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내용은 영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사이에 벌어진
박흥주 대령(영화에선 박태주)의 1심 공판 공방을 그린 영화로
피의자 중 유일하게 군인 신분이라 단심제로
결정되기 때문에 변호과정이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톤은 근래 비슷한 소재의 영화
서울의 봄이나 1987보다는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나
케빈 베이컨 주연의 일급살인에 더 가까움
즉 사건 현장 방문 및 회상씬으로의 재연을 포함해
법정 재판 과정이 메인이 되는 영화
영화 막바지에 12.12 쿠데타가 성공하면서
재판은 전두환(작중에선 전상두)이 처음 의도한대로
비공개 졸속재판으로 진행됨
- 전두환 인물 묘사는 능글능글하지만 잔인한 서울의 봄과는 다르게
교과서적인 잔인하고 치밀한 인물로 묘사됨
그래서 출연빈도는 많지는 않은데 극의 핵심 흐름을 주도하고 있음
유재명 배우가 이를 뛰어나게 연기를 해줌
- 전반적으로 좋은 영화라 생각하지만
각본의 대사 중 윤색이 덜 된 듯한 대사들이 더러 있으며
연출 쪽에서도 무게감있는 내용에 비해 어울리지 않은
개그톤의 장면들이 밸런스에 좀 안맞게 삽입되어 있어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함
가령 초반부의 하숙집으로 들어가면서 나오는
로맨스 코미디 씬이나
중반부 육본에 난입해서 달려 들어가는
정인후 변호사 (조정석 분) 씬은
최신 영화치고는 썩 유치하다고 생각되기도 함
79년도가 배경인데 대사로 쓴 '고구마 100개'라는 최근 트랜드 대사는
몰입감을 해칠 리스크가 높아 이걸 각본 검토 때 걸렀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도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
- 각본의 대사와 함께 조정석 배우의 연기톤은
만족스러운 씬은 만족스럽지만
반대로 위의 안 어울리는 씬과 함께 연기톤이
유달리 튀는 부분이 있음
변호인을 생각해보면 능숙한 톤조절로 극을 리드하던
송강호와 차이가 나는데 조금 쓴소릴 하자면
[엑시트]의 한 클립같은 장면들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건 연출 / 각본 / 연기 셋 다 엮인 문제점이라 보였음
- 영화는 12.12 사태가 시작이기 때문에 김재규 부장의
대통령 시해 사건으로 변호인단이 구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좀 흥미로운 부분은 법정 공방 중 박태주 (이선균)를 구명하기 위해
중정부장인 김부장의 지시에 초점을 맞춰 법리싸움 방향을 정하고
이를 쌍방에서 전부 반대하는 부분-
박태주 대령은 상사를 팔아 자신을 보신한다는 선택은 안하겠다고,
변호인단은 마침내 찾아온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김 부장을 격하시킴으로서 꺼뜨리려는 정인후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이 전개됨
이제까지의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실재 사건들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무고한 죽음과 이를 밝혀내려는 싸움이
민주주의에 대한 회복과 동치시키는 구도로 갔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완전히 별개로 각을 세우진 않지만-
김 부장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 살릴 수 있는 (혹은 살릴 수 있다고 믿은)
박태주 대령까지 희생할 수 있느냐는 대립 구도를 보여줌
영화 플롯의 골격도 그래서 사람의 희생과 죽음에
보다 더 초점을 맞췄음
현대 역사극이지만 거시적 관점보다
미시적 관점에 좀 더 무게를 실은 뉘앙스고
마지막 전상두에게 찾아가 외치는 정인후 변호사의 대사도
'니 원하는 건 다 갖되 사람만큼은 죽이지말라'고 나옴
지금까지 나온 현대 정치극을 소재로 한 영화들의
기조와 비교해보면 아주 작은 차이점이긴 하지만
흥미롭다고도 생각될 부분
- 서울의 봄과 마찬가지로 결말이 정해져있는 내용이라
굉장히 무겁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마무리라 생각되는 영화였음
그리고 그 무게감은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먹먹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거야
아직 극장에 걸려있으니
안 보셨다면 한 번씩들 보러들가시는 걸 권함
이런저런 말은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임
서울의 봄이 김성수 짬바답게 개성이 확 드러나는 영화라면
이 영화는 기본기대로 충실히 잘 찍은 영화에 가까움
*아 한 가지 더-
영화 제목은 한대수 옹의 명곡 [행복의 나라로]에서
따왔고 작중에서 한 번, 엔딩 크레딧에서 한 번
나오는데 작중에서 이를 대사로 짚어줘
[먹고 살아남고 성공에 몰두하는 인생]이 아닌
본질적인 [국민들의 행복 추구권]에 대한 내용이
한 번쯤 언급되었으면 좀 더 주제의식이 와닿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음
특히 유신정권 시절 금지곡으로 선정된
아이러니함을 생각하면 더더욱-
또 하나 덤으로
정승화 참모총장을 연기한
이원종 씨 연기가 진심 끝내준다...
+ 전두환은 진짜 한국 현대극에서 어디서든 안끼는데가 없는
빌런이다
동의 마침 공판도 16일 간 졸속으로 겨울에 끝나고 신년에 형이 집행 됨
ㅇㅇ 이영화는 겨울이 맞음.
문어대가리를 빼고는 80년대를 서술할수가 없지 사회 문화(영화,스포츠,방송) 경제 정치 군사 어디 안걸치는데가 있나? ㅆㅂ
ㅇㅈ
이런 망할! 바로 수정 완료...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글 너무 잘 쓰시네요 👍
연출 쪽에서도 무게감있는 내용에 비해 어울리지 않은 개그톤의 장면들이 밸런스에 좀 안맞게 삽입되어 있어 ========== 나도 이거 100% 동감하면서 나왔는데....ㅋㅋ
ㅇㅇ 이영화는 겨울이 맞음.
동의 마침 공판도 16일 간 졸속으로 겨울에 끝나고 신년에 형이 집행 됨
方外士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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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이런 망할! 바로 수정 완료...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글 너무 잘 쓰시네요 👍
잘읽었음!! 좋은글 감사!
감상평 잘 읽었음 전체적으로는 좋은 영화지만 몇몇 디테일이 떨어지는게 매우 아쉽구만
문어대가리를 빼고는 80년대를 서술할수가 없지 사회 문화(영화,스포츠,방송) 경제 정치 군사 어디 안걸치는데가 있나? ㅆㅂ
연출 쪽에서도 무게감있는 내용에 비해 어울리지 않은 개그톤의 장면들이 밸런스에 좀 안맞게 삽입되어 있어 ========== 나도 이거 100% 동감하면서 나왔는데....ㅋㅋ
극장에서 보긴했는데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라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