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장르를 좋아하는데 워낙에 요즘 사장세라서 옛 명작이나 읽으면서 아 어디 꿀잼sf없나 하고있었는데 아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내러티브가 정말 최근 1-2년간 한 게임중에서 가장 좋은거같아요. 특히 13명의 스토리를 순서없이 골라가면서 할수 있다는 부분은 분기를 만들어 선택을 요구하는 게임보다 플레이어에게 능동성을 주는 느낌도 있는거같습니다.
SF에서 다루는 요소들을 될수 있는 한 전부 모아서 전부 내러티브에 때려박은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SF마니아로서 하나하나 떡밥을 회수할때마다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더군요. 통속의 뇌나 테세우스의 배 같은 sf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사고실험을 세련되게 집어넣은 것도 감탄했습니다. 게임 자체가 전반적으로 SF라는 장르와 쇼와버블시기에 대한 오마주로 이루어져있는 느낌입니다.
시나리오 디렉터가 얼마나 머리를 싸매가며 이 스토리들을 짰을지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게임이기에 장점을 가질 수 있는 내러티브를 잘 살린 게임이었습니다
붕괴편이 생각보다는 심심했다는게 아쉬웠네요. S랭크도 생각보다 따기 쉬웠고 비주얼적으로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나름 거대로봇물인데..
무튼 주위사람들한테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건 정말 오랜만인거같습니다. 스토리와 아트의 가치로만 게임값은 훨씬 뛰어 넘은거같네요
정말 여러가지 소재들이 잡탕으로 섞여있는데, 요리가 잘 되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스토리도 재미있었고, 캐릭터들도 좋았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최근 1년 정도 동안 한 게임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