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커브) 각본가, "코구마의 러브 스토리로 만들고 싶다"
https://st-kai.jp/special/supercub-003/
토와노쿠온, 마크로스 델타, 로그 호라이즌 원탁붕괴 등을 제작했던 각본가 '네모토 토시조'의 슈퍼커브 인터뷰입니다.
재밌어보이는 부분만 일부 번역해 봤습니다.
Q - '슈퍼커브'를 담당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십시오.
네모토 - 당시엔 전투씬이 많은 작품들에 연속해서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도 물론 즐겁긴 했지만 아무래도 몇 작품이고 반복하다보니 "슬슬 전장에서 떠나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ㅎ
싸움이 없는 상냥한 작품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제안받은 것이 '슈퍼커브'였습니다.
실제로 원작을 읽어보니 일상을 굉장히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액션, SF, 특촬도 좋아하지만 미니시어터가 어울리는 유럽영화나 고전 국산영화도 좋아합니다.
이 원작 소설에서 그것과 비슷한 향기를 느꼈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바로 승낙했습니다.
Q - 각본을 쓸 때 감독과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까?
네모토 - 처음 감독에게서 제안받은 것은 "코구마의 러브 스토리"같은 것이었습니다.
누구와 누구의 사랑이냐고 하면, 코구마와 커브죠. "GIRL MEETS CUB 같은 느낌을 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구요.
1화를 보면 침대에 들어간 코구마가 고민하는 장면에서 커브가 뿅 하고 화면에 비춰지는데, 그런 장면에서 커브를 남자애라고 가정하고 각본을 씁니다.
좋아하는 여자애를 만나고 싶어하고 있죠. 코구마는 코구마대로 '커브를 만나러 가고 싶어'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즉, 가끔씩 끼워져있는 커브의 컷들은 "코구마가 좋아하는 커브 군", 또는 "코구마를 좋아하는 커브 군" 같은 느낌인 거죠.
쓰다보니 점점 차분한 우정의 느낌이 되어가고 있지만요.
Q - 작품의 형식 면에서 감독과 정하고 시작한 것이 있었나요?
네모토 - "시작과 끝 이외에는, 극중 독백을 하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이건 감독과 자주 얘기했던 NHK 아침 드라마 '병아리'의 형식인데 내용면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아침드라마란건 보통 '뭔가 큰 목표나 꿈을 가진 여성'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은데 '병아리'에서는 마을의 작은 양식점의 웨이트리스 여성이 주인공이고 큰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게 오히려 좋다고 느꼈습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느낌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아니, 성장조차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의 느낌이 "슈퍼커브"에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참고하고 있습니다.
Q - 그럼 대사 측면에선 어떻게 구성됩니까?
네모토 - 예를 들어 연필을 찾는 중이라고 하면 "으응..... 여깄다" 정도면 OK, "어디로 갔으려나~"하는 것은 NG입니다.
중얼거리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미니시어터 계열 애니메이션이라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처럼 애니를 켜놓고 다른걸 하며 보는 사람이 늘어난 시대에는 오히려 불안감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대사를 남용하지 않는다" 라는 전제는, 작품의 이야기적 측면에서 보자면 코구마와 레이코는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작품 전반을 봐도 코구마는 누구에게도 이름을 불린 적이 없습니다. 원작에서도 마찬가지지만요.
실제로 현실에서는 친구와 단 둘이 있을때 일부러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지 않습니까? "야", "왜" 이런 느낌이죠. 거기선 두 사람의 분위기로 표현합니다.
그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2화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분명... 레이코." 라는 대사를 직접 소리를 내서 말해버리면 작품의 분위기가 바뀌어버리거든요.
그래서 그 타이밍에 '레이코'라는 부제를 내세우는 것으로 대사를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
이 작품이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정말 세심하게 짜여졌다는 것이 느껴지는 인터뷰였습니다.
대사량이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절반도 안되지만 음악과 효과음,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으로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하고 있죠.
자주 나오기는 힘든 케이스겠지만, 가끔씩이라도 이런 작품은 힐링타임으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