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초자연적인 일이 있어서 간만에 키보드 두드림.
얼마 전 사정상 내가 늦게 출근했는데
가게 대기석에 뭔가 범상치 않은 분이 앉아계셨음.
밖에선 뒷모습만 보이는데도 처음 보았을 때는
워낙 기운이 맑아 '어느 절에서 온 수행승인가?'했었음.
근데 입은 옷을 보니 전혀 아니더라고. 1차로 당황.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왠 할머니 무당이었는데
말이 무당이지 어지간한 수행승들보다 훨씬 밝은 기운을 가진 분이더라.
바로 앞에 있을 때, 머리 뒤로 후광이 옅게 비칠 정도였음.
말이 좋아 무당이지, 이 정도면 진짜 고렙 도인인지라 속으로
'아니 요즘도 이런 도인들이 남아 있었다고? 그것도 내 눈앞에?'
하며 2차 당황. 요즘엔 이런 분들 진짜 거의 없거든.
그분은 내가 그러던말던 손금도 보고 관상도 보고 하면서
신이 내려 공수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어조로 이런저런 예언을 하는데
그 와중에 우리 집안일을 다 맞추시더라. 심지어 다른 사람은 모르는 집안 사정이나
내가 엄마한테 평소 얘기 안 하고 숨겨놓던 것까지 전부 먼저 말함.
그러다 내가 볼일이 생겨서 밖에 나갔는데,
내가 없는 사이 그 할머니가 나와 집안 앞길을 풀어줘야 한다고
약간의 기도비를 요구한다고 전화가 왔길래
걍 다 드리라고 말함. 타로카드도 좋게 나오고 해서.
그리고 볼일이 끝나 돌아왔을 땐 그 할머니는 떠난 상태였는데
얘기 들어보니 떠나시기 직전 연락처를 물어보는 질문에 그분 왈,
'난 전화도 핸드폰도 없다. 나중에 000때 000(모 기도터 이름)이나 한번 들러라'
하고는 횅 하니 떠나버렸다고 들음.
그런 도인이 들르는 일이 예전엔 종종 있었어도 근래엔 없었던지라
혹시나 해서 해당 기도터 쪽 자료 찾아봤는데, 관계자 중 그 할머니는 없었음.
뭐 그 할머니가 기도날에 육식 하지말라면서 알려주신 날 당일에
모 기도터 신령이 우리 집 왔다간 걸 보면 관계자 여부는 별 상관 없겠지만.
그래서 예언은 맞을 거 같냐고?
이미 제일 중요한 거 하나 정확히 적중했음.
적어도 아직 내 인생 접을 때는 아닌 거 같네.
우왕
요즘은 진짜 그런분들 거의 못봐서...말이 좋아 거의 없지 작정하고 그런 은둔 도인분들 모이는 데 찾아가지 않으면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게 된 지 한참 되었음.
아 얼굴보단 존재라 해야하나. 여튼 진짜 귀해짐.
진짜 귀인을 뵈었구나. 난 그런 분을 볼 눈이 없어서 걱정인데
때가 되고 인연이 되면 모르게라도 찾아오시던.....암튼 진짜 요즘은 귀한 분이셨음. 어지간한 수행승들도 그런 분은 진짜 드물고 수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도 소개해줘
연락처가...없써 ㅠㅠ
좋겟다.그런 기연 쉽지 않지.넌 인연공덕이 있나 보구나.부럽다.
정말 요즘 보기드문 분이시던...
넌 수행이 오래되서 그게 보이는거야.나야 딸랑 13년간 저녁에 광명진언 수행만 해댔으니.내 게으른 탓인걸 뭐.요즘엔 염불 주력도 생각중이야.
13년이면 오래 했네. 계속 해봐.
평생해야지.그런데 난 너 같은 능력은 없어.그것도 인연복덕임.
그분들은 다 아셔. 너무 걱정하지 마.
기인분들?흐음.난 그걸 부러워하는게 아니라 너처럼 빛을 볼줄 아는 사람들이 날보면 어떨까 궁금해서 그래.난 어두울지도.
ㄴㄴ 불보살님들.
응.그러실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