도 먹어봤는데 제 돈으로 먹기엔 좀 아쉬운 가격대비 퀄리티더라구여
인당 150g 이라니 이건 좀 심한데요. 자주가는 스테이크집 등심세트가 3만원인데...뭐 퀄리티는 좋겠지만
마지막 사진의 피칸은 순간 합성인 줄 알았어요ㅋㅋ;;
헉 며칠전에 저기서 먹었는데,..둘이 저 코스 먹었더니 30만원 나오던 ㅋㅋㅋ
꾸레레레랄
저도 엄청 그것 때문에 불편했는데 저랑 같은 생각 하셨단 분이 있었네요. 기억에 환기도 최악이었던걸오 기억합니다.
저는 바닥은 모르겠는데 환기는 진짜 최악 맞습니다. 고깃집에 있는 길다란 연기 빨아들이는 흡기관이 없더라구요. 스키야키는 괜찮겠지만 소고기 구울 때는 거의 옷을 훈제하는 느낌.
명이랑 숙주도 구분을 못하시는...
명이는 와사비 옆에 반칸 차지하고 있습니당.
그 샤브샤브하는 브랜드랑 똑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건가요 ?
아니 그 스키야키라고 하나
스키야키가 주력 메뉴이긴 하더군요
잠실 30년 토박이..배달만 시켜먹는다.
도쿄등심 맛있어요~ 친구랑 즐겁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사진 너무 잘 찍었네요~~ 퀄리티 대박
도쿄등심은 압구정으로 추천드립니다.. 잠실 진짜 바닥기름 미침 스케이트장인줄....
사진을 잘 찍으셔서 그런가, 음식은 전부 맛있어 보이는데, 평가가 마냥 좋지는 않네요. 포장이 되면 집에서 먹는 게 좋을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