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철학 책을 고를 때는 두 요소들이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친다.
1. 표지 디자인
멋진 표지의 책들이 손도 많이 가고, 만약 읽다가 포기해도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가치가 높다.
2. 번역
문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번역이 미치는 영향이 큰 장르가 철학이다.
작품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학과는 다르게 철학은 저자의 의도가 아예 감춰지거나 심하게는 왜곡되어서 독자의 이해를 방해한다.
따라서 철학 책을 고를 때는 반드시 철학 교수, 나아가 해당 원작자의 모국어를 자유롭게 다루며, 원작자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번역가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예시로 가지고 온 이방인은 철학서적이 아니지만, 필자가 아는 한 번역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된 책이다.)
(그리고 그냥 민음사꺼 읽으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나 중요한 두 요소들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건 바로...
니미 씨부랄 개쥬지같은 가짜 철학 책을 구분하는 것이다.
바로 예시를 보자.
교보문고 기준 철학 장르 베스트 셀러 탑 5등이다.
5권중에 3권이 쇼펜하우어를 다룬다는 괴상망측한 문학적 편식은 일단 건너뛰고, 첫번째 책 먼저 살펴보자
책 제목은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그리고 저자는 '고윤'이라는 사람이다.
표지에는 위에서부터 알베르 카뮈, 니체, 그리고 쇼펜하우어가 그려져 있다.
'아하! 그렇다면 실존주의, 비합리주의적 논의를 주로 다루는 책이겠군요?'
아니다.
이 정신나간 책은 셀 수도 없이 많은 인물들을 동시에 다루는 책이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철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성공학' '동기부여' 강연가다.
한마디로 이 책은 철학 서적이 아닌, 우리가 그토록 혐오하는 '자기개발서'다.
이미 사람들이 자기개발서의 쥬지같은 점을 눈치채니 철학의 이름을 빌려 사기를 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를 하고있다.
이제 두번째 책을 보자.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저자 '서정욱'
아마도 고대 그리스 철학을 만화로 써내 읽기 쉽게 펴낸 책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계명대 철학과 졸업,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철학 '박사학위', 배재대 심리철학상담학과 '교수 재직'
한문장 안에서 굉장한 수준의 근본력이 넘쳐나고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딱봐도 있어보이는 간지나는 '철학 호소 책'보다 이 만화책이 훨씬 큰 가치가 있다.
이제 마지막 5등의 책만 살펴보고 글을 마무리하자.
제목은 '쇼펜하우어의 인생수업', 그리고... 저자도 '쇼펜하우어'
'와!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인가봐요! 고민없이 읽어도 되겠죠?'
아니다.
쇼펜하우어의 저서들은 이 표에 있는 것들이 전부다.
그럼 저 책은 무엇이냐?
제대로 된 책과 비교해보자.
차이점이 보이는가?
저자 쇼펜하우어, '엮음' 김지민
저자 쇼펜하우어 '번역' 이서규
즉, 저 책은 쇼펜하우어의 원서를 번역한 책이 아닌, 그의 모든 저서를 토막내서 조각모음한 누더기다.
일반적인 책도 이지랄을 하면 ㅁㅁ이 나는데, 단어 하나만으로도 내용이 전부 뒤바뀌는 철학책은?
말이 필요 없이 이미 저건 쇼펜하우어의 저작이 아닌 엮은이의 재창작물이다.
그렇다면 엮은이 '김지민'은 어떤 사람일까?
모른다.
정말 아무 정보가 쓰여있지 않다.
유추하자면, 니체와 쇼펜하우어, 그리고 석가모니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국내에 아마도 단 한명뿐인 철학 천재일 것이다.
세줄요약
현재 서점에는 철학책 인 '척' 하는 자기개발서가 섞여있고,
이것들이 정말 말도 안되게 잘 팔리고 있다.
저자와 엮은이, 그리고 책의 목차를 잘 살펴서 거를 수 있도록 하자.
재미없는 철학공부의 기초를 위해 윤리와 사상 교과서부터 읽어보도록 하자 별 재미는 없다
진짜 이런건 상상도 못해봤네
쓰레기새끼들임 그냥
저런것도 문제고 출처없이 뇌피설 섞인 책들도 문제임
오히려 유튜브에는 전문 교수가 강의하는 내용들이 꽤 있어서 그게 나은 경우도 많음
이거 정말 입문자 강추함 아무것도 몰라도 걍 읽을수 있고 왜 염세주의자가 말 강하게 하는지 이해할수있어.
고마워요 사서
오정화가 번역을 한다면?
그래? 철학책으로 보이나 ㅂㅈ?
철학책이 소설이 되겠지. 번역가의 허구가 깃든...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암수를 가릴때가 오는군요?
블리치 보면 생각보다 재능 있을지도 몰라 ㅋㅋ
고마워요 사서
진짜 이런건 상상도 못해봤네
쓰레기새끼들임 그냥
근데 안타깝게도 저런게 연예인이랑 방송빨로 잘팔린다더라고
재미없는 철학공부의 기초를 위해 윤리와 사상 교과서부터 읽어보도록 하자 별 재미는 없다
교과서 어디서 팜? 그냥 알라딘 같은 데 있나
어떻게 보면 당연한 소리지만 학교 교과서들이 기초를 다지는 용도로는 엄청 효과적임
온라인은 모르겠고 보통 학교 근처의 서점이면 팔걸
철학이 재미없다는 것과 교과서가 재미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윤리와사상 교과서는 드럽게 재미없을 것이므로 후회할 선택은 하지 말자.
크아아악
ㄹㅇ 역사도 교과서부터 읽고 시작하는게 한국사신론, 통론 같은 책들로 시작했다가 나가떨어지는 케이스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이지 ㅇㅇ
기초는 여기부터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재밌다고...!
교과서도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축약되어 있어서 도리어 이해가 어렵고, 결국 파고들기는 필요함. 일종의 지도나 약도 정도로 이해하면서, 잘 모르겠는 부분, 애매한 부분, 관심있는 부분을 따로 찾아야함.
참고로 철학과 1학년 1학기는 중국(동양)철학사와 서양철학사가 반드시 들어가는데 윤리와 사상 교과서 내용임 그렇게 한번 흁고 세부적인 것들을 배우는 거지
저런것도 문제고 출처없이 뇌피설 섞인 책들도 문제임
철학책보다 포기하고 유투브 봄
오히려 유튜브에는 전문 교수가 강의하는 내용들이 꽤 있어서 그게 나은 경우도 많음
상식역전세계 ㅋㅋㅋㅋ
솔직히 원문을 보면 중간중간에 ??하는 부분이 계속 나오는데 전문가는 그 부분을 해결해주지. 그리고 글을 읽는 것보다 말을 듣는 쪽을 선호한다면 더더욱 유튜브는 현명한 선택임.
표지사기급이네
만화책 사면 되는거지!
한줄로 줄이면 맞음
루리웹-0017496008
이거 정말 입문자 강추함 아무것도 몰라도 걍 읽을수 있고 왜 염세주의자가 말 강하게 하는지 이해할수있어.
오
덧붙이자면 저자가 철학자 당사자가 아닌것, 엮음 이라 된건 거르면 된다. 이건 다른 사람이 새로 쓴거임. 저자가 본인이고 역자/번역으로 된걸 사면 번역 이상한거 아닌한 실패는 안해.
(흥미)
나도 요거 샀는데 내용 충실하고 필력도 좋아서 잘 읽힘. 깊게 들어가진 않지만 넓은 영역을 다루고 있어서 제반 교양 용으로는 충분함.
근대철학 궁금하면 추천함
오 이거 못들어본 책이다 요즘 쇼펜하우어랑 니체 읽고 있는데 다른 철학자 추천할분 있으시면 조언부탁드립니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이미 읽고 있어요
니체랑 결이 비슷한 사람 중에 키르케고르(쇠얀 키에르케고어)인데, 이 사람은 니체랑 반대로 종교적 색체가 굉장히 강해서 비교하면 재밌을듯
ㅇㅋㅇㅋ 철학은 생각해볼거리가 있는거지 옳고 그름 싸우잔게 아니니까 읽어볼게. 추천 감사합니다
철학 책 와드다!
그리고 알 사람은 알겠지만 쇼펜하우어는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논란이 많은 철학자임...본문에 언급한 것처럼 그냥 자기계발서에 철학자 이름만 빌린 책들이라고 봐도 무방
단적으로, 철학계에서는 쇼펜하우어를 대체로 작가라고 봄. 그리고 작가들은 쇼펜하우어를 대부분 고평가함. 카프카는 쇼펜하우어가 뛰어난 독일어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에, 꼭 읽어야할 작가로 언급했음. 개인적으로는 문학가와 철학자의 경계선에 있는 인물로 보고 있음.
그런데 그 쇼펜하우어가 이렇게 인기가 많다는 건 매우 의미심장한 사실이지. 실제로 파고들어가면 어떨지 모르지만 여혐에다 염세주의로 유명한 철학자가 관심을 받는 사회라는 건 그 자체로 중요한 현상임
일단 민음사 안에서만 고르면 성공률이 절반까진 올라감
아하 그럼 나무위키로 철학을 배우면 되겠구나!
본문 적은대로 제대로 된 번역서가 아닌이상 진지하게 킹무갓키랑 큰 차이 없을듯
의외로 나무위키가면 철학서적 진중하게 추천해주더라
테마별 덕후들이 쓰다보니 온갖 내용이 튀어나오니까 ㅋㅋㅋ
난 살면서 철학책 딱 한권봄. 솔직히 제대로 된 철학책은 내머리론 한권 이해하는데도 10년이상 걸리더라...
와 이건 진짜 몰랐네
이방인 저게 번역 쓰레기같기로 유명했던거 아님?
맞음 그래서 민음사꺼 읽으라고 적어놨음
저 정도면 뭐 양반이지 역사 코너에 가면 환빠를 위시한 온갖 사이비 불쏘시개들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책 많이 읽는 것 보다 좋은책을 가려 읽는 것이 중요킨 한 거 같아
그렇다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걸 인문학에 전혀 조예가 없는 사람이 뚝따 읽어봐야 의미가 없어 아무 해설없이 보면 그냥 입에 발린 중2병 소리로 밖에는 안들림
수학도 사칙연산 알고 방정식 알고 미적분 들어가듯 인문학도 ABC는 거치고 와야지...
진짜 저서 책표지라도..
사람들이_책을_안_읽는_이유.jpg
안타깝지만 저런 책이 잘팔려...;;;
아니여 진짜 잘팔림 .. 예전보다 읽는사람이 줄은건 맞지만 여전히 정보는 힘이다 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성공가도를 위한다 생각해서 사는사람들 있어
똑똑한_사람들이_책을_안_읽는_이유.jpg
아니 드리프트를 이렇게????
자기개발서는 자기개발서라고 따로 분류했음 좋겠어 큰맘먹고 서점가서 책 고르다가 개빡침
야, 생각지도 못한 지식이 늘었다
근데 ‘진짜’ 철학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일반독자가 읽기엔 버거움. 자기계발서가 철학서 코스프레하는 것도 재밌는 현상이라고 생각함. 21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인문학의 사망이니 뭐니 시끌시끌했는데.
번역도 어떤 교수가 했는 지에 따라 사도니 정파니 싸우는 판인데
모든 번역은 한계가 있지. 그래서 원서가 중시되는데, 철학은 유독 심함. 번역서는 일종의 참고서로 취급되는 것.
참고로 2위 책은 모 교수 유튜브에 추천으로 떠서 학부모들이 그렇게 샀다고한다 번역 어그로 끈 이방인 책은 저거 하나만 어그로 끈게 아니라 위대한 개츠비도 어그로 끌었다
이래서 사서가 고생한다는 거구만
네이버에서 겁나게 광고하던데 첫번째 책 보고 혹할뻔 했음
약간 인생의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한두권 사서 읽어보긴했는데 내가봤던 내용은 문제없었던거같지만 왠지 저걸보니 그것도 그럴수있겠네 싶긴하다
차라리 유게에서 압축한 글싸게는 걍 바로 검색하면되는데 오히려 요즘은 종이책이 더 위험하네 내용이 일단 기니까 정보 오염이 되어있는지 여부를 알아차리기가 힘들어
철학책에만 적용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도 쓸만한 팁같다 좋은 글에 추천
ㄹㅇ... 인문계 전반에서 특히 잘 보이는건데 비전공자가 방법론 관심없이 뇌피셜 써제끼는거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제목만 보고 본문에서 말하는 "가짜" 인줄 알았는데, 목차 보고 도서관에서 읽어보니 꽤 괜찮은 책이었음.
언급해준 책의 작가는 경제학 전문가임. 특히 노동가치론의 수리적 해석을 전공했다고 하니 마르크스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웠을 확률이 높고, 그 책은 글에서 언급한 가짜가 아님.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라는 책에 작가로 자기 이름만 적어놓은 것만 봐도 전혀 다름. 이건 좋은 서적임
오 와드
전문 연구자들은 자기계발서 코스프레하고, 자기계발서 작가들은 철학서 코스프레하고, 요즘 출판시장이 꽤 재밌음. 간단히 요약하면, 책 제목이 어떻건, 저자의 소개와 이력을 참고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거.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그냥 원서 잘 번역된거 읽는 걸 추천함 가볍게 읽고 싶으면 도서출판 풀빛에서 청소년용으로 풀어쓴 책 추천
개추
와 나 심리(진화심리학) 이랑 철학쪽 좋아하는데 진짜 통찰깊은 글이다. 매우 도움이 되었다!!!!! 추천 추천!!
진짜 전문가는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볼려고 만화의 형식으로 접근하는데 사짜들은 오히려 허영을 충족시켜주려하네 ㅋㅋ
원서로 읽으면 해결됨. 어떻게? 학점이 걸리면 되드라...
내용 압축해가지고 앞에 원문 번역한거랑 풀이설명한것도 두세번 봐야 이해하겠던데 원서로 읽으면 어케 이해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소피의세계 아동도서 청소년추천 칸에 주로 있고 소설인데 대략적인 핵심이나 순차적으로 철학을 파악하기 쉬움 타겟독자가 연령이 낮아서 문체도 쉬운 편
머야 오리가 아니였네
고마워요 철학맨
처음에는 그냥 싼 거 사라 한 번 보면 90%는 포기하게 되어 있으니... 거기서 완독 성공했다면 그 때부터 이 글이 빛을 발할 것.
스크랩해놔야겠다
철학 책을 읽지 않으면 속을 일이 없다는 뜻입니까 선생님?!
남의 생각을 왜곡해서 잘못 이해하고는 안다고 말하는 것 보다 '몰라요' 이 세 글자 말하는게 훨씬 의미있고 가치있음
어려운 말 몰라!
사실상 인간 ai구나
정말 유용한 정보구만 내가 이후에 저런거 구분할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위에 나오는 3분철학 만화책은 한번 사서 봐야겠다
철학 교양서는 어그로 끄는 책이나 전통적인 유형이 더 나음 광고처럼 보일수있으니 적당적당하게 말하면 유명만화로 철학하기라던가 몇살에 읽는 뭐뭐같은책
애지간해서 민음사쯤가면 성공률이 높긴해 가끔 유투브에서 빠요엔 교수님들이 강의해주시는거 개꿀
아 tmi로 교보문고 교양물리섹션에 대학원교재도 있으니 주의바람 ㅋㅋ
민음사 번역은 밋밋한데 실패가 적긴 하지.
작성자 말에 공감하는게 교수님들 첫 물음이 출판사자
보통 수업에서 교재 준비하라고 할 때 특히 강조하는게 출판사랑 번역가지
학부생때 책샀다니까 처음 물어보시던게 출판사다
동양철학 교수가 특히 도덕경 수업 할때 몇번이나 저자 출판사 확인 잘하라고 하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