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시던 KUF를 구입해가지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룰루랄라 스텝을 사뿐 사뿐 밟아가
며 활짝웃는 얼굴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아 이것이 엑박의 최고 킬러 타이틀이라니..아아 이젠 정말 엑박유저가 되어버린 기
분이구나. 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자!! 내손안에는 엑박 '최고의 킬러 타이틀' KUF
가 있지 않은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KUF를 곧바로 키지 못했습니다. 왜냐구요? 이것은 엄연한
국내에서 개발한 엑박 최고의 킬러타이틀이였으니까요. 너무 아름다운 여인이 있으
면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건 여러분들도 잘 아실테죠? 제가 그런 기분이였습니다.
아직 해보지는 못했지만 이 KUF의 장엄함에 전 이미 20%는 위축되었다고 표현을
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부모님들이 잠들때까지 전 기다렸습니다. "이런 최고의 킬러타이틀은 부모님들에게조
차 함부로 보여드릴 수 없다.!" 일단 제가 해보기로 마음먹었죠.
엑박을 키고 씨디를 넣는순간 전 환상을 봤습니다. 엑박에서 찬란한 오로라가 빛나는
것을요. 이것은 환상이 아니였을런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이 타이틀은 '엑박 최고의
킬러타이틀' 이니까요. 하지만 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게임을 진행하려 마음 먹
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 시작하려고했는데 오프닝이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몇분을 개겼습니다. 그러
러더니 찬란하게 빛나며 오프닝이 시작되더라구요
'아 역시 달라도 뭔가 다르다. 다른게임들처럼 헤프게 함부로 나오지도 않는구나, 이
것이킬러타이틀의 위엄이란 말인가!' 이 생각을하며 잠시나마 오프닝이 안나온것에 대
한 짜증을 낸 저자신에게 질책을 가했습니다.
오프닝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온몸에서 전율이 솟아올르는 이 느낌! 정말 환상적이였
습니다. 제가 KUF를 사기전 동영상을 보고 느꼈던 것보다도요!
여차저차해서 이제 전투가 시작되기위해 로딩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시작인가..
대규모전투가..황량한 벌판에서 적군들의 피를 튀기며 싸우는것인가..몇천,,아니 몇만
에 이르는 대군들을 꺾기 위해서 한니발의 칸나이회전처럼 멋진 전략을 세워볼까? 아
니지...이것은 나의 전투! 내가 사령관이 되어 적진을 쓸어버리는 것이다. 나만의 전
략으로 KUF계의 한니발이 되리라!" 멋진 포부를 품으며 게임을 시작하였습니다.
전 순간 제눈을 의심했습니다. 몇천, 몇만이 있어야 할 벌판에는 패잔병으로 보이는
백명정도 되보이는 허름한 차림의 군사들이 있었습니다. '이게 뭐지? ...게임을 잘못
사온건가?...'
아 그렇군! 이것은 탐색전과 같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 탐색전
이야 이것은 자 달려보자! 아무리 탐색전이긴 해도 적군을 쓸어버리자! 나의 묵직한
칼들을 받아라!!!!!!!!!!!'하며 적진에게 칼을 휘둘렀습니다.
전 순간 역시 제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멋지게 싸락하면서 베어져야할 적군에게 왠
지 신문지로 토닥여준 느낌이였습니다. '이것은...뭐지?' 하며 저는 잠시 굳어있었습
니다. 패기없어보이는 병사들은 제각기 싸워대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엑박 최고의
킬러타이틀인가?...아니야 설마..내가 잘못사온것이겠지..맞아 아닐거야.."
좀더 진행해봤습니다..하지만 몇천 몇만은 커녕 몇백정도나오더군요..
"KUF는 패잔병들로 이루어진 게임인가..?"
정말 큰 충격을 받고 저는 엑박을 끄지도 않은채로 반기절상태에 도달했답니다..
일어나니 어머님께서 "야이 XX야 게임기도 안끄고 뭐하는거야!!너 대체 무슨 게임을
하는거야 어? 저거 뭐니? 저건 왠 패잔병들이니?
전 그때 결심했습니다. "그래 여태까지 나의 게임에 대한 가치관이 잘못 박혀있던것
일거야. 액션게임의 타격감은 묵직해선 안돼. 약해야해! 그것이 적군에 대한 배려지
신문지로 적군을 때려잡는것이 칼을 휘두르는것보다 멋있는 것을 노리지 않았을까?"
전 그때부터 다시 KUF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KUF가 재미없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면 됩니다. 그것
이 옳은 길이니까요. 그럼 전 또 신문지로 적군들을 때려잡으러 가야겠습니다.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