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7일 금요일 교토 여행 2일차. 비가 곧 내릴것 같은 흐린날이였습니다.
어제 일정을 변경한 탓도 있지만 교토는 오사카 처럼 시간을 사용하기엔
무리인것 같아 하루를 여행에 더 할애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9박10일이였던 기간이 10박11일로 늘었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을 더해 몸과 마음에 여유와 안정을 갖게되자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한결 즐거운 여행을 할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첫 행선지는 기요미즈데라. 청수사입니다.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유명한 곳이죠.
교토는 전철보다 버스를 자주 타게 됩니다. 유명 관광지라면 사람이 많은만큼
차가 막혀 도로 위에서 시간을 지체하게 되죠. 오사카에서는 버스를 한번도
타지 않았지만 교토에서는 버스를 타는게 시간은 좀 걸려도 목적지까지
한번에 가는 방법입니다.
자판기 천국 일본 답게 자판기 외관도 관광지에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도착해 언덕을 10여분간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좁은 언덕 골목에 차가 많이 다니더군요.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 되려나?
올라갈수록 경사가 가파라지는 언덕 양옆으로 상점들이 있습니다.
니넨자카, 산넨자카라고 하는 전통 상점 거리로 이어지는데
이른 아침 시간이라 한가해 보이지만 오후에 나올때는 말 그대로
관광객들로 골목이 꽉 차서 내려가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여우 가면을 판매하는 외국인. 도톤보리에서는 서양인 여성분이
상점을 했었는데 서양인이 일본어를 잘하면 뭔가 신기 했습니다.
여유 있을때 풍경 사진 촬영 하면서 천천히 올라 갔습니다.
일본도 장인이 만드는 부엌칼을 판매 하는 상점. 화려한 무늬나 그림 없이 깔끔하게
단색으로 마감된 외형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일본도 입니다. 일본 여행 하면서
일본도를 가검 진검 할것없이 많이 봤지만 가장 소장 하고 싶은 작품이였습니다.
청수사 정문에 도착 했습니다. 인왕문이라고 하네요.
옆에는 엄청난 위압감의 용 동상이 있습니다.
이제는 출입 할수없게 막아둔 서문이라고 합니다.
아침 9시 정각. 관람객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규모에 비해 뭔가 아담한 크기의 종.
31m 높이의 일본 최대라는 3층 목탑입니다. 티켓에도 이 붉은 3층탑이 그려져있습니다.
일본은 절이나 신사 모두 이렇게 봉납하고 중앙에 줄을 흔들어
소원을 빌고 기도를 올릴수 있게 만들어져 있더군요.
아직 덥고 습한 날씨지만 서서히 가을이 물 들어 갑니다.
청수사에 와서 아쉬웠던게 단풍이 절정일때의 경치를 볼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입니다.
이때의 푸르른 풍경도 좋았지만 붉게 물든 교토는 정말 아름다울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청수사를 무료로 관람할수 있지만
청수사의 본당에 해당하는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끊고
흐르는 물에 부정을 씻어내고 관문을 지나야 합니다.
관문을 지나면 관광객들이 무언가를 애써 들어보려 하고 있는데
청수사에서 수행하던 스님들이 사용한 쇠 나막신과 석장이라고 합니다.
대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수없어 구경만 했는데 쇠 나막신과 작은 석장은
여고생쟝들도 들수 있었지만 가운데 큰 석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무게가 90kg이 넘는다고 합니다. 잘모르고 힘 쓰다 허리 삐끗할수도...
관광객들중에 들수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겠지만 제가 보고 있던때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저걸 들고 수행했다는 스님은 고대 헬ㅊ...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관광의 메인 무대에 왔습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의 핫스팟은 따로 있죠.
바로 이곳 이 구도. 수많은 매체에서 봐온 청수사의 상징이죠.
정말 인상 깊은 풍경이였습니다.
청수사엔 유명한 전설이 있는데 저 무대의 난간에서 뛰어내려
살아 남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1864년에 뛰어내리는것을 금지 할때까지 234명이 자유 낙하를 해서
무려 85%의 생존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죽지않더라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텐데 얼마나 간절한 소원이였으면
저 높이에서 뛰어내렸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대 난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일본 여고생쟝.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카와이한 여고생쟝 이였습니다.
아침 9시가 되기전에 청수사에 들어 왔는데 어느새 점심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내려가면서 마저 보고 식사를 해야 할때가 됐습니다.
아래에서 바라 본 무대. 아무리 봐도 엄청 높은데 어떻게 그렇게 많이 살아 남은건지...
내려가는 길에도 좋은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골목 상점가에 시간이 지날수록 관광객들이 가득차서 열기로 숨이 막혀 왔습니다.
점심 먹으면서 한숨 돌리고 기념품들 구매하고 나왔더니 오후 2시가 넘었습니다.
어제 보다는 밝을때 도착한 기온 거리입니다.
어제 공연 시간이 끝나 볼수 없었던 기모노 춤을 보러 왔습니다.
입구는 뭐하는 곳인지 알수없는 모습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익숙한 신사 같은 건물이 나옵니다.
티켓을 구매하고 공연 시간전까지 전시관을 관람 했습니다.
게이코들이 사용하는 장신구와 화장용품들 입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기온 카가이 아트 뮤지엄.
여기서 기모노 춤 공연을 하는 여인들은 게이샤가 아니라
교토에서는 게이코와 마이코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도쿄에서는 게이샤. 교토에서는 게이코와 마이코로 불리며
일본 전통 예능에 종사하는 기생이라고 합니다.
흔히 알고있는 과할 정도로 얼굴을 하얗게 화장한 일본 기생의 모습입니다.
게이코들의 프로필 사진. 옛날에는 게이코들이 고대 인기 아이돌이였고
그림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던데 이제는 걸그룹처럼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 전시 하나 봅니다. 근데 대부분 우산을 들고 있네요,
게이코가 연주하는 악기들.
다다미 방에 앉아 정원을 감상할수 있습니다.
게이코들이 춤을 출때 사용하는 부채와 스카프 입니다.
뮤지엄의 하이라이트. 초고가 기모노들이 전시 되어있습니다.
하나 하나가 정말 예술 작품입니다. 공연 시간에 맞춰서 관람장으로 입장.
그런데 사진 촬영은 금지였습니다. 조금 아쉬웠네요. 실물 게이코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공연 시간은 20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한명의 게이코가 나와서 관람객들에게 절을 한후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한곡이 끝나면 두번째 게이코가 나와서 절을 하고 2명의 게이코가 함께
같은듯 다른 안무로 춤을 춥니다.
매체에서 봐온 일본 전통춤 딱 그대로이며 직업인 만큼
부채와 스카프를 사용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가벼운 스텝으로 하늘거리며 절도 있는 춤을 보여줬습니다.
시간상으로는 그리 길지 않은것 같지만 20여분간 두명이 쉬지 않고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은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2번째로 나온 게이코가 경력이나 실력이 더 뛰어나다는게 느껴졌고
외모도 예뻤습니다. 여러명의 게이코중에 자기 취향에 맞는 여인이 있다면
팬이 되는 사람도 당연히 있겠죠.
일본의 옛날 권력자나 사무라이들은 이런 공연을 보며 술 마시고 썸도 타고
연애도 했다는 거겠죠.
공연이 끝난 후에도 폐관 시간까지 뮤지엄을 둘러 볼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 정원을 거닐며 풍경을 찍어 봤습니다.
생각보다 정원이 넓었고 좋은 사진들을 담을수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가 바라본 기온 카가이 아트 뮤지엄의 전경 입니다.
같이 공연을 본 관람객들중 80%가 서양인들이였고 여자들이 절반이였습니다.
교토에서 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들러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날의 마지막 행선지 교토 타워 전망대에 왔습니다.
131m의 교토에서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E티켓은 편하긴한데 실물 티켓의 디자인만큼
예쁘지가 않고 소장 할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간지 얼마 되지 않아 해가 지고 야경이 됐습니다.
무난한 수준의 경치를 보여주는 전망대였고 처음엔 교토 타워 디자인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돼지고기 덮밥. 날계란이 기본으로 나오는줄 모르고
반숙 계란을 추가 주문해서 계란이 2개가 됐습니다.
이날의 티켓과 기념품들. 청수사 티켓, 일본 관광명소 트럼프 카드와 별사탕 과자.
청수사 3D 크리스탈. 제가 일본 올때마다 꼭 사는 찻잔, 장식용 접시와
그림으로 그려진 관광명소 북마크 입니다.
기온 카가이 아트 뮤지엄에서는 게이코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장식품 위주로
판매를해서 남자인 제가 살만한게 없었기에 엽서 사진 밖에 가져온게 없네요.
마그넷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교토 타워에서는 교토 타워 클리어 파일, 마그넷, 사진 엽서를 구매 했습니다.