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 자극과 반응 그 사이의 선택,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 제목 |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 출시일 | 2026년 9월 3일 |
| 개발사 | 레벨 울브즈 | 장르 | ARPG |
| 기종 | PC / PS5 / XBOX | 등급 | 청소년이용불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정필권 (Mustang) |
지난해 초 공개된 레벨 울브즈의 RPG 타이틀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낮에는 인간, 밤에는 뱀파이어라는 컨셉을 공개하면서 단번에 관심을 받은 타이틀이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기 유럽의 역사를 배경으로 뱀파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인공 코엔이 이들에게 끌려간 가족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는 설정은 동유럽권의 문화를 담아낸 설정들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컨셉보다는 이들이 지향하는 이야기의 구조에 조금 더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메인 퀘스트 라인이 존재하지 않고 / 실패 엔딩 또한 없으며 / 30일이라는 시간 제한이 전제되어 있고 / NPC를 다 죽이더라도 이야기는 진행된다는 이야기는 듣기만 해서는 다소 모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도 괜찮지만, 엔딩으로는 귀결된다는 모순 말이다.
다만,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블러드 오브 던워커가 말하는 내러티브 샌드박스는 근본적인 플레이어의 행위에 대한 자유보다는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유를 제공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그렇기에 소위 ‘자유도’-구체적으로 정의를 하지 못하는 단어이기도 한-라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게임의 룰과 개발사가 의도한 제한과 메커닉 안에서 플레이어에게 최대한의 선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블러드 오브 던워커를 바라보며 하나의 기준을 세우고 리뷰에 들어가고자 했다. 내러티브 샌드박스라는 틀 안에서의 최대한 다양한 선택 / 낮과 밤에 따라서 같은 퀘스트를 여러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구현했는가? 다. 이것이 던워커라는 작품에서 개발진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한 지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이하 던워커)는 우려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던 지향점을 달성했을까? 그리고 그 시스템이나 틀은 제대로 완성되었고 즐거운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가? 리뷰를 위해 엔딩 루트를 네 번 정도 본 시점에서 내린 결론은 ‘그렇다’다.
● 던워커의 핵심 내러티브 샌드박스는 잘 작동하는가?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면서 우선 첫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던워커에서 어떤 메커닉이 가장 중심에 있는가?’하는 질문이다. 이는 개발진이 그간 언급했던 것처럼 ‘내러티브 샌드박스’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내러티브 샌드박스는 그 명칭은 거대해 보이지만 핵심은 하나다. 바로 ‘플레이어가 월드 내에서 여러 이야기를 자유로이 선택하고 진행하며, 그것이 엔딩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 이다.
여기서 자유로이 선택한다는 의미는 Freedom 보다는 Liberty에 가깝다. -정치사회과학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게임이 제한하는 약속 내에서 이루어지는 제도적인 측면의 자유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림에 있어서 이야기라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 게임의 법칙과 상황이 제공하는 한도 내의 선택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유라는 단어로 번역되긴 할테지만, 그 의미가 조금 다를 것 같다
어렵게 설명할 것 없이 이는 일종의 프리 시나리오와 같은 형태를 생각하면 된다. 플레이어가 마주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의 선택지들이 있고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엔딩에 이르는 구조다. 다만, 개발진의 이력과 관련하여 그들이 잘 다루고 있는 요소들이 사용되었고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레 고민과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식이다. 개발진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바로 이 요소이기에 내러티브 샌드박스가 잘 작동하는 것 만으로도 소정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내러티브 샌드박스라는 요소가 시작부터 끝까지 잘 작동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YES라는 답을 내릴 수 있다. 관련하여 던워커에서 사용되고 있는 내러티브 샌드박스의 구조를 분석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0. 30일이라는 제한 속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하도록 만드는 결과로
1. 낮과 밤의 차이 - 낮에는 인간 밤에는 뱀파이어
2. 몇 개의 굵직한 선택지 - 엔딩까지 도달하는 방법들
3. 굵직한 선택지로 자연스레 인도하는 요소들 - 단서와 동선의 겹침 등
4. 회색빛 딜레마 - 개발진이 잘 하던 것들. 입체적인 인물상과 나비효과
5. 어떤 것을 선택해도 잘 맞아 들어가며 굴러가는 - 심지어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포함해서

던워커의 근본적인 룰, 시간 제한
우선 언급해야 하는 점은 시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이다. 30일이라는 시간은 던워커에서 하나의 제한이자 명확한 도달점을 나타낸다. 가족이 작품의 메인 빌런인 브렌시스에게 끌려간 이후, 주인공 코엔은 눈을 뜬다. 그리고 가족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물론, 당장 바로 가족을 구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협력자를 찾고 장비를 모으고 스스로 강해지기 위한 준비를 마친다.
30일이라는 시간 제한은 이 강해지고 협력자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택이라는 요소와 맞닿게 된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 있는 모든 콘텐츠를 할 수 없다. 퀘스트에는 일정분의 시간이 소모되며 무언가를 찾고 발견하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시간이 소모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소 빠듯한 제한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그리 빠듯하지만은 않다. 생각보다 제한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으며, 선택의 방향을 제대로 잡는다면 엔딩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루트를 확인할 수 있는 제한이다. 물론, 필드에 있는 모든 마커를 제거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라면 꽤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테지만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수준의 제한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데, 할 것은 꽤 많다. 필드를 싹 긁어먹는 스타일이라면 시간 제한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 수도 있다
다음으로 내러티브 샌드박스의 핵심적인 플레이는 낮과 밤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주인공 코엔은 튜토리얼 구간에서 심장에 뱀파이어의 이빨이 박히고 뱀파이어로 변화한다. 하지만 은피증으로 인해 체내에 은이 돌고 있어 변화는 온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코엔은 뱀파이어도 인간도 아닌 ‘던워커’로 변화한다. 낮에는 인간으로 밤에는 뱀파이어로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인간 - 뱀파이어를 오가는 변화는 단순히 전투의 변화로만 이어지지 않고 낮과 밤 두 시간대가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하나의 퀘스트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하나의 퀘스트가 낮과 밤 모두 제대로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개발 관점에서 생각하면 조금은 이상한 결과물이 될 수 있는 방식이다. 하나의 퀘스트 라인을 거의 두 개로 만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굳이?라고 이야기를 하자면 그러게?라는 대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낮에는 바닥을 걸어다니며 모험하고
하지만 개발진은 낮과 밤을 양분하고 각 시간대에서 하나의 퀘스트가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중요한 퀘스트의 구조는 시작과 끝은 동일하지만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중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글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최소한으로 언급하면 시작점인 A가 자리하고 낮과 밤에 따라서 끝인 C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미하이의 검을 구해야 한다는 A라는 시작점이 있다. 이 A까지 도달하는 과정도 플레이어의 동선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A라는 시작점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검을 구하는 방법은 낮과 밤에 따라서 달라진다. 낮에는 도서관에 들어가서 단서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부의 부탁을 들어주고 사건을 조사하는 방식이 진행된다. 그 이후에 도서관 열쇠를 받는 식이다.
밤에는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뱀파이어 능력을 이용해 도서관의 2층으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고 / 성당 안으로 들어가 벽화에서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성당에서 주요 빌런 중 한 명의 비밀을 알게 되며, 또 다른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장소로 플레이어를 인도한다.

밤에는 건물의 위로. 조금 다른 층위를 걷도록 했다
이렇게 낮과 밤에 모인 단서들은 C 단계에서 하나로 귀결된다. 예시에서는 미하이의 무덤 문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장소로 도달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낮과 밤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시퀀스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관련한 퀘스트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단서를 언급하면서 또 다른 퀘스트와의 접점이 만들어진다.
관련하여 재미있는 점은 일부 퀘스트의 경우, UI에 표기된 목표 자체를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목표가 ‘요새 정문으로 NPC를 데리고 탈출하세요’라고 표기되어 있고 요새 내부에 적들이 가득한 상황. 여기서 플레이어가 뒷문을 발견하고 열 수 없어 뱀파이어 능력으로 요새에 들어왔다면? 간수를 죽이고 얻은 열쇠로 뒷문을 통해 안전하게 탈출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인지하고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에 따라 퀘스트 자체의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길 끝에서 발견하는 마차에 숨겨진 보물이 나오기도 하고
정리하면 던워커의 주요 퀘스트 대부분은 시작과 끝은 공유하지만 과정 자체에서 플레이어가 상황에 따라 여러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최종적인 결과 자체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상황에 맞춰 바로 판단하는 선택들을 유의미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선택의 과정들은 전체 게임 플레이로 보자면 몇 개의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흐름들은 메인 빌런인 브렌시스와 접점이 있는 주요 인물들이 이끌어 나간다. 최종적으로 브렌시스를 마주하고 가족을 구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흐름은 대략 네 가지다.(확인을 하지 못한 것들이 더 있을 수는 있다) 인간 반란군(뜸부기) / 뱀파이어(라크라) / 성의 뒷문 단독 돌입 (열쇠 필요) / 브렌시스 본인의 부름이다.
반란군과 라크라의 경우 꽤 긴 퀘스트 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도덕적인 선택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종적인 선택을 함에 있어서 꽤 중요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길게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들이 딜레마를 꽤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내러티브 디렉터인 야쿠프 샤말렉이 위쳐 3 블러드 앤 와인과 사이버펑크 2077 등에서 보여준 것들을 생각하면, 잘 하던 것들을 여실히 선보인다.

브렌시스와 엮이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이 무언가 말하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던워커라는 이번 작품 내에서 완벽한 인물은 없다. 대부분의 조력자나 협력자들은 밝히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개발사는 각 인물들이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점을 넌지시 알리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적인 상황을 제시하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주인공 코엔 또한 마찬가지다. 협력자들과는 목적이 어느 정도 겹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족을 구하는 것’이 우선시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종 보스인 브렌시스와의 전투도 회피할 수 있는 꽤나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도록 해뒀다.
각 조력자들과 주요 인물들의 행동들은 하나의 궤적을 그리며, 각각의 궤적이나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활동들이 일부 겹쳐지기도 한다. 이것을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며, 최종적으로 브렌시스와 맞서는 엔딩 과정에 도달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일종의 동선이 설계되어 있고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비밀들이 많아, 어라? 이건? 하면서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요 내러티브에 자리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브렌시스의 궁정이 중심에 자리한다. 브렌시스와 그 추종자들은 산고라 계곡을 지배하고 있으며, 브렌시스의 목적을 위해 (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게임의 무대를 1/3로 나눠 각자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플레이어는 추종자들의 거점을 파괴하고 브렌시스의 집단 자체를 약화시켜 나가게 된다.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플레이 구조 상 자연스레 도달하는 결과다.
반란군의 경우 브렌시스와 맞서는 것이기 때문에 코엔이 스파이인지 알 수 없어, 악명을 어느 정도 수치까지 올리는 것을 요구한다. 악명을 올리는 과정에서 거점들을 파괴하다보면, 추종자들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100% 다가온다. 반대로 거점을 파괴하다가 뜸부기와 반란군에 대한 단서를 제공받아 접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브렌시스 궁정을 털다보면, 악명도 오르고 필드의 난이도도 자연스레 상승한다
이렇듯 던워커는 하나의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면서 다른 콘텐츠와의 접점이 이어지도록 했다. 새로운 퀘스트 또한 비슷하다. 동선이 겹치기도 하며, 특정 인물이 마주한 사건을 해결하고 다음 인물로 자연스레 인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하나의 이야기에 활력이 부여되고 이야기에 설득력과 당위성이 생긴다.
최종적으로 마주하는 엔딩의 경우 개발진이 언급했던 것처럼 ‘실패가 없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시간은 상황적인 제한에 불과하다. 다들 생각할 30일이 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게임은 실패하고 종료되는가? 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직접 마주한 던워커의 시간 제한은 기간이 지나면 목적애는 실패하되 게임의 오버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관련해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고 그 결과는 나중에 직접 마주하면 좋을 것 같다.
시간 제한 내에 게임 콘텐츠 대부분은 경험할 수 있지만, 시간 내에 가족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게임은 끝을 맞이하지 않는다. 목적이 조금 달라질 뿐이며 브렌시스를 마주해야 하는 것은 동일하다. 튜토리얼 구간에서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피의 미사가 시작되듯이, 최종적인 운명의 틀 자체는 정해져 있다. 따라서 만나는 주요 NPC마다 피를 빨거나 / 구체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갈 길은 마련되어 있다. 단지 그 과정을 달리 하면서 최종적인 이야기의 끝을 맞이하는 작품으로 마감될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컷신이 하나 나오고. 느지막히 일어나 회사에 지각한 코엔의 표정을 볼 수 있다. 그래도 게임오버는 아니다
● 무대는 산고라 계곡 뿐 - 그러나 설득력을 부여하는 제한들
월드 탐험 측면에서 게임의 무대가 되는 산고라 계곡은 적당한 규모의 오픈월드라는 특징을 가진다. 계곡의 중심에는 도시가 자리하고 있으며, 도시를 중심으로 브렌시스의 추종자들이 각자의 구역을 가지고 있는 구조다. 월드는 명확한 레벨이 존재하고 구역별로 등장하는 적들과 퀘스트의 레벨이 고정되어 있다.
플레이어의 성장 상태에 따라서 가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곧 일정한 동선을 만든다.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북쪽에서 시작하여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어느 정도 레벨이 올라가고 능력을 배우면서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구성이다. 메인 퀘스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동선 자체를 레벨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가이드를 잡아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월드 자체는 그리 큰 규모라고 할 수는 없다. 시작 지점인 코엔의 고향부터 남쪽의 관문까지 외부로 연결되는 다리와 통로들은 브렌시스의 통제하에 막혀있고 브렌시스의 치하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상태가 됐다. 명백한 설정 아래에서 월드의 규모는 한정되어 있다. 동시에 이는 개발 관점에서는 규모를 한정하고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처럼 다가온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 속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던워커는 이야기 진행에 따라서 모르는 것을 발견하도록 시스템 전반을 구성했다. 그리고 그 발견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각을 전달한다. 낮과 밤에 따라서 방문할 수 있는 장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 상태에서는 갈 수 없는 지형들이 있으며, 심지어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니다.
이런 경우 플레이어는 내러티브 샌드박스 속에서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마주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제한이 걸리는 장소들은 특정 시간대에 진행되는 이야기-등장 인물이 뱀파이어일 경우가 대표적이다- 를 통해서 직접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이 과정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극단적으로는 다른 퀘스트를 하지 않고 단독으로 성을 습격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게임 플레이에 여러 관점을 더하기 위한 요소들로 작동하는 상태다.
퀘스트와 연관되지 않는 요소들도 일부 존재한다. 이러한 것들은 클리어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거나 / 아주 약간의 시간을 소모하는 활동들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하거나 도깨비불을 쫓아 보상을 얻거나. 각지에 있는 주술 관련 요소를 클리어하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주로 플레이어의 성장이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한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다.

낮에는 축지법.. 아니 질주를 사용하고 밤에는 늑대가 되어 달린다
지형적으로 계곡이라는 설정이기에 평지보다는 고저차가 더 많다는 지형적인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인간 상태보다는 뱀파이어 시점인 밤에 탐색이 더 용이하다. 지붕과 지붕 사이를 건널 수도 있으며, 절벽을 타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낮과 밤 모두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기능들을 별도로 가지고 있으므로 탐색 자체에 걸리는 이동 시간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월드의 크기 자체는 넓지 않은 이유는 게임 내에서 나름대로 명확한 설정이 덧붙여진다. 왜 이 좁은 계곡에서 브렌시스가 이런 일을 벌이는가? 브렌시스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게임 내에서 설명하는 형태다. 온전히 밝혀지지는 않지만 왜 이런 행동을 벌였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보가 제공된다. 이외 알 수 없는 것들은 후속작에서 설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충 뭔지는 알겠는데, 100% 설명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당연히 후속작을 위한 포석이다
● 현실적이라 다소 밋밋한 전투, 하지만 두 개의 맛
내러티브 샌드박스로 이야기 중심의 플레이를 구축하기는 했지만, 퀘스트를 해결하는 구조는 여전히 전투 중심의 설계다. 말로 끝날 수 있는 퀘스트는 초반부에는 거의 없는 편이며, 전투를 통해 플레이어가 대부분의 해결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렇기에 전투는 던워커에서 반드시 언급을 해야 하는 지점이며, 낮과 밤이라는 게임 플레이 메커닉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투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낮과 밤으로 양분된 게임 플레이가 전투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는 공격 방향을 선택해 공격과 패링을 하는 방향 전투가 골자가 된다. 적의 모션이나 인디케이터를 확인하고 타이밍에 맞춰 아날로그 스틱과 방어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패링이 이루어진다.
적어도 공격을 주고 받는 과정은 패링 중심의 설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격과 방어 그리고 스킬 사용 등에 기력이 소모되는데, 패링 시에는 기력이 소모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계속해서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패링을 이용해 적의 빈틈을 만들고 나의 기력 소모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일부 적들이 패링을 할 수 없는 공격을 사용할 경우, 회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기력 관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익혀야 하는 문법이 된다.

방향 공격과 방어 그리고 패링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요소다
이렇듯 패링을 기본으로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공격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방향 전투의 룰을 따르는 기본 공격. 두 번째는 일부 무기 (검 및 팔찌)에 붙어있는 무기 스킬. 세 번째는 낮과 밤에 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마법(주술)과 뱀파이어 능력이다.
방향 전투에서 공격의 경우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는 어디를 공격하더라도 적들의 반응이 오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본 난이도에서는 적의 방어 위치에 따라서 가끔 적의 방어와 패링이 이어지는 수준에 그친다. 이렇게 보자면 조금 단순할 수 있지만, 이후 스킬을 개방하면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패링 이후 특정 방향으로 공격을 하면, 치명타가 발동하는 패시브로 인해 패링 이후 특정 방향으로의 공격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단순하게 공격과 방향 패링을 입력하던 전투에 조금 더 역동감을 더한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스킬을 더 많이 습득하고 게임 플레이 템포가 달라진다
무기 스킬의 경우 공격과 스킬과는 별개의 공격 요소다. 적의 공격을 패링하거나 내 공격을 적중시키면 무기 스킬 게이지가 차오르며, PS 기준으로 L1+R1을 동시에 입력하여 발동하는 공격 시스템이다. 재미있는 것은 무기와 낮/밤에 따라서 모션이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특정 무기의 경우 피를 흩뿌리면서 무기 스킬로 공격하며, 어떤 무기는 순간적인 베기의 연속으로 적을 공격한다. 그리고 밤에는 무기 스킬 사용 시에 순간적으로 적에게 접근한 뒤 검으로 베어내는 모션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마법과 뱀파이어 능력으로 구분되는 스킬이다. 스킬들은 레벨업이나 퀘스트 완료를 통해서 얻은 스킬 포인트를 소모해 배우는 규칙을 따른다. 다만, 뱀파이어 능력은 월드를 탐험하면서 뱀파이어의 피를 빨거나 오염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 개방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주술은 특정 NPC에게 지침서를 구매하거나 퀘스트 등을 통해서 습득하는 구조다.
단순히 포인트가 있더라도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탐험이나 퀘스트를 통해서 지침서를 얻어야만 더 높은 레벨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성장 과정에서 월드를 탐험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도록 해두고 자연스레 지침서나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느 정도만 지나도 밤에는 패링만 잘 하면 죽을 일이 없기도 하다
낮에는 주술을. 밤에는 뱀파이어 능력을 전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밤 또한 검술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변수가 된다. 낮에는 검술과 마법 / 밤에는 검술과 뱀파이어 능력이 사용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스킬 사용 시에는 적이 가하는 피해를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공격과 함께 스킬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던워커의 전투가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던워커에서 스킬을 습득하는 것은 또 하나의 선택이 되기도 한다. 스킬을 배우거나 레벨을 올리는 데에도 시간이라는 자원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강해지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 것에도 시간이 소모되도록 만들었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퀘스트나 이야기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남는 시간을 계산하고 스킬에 투자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스킬이 강력한 편이기에 시간을 소비할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패링 시 적의 체력을 흡수하는 것과 같은 일부 패시브들을 액티브 스킬 링에 넣도록 한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검술 / 마법 / 뱀파이어까지 각 부문마다 네 개의 스킬을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는 한 시간대에 최대 여덟 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패시브 스킬 일부는 액티브 칸을 차지해야만 발동하기에, 플레이어의 선택이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어떤 스킬을 사용할 것인지 / 어떤 패시브 스킬을 칸에 넣어서 보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하나의 빌드 구성과 같이 다뤄진다고 할 수 있다. 액티브 스킬을 많이 넣을 경우 스킬 사용에 들어가는 자원이 모자라기 마련이고 최대한 스킬을 사용하는 한도 내에서 패시브 스킬로 보완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고정된 패시브 이외의 패시브 스킬은 액티브 칸에 장착해야만 발동되는 구조다
이렇게 진행되는 전투는 현실적인 모션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 중세 검술 동작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그러하다. 따지자면 현실적인 모션이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보자면 다소 심심해보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방향 입력에 따라서 이리저리 변화하는 검술의 모습은 꽤 눈여겨볼 수 있는 요소다.
전반적으로 전투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몇 개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들이 존재한다. 우선은 등장하는 적의 종류가 적다는 점이다. 유형으로 보자면 인간 / 우리아쉬 (염소 인간) / 코볼트 / 변종 코볼트 / 늑대 종류 / 도마뱀 / 언데드 및 유령 정도다. 명백히 유형 자체는 적다. 그러나 같은 유형이라도 공격 패턴이 달라지기도 하고 고레벨 적들은 모션에 페이크를 넣는 등 나름의 변화를 준다. 표준적인 난이도 기준으로는 이런 패턴의 변주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세부적인 옵션을 통해서 전투를 입맛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해뒀다.

초반이 가장 어렵고 스킬을 몇 개 더 배우면서 전투 자체는 아주 쉬워지는 편
다음으로는 다수의 적을 상대로 전투하는 경험이 많다는 점이다. 방향 전투에서 적이 많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많은 피로도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본 난이도 기준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플레이어에게 공격을 가해오는 편이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도 하는데, 좌측에서 달려오는 경우 보통은 좌측 입력으로 패링을, 우측에서 공격하는 경우 우측 입력으로 패링을 하는 식이 된다. 어느 정도 직관적인 방어 체계인 셈이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다수의 적이나 시인성이 아니라 프레임에 적응할 수 있느냐다. PS5 노멀 기준으로 60프레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력 타이밍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일부 타이밍이 다른 적들 (개 형태의 몬스터 등)은 공격이 빠르게 이루어지기에 이 또한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공격보다는 패링으로 게이지를 채우고 스킬을 사용하게 되는 전투로 귀결된다
● 자극과 반응 그 사이의 공간과 선택 -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정리하자면,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B와 D 사이의 C. 선택을 강조한 타이틀로 자리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최종적인 엔딩을 강렬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시작점은 동일하며, 일반적인 게임의 엔딩도 동일하다. 시작과 끝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이고 그 중간 과정을 플레이어가 자유로이 채우도록 구성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사건이라는 자극에 대해 플레이어가 어떠한 반응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에 가깝다. 거대한 사건이 시작되었으며, 플레이어에게는 제한 시간인 한 달 안에 ‘가족을 구해야 한다’는 목적이 주어진다. 하나의 자극은 이미 플레이어들의 앞에 던져진 셈이다. 그리고 플레이는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아주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근본적인 이야기의 시작 자체는 선택할 수 없다. 튜토리얼 구간에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간은 지나간다. 그리고 마을은 타오르고 주인공 코엔은 무조건 던워커가 되며, 가족은 납치당한다. 코엔은 대관식 이전에 가족을 구해야만 한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없는 자극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고 죽는다. 코엔도 뱀파이어가 되고 - 엔딩을 맞이한다. 시작과 끝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플레이어가 충분히 정할 수 있다. 유태인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이 저서에서 남겼던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말과 궤를 같이 한다. 하나의 사건에 영향을 받고 안 받을 수 있다는 자유를 이야기한 이 말은 던워커에서도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여러모로 사람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에 언급되는 문구인 만큼, 주도적인 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던워커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 시작과 함께 플레이어는 사건을 마주하는 자극을 받게 되고 선택을 통해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사건과 반응 사이의 공간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월드다. 튜토리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선택을 통한 반응이 연속해서 이어지는 구조다. 한편으로는 막막하게 느껴질 정도이며, 제대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며 선택하고 반응을 던지며 누적된 경험들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이어지고 그 너머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미 더 게임 어워드에서 미래(현재 시점)의 코엔을 공개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던워커를 고평가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본문에서도 언급한 것이지만, 낮과 밤이라는 두 개의 플레이 모두에서 대부분의 퀘스트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게임 플레이적인 제한 사항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관점과 경험을 제시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하나의 퀘스트와 이야기를 두고서도 낮과 밤 모두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것은 꽤 많은 공이 들어가고 복잡한 상황을 야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덕분에 던워커의 플레이는 제한 속에서도 유의미하고 흥미롭게 진행된다. 퀘스트를 시작하는 것도 플레이어의 선택이며 심지어 진행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의 하나로 작동한다. 게임 플레이의 시간 제한이나 낮과 밤의 플레이 제한 속에서도 모든 이야기와 퀘스트는 자연스레 동작하고 이야기와 이야기를 이어가며 플레이어를 최종 선택까지 인도한다.
그리고 거의 끝에 가서 시간을 확인했을 때에는 게임 내 30일이라는 시간이 무서울 정도로 딱 맞아 떨어지거나 약간 모자란 수준으로 마감된다. 느긋하게 플레이를 했더라도 전체의 80~90%는 클리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반신반의 했던 주요 메커닉 내러티브 샌드박스는 많은 제한사항 속에서도 잘, 충실히 작동한다고 하겠다. 정해진 엔딩이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유의미한 변화와 나비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엔딩 구간에서 변화가 되어 다가온다
개발진은 그만큼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게임 내러티브가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열어뒀다. 원래의 개발사에서 소규모로 시작한 타이틀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결과물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사건의 마무리는 거의 비슷하게 연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작품은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속작을 위한 연결점이 최종적으로 강조되며, 이전에 공개했던 것처럼 현대까지 코엔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스튜디오의 첫 작품이기에 지극히 야심차고 거대한 그림의 일부를 보여준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벨 울브즈의 첫 작품인 던워커는 독립한 스튜디오의 첫 작품으로는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강점을 인지하고 이를 드러낼 수 있는 선택을 가져갔다. 월드의 규모를 따지자면 막대한 넓이는 아니지만 그 안을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인 이야기로 채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손에 맡긴다.
내러티브 샌드박스라는 담대한 시도는 유의미하게 구현되었고 몇 개의 갈래 속에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행적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 크지 않은 스튜디오 인력으로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결과물이다. 복잡하고 스크립트가 꼬일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런 요소 없이 개별적으로 잘 작동하고 각자의 퀘스트가 이리저리 점으로 겹쳐지며 월드의 깊이를 끌어올린다.

내러티브 샌드박스는 잘 작동하고 유의미한 경험으로 이어져, 엔딩에서의 결과물로 맺어진다
일부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아쉬움(일부 크래시 등)이나 소소한 버그 등이 존재하여 플레이 경험을 깎아먹기도 한다. 리뷰 빌드 기준으로는 컷신에서 플레이 환경으로 넘어가는 순간 크래시가 자주 있는 편이었다.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중요한 순간에도 크래시가 나오는 바람에 플레이 흐름에 그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부분들은 정식 제품판에서는 어느 정도 수정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렇지 못했다면 무조건 우선해서 고쳐야 하는 지점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즐거운 경험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15세기에서 시작된 던워커, 코엔의 이야기는 이번 작품으로 마무리 되며 산고라 계곡을 넘어 다른 지역을 향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이 되는 만큼, 레벨 울브즈가 선보일 다음 작품에서는 더 확장되고 진화한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도록 만든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