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무엇보다 새로운 컨트롤 때문이었습니다. 과거의 컨트롤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손이 기억하는 과거를 떨쳐내고 새로운 컨트롤에 힘들게 적응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점점 컨트롤에 익숙해지자 게임의 다른 요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제가 느끼고 있는 걸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정말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 있는 농구 게임이 있었나 하는 겁니다.
제가 이렇게 표현하는 건 바로 "리얼타임 AI"와 "리얼타임 피직스" 때문입니다. "리얼타임"... 말그대로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죠.
레이업 동작 들어가면서 스틸되고, 안전빵이라고 생각했던 레이업이 마지막에 위크 사이드에서 튀어 나온 수비수에게 블락되고, 천하무적인 업앤언더 동작 중에 스틸되고, 돌파하다 수비수와 맞부닥쳐 그 자리에서 어이없게 공을 낚아채이고, 공을 살리겠다고 라인 밖으로 나가 공을 안으로 집어 던졌는데 상대선수 맞고 우리편 공으로 선언 되고, 상대 선수가 공을 리바운드 하다가 완벽히 잡지 못해 손에서 툭 튀었는데 옆에 있던 우리 선수가 그 공을 잡고, 패스한 공이 상대 수비수 손에 맞고 공중으로 튀길래 '젠장 스틸당했군'하고 생각한 순간 우리편이 그 공을 잡고, 뒤에서 끝까지 따라가 블락을 했는데 골대로 들어가기 직전에 블락한 것이라 골텐딩 판정나고....
이런 것들 중 일부는 예전 농구게임에도 다 있었다구요? 아닙니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이런 현상은 이제까지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개발자의 말대로 과거의 농구 게임들이었다면 이미 공을 누가 잡을지 모든 것이 시나리오대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준비된 애니메이션이 발동되고요. EA 농구든 2K 농구든 말이지요. 하지만 엘리트11에서는 상황 조건이 어떤지에 따라 정말 공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위에서 열거한 몇가지 개인적 경험 현상들은 이론상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위에 열거한 현상들 이외에 더 많은 다른 현상들이 앞으로 게임을 하면서 무수히 일어날 겁니다.
농구 게임을 판단할 때 플레이 영상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엘리트11의 경우 영상을 아무리 본 다 한들, 모션의 퀄러티나 AI의 움직임 같은 것 이외엔 이 핵심적인 걸 몸으로 직접 느낄 수가 없습니다. EA 개발자가 직접 게임을 해보라고 했던 말의 의미는 바로 이거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동시에 전 이 게임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2k 농구가 실제 인간의 동작을 훌륭히 흉내낸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농구라면, 엘리트11은 실제 농구가 가진 무한대의 예측 불가능성을 훌륭히 흉내내고자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입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끊임없는 이 예측 불가능성. 저는 게임이 살아 있다는 표현밖에 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측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재미. 무척이나 신선합니다. 예측하기 시작하면 게임이건 뭐건 간에 재미가 없어집니다.
차기작이나 그 다음작에서 허접한 모션들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위에서 말한 예측불가능성이 발휘되는 실시간 물리엔진과 AI를 더 개선하고, 기타 자질구레한 것들을 다듬는다면 정말 엄청난 게임이 될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라이브10도 훌륭한 게임이지만, 엘리트11은 잠재성이 무한한 "무서운" 게임이라는 생각입니다.
차기작이 기대되네요. 차기작은 PC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 부럽군요. 사실 이번에는 제가 가장 기대하던게 엘리트였던지라... (엑박이 없습니다. 일본에서 좀 자리 잡을때까진 안할까 싶어서요.) 그래도 뭔가 결과(경기결과말구요)가 정해져 있는 스포츠게임들이 상당히 많은데... 글쓴분 느낌이라면 그런 느낌이 적을꺼라 생각이 되어서 좋네요. 항상 농구게임하면서 특히 수비할때.. 아 난 저러고싶지 않았는데... 아니면 거의수비는 대충대충해버리거나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얼마나 그런 점을 해소시켜줄지...
본문에 공감합니다. 저도 첫인상은 정말 별로 였는데, 꾸준히 플레이 해 본 결과..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분명히 모션의 경우,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2k보다 뒤쳐집니다. 그러나 확실히 게임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상당하더군요. 엘리트 데모 한~참 하다가, 2k11 데모해보니 왜 이렇게 조작이 굼뜨고 답답한지 짜증이 날 정도더군요. 모션의 화려함, 자연스러움은 2k11이 확실히 한 수 위입니다. 그러나 게임 본연의 재미 자체는 엘리트 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네요.
모션은 2k가 한 수가 아니라 두 세수 위인 거 같습니다.ㅎ 그렇다고 엘리트11이 못봐줄 정도는 아닌데, 아시듯이 이게 유저의 컨트롤이 좋아지다보면 조작 미숙으로 인한 꽝 모션이 줄어들긴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서 말이죠. 혹시 EA가 사용한다는 ANT인가 뭔가 하는 프로그램의 한계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엔 예상대로 슬라이더에 숫자가 들어가 있더군요. 그거 넣기가 그리 힘들었나. 그리고 슬라이더 항목이 데모에서 제공된 그대로 본작에서 나오고, 경기 속도 조절 슬라이더는 없답니다. 이게 나중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봐야겠습니다. 이번에 좋아진 건 카메라도 높이와 줌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브로드캐스트 시점에서 카메라 높이를 최고로 높이고 줌을 가장 아래로 빼니까 움직임이 훨 부드럽고 좋아보이던데, 그냥 제 느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돌파는 좌우 움직임에 의한 앵클브레이크 밖에 없으니, 무척 답답하네요. 전후 움직임을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이거 어떻게 안되나.
문제는,, 지금 좋게 받아들이는 저를 비롯하며 많은 분들의 첫인상은 아주 나빴었는데, 이게 얼만큼 유저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작은 바램이라면 많은 분들이 진득히 플레이해보셨으면 좋겠네요
여담이지만, 이 물리엔진 피파팀에 그냥 주면 좋은데...^^
개인차이겠지만...... 엘리트.......정말 답이없더군요......데모해보고.... 어쩌면 이번에는 nba2k11만 살수도 있겠네요 늘 두개샀는데.....이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