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지 한달 됐는데 겁대가리없이 제주도나 다녀와야지 하고 생각해서
계획도 대책도 없이 집을 나섰는데, 어찌저찌 완주는 성공했다.
용두암 - 다락쉼터 - 해거름마을공원 - 송악산 - 법환바당 - 쇠소깍 - 성산일출봉 - 김녕성세기해변 - 함덕서우봉해변
총 10개 인증센터를 돌며 수첩에 도장을 찍었다.
1일차는 집이 광주인지라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터미널로 이동
시외버스를 이용해 7시 40분경 삼학부두에 도착해 그대로 자전거를 선적 후, 배에서 늘어지게 잤다.
제주도 접안은 오후 2시쯤이었는데 준비운동없이 페달링+제주도의 미친 바람 크리로 용두암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숨 넘어갈뻔함
다락쉼터, 숙소까지는 의외로 힘들지 않았는데, 용두암까지 달리면서 몸이 풀렸던 모양.
2일차는 제주도 서쪽의 도로를 타고 남하, 서귀포를 목표로 잡았는데
하필 이 구간이 제주도 일주에서 가장 빡센 구간이었다는 걸 난 서귀포 숙소에 들어가고 나서야 깨달음.
오르막을 올라가면 오르막이 있고, 그 오르막을 오르면 또 오르막이 있는데 그 힘든 구간을 측/역풍맞으면서 올라갔으니..
근데 또 시선을 돌려보면 바다에서 그렇게 높이 올라온 느낌은 안드는 게 무슨 최면 걸린 줄 알았음.
아무튼 송악산 - 중문단지 구간의 오르막 지옥을 경험하면서 자전거 타기 시작하고 처음으로 봉크가 뭔지 알게 될뻔함.
3일차는 전날에 비해 평지 위주의 구성+잔잔해진 바람으로 매우 쾌적한 일정이 될줄 알았음.
전날의 피로가 덜 풀려서 얼마 가지도 못하고 쥐가 나는 바람에
교차로에서 자전거에서 내려서 신호 기다리다가 넘어질 뻔 했는데 페달에 무릎만 찍고 말았음. 물론 ㅈ나 아프긴 했는데, 멍이 들지는 않았음.
다음날 목포행 1시 40분 배편을 예약하고 시간에 여유를 주기 위해서 김녕성세기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았음.
일부러 주행거리를 길게 뺐는데, 평지 위주의 구간이긴 했지만 피로가 쌓였는지 바람도 거의 안불었는데도 불구하고 꽤나 힘들었던 것 같음.
4일차(오늘)은 김녕에서 제주까지 약 40킬로 남짓 구간을 달렸는데,
시간에 쫓기는 입장이었던지라 전전긍긍하면서 페달을 밟아 함덕서우봉해변을 지나 제주항에 도착.
1일차 때와 같이 자전거를 선적하고 승선한 후 밥만 먹고 그대로 누워 4시간을 내리 숙면.
목포에서 시외버스로 광주에 도착한 후 슬렁슬렁 페달을 밟아서
집에 들어오는 길에 단골 치킨집에 들러 후라이드 치킨을 한마리 포장했는데
사장님이 자전거를 보더니 어디 갔다왔냐길래 제주도라고 하니 본인도 작년에 제주도 일주를 했다며 한참을 떠들더니
고생했다며 치킨값 안받으심(와! 잘먹겠습니다)
혹시라도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계획하고 있는 유게이가 있다면 할 말은 하나 뿐임
우리의 주적은 바람이다
주행 중 순풍, 역풍, 측풍을 다 겪어봤는데 제주도 바람은 말로만 들었지 징그러울 정도로 세서 속도가 2배 이상 차이날 정도로 심했음.
우리 모두 안전라이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