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저무는 대도시, 트와일라잇 시티.
이 아름다운 황혼의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일상을 보내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여기,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어느 깔끔한 외형을 자랑하는 대저택.
당장이라도 눈 앞에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것만 같은 하늘색의 외벽에, 이 저택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과 같이 푸른 하늘을 천천히, 자유롭게 떠 다니는 구름 무늬가 조화를 이루며, 하늘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외벽에는 연두색의 흩날리는 그라데이션 무늬로 포인트를 주어, 마치 새하얀 구름 조각들이 조용히, 평화롭게 떠 다니는 푸른 하늘 아래에서,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부끼는 잔디밭을 연상케 하는, 그야말로 평화롭고 따스한 자연의 일부를 그려 낸,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자연과 문명의 조화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띤 대저택이, 지금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저택에서, 테이블 위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반짝임을 화려하게 빛내며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똘망똘망 반짝이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누나... 이거 진짜야...?!"
"나도 잘 모르겠어. 솔직히 지금도 얼떨떨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런 호화로운 대접을 받아도 괜찮은 걸까...??"
"와... 고급 한우 스테이크에, 칠면조 통구이에, 포크 커틀릿... 잠깐, 저거저거! 저기 있는 저거... 캐비어 카나페 아냐?! 저거 인생에서 한 번 보기도 힘든 음식인데?! 거기에 트러플 오일 파스타도 보이고, 평범한 샐러드에서도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네...?! 이거 진짜 우리가 먹어도 되는 음식들인 걸까...?!"
"이렇게 화려한 대접을 받으니까 괜히 우리가 미안해지는데..."
"그러게. 우린 그냥 로제 언니랑 키벨 따라서 여기 온 건데, 이런 귀빈 대접을 받게 될 줄은 몰랐어..."
일(一) 자로 올곧게, 드넓게 펼쳐진 테이블 위를 화려하게 수 놓은 여러 가지 음식들의 향연을 감상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암흑 날개"의 수장이자 SEM 컴퍼니 CEO인 오벨리우스 나셸의 숙부, 샤키르 나셸의 사생아로 이 세상에 태어난 여덟 명의 사람들이었다.
테이블에 앉아 자신들의 눈 앞에 펼쳐진 화려한 음식들의 향연을 지켜보던 여덟 명의 이복 형제들은, 이걸 정말 자신들 같은 사람들이 먹어도 되는 것이냐며, 테이블에서 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파를러 메이드를 향해 이 음식들을 정말 자신들이 먹어도 되는 것이냐고 연거푸 묻는 모습을 보였다.
여덟 형제들이 이걸 정말 자신들이 먹어도 되는 거냐고 물어볼 때마다, 태양처럼 화사하게 빛나는 인자한 미소를 보이며, 청월 아가씨의 친구 분들이신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이니, 마음껏 즐기시면 된다는 말로 대답하는 파를러 메이드.
파를러 메이드의 말에 여덟 형제들은 모두 자신들의 눈 앞에 차려진 화려함을 뽐내는 음식들 앞에서, 한껏 예의를 차린 뒤 힘찬 목소리로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이후 각자의 앞에 놓인 포크와 나이프, 스푼을 사용해 자신들의 눈 앞에 차려져 있는 음식을 복스럽게 흡입하기 시작했다.
여덟 명의 이복 형제가 자신들의 눈 앞에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 음식들을 천천히, 복스럽게 먹어 치우고 있던 때.
여덟 형제가 각자의 방식으로 테이블에 진열된 여러 음식들을 음미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보는 하림과 청월 부부, 그리고 현월과 하윤 부부는, 자신들도 이 여덟 명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각자 자신들의 눈 앞에 차려져 있는 음식들을 조금씩 자신의 앞에 놓인 접시에 덜어, 이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를 본 홍월과 하준 역시 가족들과 손님들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품위 같은 건 잠시 마음 속에 고이 접어두고, 눈 앞에 놓인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접시에 덜어, 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 누구보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각자 먹고 싶은 음식들을 덜어서 복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고, 저렇게 맛있게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바로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말하며, 입가에 흐뭇함이 절로 묻어 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을 바라보는 하림 삼 남매의 부모님과, 두 사람 곁에서 하림 삼 남매와 함께 복스럽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하림 삼 남매의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흐뭇함이 절로 새어 나오는 미소를 띠는 홍월, 청월, 현월 삼 남매의 부모님, 진현성 대표와 장성미 대표.
현월과 하윤은 음식을 먹는 도중에도 옆에서 혼자 이유식을 맛나게 먹는 태양을 바라보며, 외모 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가리지 않는 식성까지 자신들을 똑 닮아, 유아 전용 숟가락으로 복스럽게 이유식을 먹는 태양의 모습에 아빠 미소와 엄마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그렇게 테이블에 좌르륵 진열되어 있던 음식들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복스러움 덕에 그 존재가 빠르게 사라지고, 음식이 담겨 있던 접시들은 마치 밤 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는 별들이 내는 빛처럼, 은은하게 빛나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화려함을 뽐내며 아름답게 반짝였다.
화려하게 차려진 음식들을 모두 해치운 열 여섯 명의 사람들은, 모두 입을 하나로 모아 음식을 차려 준 진현성 대표와 장성미 대표, 그리고 저택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모든 메이드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며, 맛있는 음식을 차려 준 메이드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을 해 주고자, 상다리가 휘어질 것처럼 수많은 음식이 진열되어 있던 테이블을 정리하는 일을 자처해서 도와 주었다.
로제와 오리피아는 자신들의 집에서 하는 것처럼 음식이 담겨 있었던 접시들을 깨끗하게 씻는 설거지 작업에 착수하였고, 덩치에 맞게 힘 좀 쓴다고 하는 바르바스는, 지하 듀얼 및 지하에서 벌어지는 온갖 거친 듀얼을 견뎌내기 위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운동을 했던 경험 덕분인지,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저 큰 덩치에 걸맞지 않아 보이는 뛰어난 균형 감각을 선보이며, 로제와 오리피아에게 접시를 나르는 일을 자청해서 실행에 옮겼다.
알핀과 엘피나 쌍둥이, 그리고 스카일러는 접시들이 치워진 테이블을 매우 깨끗하게 닦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특히 스카일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행주를 두어 번 접어 정사각형 형태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의외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할 정도로 뛰어난 정리 실력을 보여 주었다.
"읏차! 이렇게 화려한 대접을 받았으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알핀, 엘피나! 나처럼 이렇게 빡빡 닦아!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말고, 구석구석 깨끗이! 알았지?"
"라져 댓!"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스카일러나 열심히 해!"
"그래? 그럼 다행이고."
여덟 명의 이복 남매가 자신들이 받은 대접에 보답하기 위해 스스로 정리정돈 작업을 자청하자, 그 모습을 본 하림과 청월 부부의 가족들은, 여덟 남매가 보여주는 행동에 감탄을 표하면서도, 자신들도 질 수 없다고 생각해 이들이 하고 있는 정리정돈 작업을 보조해 주는 보조 역할을 자청하였다.
청월, 홍월 자매와 하윤은 로제와 오리피아를 도와 싱크대에 쌓인 접시를 깨끗하게 닦고, 하림과 현월은 바르바스 곁에서 접시를 나르는 일에 동참, 접시 운반이 끝난 뒤에는 알핀, 엘피나 쌍둥이 남매와 스카일러를 도와 테이블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닦아주며, 이들의 활약 덕에 방금 전까지 음식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던 테이블은, 순식간에 아름다운 빛을 반짝이는 모습을 띠었다.
하준과 키벨, 에르제는 형과 누나들이 집안일을 하느라 불가피하게 태양에게 신경을 쓰지 못 하자, 형과 누나들 대신 자신들이 태양과 함께 즐겁게 놀아주는 일을 하였고, 설거지를 끝내고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던 로제는, 네 명의 귀여운 소년들이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를 내며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자, 마음 속에서 끓어 오르는 사진 작가의 혼을 분출할 기회를 잡은 것처럼 두 색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하트를 반짝이며, 언제 또 챙겨 왔는지 모를 자신의 전용 개인 캠코더를 꺼내 네 명의 귀요미 소년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사진 작가의 혼을 뜨겁게 불태우며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사실 좋은 말로 적어서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는 사진 작가의 혼을 불태우는 것이지만, 로제가 귀여운 소년들을 보고 캠코더를 꺼내어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아마 이 이야기를 보고 있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로제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캠코더를 꺼내 귀여운 소년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열정적으로 기록하는 모습을 본 오리피아는, 예전에 로제가 자신에게 말했던 성격적인 약점을 말해 준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로제가 귀여운 소년과 소녀들을 보면 눈에 하트를 띄우고, 로제의 가방 안에 항상 캠코더가 구비되어 있으며, 로제가 다른 건 몰라도 캠코더만큼은 챙기고 다닌다는 것, 그리고 로제가 들고 다니는 캠코더의 배터리는 언제나 100퍼센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등을 떠올리며, 로제가 가지고 있는 성격적 약점인, 귀여운 외모를 가진 어린 소년과 소녀들을 보면 눈에 하트가 뜨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 한다는 약점,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쇼타콘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로제에게서 들은 오리피아는, 로제가 저렇게 하이 텐션 모드가 되어 네 명의 귀여운 소년들을 찍는 것이 이해가 된다며, 로제가 캠코더를 들고 귀요미 소년들의 모습을 캠코더 안에 담는 것을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였다.
알핀과 엘피나 쌍둥이 남매는, 자신들과 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로제에게 저런 면이 있었냐며 놀라는 눈치였고, 바르바스는 로제가 그러던지 말던지 관심 없어하는 반응을 보이며, 어느새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잔에 담겨있는 레드 와인을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하 듀얼리스트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평소 자신이 즐겨 마시는 진이나 보드카, 어쩔 때 한 번씩 마시는 버번 위스키도 좋지만, 가끔씩은 이런 고급스러운 셰리나 베르무트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며, 주류에 대해 의외로 빠삭하게 아는 전문가와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 오후 5시 정도의 시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티키타카(?)를 주고 받는 열 네명의 사람들은, 이야기만 나누면 재미 없다고 생각했는지, 청월이 즉석에서 만들어 낸 게임, 바로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청월이 즉석에서 고안해 낸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는, 듀얼 몬스터즈에서 사용되는 몬스터 카드들의 레벨을 트럼프 카드의 숫자에 맞추어, 열 네 명의 사람들이 빙 둘러앉은 가운데 자리에 내고, 만약 손에 쥔 몬스터 카드 중 레벨이 맞는 몬스터가 없다면, 다른 사람이 쥐고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뽑는다.
다른 사람이 쥐고 있던 패에서 뽑은 몬스터 카드의 레벨과, 자신이 쥐고 있는 패에 있는 몬스터 카드의 레벨이 맞는 카드가 있다면, 그 두 장의 카드를 가운데 자리에 내려놓을 수 있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패를 전부 소모하게 된다면, 내려놓을 카드가 없어진 사람은 다음 사람이 패를 모두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이 "조커 뽑기"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이자, 어느 한 사람이 끝까지 패에 쥐고 있다면 무조건 패배하게 되는 단 한 장의 특별한 카드, "조커" 포지션을 맡게 된 카드는, 바로 이름에서부터 "조커"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어릿광대의 모습을 띤 몬스터 카드, [조커즈 나이트].
이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에서 [조커즈 나이트]는 트럼프 카드의 "조커"와 같은 취급으로 하기에,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 중 [조커즈 나이트]와 같은 레벨 5의 몬스터가 패에 있다고 할 지라도, [조커즈 나이트]와 그 레벨 5의 몬스터를 가운데 자리에 내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이 [조커즈 나이트]를 끝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조건 패배하기 때문에, 룰에 맞추어 [조커즈 나이트]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청월의 제안으로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를 시작하게 된 열 네 명의 듀얼리스트들은, 눈동자를 빠르게, 또는 침착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손에 쥐어진 카드들을 천천히 살펴보았고, 맨 처음 레벨 4의 몬스터 카드, [암흑 마계의 전사 다크 스워드]와 [외눈 거인]을 가운데 자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하림을 시작으로, 청월, 바르바스, 하준, 알핀, 스카일러, 홍월, 로제, 오리피아, 키벨, 현월, 하윤, 엘피나, 에르제에게 차례차례 순서가 돌아갔다.
카드가 차례차례 가운데 자리에 쌓여 가자, 열 넷이라는 많은 사람이 빙 둘러앉은 "조커 뽑기" 게임이 이루어 지고 있는 필드에는, 왜인지 모를 긴장감이라는 것이 흐르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는 단 한 장의 카드, 레벨 3의 드래곤족 몬스터인 [하운드 드래곤]만을 남겨두고 있는 하림.
하림은 자신의 옆 자리에서 자신 눈 앞에 뒷면으로 패를 내민 아내 청월의 카드 한 장을 조심스럽게 뽑았고, 뽑은 카드가 [하운드 드래곤]과 같은 레벨을 가진 전사족 몬스터, [이그나이트 매그넘]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자신이 들고 있는 [하운드 드래곤]과 [이그나이트 매그넘] 한 쌍을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하림이 패를 모두 소모하자 다시 한 번 필드 위에 흐르기 시작하는 긴장감.
청월은 바르바스가 쥐고 있는 카드를 뽑자, 마침 자신에게 필요했던 카드가 뽑혔는지, 입가에 띄워지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고, 이후 방금 바르바스의 패에서 뽑은 카드인 레벨 5 드래곤족 몬스터 [커스 오브 드래곤]과, 그와 같은 레벨을 가진 레벨 5 기계족 몬스터, [사이버 드래곤] 카드를 조심스럽게 가운데 자리에 내려 놓으며, 자신과 남편 하림이 가장 먼저 게임을 완료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내비추고 있었다.
"휴... 다행이다. 운이 좋았어."
"그러게. 그럼 우리는 게임이 끝나길 기다리면 되는 건가?"
"쳇. 내가 먼저 끝내고 싶었는데." (바르바스)
"자, 뽑으세요." (준)
"좋아. 그럼 어디..."
자신의 옆에서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똘망거리는 눈망울을 보이는 하준을 보자, 순간 하준의 귀여운 외모에 평정심을 잃을 뻔한 바르바스였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하준이 쥐고 있는 패에서 뽑을 카드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오른쪽? 왼쪽? 아니야, 준이는 내가 그럴 걸 예상하고, 내가 뽑을 방향과 다른 방향에 좋은 카드를 뒀을 거야. 그럼 어디지?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치킨이냐, 피자냐? 냉면이냐, 삼계탕이냐? 낮이냐, 밤이냐? 아니면 남자냐, 여자냐? 내가 필요로 하는 카드는 대체 어느 쪽에 있을까..."
"아저씨, 이러다 날 새겠어요. 빨리 뽑으세요."
"누, 누가 아저씨야! 난 아직 앞길 창창한 스물 한 살 청년이라고! 으음... 좋아, 이거다!"
마음 속으로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독백을 읊으며, 하준이 쥐고 있는 두 장의 카드 중 왼쪽의 카드를 골라 뽑는 바르바스.
바르바스가 뽑아간 카드를 본 하준은, 약 0.2초라는 찰나의 시간동안 미소를 지으며, 바르바스가 그 카드를 가져가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던 것처럼 마음 속에 응어리 져 있던 것이 사르르 풀리는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하준에게서 뽑은 카드를 본 바르바스는, 자신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바로 그 카드, [조커즈 나이트]의 모습을 보자, 표정이 급격하게 썩어 들어가며, 어떻게든 이 [조커즈 나이트] 카드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게 해, 꼴찌만은 반드시 면하겠다는 강한 다짐을 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알핀을 향해 패를 내밀었다.
바르바스가 자신의 눈 앞에 패를 내밀자, 망설임 없이 오른쪽에 있는 카드를 뽑아가는 알핀.
바르바스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뽑아가도 하필 그걸 뽑아가냐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자신의 패에 쥐어져 있는 [조커즈 나이트]를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바르바스가 자신을 원망하는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카드 안에서 조용히 웃고만 있는 [조커즈 나이트].
이후 게임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은 바로 바르바스와 오리피아.
서로 패를 뽑으며 레벨이 맞는 카드가 마련될 때마다 자리에 카드들을 내려놓던 바르바스와 오리피아는, 이 게임에서 [조커즈 나이트]만은 꼭 피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서로가 가지고 있는 패에서 카드를 한 장씩 뽑았다.
운명의 카드 뽑기가 지나간 뒤, 게임 마지막에 패를 모두 내려놓은 사람은, 바로 오리피아였다.
처음에 바르바스는 다른 사람들처럼 무난하게 한 쌍씩 카드를 내려 놓다가, 막판에 하준이 쥐고 있던 [조커즈 나이트]를 뽑게 되고, 이 [조커즈 나이트]는 바르바스를 포함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이리저리 이동하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바르바스의 손에 쥐어져, 바르바스에게 "조커 뽑기" 꼴찌라는 얄궂은 결과를 전달해 주게 되었다.
듀얼 몬스터즈 버전 "조커 뽑기"의 결과가 결정되자, 서로 마음 속에 쌓아두고 있었던 긴장감을 확 가라앉히는 열 네 명의 사람들.
이후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밤이 되자, 여덟 명의 이복 형제는 하림 가족과 청월 가족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였다.
인사를 주고 받은 뒤 각자 살고 있는 집으로 이동하는 여덟 명의 이복 형제들.
이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카게야마와 코가라스마루, 그리고 이와나가와 사쿠야 쌍둥이 자매의 호위를 받으며,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귀가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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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41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은 여덟 명의 이복 형제들과 하림, 청월 가족이 함께 보내는 일상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이 이전에 있었던 이야기는, 아마 다른 이야기에서 다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에피소드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의외의 만남이로군요 스카일러의 의심을 풀어주는 에피소드가 나올 필요도 있겠군요(나온다면 말입니다)
나오게 된다면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넣는 조커 뽑기는 아마 익숙한 느낌을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모 아이돌 애니의 멘탈터진 표정 짤
조커가 도크로배트 조커가 아니라서 꽝인 그리고 시즌1의 베르트랑이 되려는(아님) 주인공 일행이였다고
베르트랑 집은 많은 사람들이 살기엔 좁은 편인데, 청월이네는 말 그대로 으리으리하고 널찍한 대저택이라, 많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긴 하죠. 조커 뽑기에서 어떤 카드를 조커로 할까 고민하다가, 딱 떠오른 카드가 조커즈 나이트여서, 조커즈 나이트를 조커 포지션에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