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죽었다.
그는 모든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키보토스의 오늘을 위해 헌신하다 마침내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 모두가 바라온 오늘과 내일 지켰다.
하늘마저 그와의 이별이 슬펐는지 장대같은 비가 내리는 선생의 장례식.
모두가 검은 상복을 입고 모인 장례식장에 홀로 빠져나온 아이가 있다.
모두와 달리 하얀색, 총학생회의 정복을 입은 소녀는 자신의 방위실로 돌아와 젖은 몸을 의자에 뉘인다.
"...'초인'이라며...괜찮을꺼라 하더니...어리석은 결말이네요. 선생님."
카야의 누구도 들을리 없는 혼잣말이 외로이 방위실에 울린다.
"훗...저라면...저같이 진정한 '초인'을 추구하는 자라면..!! 그렇게 맥없이 끝나지 않았을꺼라구요!!!!"
누구에게 화내는걸까?
'초인'이라고 믿었지만 선생 하나 구하지 못한 총학생회장? 아니면 그저 선생의 희생에만 기대온 키보토스의 학생들?
아니면 아무것도 돕지못하고 그저 있는지도 모를 신에게 기도만 한 무능한 자신?
"...정말...바보...바보같은...결말이라구...요..."
소녀는 무너지는 걸 억지로 버티듯, 자신의 책상에 기댄체 쏟아지려 하는 눈물을 애써 피가 날정도로 입술을 씹으며 참는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아주고 카야 스스로가 옳바른 길을 걸을 수 있게끔 빛을 밝혀준 사람이 떠났기에
그녀는 다시 어둠 속에 빠진듯한 기분이다.
총학생회장이 자신의 기댜처럼 '초인'이었다면, 아니 키보토스의 학생들이 제대로 된 아이들이었다면
자신이 조금만 유능했더라면ㅡ..
똑똑ㅡ
순간, 방위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여기있었구나. 카야."
"크흠...총학생회장. 여긴 어쩐 일로 오셨죠? 아직 장례식이 한창일텐데..."
"......"
쿵ㅡ..
방위실의 문이 육중함을 뽐내며 닫힌다. 총학생회장은 말없이 카야에게 다가온다. 마치 둘 만이 할 말이 있단듯이
"...카야 너라면 선생님을 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
"그야 당연히ㅡ!!"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요...!! 이미 결과는 정해졌고..."
"아니, 카야. 난 그런걸 묻는게 아니야."
"만약에 가능하다면 넌 어떤 선택을 할꺼야?"
"......할 수 있는 모든걸 하겠죠."
"그러면 카야. 날 믿고 따라와보겠어?"
-------
로 시작하는 갱생한 카야가 선생을 구하기 위해 무한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무한히 선생의 죽음을 목도하며 점점 망가지는
그런 순애피폐물 보고싶지 않냐?
프어쩌구저쩌구 선생 : 그만해 이냔들아 인과무너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