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어머니는 경계선 지능이십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뭘 잘못 먹여서 제가 탈이 난 적도 종종 있었고, 밥을 해주신 적도 별로 없어서(다른 직업이 있으셨던건 아님) 중학교 올라가서부터는 거의 제가 차려 먹었네요. 그래서 육아는 할머니께서 맡아주셨고, 빨래나 다림질도 못 하셔서 이런 건 아버지께서 하셨어요.
그리고 공부가 뭔지, 입시가 뭔지 아실리가 없어서 중학교 입학 무렵 어머니는 저에 대한 관심을 끊고 교회일에만 몰두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겉으로 보기엔 외모도 귀티나고, 사람도 좋아보여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분입니다. 물론 그 호감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나중에는 대부분 어머니를 멀리하거나, 혹은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가끔 접근해서는 싸구려 물건이나 서비스를 권유해 바가지 씌우곤 했습니다.
지시하는 간단한 일도 어려워서 일하려고 찾아간 어떤 곳에서도 어머니는 빠르면 일주일, 길면 한 달만에 쫓겨나왔습니다.
어머니는 매번 직장 사람들을 욕했지만, 실제로는 어머니가 업무 메뉴얼을 곧잘 잊어버리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자기 마음대로 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미움을 샀던 겁니다.
거짓말은 얼마나 잘 하시는지 거짓말을 즉석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지어냅니다. 특히 남편이 지금까지 돈을 한 번도 벌어다 준 적 없었다느니,
아들이 내 동생이 쓰라고 보내준 돈을 인출해서 가져갔다느니 하는, 누구도 아닌 가족에 대한 험담을요.
작년에 아버지께서 저를 따로 부르셔서는 "이모가 네 엄마한테 보내준 돈을 네가 가져갔다는 게 사실이냐"라고 물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런 짓을 해요? 이모가 돈을 저녁에 보내셔서 인출하면 수수료가 드니까 아침 일찍 뽑아서 드렸어요."라고 대답했더니,
아버지께서는 바로 어머니와 저를 삼자대면 시키고서 "아들이 당신에게 돈을 줬다는데 왜 그런 거짓말을 하나?"라고 따졌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습니다. "몰라!"라고 대답하시고는 그냥 침대에 누우시더라고요...
형편이 어려웠을 때(2천년대 초) 큰아버지께서 몇년 동안 다달이 보내주시던 생활비 100만원을 꿀꺽하던걸 들켰을 때에도 이러셨어요.
항상 거짓말을 들켰을 때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거짓말은 잘하는데 정교한 거짓말은 못하니 어머니의 거짓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이모들, 혹은 어머니와 표면적으로만 알고 지내는 지인들 밖에 없습니다.
도벽도 있으셔서 할머니의 모시 적삼(당시에는 맞춤 주문 제작이라 동일품이 있지도 않았고 가격도 매우 비쌌다고 합니다)을 훔쳐서
외할머니의 농사용 작업복으로 줘버린 일도 있었고, 나중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는 할머니의 유품인 금반지들도 사라졌습니다.
근데 그렇게 돈, 돈, 돈 하면서 얻은 돈은 외조부/외조모께서 살아계실 땐 전부 외가에 부치다가 요즘엔 자신을 만나주는 사람들에게 밥이나 선물을 사는데에 전부 써버립니다. 겨우 그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 마디를 들으려고요.
이런 행동이 갈수록 심해지셔서 19년도에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연계 병원에서 치매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치매가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인지능력 자체가 굉장히 떨어져있는 건 사실이나 ct 촬영결과 뇌는 깨끗하다면서요. 그 이후로도 마찬가지였는데 올해는 아직 안 받으셨네요.
그래서 노년기 우울증인가 싶어 신경정신과에서 몇 년째 상담을 받고 있는데 원장님도 "어머님 인지 능력이 좀 낮은 상태셔서 상담 진행이 힘듭니다만, 그래도 이해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만 하실 뿐, 큰 진척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항우울제, 항불안제도 소용없었네요.
그런데 언젠가 아버지께서 "니네 엄마 30대에도 저랬다. 요즘 들어 부쩍 저런 행동이 심해진건 맞는데 원래 그랬어. 난 치매 아니라고 본다." 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나서 원장님께 이 말씀을 드렸더니, 원장님 말씀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어머님께선 경계선 지능이신 것 같습니다. 연세 때문에 지능 검사를 할 수도 없지만 임상적 소견들이 상당 수 일치합니다. adhd를 의심해볼 수도 있지만 여기선 경계선 지능에 더 가깝습니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심리학과 졸업생인지라 전공 교재에서 무심하게 흘려들었던 그 말이 번개처럼 뇌리에 꽂혔습니다. 그 뒤 집에 가서 이상심리학 책을 뒤지고,
아버지께 지금까지 어머니가 했던 이상한 행동들에 대해 여쭤봤더니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어머니의 행동이 이해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모들도 왜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이질감이 느껴졌는지,
왜 외할머니께서 그 지역 마을 사람들과 자식들에게 없는 사람 취급 받았는지. 전부 외가로부터 유전된 지능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나중에 아버지께 제가 몰랐던 외할머니의 얘기를 들었을 땐 충격이었습니다. 간단한 밭일도 못 해서 잡초 뽑기만 했었다, 근데 그 일을 하는데
너희 엄마가 훔쳐다 준 그 옷을 입고 있더라, 자식이 뭔지 손주가 뭔지도 모르더라, 그냥 밥 먹고 자는 것 밖에 모르더라....
이미 돌아가셨으니 더는 알 방법이 없지만, 어쩌면 외할머니는 지적장애였는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니 외할머니와는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네요.
지금 어머니에게 저는 아주 나쁜 아들입니다. 어머니가 부정맥 시술을 받아서 입원해있을 때 제가 지하철로 40분 거리인 병원까지 가서 3일간 하루종일 간호해 드린 일, 첫 월급을 타서 백화점 맛집에 모셔가드린 일, 용돈을 드렸던 일, 어버이날 선물을 해드린 일은 전부 자기 안에서 지워버렸고
그저 자기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아들, 자신의 소중한 돈을 빼앗아간 불효막심만 아들만 있을 뿐입니다. 자기가 만든 이미지로 사람을 미워하다니 이제는 화나지도 않고 허탈한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아버지께서는 지금도 어머니와의 결혼을 후회하십니다. 친가에서 결혼을 전부 말렸는데, 파혼을 하자니 "부끄러워서 집 근처 저수지에 빠져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하던 어머니가 실제로 그럴까 두려워서 그냥 결혼하셨대요. 그리고 순박한 사람이니 내가 노력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게 너무 안일했었다고... 지금은 두 분이 이미 이혼한 상태지만 정확히는 어머니와 결혼해서 저를 낳으신걸 후회하세요.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데 너한테 너무 나쁜 부모를 만나게 했다고...
오늘도 어머니는 아침 일찍 집에서 나가 공원에서 모르는 노인들에게 먹을 것을 돌리고 왔습니다. 집안일은 아예 손을 놓은 지 몇 년은 됐고, 제가 무엇을 원하느냐,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물음에도 "너는 애미가 아주 우습지?" "너는 니 아빠랑 살아~ 아빠도 너밖에 모르는데 나더러 어쩌라고?"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부로 어머니와 의절하기로 했습니다. 낳아 준 생물학적인 어머니만 있을 뿐, 길러 준 어머니는 없었다고 생각하며 살려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부끄러운 집안 얘기라 누구에게 털어놓기도 그래서, 그냥 여기다 끄적여 봅니다.
그것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전 2월에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놀라울 정도로 슬프지도 눈물도 흐르지 않더군요. 워낙에 못됐게 하다 가신 분이라.
속 시원할 것 같은데? 부모가 부모다워야 부모인 거지 저건 남만도 못한 혹덩어리임.
효라는건 밑에서 위로만 하는게 아닙니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온걸 갚아나가는것이 효인데 첫 단추부터 잘못끼워진 옷을 벗었는데 어찌 불효자인가요
비추 왜 없냐
직장에 경계선 지능인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데 잘 안 되는 사람이었죠 결국 짤렸는데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안타깝더라고요 비슷환 시기에 한 명 더 있었는데 그쪽은 팀원들이 엄청 욕하더라고요 겉보기엔 멀쩡한데 못하고 안 하고 거짓말하고 대들고.. 그래서 결국 짤렸는데 이쪽은 다들 후련해 하더라고요 생각나서 끄적여 봤네요
돌아가시면 후회합니다 다시 만나시길 나이두 어리신데
소나기비나뭇잎떨어지다
그것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전 2월에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놀라울 정도로 슬프지도 눈물도 흐르지 않더군요. 워낙에 못됐게 하다 가신 분이라.
소나기비나뭇잎떨어지다
속 시원할 것 같은데? 부모가 부모다워야 부모인 거지 저건 남만도 못한 혹덩어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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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비나뭇잎떨어지다
효라는건 밑에서 위로만 하는게 아닙니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온걸 갚아나가는것이 효인데 첫 단추부터 잘못끼워진 옷을 벗었는데 어찌 불효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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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비나뭇잎떨어지다
비추 왜 없냐
남 일 이라고 그저 착하게 살아라고 하는 사람이 더 문제임.... 참...
음 인연 끊으실꺼 까지야 없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만 단호해지시면 되지 않을까요.??
직장에 경계선 지능인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데 잘 안 되는 사람이었죠 결국 짤렸는데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안타깝더라고요 비슷환 시기에 한 명 더 있었는데 그쪽은 팀원들이 엄청 욕하더라고요 겉보기엔 멀쩡한데 못하고 안 하고 거짓말하고 대들고.. 그래서 결국 짤렸는데 이쪽은 다들 후련해 하더라고요 생각나서 끄적여 봤네요
중학교때까지는 잘몰라서 넘어갈수있는데 그 이상되면 이제 거리를 두기시작하죠 경계선지능은 그런데 조금만 대화해도 알수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늦게 알게되셧네요 예를 들면 수를 잘 헤아리지못한다던가 대화의 깊이가 없다던가 애기들이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던가 어머님과 의절하셧다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를 유지하면 계속 볼수밖에 없긴하죠
어머니가 왜 그렇게 사시는지 글울 읽어보니 알것 같습니다
제대로 의절 안하면 나중에 응급실에서 전화옴 거기에 제대로 대응 안하면 노인학대로 경찰서에서 전화옴
힘내세요...
딱히 해드릴 말은 없지만 현상황에서 계속 같이 생활하시면 글쓴 분에겐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거리를 두고 생활해보시면서 차후의 일을 생각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말만 들어서는 조현병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네요.
내가 도울 수 없는 무질서, 내가 악영향만을 받는 무질서로부터는 탈출하는 것이 답입니다. 곁에 있으면서 같이 죽는 것은 어리석을 뿐입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를 능수능란하게 구할 수 있는 자유자재한 수영 실력이 없으면서 뛰어들어 구하려고 하면 같이 죽기만 합니다. 개죽음입니다. 구할 수 없는 병든 사람 때문에 같이 죽는 것는 완전 무익합니다. 살 사람은 살아야 합니다. 동정의 가치가 없으며, 초연한 태도로 기본 예의만 지키고 기본적인 도움만 주고 아주 멀리 하는 것이 답입니다.
하지만 내가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면 정을 주면서 곁에 있습니다. 악영향을 받지 않거나 충분히 버틸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내 인생이 파괴된다면 도망쳐야 합니다.
잘 하셨습니다. 살 사람은 살아야죠. 그리고 단순히 지능에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두엽 기능 손상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발달 수준이 자기 파괴적인 상태에 머물고 계신것 같은데 언제 타인 파괴적인 상태가 될지 모르니 최대한 피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굳이 의절까지 안해도 되는데 그걸 못견디시면 의절하시는게 맞습니다. 근데 볼것도 없이 자립도 안되시기 때문에 경제권은 아버지가 관리하고 아드님도 자기 경제 관리는 자기가 하고 어머님과 안얽히면 됩니다. 지능이 모자른게 어머님의 잘못은 아니기에...그냥 받아들이고 가족분들의 경계심이 필요한것같습니다.
글 보면 단순 지능이 모자란다라고 끝날 건 아니고 거짓말 등의 도덕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결여가 있어 보이니 아마 글쓴 분도 그것때문에 의절하신듯요.
새출발하게된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잘하셨습니다 본인 인생 결국 본인이 책임져야하더라구요 마음한켠 찝찝해도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