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 연간(거란 성종 치하 시기, 1021~1031년 사이)
한 백수가 거란 상경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야율한팔
"와. 역시 상경이 볼 게 많긴 하네. 대궐도 겁나 크고 화려하고...
근데 내가 유람을 하고 있다고는 해도 솔직히 관직에 출사할 뜻을 품고서 온 건데 이제 어쩌지... 여비도 슬슬 떨어져 가는데... 이대로 가다간 진짜 노숙하게 될 거야."
"뭐임? 누군데 대궐 근처에서 서성이냐?"
"? 그러는 노형은 누군데 갑자기 말을 걸어 오쇼?"
"아니 행색도 남루한 사람이 대궐 근처에서 시골에서 막 도시로 상경한 사람마냥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물어봤수."
(지는 나보다 더 남루하면서) "북원부 사람 한팔이외다. 벼슬이나 하러 와봤수."
"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 복장으로 막 올라온 촌뜨기한테 벼슬이라니, 누가 시켜는 준다든?"
"거 말씀이 심하시오. 노형도 나랑 비교해서... 아니, 나보다 더 촌스러워 보이는 차림이잖소."
"그런 촌스런 차림으로 상경에 올라온 필부가 한 둘인 줄 아쇼?
당신같은 사람은 으레 그렇더군.
벼슬을 할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웅대한 기개가 있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그저 공무원이 되어서 안정적으로 살고자 하는... 아니면 부귀영화나 누리고자 하는 인간들."
"이 새끼가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지도 나보다 나을 것 하나 없는 주제에 누굴 깎아내려? 나에 대해 당신이 뭘 아는데?
깎아 내릴 자격이 있는지조차 증명치 못하고 남 비아냥이나 하면 좋냐? 꼬우면 나랑 논설배틀 떠보던가."
"어디, 이야기나 한 번 해봅시다.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몇 시간 뒤
"...소형. 아까 전에 내가 한 말은 사과하리다. 대화를 나누어 보니 그대는 확실히 기개도 있고, 역량도 있는 인물이오.
과연 경성에 올라올 만한 자격이 있구려."
"...나 역시 사과드리겠소. 깎아 내릴 자격이 없다고 비아냥 댄 것 말이오.
사실... 그대의 행색도 나에 비해 나을 것이 없어서 당신을 은연중에 무시했소. 경성에 살면서도 이런 남루한 복장이라니,
나랑 똑같은 생각으로 나보다도 오래전에 올라와서 벼슬 하나 얻지 못하고 한량 생활이나 하는 이는 아닌가...
하지만 미안하오. 그대는 정말로 뛰어난 인물이오."
"...한팔이라고 했지요? 이름 기억해 두리다."
"자, 잠깐! 내 이름은 알려줬소만 그대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지 않소! 나도 소형과 호형호제 하고 싶으니 이름 좀 알려주시오!"
"내일 이 시간에 이 자리에서 다시 봅시다. 그 때 알려주겠소."
"허, 이 사람이..."
---
다음 날.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궁궐 앞에서 이런 옷차림으로 돌아다니면 의심 사지 않을까..."
"그대가 한팔이오?"
"헉... 죄, 죄송합니다! 궁궐 앞에서 이런 옷차림으로...! 바로 물러가겠사옵니다!"
"아니, 그대를 데려오라는 폐하의 명을 받았소. 따라오시오."
"??????????????????????"
"여. 한팔."
"아니, 소형... 이 무슨..."
"질문은 나중에, 잠시 옷 좀 갈아입고 오리다."
거란 성종
"갈아 입고 왔소."
"엥? 기절했네."
이후 한팔은 성종에게 임용되었고, 그 사후 흥종 시기에도 거란의 명신으로서 이름을 날렸다.
축재한 것이 없어서 청빈하게 산 것도 동일했다.
출전 : 요사 권91 열전 21 야율한팔 열전
고려 꼴박 타이틀 달고 있어도 성종이름 달린 ㅋㅋㅋㅋ
성종의 해당 부분(남루한 옷차림으로 몰래 사냥하고 돌아오다 한팔을 만난것)은 정사 부분이라서 신뢰해도 될거임
명군들 보면 암행썰 하나씩은 있는거 같네. 야사가 많긴 해도
ㅈㄴ 무서웠겠다 ㄷㄷ
"엄마 몰래 사냥해서 혼날거 같은데 빨리 돌아가야지.근데 뭐냐 저 거지는? 올 인재다 개이득"
아 놀러나갔다가 뜻밖의 인재 득템이라니 ㅋㅋㅋ
양 팔이나 두 팔이었으면 모았다
명군들 보면 암행썰 하나씩은 있는거 같네. 야사가 많긴 해도
성종의 해당 부분(남루한 옷차림으로 몰래 사냥하고 돌아오다 한팔을 만난것)은 정사 부분이라서 신뢰해도 될거임
미하엘 세턴
아 놀러나갔다가 뜻밖의 인재 득템이라니 ㅋㅋㅋ
사오리theDJ
"엄마 몰래 사냥해서 혼날거 같은데 빨리 돌아가야지.근데 뭐냐 저 거지는? 올 인재다 개이득"
야행 갔다가, 기러기 보고 매사냥 나가신, 태종님도 그런 썰이 있으리라 믿우니!
"우리 아들~~ 저런 인재를 어디서 주워왔니? 뭐 길바닥에서? ...니가 왜 그 시간에 길바닥에 있니?"
고려 꼴박 타이틀 달고 있어도 성종이름 달린 ㅋㅋㅋㅋ
죄수번호 666
고려 말고는 다 쳐죽여버렸지...
양 팔이나 두 팔이었으면 모았다
ㅈㄴ 무서웠겠다 ㄷㄷ
아무튼 가난했죠.
옷을 갈아입었더니 사람이 바뀌었어요!
역시 새로운 일월이라 할만한 인물이군.
토론 주제는 동양 철학.
죄수번호 666
북원부 방계중의 방계. 당시 야율씨가 워낙에 많음.
유능한 왕. 고려거란전쟁이 아쉬운 게, 적 빌런이 우수하면 우수할수록 그걸 이겨내는 아군을 보고 진짜 국뽕 제대로 뽑아낼 수 있었음. 보통 대다수의 스토리 작가들이 주인공만 신경쓰고 '유능한 적'을 만들어낼 줄 몰라서, 꼬라박 하는데 고려거란전쟁은 그냥 역사만 잘 따라가도 '유능한 적을 이겨내는' 플롯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
이게 참 아쉽죠. 그리고 요 성종 어린 시절엔 송나라 역사에서 몇 안되는 유능했던 황제인 송 태종이 20만 대군을 이끌고 요나라에 쳐들어갔던 적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송 태종- 요 성종 - 고려 현종으로 이어지는 작품이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