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드로우한 로제. 지금의 패로 에르제를 끝내버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도, 적어도 그를 귀찮게 만드는 정도는 가능했다. 잘한다면 아예 막내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렇게 쉬이 단언할 상황은 아니었다.
"패에서 [볼캐닉 퀸]을 네 [크리스탈 코어]를 릴리스하고 특수 소환하겠어."
"잠깐만, 반칙이잖아!"
볼캐닉 퀸 / 화염족 / 화염 / ★6 / ATK 2500 / DEF 1200 / 특수 소환 / 효과
자신의 통상 소환을 이 턴에 한해 포기하는 조건으로 상대 몬스터 1장을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파괴수] 카드군의 원조격인 [볼캐닉 퀸]이 비명을 지르는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에르제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스 러시]의 가장 큰 맹점인 '파괴'라는 과정이 선행되어 묘지로 보내져야만 특수 소환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제대로 찔려버린 것도 컸지만, [군웅할거]의 효과 때문에 [거대요새 제로스]의 효과로 패의 [거대전함]을 소환하는 것도 불가능해져 자신의 전략 대부분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도 치명적이었다.
"으으... 왜 아까부터 머리가 지끈거리지..."
하지만 에르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또 있었다. [볼캐닉 퀸]에게서 나는 여성의 비명 소리는 다른 듀얼리스트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지만 에르제에게는 자신의 어머니가 무어라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질책하는 것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이까짓 상대도 못 이긴단 말이니?! 네가 누구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잊어버렸어!?
이까짓 것도 제대로 못 하면서 어떻게 왕이 되겠다는 거야!
이 엄마가 몸뚱이만 제대로 가지고 있었어도 내가 널 제대로 가르쳤을텐데!
환청에 불과했지만 에르제 입장에선 자신의 어머니가 당장이라도 본인을 잡아먹을 것만 같은 불안감에 어떻게든 빨리 이 턴이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뭔가 좀 이상한데... 패의 [블래스터]를, [볼캐닉 림파이어]와 함께 묘지로 보내고 그 효과를 발동! 이걸로 네 [제로스]를 파괴하겠어!"
"자, 잠깐...!"
그런 와중에 로제가 꺼내든 [염정룡-블래스터]의 효과로 인해 [거대전함] 덱의 핵심인 [거대요새 제로스]가 파괴되고, 점점 에르제는 [볼캐닉 퀸]의 환청에 시달리며 울상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난, 난 아직 안 졌어...!"
"누나, 쟤 상태가 좀 이상한데...?"
키벨도 에르제의 상태에 당황하고, 그건 뒤에서 구경 중이던 다른 듀얼리스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와중에 잠시 듀얼에서 손을 떼고 에르제의 듀얼을 지켜보던 알베르는 그의 상태를 단번에 파악했고, 본인의 의도든 아니든 자신의 혈육을 또 다른 자신으로 키워내서라도 신이라는 것에 도달하려는 리스의 집착이 [볼캐닉 퀸]에게 씌인 것같아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끝까지 귀찮은 여자로군, 리스."
기분 탓이라고 쳐도, 카드를 드로우하면서도 알베르는 리스라는 여자의 재능과 그에 반비례하는 인품에 기가 질리고 있었다.
"좋아. 이 참에 빨리 듀얼을 끝내고 저 꼬마 도령을 도와줘야겠군."
"누구 마음대로! 네 스탠바이 페이즈에 [V.F.D.]의 효과를 발동하겠다!"
그런 알베르의 태도가 아니꼬왔던 리스의 AI는 금지 카드인 [진룡황 V.F.D.]의 효과로 알베르의 플레이를 봉쇄하고자했다.
"너같은 잔챙이한테 기가 꺾일 만큼 내가 만만해보였나. 속공 마법, [금지된 일적]의 효과를 패의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을 코스트로 발동. 이걸로 네 [V.F.D.]의 공격력은 턴 종료시까지 절반이 되고, 효과는 무효가 된다."
"뭐라고...?"
진룡황 V.F.D. ATK 3000 → 1500
그러나 리스의 AI의 노림수는 알베르의 카드 1장으로 막혀버렸다. 그래도 아직 플랜 B는 유효했다.
"웃기지 말라지! 지속 함정, [센서 만별]을 발동! 이걸로 서로 2장 이상의 같은 종족인 몬스터를 필드에 보유할 수 없게 되지!"
"웃기는 건 바로 너야, 고철덩어리. 마법 카드, [해피의 깃털]을 발동. 이걸로 네 마법, 함정 카드를 전부 파괴하겠다."
"뭐라고!"
그러나 이번에는 리스의 AI의 필드에 깃털 폭풍이 휘몰아치고, 세트했던 카운터 함정인 [리콜]까지 함께 파괴되는 바람에 더 이상 그를 견제할 방법이 마땅치않게 되었다.
"남은 패는 세 장인가. 뭐, 어떻게든 되겠지. 튜너 몬스터, [혁의 성녀 카르테시아]를 일반 소환."
혁의 성녀 카르테시아 / 마법사족 / 빛 / ★4 / ATK 1500 / DEF 1500 / 튜너 / 효과
하얗게 새어버린 장발과 붉은 눈을 빛내는 성녀가 알베르의 필드에 모습을 보인다. 알베르도 잘 아는 그 모습이었고, 혁의 성녀는 그에게만 허락하는 자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이 두 장의 몬스터를 이용해 싱크로 소환을 선언했다.
"레벨 6의 [드루이드브룸]에 레벨 4의 [카르테시아]를 튜닝."
알베르가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짐승으로 추락한 신과 혼돈을 머금은 쌍익의 마신. 그가 이번에 택한 것은 마신이었다.
"빛이여! 어둠이여! 그 정수를 한 자리에 모아 혼돈의 힘을 만들어내어라! 싱크로 소환! 레벨 10, [카오스 앙헬-혼돈의 쌍익-]!"
카오스 앙헬-혼돈의 쌍익- / 악마족 / 어둠 / ★10 / ATK 3500 / DEF 2800 / 싱크로 / 효과
비어있는 다른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혼돈의 힘을 품은 쌍익의 마신이 알베르를 주인삼아 강림했다. 마침 빛과 어둠을 모두 소재로 삼아 모습을 드러낸 만큼, 그가 내포하고 있는 힘을 오롯이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묘지로 보내진 [드루이드브룸]의 효과로 네 필드의 특수 소환된 [하르]를 묘지로 보내고, 싱크로 소환한 [카오스 앙헬]의 효과로 네 [V.F.D.]를 제외해주겠어."
"이, 이런...!"
[포효의 제너레이드 하르]의 효과는 코스트가 부족해 발동할 수 없었기에 [비스테드 드루이드브룸]의 효과를 그대로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고 단숨에 2장의 몬스터가 묘지로 보내지거나 제외되며 리스의 AI 측 필드 상황은 크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이거야. 네 묘지의 [하르]를 제외하고 패의 [비스테드 살로니르]를 특수 소환하겠어."
"이, 이런 고약한 일이...!"
비스테드 살로니르 / 드래곤족 / 어둠 / ★6 / ATK 2500 / DEF 2000 / 효과
이번에는 야수의 모습을 닮은 알베르의 권속 중 하나가 그의 필드에 포효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하필이면 [카오스 앙헬-혼돈의 쌍익-]의 효과로 인해 자신의 [성신기 데미우르기어]를 일방적으로 파괴할 수 있게 된 상황이어서 리스의 AI 입장에선 곤란함을 감출 수 없게 된 상황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 묘지의 [드루이드브룸]을 제외하고서 패의 [비스테드 발드레이크]를 특수 소환하겠어."
비스테드 발드레이크 / 드래곤족 / 어둠 / ★6 / ATK 2500 / DEF 2000 / 효과
그것으로도 충분히 곤란한 와중이건만, 알베르의 또 다른 권속이 등장해 주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리스의 잔재를 박살낼 기세로 낮게 포효하고 있었다.
"아, 이거면 깔끔하게 끝나려나. 내 필드의 [살로니르]를 릴리스해 아까 묘지로 갔던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을 특수 소환하겠어."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 / 드래곤족 / 빛 / ★8 / ATK 2500 / DEF 3000 / 특수 소환 / 효과
그리고 야수의 형상을 지닌 용이 있던 자리에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는 거구의 백룡,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덩치가 어찌나 컸는지, 안 그래도 좁게 느껴지던 블록 성의 왕궁의 지붕을 뜯어내가며 자신을 이 자리에 강림시킬 지경이었다. 이 듀얼에 끝을 내기 위해, 알베르는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의 효과를 발동했다.
"흠, 이제야 숨이 좀 트이는 느낌이네. 아까 묘지로 간 [살로니르]의 효과로 덱에서 [이끌린 낙인]을 묘지로 보내고, 이어서 [더 비스테드 루벨리온]의 효과로 덱에서 [낙인의 야수]를 앞면 표시로 두겠어."
"그 카드는... 안 돼...!"
"되는데? [낙인의 야수]의 효과로 [발드레이크]를 릴리스해 네 주인님의 욕망의 상징, [데미우르기어]를 파괴하겠어."
효과의 발동과 함께 알베르의 비릿한 미소가 떠오르고, 뒤이어 [비스테드 발드레이크]가 보랏빛의 연기로 사라지더니 특유의 보라색 마름모가 리스의 AI 측 필드의 허공에 나타나고 뒤이어 거기서 솟아난 하얀 촉수 비슷한 것이 리스의 욕망을 상징하다시피하는 [성신기 데미우르기어]를 그대로 포박해 그 너머의 차원으로 끌고가며 사라졌다. [성신기 데미우르기어]가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효과는 몬스터의 효과 뿐이었기에 지속 함정 카드의 효과로 자신이 파괴되어도 달리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 그러고보니 공격력의 합계가 딱 6000이네? 마음에 드는군."
"아, 안 돼...!"
"된다니까? 그보다도, 네 스완송은 준비되었나 모르겠네."
"스완송따위 부를까보냐! 네 놈 앞에서 부를 일 따윈 절대 없어!"
그리고 알베르의 필드에 있는 두 장의 몬스터의 공격력 합계는 정확히 6000. 리스의 AI에게 남은 라이프 포인트도 6000. 이것으로 끝이었다. 그럼에도 리스의 AI 역시 자신의 스완송따위 부를 마음은 자기 자신이 파괴당한다고 해도 남길 마음 따위 일절 없었다.
"그러시겠지. 아, 그리고 '나 하나 죽여도 세상 곳곳에 퍼진 나를 모두 죽일 수는 없'다는 식의 이야기따윈 꺼내지도 마. 왜냐면 네 주인님의 연구실을 철거했을 적에 구해놓은 자료들이 참 많거든."
"그러니까... 이미 나 이외의 다른 동족들을 전부 무력화시켰다거나 하는 건..."
알베르의 비아냥에 리스의 AI는 불길함을 느꼈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빙고. 네 주인님의 잔재라면 그 무엇이라도 모조리 불사른거지. 네가 네 주인님의 도련님을 지켜주느라 꽤 오래 버텼을 뿐이지만, 그것도 거기까지."
"망할 놈...! 망할 놈 같으니라고!"
자신의 주인의 뜻을 세상에 제대로 퍼트리지도 못 하고 결국 허무하게 몰락한다는 것이 분해죽을 지경인 리스의 AI였지만, 알베르 입장에선 사마외도나 다름없는 그것을 나사못 하나까지 분해해야 마땅했다.
"네가 무엇을 믿는지는 신경 안 써. 나 좀 살려달라고 네 주인님에게나 빌어보시지. 아니면 스완송을 부르던지. 원 턴 킬이다."
알베르의 조롱과 함께 무형의 엄지가 땅으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지고, 이윽고 그의 필드에 건재하는 두 몬스터가 혼돈의 힘을 하나로 모아 리스가 남기고 간 AI를 하드 포멧시키고, 그 검은 강철의 몸을 무너트리고 있었다. 리스의 꿈과 망상은 그렇게 또 한 번 황혼 속으로 스며들어가 사라졌다.
*
그 사이, 에르제의 상태는 생각 이상으로 안 좋아보였다. 대응할 카드가 없으니 로제의 플레이에 별 다른 대응도 못 하는 건 그렇다쳐도, [볼캐닉 퀸]이 내지르는 비명에서 들려오는 환청에 고통을 느끼고 있는 그의 모습에 듀얼리스트 전원이 뭔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어이, [시그룬]... 이거 뭐야?"
"아마... 지금은 죽어 없는 암흑 날개의 실세이자 지혜롭되 사악한 인물이었던 '리스'라는 여인의 저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황한 스카일러가 이 상황을 알법한 [왈큐레 시그룬]에게 묻자, 그녀는 이를 '리스의 저주'로 칭하고 있었다. 그 저주의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그 말 자체는 틀린 것이 없는지 에르제는 비명 속의 환청에 고통받고 있었다.
"그만해요... 제발 그만해요..."
너라면 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장난하자는거니?! 이까짓 것도 제대로 못 한다고?!
"아직... 아직 안 끝났단 말이에요..."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다고! 넌 나를 실망시켰어! 넌 틀렸어!
상대인 로제조차 에르제가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어떻게든 최대한 빠르게 듀얼을 끝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막상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니 그저 답답할 지경이었다.
"이거 좀 많이 심각한데... 일단 노려야하는 건 [볼캐닉 퀸]인가..."
그래도 [볼캐닉 퀸]의 환청에 고통받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고, 일단 로제는 [볼캐닉 림파이어]의 효과로 [볼캐닉 백샷]의 효과를 격발시켜 빠르게 [볼캐닉 퀸]를 처리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니. 서두르면 망친다."
그러나 그런 로제의 생각을 가로막는 알베르였다.
"서두르면 망친다니요...? 이대로 막내가 고통받는 꼴을 지켜만 보자는 건가요?!"
"그건 아니지. 하지만 너, [볼캐닉 백샷]의 효과를 격발시켜 처리하려고 했었지? 내가 보건대, 그랬다면 [시그룬]이 말한 리스의 저주가 그대로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지."
"네?"
무슨 말인가 싶어 고민하던 로제. 키벨도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중, 아직 에르제의 손에 한 장의 카드가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카드가 과연 [볼캐닉 퀸]에 걸려있는 리스의 저주를 해주할 방법이 될지는 알 수 없어도 일단 자신의 생각을 밝혀보는 키벨이었다.
"누나, [보스 러시]를 처리해!"
"뭐? [보스 러시]를?"
[거대요새 제로스]의 부재와 [거대전함 크리스탈 코어]가 효과 발동의 트리거가 되지 못 하고 소멸한 일로 인해 에르제의 족쇄가 된 [보스 러시]를 파괴하라는 키벨의 말에 로제는 가뜩이나 머리가 달아오르는 와중에 상식에서 어긋난 것같아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그래도 괜찮은 거야?"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냐! 어떻게든 저 [보스 러시]를 파괴해야해! 그 후에 뭐가 어찌되든 그 때 생각해보자고! 우리는 막내를 구하러 온거지, 때려잡으러 온 것이 아니잖아?"
"그, 그거야 그렇지만... 저걸 그냥 두자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하지만 키벨이 그렇게 말을 해도 로제 입장에선 어떻게든 현 상황을 타파해야하는 와중임에도 쉬운 길을 버리고 돌아서 가라는 말이 영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현재 그녀의 손에 잡힌 카드는 [파이어 이젝션], [볼캐닉 에미션], [파이어 백]의 3장이었으므로 [보스 러시]를 파괴할 카드가 없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버티라고.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어."
"하아... 진짜... [림파이어]의 효과로 이 카드를 제외하고 덱에서 [볼캐닉 불릿]을 묘지로 보내겠어! 그리고 묘지의 [볼캐닉 불릿]의 효과로 500 라이프 포인트를 코스트로 덱에서 2장째의 [볼캐닉 불릿]을 패에 넣겠어!"
로젤리아 LP 8000 → 7500
키벨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인지 인내하며 버티라는 알베르의 말에 이를 갈면서도 일단은 참아보는 로제였다. [볼캐닉 불릿]의 효과로 [파이어 백]의 코스트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마땅히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다 [볼캐닉 퀸]의 효과라면 다소의 효과 데미지는 감수해야겠지만 [보스 러시]를 자기 손으로 치우는 것이 가능함을 떠올린 로제였지만 이번에는 저 상태의 에르제가 과연 그런 것을 떠올릴 정신 머리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파이어 백]을 발동! 패의 [볼캐닉 불릿]을 버리고, [염정룡-블래스터]를 특수 소환하겠어!"
염정룡-블래스터 / 드래곤족 / 화염 / ★7 / ATK 2800 / DEF 1800 / 효과
자연의 힘이 깃들었다 전해지는 네 마리의 드래곤 중 불의 기운이 깃든 [정룡]이 로제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을 너무 지체할 수록 에르제의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 뻔한 상황이었고, [볼캐닉 퀸]의 환청에 고통스러워하는 에르제의 모습을 보는 일은 로제 입장에선 고역이었다.
"이를 어쩌면 좋담... 2장째의 [볼캐닉 불릿]의 효과로 3장째의 [불릿]을 패에 넣겠어! 그리고..."
"턴을 넘겨."
로젤리아 LP 7500 → 7000
그러나 알베르는 이대로 턴을 넘길 것을 요구했고, 로제는 이 터무니없는 요구에 더해 에르제가 환청에 시달리며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점점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뭐라고요? 아니, 지금 막내가 그 리스인가 그리스인가 하는 작자 때문에 죽겠다는데 저걸 그냥 두자고요?!"
"때로는 돌아가는게 지름길이라고 했다. 막내를 진짜로 아낀다면 때로는 참을 줄도 알아야한다고."
그럼에도 알베르의 뜻은 단호했다. 가뜩이나 현 상황에 열받아 미칠 지경인데 알베르와 키벨 모두가 [볼캐닉 퀸]을 직접 노리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으니 로제는 열이 오를 대로 오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분노가 두 배로 끓어오르는 상황이었다.
"썅...! 카드 1장을 세트하고 턴 엔드!"
로제는 지금의 주변 상황에 울화가 치밀어오를 지경이지만 지금으로선 별 수 없었다. 한 편 이 듀얼을 구경하는 듀얼리스트들도 어느새 의견이 갈리고 있었다.
"진짜 그래도 되나? [볼캐닉 퀸]을 파괴하는게 더 빠르지 않나?"
일영은 알베르와 키벨의 반응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고, 바르바스와 오리피아 등 몇몇 인물들도 그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었다.
"나도 그리 생각하고는 있지만, 정령계에서의 일은 우리의 상식과는 좀 다르게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군. 아무튼 내가 보기에도 [볼캐닉 퀸]을 전투든 효과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 말이야. 환청 때문이라고는 해도 아주 죽을 것같은 모습인데 저대로 놔둬도 되는 거야?"
하지만 알파드와 아케르나 등은 생각이 달랐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리스가 걸어놓은 저주야. 그 악녀라면 무슨 수를 써도 놀라울 건 없어."
"마침 쟤가 쓰는게 [거대전함]이니까, 그 환청의 근원을 자기 손으로 치워야한다는게 저기 두 사람의 생각인 것같아."
루시우스도 그 뜻에 동의하고 있었다.
"그래. 리스는 교활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인간이야. 우리의 상식을 이용해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지 말란 법도 없어."
"솔직히 저도 [왈큐레]들이 아니었으면 누... 아니, 루시우스 씨 생각에 반대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너도 내가 여자로 보이지?"
"네. 솔직히요."
이렇게 듀얼리스트들의 생각이 엇갈리는 동안, 에르제는 떨리는 손으로 두 번째 턴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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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읍니다
로제는 울화통이 터져 죽을 지경입니다
에르제는 엄마의 환청에 죽을 맛입니다
이상 팬픽 작가 최약체의 글이었읍니다
온 세상이 리스다
리스(였던 것)
리스 : 아... 안돼!!! 알베르 : 돼! 리스는 이번에도 패배를 적립합니다. 본체는 지옥에서 추위에 떨면서 지켜보고 있겠죠?
예전의 그 꽈찌쭈마냥 왜 나 리쓰능 햄볶칼수가 업써 이럴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