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땡! 땡!
"파파! 저기 배들이 많이있어요!"
"얼마나 있는지 세볼까 라임?"
"네! 파파! 하나, 둘, 셋..."
어깨위에 올라타고 있는 라임과 엄마의 손을 잡은 민트는 항구를 떠나는 그리고 반대로 항구에 정착하는 수많은 배들을 구경했다. 항구에 정착한 배 안에서는 타국에서 온 새로운 모험을 찾아 온 모험가들을 비롯해, 외교 관련으로 찾아온 외교관 그리고 동방국가 혹은 아라비아 계통 복장을 입은 억만장자를 꿈꾸는 상인들도 하나 둘 씩 자리를 잡아 여기 오케아나에서 절대 볼수 없었던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우리가 온 목적이기도 하고.
"다행히 쌀 포대가 많이 왔네요 태철씨."
"당분간 쌀 걱정 안해도 되겠어. 쌀밥 못 먹어서 아쉬웠는데."
여기 오케아나 왕국 뉴 호프 항구 도시에 정착 한 뒤 우리 가족은 딱히 큰 문제 없이 살고있다. 카페테리아도 괜찮게 돌아가고, 주변에 친한 사람들도 많고, 무엇보다 여기 음식들, 바다의 국가 오케아나이다 보니 해산물 관련으로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집사람도 여기서 다듬어진 회를 먹은 뒤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극찬할 정도인데.
한가지 빼고...
"여기 나라는 다 좋은데."
삿갓에 한복을 입은 조선사람과 비슷한 모습의 상인에게 50 마르 (5만원 정도)를 지불한 뒤 웃샤 하면서 양손으로 들어올렸다. 하는 김에 몇 포대 더 주문해서 나중에 우리 카페테리아에 배달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고.
"어째 쌀을 구하기가 왜이리 어려운지 몰라. 밀은 넘치고 넘쳐서 빵 만들어 먹는것은 쉬운데 왜 벼가 없냐고 벼가. 아무리 여기가 서양이라 그렇지."
"에이 어쩔수 있나요 우리 불만 많은 매직 젠틀맨 남편씨."
모모는 끙끙 대는 나를 보고 안되겠다 싶었는지 그대로 양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괜찮아? 라고 물어보니 아무렇지도 않는데요? 라고 말하는 모모를 보면서 나 정말 힘이 약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오케아나 국가는 쌀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란것을요. 여기 기온이 낮은편이라서 벼 키우기에는 너무 제한적이라는것을요."
"그래서 쌀 먹고 싶다면 이렇게 타국에서 온 상인들에게서 사야 하잖아."
정말...한국에 있었을때는 원할때마다 쌀밥을 먹었는데. 쌀이 없다? 그럼 앱 켜서 주문만 하면 바로 배달 되어 왔고. 알래스카에 있었을때도 쌀 먹고 싶으면 그대로 요리사들에게 주문하면 됬는데. 지금은 이렇게 배가 오기에 맞추어서 곧바로 일찍 일어나 누가 사기 전에 그대로 최대한 많이 사다 놔야 했으니...그것도 한-길게는 세달 간격으로 말이다.
오죽하면 모험가 삼인방중 한명인 나처럼 한국 출신이자 요리가 특기인 걔도 "태철형- 쌀 먹기가 왜이리 힘들죠?" 라고 말할까.
...이거 쓰고 나니까 나도 한국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있었을때는 이런 느낌 못 들었지만, 여기 온 뒤로 쌀이 저절로 생각나고 그러니까. 어느세 쌀밥과 국이 먹고 싶어지고.
이래서 음식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라고 괜히 말하는게 아니었구나.
"마마! 파파 왜이리 쌀을 좋아해? 더 맛있는 빵들도 있잖아!"
"말했잖아요 언니. 아빠는 원래 살던곳에서 주로 먹었던것이 쌀이었다고요. 먹기 힘드니까 더욱 더 드시고 싶으신게 아닐까요?"
"말 그대로에요 두딸. 그리고..."
모모는 쌀을 내려 놓은 뒤 딸을 쓰다듬어 주면서 생긋 미소를 지었다.
"아빠가 워낙에 음식의 고마움을 몰라서 이렇게 먹고 싶을때 제대로 못 먹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에요."
"파파가 벌을요!?"
"음식의 고마움을요?"
"당신 무슨 소리..."
"음식이란것은 말이다 농부들과 요리사들의 피땀으로 만들어 진것이에요. 착한 어린이라면은 늘 항상 재료를 재배해주는 농부들과 그 재료로 맛잇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요리사들에게 감사해야 하는데, 아빠는 그런 고마움을 몰라서 이렇게 좋아하는 쌀을 못 먹고 있는것이고요."
"와아-"
"아빠가 잘못했네요 그것은 확실히..."
"그...그건..."
라임하고 민트는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너 뭐한거야 라고 눈빛으로 모모에게 묻자 집사람은 혀를 내밀 뿐이었고. 마치 나를 놀리기 위함인지 약오르지롱-라고 말하는거 같았고.
생각해보니 모모의 말에 한치의 틀림이 없었다.
내가 어릴적에 콘스탄챠가 밥을 차려줄때마다 항상 불평 불만을 많이 했다. 왜 이런 맛없는것을 주냐고, 나는 브로콜리 먹기 싫다고 떼쓰고 그 와중에 지켜보던 바닐라는 언니가 도련님을 위해서 만드신 영양가 맞춘 음식입니다 라고 잔소리가 이어지고...
나이를 먹음과 함께 철도 듬과 함께 이젠 주는 밥 아무거나 먹을수 있게 되었지만 모모 말대로 나는 나쁜 어린이가 할만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콘스탄챠가 만들어준 요리에 대한 감사함을 전혀 모른 체 투덜거리기만 했던 나쁜 어린이.
동시에 이런 음식들의 재료들을 재배및 생산하기위해, 농부들의 피땀이 들어갔다는것을 전혀 인지 못한 나쁜 어린이.
"그런 의미로 라임하고 민트는 절대로 밥 줄때 투정거리지 말고 늘 감사하면서 먹어야 되요 알았죠? 모든 음식에는 피와 땀 정성이 들어간거니까 투정 거리면 나쁜 어린이에요."
"네-마마!"
"항상 새겨 들을게요 엄마."
...모모 쟤 저게 목적이었구만. 애들 착한 어린이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뭐 하긴 쟤 애초부터 태생이 마법 소녀 였으니 자신이 낳은 애들을 착한 어린이로 키우고 싶은것은 당연한걸지도. 그렇다고 뭔가 얄미운것은 변함없지만.
모모 저녀석 오케아나로 온 뒤로 나한테 기어 오르는것이 많아졌어.
쇼핑을 끝 마친 뒤 광장으로 돌아와보니 광장은 말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오늘은 오케아나의 휴일중 하나이자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들을 잡아오는 어부들을 기여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곳곳에 물고기 장식품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길거리의 요리사들이 어느세 자리를 잡아 갓잡아온 해산물로 만든 구이 및 과자를 만들고 있었다.
"(와작 와작) 추제는 은지나 즈거어요."
그와중에 모모는 꽃게 살을 말려서 만든 크래커를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딸들도 파티에 들 떠서 여기 저기 둘러보고 있었고.
"(와작 와작) 달들도 즈릏게 추제를 즈기니 보기 조고요-"
"삼킨 뒤 말하세요 마법 소녀 마누라씨."
"꺄악-"
토옥-하고 이마에 수도를 날리니 모모에게서 짧은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 소리와 함께 꿀꺽-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과자 맛있다는것은 인정하지만 다 삼킨 뒤 말해도 되잖아."
"하지만 맛있는것을 어떻게해요. 너무 맛있어서 중독 될거 같아서요."
"하여간."
쓴 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저 녀석은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는것이 있단 말이야. 맛있는거 보면 사족을 못 쓰는거. 덴센츠에 있었을때는 맛난거 먹을 기회도 거의 없었다나.
"휴일이라서 가게도 하루 쉬어서 좋긴 하네요. 딸들도 이렇게 축제를 즐기고 있어서 좋고."
"게다가 오늘은 어부들의 날이라서 평소보다 해산물들을 싸게 살수 있잖아."
지나가다가 가제를 팔고 있길래 나는 하나 집어 보았다.
"이렇게 싱싱한것 몇마리 사다놓아서 오늘 저녁 해산물 음식 해 먹자고. 마침 쌀도 왔겠다, 오늘 밥은 진수성찬이겠네."
"후후후 매지컬 요리 타임이군요-"
모모는 간단한 팔 운동을 하면서 뚜둑-하는 근육을 푸는 소리가 들려왔다.
"갈고 갂은 실력-오늘 실력 발휘 해볼게요. 잊혀지지 않을 저녁 상을 차려 주겠고요."
"기대할게 모모."
애들은 뭐하고 있나 보려던 차, 아이들은 누군가랑 얘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랑 대화하는 모습에 우리 두사람은 경계를 했지만, 쪼그리면서까지 얘기하는 로브를 뒤집어 쓴 사람에게 두 딸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이 보였었다.
절대 수상한 사람 곁에 다가가지 않는 애들이 저렇게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에 저 로브 쓴 사람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로브를 쓴 사람은 우리 두사람을 보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태양 빛으로 인해 얼굴의 윤각이 어느정도 들어났다.
"건강해 보이시네요."
윤각이 들어낸 얼굴에는 미소가 그려져 있었고, 그 미소속에 나온 말은 곧 나와 집사람의 심장이 크게 울리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장 듣고 싶어했고, 가장 보고 싶어했던...
사락-
"설마했는데 역시 두분 이셨네요. 오랫만이에요."
로브의 후드에서 들어난 갈색 포니테일 여성의 녹색 눈동자에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시골 마을도 평소보다 바쁜 날이었다. 어부의 날이라는 이유로 어촌에서 수많은 해산물들이 배달 되면서, 마을 사람들도 축제 분위기에 담겨졌기 때문이다.
"웃샤-"
그 와중에 분홍빛이 감도는 주황색 머리카락 소녀는 사람들과 같이 축제에 필요한 물건들을 나르고 있었다. 고기를 먹기 위한 술들이 담긴 박스들을 한 두박스를 나르고, 그뒤 애플 파이및 물고기 파이들도 옮기고 있었고.
"어이-거기 아가씨-그쯤 하고 와서 식사혀-!"
"그렇게 일만 하다 재미있는거 다 놓칠걸세!"
"이것만좀 하고요!"
소녀는 박스들을 마저 옮긴 뒤 사람들이 부른 장소를 향해 달려갔다. 달려오니 마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대로 손을 잡았고.
"담배 누나 오늘 왠일로 담배 안피네?"
"언니 원래 같으면은 축제 귀찮아아아-하면서 혼자서 담배피고 그랬잖아-"
"음 뭐..."
여전히 다크 서클 짖은 얼굴이었지만 아이들이랑 걸어가면서 소녀는 미소를 지었다. 걷던 도중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슬슬 나도 즐길까 해서요 착한 어린이 분."
"즐겨?"
"뭐를 언니?"
"삶을요."
테이블에 가까이 오니 어느세 수많은 음식들이 놓여졌다. 농장에서 흔히 볼수 있는 농작물로 만들어진 음식에서 부터 시작해서, 뉴 호프 항구 도시를 비롯해 다른 어촌에서 배달된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군침이 나오게 만들정도로 냄새가 후각을 찌르고 있었다.
소녀는 아이들과 앉은 뒤, 애플 파이를 한입 베어 먹어보았다. 단맛이 그대로 입으로 전달 되어왔다. 사과의 아삭함과 단맛, 그리고 파이의 바삭한 겉부분의 조합은 말 그대로 환상의 조합 그 자체였으니.
"기죽지만 말고 즐거운 삶이란것을 즐길까 해서 말이에요. 패션 마법 소녀씨 처럼 말이죠"
모모와 도련님의 대화 기록문
번외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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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짧았던 모모 번외편 끝냅니다.
(지금으로서는) 모모 소설도 여기서 끝일거 같고요. 번외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더 쓸지도 모르겠네요 허헛.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이세계 전생 해피엔딩이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원래는 뭔가 임팩트 있게 끝내려 했지만 쓰면서 "그리고 그들의 이세계에서의 슬로우 라이프는 계속 된다" 라는 식의 잔잔한 분위기로 끝내도 좋다는 생각으로 끝냈습니다. 마지막 콘스탄챠도 그냥 지나가면서 서로가 "어?" 하면서 서로가 바라보는걸로 끝내려다가 그냥 다시 서로가 재회하는걸로 했고요. 모두에게 말그대로 평범한 삶이 계속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세계에선 행복하길..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agincia 님. 모두가 이세계에서 행복한 삶을 바라며...
다른 이들도 행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이세계 전송 서비스 좋군요 ㅠ
마르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이세계 전송을 해주죠. 원래 세계에서 이루지 못했던 행복을 누리게 하기 위함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