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안경이라고 한다면 어떤 안경들이 떠오르세요?
최고의 안경장인이 혼을 담아 만든 스위스 파인 아이웨어, 마르쿠스 마리엔펠트.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애용하던 클래식 안경의 대명사 르노,
극상의 착용감을 선물하는 린드버그와 마이키타.
위트있는 디자인과 최상급 퀄리티로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톰브라운, 디타.
일본 장인들의 장인정신이 빛나는 금자안경, 백산안경.
패션 피플들이 사랑하는 커틀러 앤 그로스까지.
위에 언급한 안경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최고의 안경들이죠.
다양한 소재의 개발과 디자이너들의 감각이 모여 참 좋은 안경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안경들과는 또 다른 방향성으로,
좋은 안경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안경이 있습니다.
바로 오리지널 빈티지, 레트로스펙스입니다.
레트로스펙스는 187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안경 프레임과 부품 등을 수집하여
각각의 수집품에 고유 번호를 매겨 데이터베이스를 기록하였고,
현재 2600여 종류의 방대한 컬렉션으로 오리지널 빈티지 안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공황 시대 이후 보석 세공사들과 재능 넘치는 디자이너들의 유입으로 꽃피운 안경산업.
현재 활용되는 대부분의 디자인은 이 때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시절 만들어진 것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활용하고 있지요.
현대 안경들의 모티브가 된 오리지널 빈티지 안경들과 재료를 수집해 가공해서 판매하는 브랜드가 바로 레트로스펙스입니다.
브랜드 스토리가 있다보니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요.
본론으로 넘어가 이번에 구입한 안경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디자인이죠?
현재 복각되어 생산되고 있는 슈론 론서의 파생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KFC할아버지가 쓰고 있는 그것)
다만 현재 생산되는 모델에는 없는 색상이고, 재질과 퀄리티가 전혀 다릅니다.
사실 오리지널 빈티지 안경에 관심있던건 아니고 르노 안경이나 금자안경 보러 갔는데.
추천받아 보고는 저 숙성된 셀룰로이드의 질감과
사진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아쉽지만 무엇보다도 은은한 브라운~와인색의 저 색감!
도저히 내려놓을수가 없어 손을 덜덜 떨면서 구입했네요.
사실 사람은 오래된 것, 물건은 새로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소장가치니 이런 것보다 정말 단순히 예뻐서 구입했습니다.
이 모델이 몇 십년전 안경을 가공한 것인지, 그 재료들을 모아 새롭게 조립한 것인지는
조예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적어도 안경 다리에는 수십년을 견딘 각인이 남아 있습니다)
디자인 자체는 수십년전 디자인 그대로인데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참 깔끔합니다.
이 시절 안경들에는 보석 세공사들이 안경 산업으로 많이 유입된 덕분에 상당히 아름답고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안경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중앙부 브릿지와 하금테 부분에 깔끔하게 세공이 되어 있습니다.
중앙부 브릿지와 하금테 부분은 이 시절 안경들이 그렇듯이 12k Gold Filled 공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도금이 아니라 금을 때려박아 만들었다는 GF공법은 벗겨질 염려도 없고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영롱한 빛깔이 참 마음에 드네요.
코받침은 최초의 합성수지라는 베이클라이트로 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받침은 티타늄 소재를 제외하고 변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를 방지해준다고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부분인 것 같네요.
모든 레트로스펙스 안경들은 이렇게 안경 내부에 모델넘버가 각인되어 관리됩니다.
취급하는 곳 어디든지 관리해준다고 하네요~
세월이 주는 재질감과 색상이 클래식한 느낌을 주면서도 위트있는 느낌을 주는 것 같네요.
생각지도 못하고 구입하게 된 지출이었지만
예쁜데다가 소장가치까지 있으니 1석 2조라는 생각으로 자식한테까지 물려줘야겠습니다 하하..
근데 어째 완성되고 택배로 받아 보니 안경 한쪽의 도수가 잘못 완성되서
서울까지 또 가야하게 생겼네요. 한시간 반 거린데.....휴
다 떠나서 딱! 할아버지 안경 같네요~
엄청 멋있습니다 ㅎㅎ
우왕 ㅋㅋ 제가 안경을 써본적이 없어서 착용하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군요
색감이 마음에 드네요.. 멋을 아시는 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