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MCU 10주년 해 인 올해 첫 마블 영화 이자 예고편 공개 이후 너무나 기대하던 블랙팬서를 보고왔습니다.
내일 부터 연휴 라서 그런지 평일 아침(조조 8:30) 부터 제법 사람들이 많더군요. 약 50석 가량 예매 된것 같았습니다.
우선 결론만 말하면 별 5개 만점에 3개 반 정도 주고 싶습니다.
개인적 으론 영화 스타일 이나 메세지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다음 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솔로 무비 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마블이 루소 형제의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저 부터 단순히 흥행만 생각하지 않고 각 감독들의 개성,철학을 존중하고 살리는 영화를
밀어주고 있다는 인상이 강한데요, 이번 블랙팬서 역시 감독인 라이언 쿠글러의 그런 개성 이랑 철학이 잘 묻어난 영화라 생각 됩니다.
감독의 전작인 크리드,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는 아직 보지 못하였지만(;;;) 이 블랙팬서 에선 흑인 감독의 흑인 히어로 영화 라는 의미 처럼
몇세기 동안 숱한 억압과 수탈, 노예의 역사를 가진 흑인들의 분노와, 무엇이 평화를 위한 올바른 선택인지를 킬몽거와 티찰라의 대립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부족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며 서로 갈라져서 아직도 내전과 다툼이 끝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현재와 미래 역시
와칸다 라는 흑인들의 유토피아를 통해 잘 그려내고 있구요.
와칸다는 건국시 5개의 부족이 서로 대립했으나 초대 블랙팬서인 와칸다의 왕이 부족들을 모두 통합하고 아프리카의 엘도라도 이자 아틀란티스 인
오버테크놀러지 국가 와칸다를 이룩하게 되죠.아마도 지금 각 나라, 부족으로 나뉘어져 대립하는 아프리카를 보며 감독은 와칸다 같은 아프리카를
바라지 않았을까 생각 되네요.
수많은 지하자원과 인적자원 에도 불구하고 긴 식민지 세월로 인해 제 3세계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갖은것이 많아 슬픈 대륙 아프리카'를 말입니다..
블랙팬서인 티찰라는 시빌워 에서 임팩트 있는 등장씬과 마지막 자신의 선택 장면에서 깊은 인상을 줬던 케릭터 였는데 이번 첫 솔로 영화 에서도
큰 여운을 주는 케릭터로 그려 집니다. 개인적 으론 캡틴과 함께 마블에서 정말 무게감 있고 멋지게 잘 만들어낸 케릭터 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빌워 에서도 시작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적인 복수로 시작을 하지만 끝에는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인간 으로서, 왕 으로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번 솔로 영화 에서도 개인 으로서 과거 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분노와 원망, 킬몽거에 대한 연민, 그리고 왕 으로서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계속 고뇌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런 모습이 잘 와닿는 것은 블랙팬서를 연기한 채드윅 보스만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 되네요.
기존의 흑인 배우들 처럼 선이 굵은 인상 이거나 체구가 크지 않지만 히어로 이자 왕 치고는 평범해 보이는 외모, 약간 허스키한 음성 까지 이런 면이
케릭터에 인간미를 더 불어넣고 있다고 느껴 집니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개그와 액션 인데요, 개그는 지금껏 MCU 영화에선 개그(위트)가 항상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극의 윤활유 역활을 했습니다만,
이번 블랙팬서 솔로 영화는 그런 개그(위트)가 전혀 없습니다.(한국 관객들 입장에선 한국씬(자갈치 시장씬 초반)이 개그로 다가올수도 있습니다.ㅎ)
또한 지금껏 수없이 나왔던 스테레오 타입의 흑인 케릭터(말이 많고 빠르며, 촐싹대는 타입)는 일체 나오지 않는것도 눈여겨 볼 점 입니다.
아마 흑인 감독인 라이언 쿠글러 자신이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 되네요.
개인적 으론 그리 큰 마이너스 요소는 아니였습니다만 취향에 따라선 이로 인해 2시간 30분 이나 되는 상영 시간이 좀 늘어진다 느낄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또한 액션은 예고편을 보고 많은 기대를 했지만 기대 만큼은 아니여서 약간 아쉽더군요.
시빌워 에서의 충격적인 등장씬과 캡틴 과의 격투씬은 정말 지금봐도 멋진, 날것 그대로의 액션이란 느낌 인데, 자그만치 블랙팬서 둘이 나오는
솔로영화 에선 오히려 그때보다 더 흥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부산 액션씬 및 카 체이싱 역시 예고편 정도의 수준이며, 일부에선 편집의 문제인지 예고편 액션 보다 떨어지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비브라늄 슈트 하나 걸치고 맨손 액션을 하는 히어로 인데 이 부분은 좀 아쉽더군요.. ㅠㅠ
(캡틴 이야기가 나와서.. 개인적 으론 캡틴이 카메오로 나오거나 아니면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아이언맨 포지션 으로 같이 나왔으면 싶었는데...
그러질 않더군요 ㅜㅜ 시빌 워 → 블랙팬서 → 인피니티 워 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 에서 캡틴이 와칸다에 있는 걸로 풀어갈줄 알았는데..
이번 와칸다 내전 당시엔 다른곳에 있었단 설정 인 것인지.. 혹시 뭐 알고 계신분 계시면 댓글 좀 부탁 드립니다. ㅎ)
와칸다의 발전된 과학 기술과 무기로 세상을 청소 하고 그동안 흑인들이 당했던 아픔을 그대로 돌려줘야 된다는 킬몽거,
백인들이 했던 그대로 해봤자 달라지는것 없이 똑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며 지금까지 처럼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만 힘을 써야 한다는 티찰라.
힘을 가진 자 로서 세상과 교류 하며 그에 맞는 역활을 해야 된다는 나키아(티찰라의 전 여친) 까지 뚜렷한 개성을 가진 케릭터 들과 그에 걸맞는
감독의 철학과 연출이 돋 보인 영화 였습니다. 2시간 30분 이라는 상영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ㅎ
MCU 10주년 첫 단추는 잘 끼워지지 않았나 생각 되네요 ^^
ps1.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쿠키는 2개 입니다. 40~50명 가량 되는 관람객들 중에서 두분 빼고는 전부 마지막 까지 남아 계시더군요!!
ps2. MCU 영화들 중에서 엔딩 크래딧 영상이 가장 멋진 영화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홍보 기사엔 첩보작전, 특수 무기 등 007 이 연상되는 점이 있다고 봤는데, 저는 오히려 엔딩 크래딧 영상이 007 시리즈의 오프닝 크래딧 영상과 닮아 있더군요.
몽환적 이고 감각적인 영상과 그에 어울리는 BGM 이 정말 007 시리즈의 오프닝 크래딧이 떠오를 정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